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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회
[의궤청/낭청] <업무> 계사 - 부(附)
"전하께서 의궤청 개청 및 낭청 인선을 명하신 것이 지난 7월 24일로 보름이 넘게 지났는데, 아직 낭청 인선이 완료되지 못하였으니, 앉으나 서나 신이 편할 곳이 어디 있겠으며 누운들 잠을 청할 수 있겠습니까. 신이 전교를 받잡아 7월 28일에 전조에 낭청 인선을 요청하였으며, 병조에서는 8월 1일에 회신하였고, 이조에서 답이 없기에 4일에 간찰로 물어 답을 받았으나 인선은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이에 무관만이라도 사령하여 도감을 가동하고자 병조에 5일과 10일 두 차례에 걸쳐 요청하였으나 개각 이후에 사령할 것이라는 답변만 받았습니다. 사태가 이러하기에 신은 국가의 대사를 그르칠까 두려워 빠른 낭청 인선을 명하여 주실 것을 청하고자 합니다. 개각이 20일 전후로 예정되어 있다는데, 그렇다면 의궤청이 한 달 가까이 공전(空轉)하게 될 것입니다. 의궤 작성이 시일을 다투는 일도 아니며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하는 일이기는 하나, 신이 지난 의궤청들의 활동을 살피건대 이 기간은 의궤 작성에 필요한 시간에 비해 지나치게 긴 것이 사실입니다. 시호도감의궤청은 의궤 작성이 오랜 기간 꾸준히 진행되었기에 논외로 하더라도, 창덕궁중건도감의궤청의 경우 의궤 작성 논의를 시작(617년 1월 3일)한지 18일만에 의궤 초안이 작성(617년 1월 21일)되었고, 이 경험이 축적된 숭례문중건도감의궤청은 4월 26일 - 5월 5일로 열흘이 채 걸리지 않았습니다. 이같이 의궤 작성은 의지가 있는 몇몇 관원이 집중하여 연구하고, 논의하면 오래 끌 업무가 아닙니다. 오히려 논의가 민국에서 개학 또는 개강을 하게 되는 9월로 넘어가게 된다면, 큰 어려움이 있을 것입니다. 의궤청 낭청은 겸직인데 개각에 어찌 큰 영향이 있겠습니까? 지방관이 들고 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는 하나 전체 관원 수에 비하면 크지 않은 숫자입니다. 아직 경관(京官)을 맡을지 여부가 확실한 관원이 한명도 없을만큼 개편 논의에 진척이 없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또한 세간에 개각 일정이 특정 지방관의 임기 만료일을 기준으로 한다 하는데, 신이 보아온 이전의 전조 수장들은 개각(改閣)이라는 거창한 기치를 내세우지 않더라도 전조정에 걸친 인사이동을 성공적으로 이루었고, 순환고리를 적절히 조정해 일괄적인 사령이 아니라 각 관원의 사정을 고려한 순차적인 사령이 되도록 하였습니다. 전조에 그 정도의 융통성은 남아 있을 것으로 여깁니다. 전하, 다시금 청하건대 전조에 빠른 낭청 인선을 명하여 주옵시고, 신이 망령된 차자로 어심(御心)을 흐렸다면 신을 벌하여 주십시오." 하니 비답하기를 "하교한 지 보름이 지나도록 관련 인사가 조금도 진행되지 못하였으니 매우 한심한 일이다. 대체 인사 일정이나 조정 개각이 무엇이기에 다시 10일을 허비해야 하는가. 낭청이 지적한 것처럼 사업에는 적시(適時)가 있고 때가 있는 법인데, 의례를 거행한 지 한 달이 지나도록 아무런 진척이 없어서야 되겠는가. 이는 전관(銓官)이 3품에 이르도록 무슨 업무를 선후에 두어야 할지 조금도 모르기 때문이다. 더는 전조(銓曹)에 맡겨둘 수 없으니 선임 낭청이 직접 주관하라. 두 전관에 대한 건은 인사와 승진에 참작하겠다." 하였다. 개국623년 8월 14일 책례도감 낭청 한명회가 계하기를 "문관 중에는 행연안도호부사 겸해주진관병마동첨절제사 정태수와 행승문원참교 이다행을, 무관 중에는 행병조정랑 윤강을 책례도감의궤청 낭청으로 의망합니다. 행선공감부정 성삼문의 경우 이조에서 행한성부서윤으로 의망하였는데, 한성부가 형식상 경관직이기도 하고 도감의 경우 외관직의 겸직도 허용하고 있으니 윤허하여주신다면 행부정 또한 낭청으로 의망하고자 합니다." 하니 비답하기를 "4원(員)의 낭청 겸임 인선을 재가한다." 하였다. 개국623년 9월 3일 제153차 윤대에서 봉상시정 겸의궤청낭청 한명회가 아뢰기를 "그간 의궤청에서는 이전까지의 의궤 목록 구성 과정을 조사하고 이를 바탕으로 책례도감의궤의 목록을 작성중에 있습니다. 좀 더 원형에 가까우면서도 본조 사정에 맞는 구성을 찾고자 시일이 소요되고 있습니다. 신의 우려대로 업무가 9월로 넘어왔으나, 서두르지도 지지부진하지도 않고 그저 더 나은 의궤를 작성하는 데에만 매진하겠습니다. 백성 이 모(某)의 진정에 따른 조사에는 있는 그대로 성실히 소명토록 하겠나이다." 하니 비답하기를 "해당 문제와 관련하여서는 도감에서 살펴 별도 계본으로 직접 의견을 계하라. 도감 낭청 인사에 관한 내용도 포함한다." 하였다. 개국623년 9월 4일 봉상시정 겸의궤청낭청 한명회가 계하기를 "신이 헌부에 제출한 경위서에서도 밝혔사오나, 전낭청 이성필의 경우나 낭청 이다행의 경우처럼 업무에 대한 방기는 인사권자의 판단이 우선적으로 존중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하여, 몇차례의 독촉을 제외하고는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신이 이 사안에서 어찌 최선을 행했다 하겠나이까. 신이 좀 더 적극적으로 낭청들을 독려하고, 이조와도 능동적으로 협의하였다면 이같은 오해는 사지 않았을 것입니다. 민국에서의 개강으로 경황이 없는 중에 의궤청 업무에 소홀했으니 신의 죄를 중히 논하여 주십시오. 행선공감부정 겸의궤청낭청 이다행의 업무 방기에 대한 처분은 이조에서 정할 일이나, 전례에 비추어 파직에 해당하는 사안은 아니며 본인도 낭청 업무를 계속하여 과오를 씻을 기회를 달라 하니 행부정의 낭청 겸직을 유지하여주실 것을 청합니다. 차후에 유사한 일이 다시 발생한다면 신이 직접 치죄를 청하도록 하겠습니다. 행병조정랑 겸의궤청낭청 윤강이 윤대에서 아뢴 바는 신과 사전에 의견 조율이 있었던 일입니다. 신이 갑작스러운 일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이를 윤대에 계하는 것을 잊어 부득이 행정랑이 직접 아뢴 것 같습니다. 신의 생각에도 민국에서의 사정이 그렇다면 병조의 업무라도 감당케 하는 것이 옳은 줄로 아룁니다. 신이 지난날 의궤청 낭청을 인선할 때는 당시 책례도감낭청 직만 유지하고 있던 행형조좌랑 겸의궤청낭청 이정윤이 참여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아뢰었던 것이니, 추가적인 낭청 인선 없이도 의궤청 운영에는 무리가 없을 것입니다. 예로부터 군자는 붕(朋)하고 소인은 당(黨)한다 하였는데, 신이 오늘에 이르러 소인의 혐의를 입었으니 어찌 무사하기를 바라겠습니까? 이는 전하께오서 "가자할만 하다" 하시었을 때 극력으로 사양하지 못한 까닭인듯 하옵니다. 신의 자질이 부족함으로 한 순간 태만하여 참소가 물이 젖어들 듯할까 저어되오니, 신이 어찌 한 쌍 학을 탐하여 전하의 성덕에 누가되겠습니까? 신의 접속체력도 약화되고 있사오니 바라옵건대 신의 봉상시정 직을 면하여 주시고 다만 의궤청 낭청직을 유지하여 종사에 죄를 짓는 일만은 면하도록 해 주십시오." 하니 비답하기를 "도감 직임은 대개 겸직이므로 사업 전체를 관장해야 하는 수장 이외의 소속 낭청은 본직에 연루된 것이 아니라면 과실이 있어도 대체로 평정에 반영시키거나 면직하는 것에서 그쳤다. 낭청 인사에 관한 건은 계청대로 시행하고, 예조 직임은 종묘제례 이후 윤대에서 재론하는 것으로 한다. 녹훈도감의궤처럼 의궤의 서문[序]를 찬술하는 것도 검토하라." 개국623년 9월 17일 제154차 윤대에서 봉상시정 겸의궤청낭청 한명회가 아뢰기를 "의궤청에서는 책례도감의궤의 구성을 아래 서(序) : 서문, 왕세자 책봉 전의 논의, 책례 일정 등 포함 목록(目錄) 전교(傳敎) : 전하께서 내리신 전교 모음 좌목(座目) : 도감 낭청 명단 계사(啓辭) : 책례도감에서 올린 보고와 그에 대한 전교 모음 의주(儀註) : 고묘례, 책봉례, 알종묘, 백관하왕세자 등 절차 이문(移文) : 타 관청과 오간 공문서 감문(監文) : 도감 내부 논의 내용 상전(賞典) : 책봉례 관련 포상 내용 전문(箋文) 교명문(敎命文) 죽책문(竹冊文) 와 같이 잠정 확정하였으며, 좌목, 계사, 이문, 상전 등이 작성되어 있습니다. 구성에 시간을 많이 들였으나 이것이 확정된 만큼 좀 더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여깁니다. 송구스럽게도 낭청 1인이 또 줄었으나, 일단은 추가 인선 없이 계속 진행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전의 계본에서 아뢰었던 신의 봉상시정 직 면직을 재차 청하옵니다. 자격에 맞지 않는 소임을 내려놓을 수 있도록 윤허해주십시오." 하니 비답하기를 "도감 낭청 한명회의 예조 면직일 허락한다. 도감 직임은 권설(權設)이니 오위에 사령하고, 행부정 이다행의 사직도 예정대로 처리하라." 하였다. 개국623년 10월 3일 제155차 윤대에서 행용양위사직 겸의궤청낭청 한명회가 아뢰기를 "현재 의궤청에서는 현재 작성중인 '감문(監文)'을 제외한 모든 항목의 작성을 마쳤습니다. 낭청 수가 많이 줄어들긴 하였으나 이제 검토작업만을 남겼으니 조정 관원 전체를 대상으로 공개 검토를 하거나 여러 방법을 통해 추가 인선 없이 마무리를 짓고자 합니다. 빠른 시일 안에 검토를 마치고 초안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의궤 서문 역시 작성하였는데, 서문에 어떤 내용이 들어갈지가 다른 항목에 비해 중하니 명하시면 초안을 올리기 전에 따로 서문만 먼저 계하도록 하겠습니다." 하였다. 개국623년 10월 28일 행용양위사직 겸의궤청낭청 한명회가 계하기를 "세자책례도감의궤 초안을 작성하여 올리오니 살펴주시기를 청합니다. 의궤는 이전에 작성된 의궤들과 다른 책례도감의궤의 전례를 살펴 좌목(座目), 계사(啓辭), 의주(儀註), 이문(移文), 감문(監文), 상전(賞典), 전문(箋文), 교명문(敎命文), 죽책문(竹冊文) 등 9편으로 구성하였으며, 명하신 대로 서문을 작성하여 포함하였습니다. 본래 전교(傳敎) 항목을 따로 두려하였으나 그 양이 충분치 않아 계사와 통합하였으며, 계사는 책례도감 설치를 명하신 개국622년 12월 4일부터 의궤청 개칭을 명하신 개국623년 7월 21일까지의 전교와 도감에서 계한 내용, 그에 따른 비답을 수록하였습니다. 책례와 관련하여 관청사이에 오간 공문서들을 짧게 요약하여 상하급 관청의 구분 없이 모두 이문에 수록하였고, 감문에는 숭례문중건도감의궤 등의 전례에 따라 도감 내부 논의 내용을 수록하였습니다. 본래 의궤 말단에는 일방(一房)·이방(二房)·삼방(三房) 등으로 나누어 교명문, 죽책문, 옥인 등의 채색도, 반차도 등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으나 반차도 등을 넣기는 어려워 책례에 사용된 문서들을 각기 다른 항목으로 나누어 수록하였습니다. (책봉 교서는 전교 항목에 있습니다.) 새자책례도감의궤 초안 의궤 작성이 이토록 늦어졌으니 이제 신의 죄가 커서 조그마한 공으로 다 덮을 수 없게 되었으나, 다만 윤허하여 주신다면 의궤가 완성되는 것을 본 뒤에 죄를 청하고자 합니다." 하니 비답하기를 "의궤 초안을 잘 보았다. 7월 21일 이후에 진행된 내용, 이를테면 의궤청 관원의 변동 내역 등을 간단하게나마 정리하여 부기(附記)하는 것이 좋겠다. 해당 내용을 추가하여 사고(史庫)에 봉안한 후, 윤대 자리 등에서 경과를 계하도록 하라." 하였다. |
http://www.1392.org/bbs?sajos02:6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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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