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조선국 경복궁 승정원(承政院)

ㆍ작성자	김성
ㆍ작성일	개국620(2011)년 3월 15일 (화) 01:08 [축시(丑時):사경(四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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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정원/주서] <일기> 승정원일기 : 개국614(2005)년 1월

상(上) 2년, 개국614(2005)년 1월 1일 을유(乙酉)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1월 2일 병술(丙戌)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1월 3일 정해(丁亥)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1월 4일 무자(戊子)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이조참판 정재안이 외관직 임명에 대해 계본을 올려 아뢰기를,
"금일 선교랑 김준호를 경기도 연천현감으로 임명하였음을 아뢰옵니다. 김준호는 일전 경기도 지방관을 수행한 적이 있었사오나 중도에 사직하고 얼마 후 이조 사옹원 직장으로 근무하였사옵니다. 이조에서 우수한 활동으로 참상에 탁용되었고 우수한 근무평점으로 지방관 임명에 문제가 없으리라 사료되오며 관례상 기존 지방관 임명 지역에는 재차 부임하지 않는 것이 관례였으나 이는 단지 관례일 뿐 대전상이나 그동안의 전교에서 이를 '명시적'으로 금하지 않았던 것으로 사료됩니다. 아울러 지방관 임명을 위한 신의 요청으로 부임한 것이니 김 직장의 근무일수를 보전하여 주실 것을 주청드리옵니다. 아울러 권율의 관직 임명에 대해 아뢰옵니다. 권율이 일전 출사의사를 밝혀 이조에서는 612년 8월 15일의 "파직된 지 1개월 이내에 재출사를 할 때에는 이조 또는 병조에 소명 겸 각오하는 글을 제출하게 한다. "에 따라 소명서를 받고 관직 임명를 고려중이옵니다. 이에 한 관원이 대전상에 범죄에 의해 파직된 자는 1개월이 경과한 후에야 다시 관직에 임명할 수 있다는 규정이 있음을 지적하였사옵니다. 신의 소견으로는 단지 시관의 불성실로 인한 파직이 범죄로 보기에는 다소 지나치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옵니다만 논란의 여지가 있사오니 이를 분명히 하는 것이 좋을 것으로 사료되옵니다. 아울러 일전 성혼의 차자에 대한 이조의 소명이 늦어지는데 대해 황송하올 뿐이며 곧 이조의 의견을 정리하여 아뢰도록 하겠사옵니다."
하니, 전교하기를,
"김준호(金峻鎬)를 타 지역 찰방(察訪)으로 고쳐 사령하고, 근무일수 손해는 사령 전 근무성과를 살펴 8할(割) 이내로 보전하라. 아울러, 파직(罷職)되거나 사직(辭職)한 자가 쉽게 관직에 출사하는 것은 여러모로 적절하지 못하다. 금일부터 파직되거나 사직한 자는 1개월 이내에 출사할 수 없도록 제한한다. 권율(權律)도 이에 준한다."
하였다.

1월 5일 기축(己丑)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병조참의 서양갑이 한성부참군 조광윤의 미등청에 대하여 차자를 올려 아뢰기를,
"전하, 현재 아조의 실정은 지방관을 충당하기 매우 벅찬 실정이옵고, 지역 백성들의 민원을 제대로 처리하지도 못하는 지경에 있사옵니다. 이럴 때일수록 임지에 부임한 지방관은 더욱더 자신의 소임을 다하는 데 주력해야 할 것인데, 한성부 참군 조광윤은 사령일자인 작년 12월 21일부터 지금까지 부임인사 조차 하지 않고 있다하니 이를 마땅히 치죄하여야 할 것이옵니다. 일찍이 선왕께서 지방관들이 자신의 소임을 저버리는 실태를 한탄하며 이르시길, "가장 중(重)하고 시급한 문제는 지방관들이 아무런 대책도 없이 갑자기 장시간 소임을 져버리는 일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행위는 삼사(三司:사헌부와 사간원, 홍문관)나 전조(銓曹:이조와 병조)에서 과인에게 계(啓)하여 불리함을 가하도록 해야 한다. 그렇게 하지 못하였다면, 적어도 반드시 평정에는 반영토록 해야 할 것이다." 라고 하셨사온데 현 한성 참군의 행태가 그러하오니, 전조 수장으로서 이를 전하께 아뢰지 않을 수 없사옵니다. 전하, 이번 외관직 인사는 전하의 특명에 의해 단행된 것이라, 본인이 미처 사령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을 가능성을 생각해 볼 수는 있으나, 조광윤이 재야에서 은거하고 있어 관직사령 여부를 알지 못했던 것도 아니고 승문원 박사로 재임중인 관리였사오니, 이번 장기 미등청은 명백한 직무유기이옵니다. 사정이 있어 관직 수행을 할 수 없을 경우 사직하는 것이 마땅한 도리이나, 이렇듯 오랜 기간동안 모습조차 보이지 않고 자리만 차지하며 폐를 끼치는 것은 대죄라 할 수 있을 것이오니, 그를 파직함이 마땅할 것이옵니다.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하니, 전교하기를,
" 참의가 아뢴 바를 알겠다. 헌부(憲府:사헌부)에서 올린 추고 결과를 살핀 연후에 적절한 처분을 내리도록 하겠다."
하였다.

1월 6일 경인(庚寅)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사헌부지평 장운익이 조광윤, 천입성등의 추고와 관련하여 별단과 함께 계사를 올려 아뢰기를,
"지난 12월 21일 전하께옵서 이조의 계본에 따라 사헌부에 조광윤과 천입성에 대하여 추고하고 그 결과를 아뢰도록 하셨사오니 이에 신은 이들에 대한 추고를 진행하고 그 결과를 어전에 아뢰옵니다. 다만 신의 불민함으로 인하여 조광윤에 대한 추고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여 이제서야 아뢰게 된 죄를 청하오며 엄히 치죄해 주실 것을 청하옵니다. 신이 삼가 전하의 명을 받들어 천입성과 조광윤에 대해 추고를 실시하였으나 현 한성부 참군으로 있는 조광윤은 지난 12월 21일 부임의 명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10여일이 넘는 지금까지 부임하지 않고 있사와 그의 업무 소흘에 대한 진상 여부를 파악하기 힘들어 강원도 찰방 천입성의 소명을 받는데 그쳤사옵니다. 전 승문원 박사로 있던 조광윤은 이조에서부터도 한성부로의 부임을 강력히 촉구하는 계고장을 받고도 10여일이나 지난 이시점에 이르도록 아직껏 부임하지 않고 있으며, 이때문에 전하의 추고에 대한 명을 어긴 것은 물론이요, 중대사인 호구조사도 호조좌랑 김영일이 한성부 백성 진풍백에 의뢰하여 진행하였을 정도로 한성부의 막대한 업무 지장을 초래하였나이다. 그의 행실이 이렇다면 그간 조정에서 막중한 책무를 맡았던 관리로서 그 직분을 다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생각되오며, 이렇다할 소명이 없는 것으로 미루어 보건대, 이조에서 계한 바와 같이 근무 일수의 보전은 전무할 정도로 업무가 소흘하였음이 명백하다고 사료되옵니다. 또 병조 참의 서양갑이 아뢴 바와 같이 신 또한 조광윤의 미등청이 설사 그가 확인을 하지 못하였다 하더라도 재야의 신분도 아닌 관리의 신분에 있었기에 명백한 직무 유기로 볼 수 밖에 없을 듯 싶사오니 삼가 조광윤의 직을 파하시고 엄히 치죄하시어 그 책임을 묻는 것이 옳을 듯 싶사옵니다. 또한 천입성의 경우는 강원도 찰방으로 부임한 이후 천신이 소명 질의서를 보내어 그 답변을 보내왔는바, 천입성은 전 정자 김종서의 파직으로 인한 관리의 부족에 따른 어려움과 홍문관으로서의 고유 업무에 대한 부담감, 그리고 자신의 민국에서의 여러 사정등으로 인하여 부득이 소흘해 질 수 밖에 없었음을 밝혔사오며, 이에 대하여 자신의 책임과 잘못을 통감하였사옵니다. 허나 아무리 관리의 부족 등 여러가지 사유를 든다 하더라도 전하께 자문을 하는 옥당 고유 업무와 본연의 직무를 소흘히 한 것은 필경 관리로서의 책임을 끝까지 다하지 않았음을 반증하는 것이오니, 청하옵건대 천입성에 대해서도 엄히 책임을 묻는 것이 합당하다 사료되옵니다. 다만 그가 강원도 지방을 책임지고 있는 지방관임을 고려하시어 전하께옵서 적절한 조치를 취하심이 합당하다 생각되옵니다.
<별단>
- 前 홍문관 박사 천입성의 소명서
1. 지방관으로 체직되기 이전에 천입성님께서는 홍문관에 계셨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간 홍문관에 계시면서의 근무 상황에 대하여 비교적 상세하게 설명하여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 소관이 홍문관 재직당시 조정에는 비변사가 설치되어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지난 11월 20일 사헌부 직무 감찰에 대한 보고문에도 남긴바 있습니다만, 홍문관의 업무는 국왕의 자문, 국책 연구 및 제시, 탄핵 및 간언, 시정 논의 참여, 예조 본조 업무 참여로 명시되어 있습니다. 하오나 당시 비변사에서 위와 같은 업무를 상당부분 대신하고 있음으로 인하여 홍문관 고유의 업무가 줄어든 것이 사실이며, 상감께서도 자문기관인 홍문관의 의견보다 비변사의 의견을 먼저 물으시는 처지 인지라 홍문관의 입지가 크게 줄어 들었던 상황이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前 정자 김종서는 시관업무 미수행으로 파직되시고 홍문관에 소관만 남아있는 실정이었는데, 홍문관이라는 관청은 소관과 같은 부족한 자가 혼자서 감당하기에는 너무도 중요한 아문이며, 그 업무가 본조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것들인지라 섣불리 업무를 진행하기에는 힘든점이 많이 있었습니다. 2. (1) 항목과 관련하여 홍문관 부임이후 체직까지의 근무실적을 정리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홍문관 재직시 총 네번의 차자와 두번의 계본을 올린바 있습니다. 그중 세번의 차자는 공문개혁 및 읍내 활성화와 관련된 것으로 지방의 공문 남발을 방지하고 읍내 활성화에 도움이 되도록 여러번 수정하여 개혁안을 아뢴바 상감께서 받아들이시어 현재 시행중에 있습니다. 또한 소관이 부임한 이후 비변사를 폐하라는 차자를 올렸는데 상감께서 받아 들이지 않으셨습니다. 다음으로 폐주 연산의 복위와 관속제도 개선에 대한 계본을 각각 올렸사온데, 이 사안은 주상께서 하교하신 것입니다. 소관의 재임기간 동안 이 두건의 사안에 대해서만 홍문관의 자문을 구하셨던 것으로 보아 당시 홍문관은 자문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였으며, 그 원인은 우수한 관리들이 계신 비변사가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능력한 소관에게 있었던 것이 아닌가 생각될 뿐입니다. 이외 타 관청의 협조 업무는 이조의 평정업무를 제외하고 전무하였으며, 평정업무는 차질없이 진행하였으나 12월 2째주 문관 평정을 조금 늦게 보고하였습니다. 3. 홍문관 운영에 있어 잘못된 점이나 문제점 혹은 미비한 점이 있었는지 알려주십시오. 모든 것은 소관이 부족한 탓이며, 민국에서의 직장생활과 학교생활 그리고 사조활동을 모두 감당하기에 무리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자리를 지켜온것이 문제점이라 할 것입니다. 당시 비변사가 조정의 업무를 충실하게 조율하고 있었으며, 홍문관의 업무를 상당량 대신하고 있었기에 마음을 놓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가운데 前 정자 김종서가 파직된 이후 소관 일인이 홍문관을 이끌어 가기에 더욱 힘겹게 되었습니다. 시관 미수행으로 징계를 받았을 당시에 사직을 하고 물러났어야 하였는데 미련하게 자리만 지켜오다 이렇게 된 것 같습니다. 4. 교체 직전 관청 업무 관련 인수 인계가 되지 않았습니다. 왜 인수가 되지 않았는 지 소상한 답변 부탁드립니다. 홍문관의 업무는 지속적이며 정기적인 것이 없다고 보는 것이 소관의 생각입니다. 국왕의 자문이나 국책 연구 등의 업무나 시정논의 등의 업무는 지극히 일시적이며, 당시의 상황에 따라 옥당의 관리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논의하거나 주상께 상주하는 것이 주업무가 될 것입니다. 따라서 특별하게 진행중인 업무가 없을 경우에는 인계하거나 인수받을 업무가 없는 것으로 판단하였으며, 실제적으로 인계할 내용이 없었습니다. 옥당의 관리는 자신의 의견을 소신있게 내세울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였으며, 업무에 대한 인계를 받는다는 것은 전임자의 의견이나 생각을 남기는 것이라 생각되어 마땅하지 않다고 생각하였기 때문이며, 가장 주된 이유는 박상진 부응교가 소관이 체직하기 이전에 미리 부임하여 홍문관의 수장을 맡게 되었고 소관이 체직한 것은 그 이후였습니다. 따라서 이미 수장이 교체된 것으로 간주하여 소관이 이임할 당시에는 인계서를 남길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5. 직무와 관련하여 불편하거나 피치 못할 사정으로 인하여 실적을 올리지 못한 적이 있었는지? 있었다면 소상히 말씀하여 주십시오. (정상 참작 여부와 관련됨) 앞서 설명을 드렸듯이 홍문관의 업무는 소관과 같은 부족한 자가 혼자서 감당하기에는 너무도 중요한 아문이며, 그 업무가 본조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것들인지라 섣불리 업무를 진행하기에는 힘든점이 많이 있었습니다. 물론 주상께서 홍문관에 자문을 구하지 않는 것도 원인이 될 것이나 홍문관의 업무를 비변사에서 대신하여 수행하고 있으니 소관 일인이 나서서 국책 연구를 제시하거나 간언할 처지가 못되었던 것입니다. 또한 가장 큰 이유는 민국의 직장생활과 학교생활을 병행하며 옥당의 업무를 함께 처리해야 되는 부담감이 가장 힘들었다고 하겠습니다."
하니, 전교하기를,
" 과인이 조광윤(趙匡胤)의 재주를 아껴, 여러 차례 관용을 베풀었으나 더 이상은 어려울 듯싶다. 조광윤을 삭탈(削奪:삭탈관직)하고 가산을 적몰(籍沒)하라. 천입성(天立星)에 관한 처분은 이후 근무성과를 지켜 본 후에 결단하겠다."
하였다.
○ 호조참판 이완이 이조참판 정재안의 부고에 대하여 계사를 올려 아뢰니, 전교하기를,
"민국(民國:대한민국)에서 실제로 사고가 야기된 경우가 아닌 이상,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규례(規例:규정)에 따라 그 책임을 물어야 한다. 다만, 아경공신(亞卿功臣)이라는 신분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기에 처분을 잠시 미루고 조문을 시행토록 윤허하겠다. 예조는 규례에 따라 조문하고, 결과를 아뢰도록 한다."
하였다.
○ 호조참판 이완이 개국 613년 4/4분기 호구조사 결과를 계본을 올려 아뢰니, 전교하기를,
"호구 조사와 관련하여 일전에 특별히 전교(개국613년 6월 22일자)한 바가 있다. 살핀 후에 다시 계(啓:보고)하라."
하였다.

1월 7일 신묘(辛卯)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병조참의 서양갑이 병조정랑 조운의 외직 체직에 대하여 계목을 올려 아뢰기를,
"전하, 신에게 병조정랑 조운이 외관직으로 체직을 청하였기에, 전하께 아뢰어 그의 체직을 주청드리옵니다. 현재 팔도의 사정이 급박한 것은 만백성의 근심이온데, 어려운 시기에 조 정랑이 외직으로의 체직을 청하였으니, 전하께서는 이를 살펴 체직을 윤허하여 주시기 바라옵니다. 현재 팔도중 지방관의 파견이 가장 급한 곳인 충청도로 조 정랑을 파견하고자 하옵니다. 조 정랑이 정4품 진위장군인 점을 감안, 충청도 천안군수 겸 천안병마동첨절제사로 행직 임명하고자 하오니 윤허하여 주시옵소서. 아울러 그가 체직함으로 인해 발생하는 근무일수 손해일의 8할을 보전하여 주시기를 청하옵니다."
하니, 전교하기를,
"계목을 윤허한다.
- 이와는 별도로 전조(銓曹:이조와 병조)에 전교를 내린다. 전조에서는 '문.무관 근무 현황(관제표, 문.무관 일람 등)'을 작성하여 전조 현판(懸板) 하단에 마련된 '관련 문서 목록'에 게시 유지토록 한다."
하였다.

1월 8일 임진(壬辰)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1월 9일 계사(癸巳)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이조정랑 박정신이 작년12월에 졸한 전 시호도감제조 해원군 최영의 추시에 대해 계본을 올려 아뢰기를,
"예조에서 행장을 토대로 논의하여 삼망하여 이조로 이첩한 시호는 다음과 같사옵니다. 예조에서 논의하기를 의헌, 숙렬, 민목이 올라 왔사옵니다. 먼저 의헌(懿憲)이라 함은 시법에 행실이 안과 밖으로 돋보이는 것(行見中外)을 의(懿)라 하고 널리 남에게 들어 능한 것이 많은 것(博文多能)을 헌(憲)이라 했습니다. 해원군이 조정에 출사한 이래로 민국의 사정으로 뜻하지 않게 파직을 여러번 당하였으나 내외로부터 비난을 질책을 받은 일이 적고 조정의 원로로서 아조의 사류들에게 올바른 행실로 귀감이 되었습니다. 이에 해원군이 졸한 이후로 조정의 관리는 물론 재야의 사림들의 조문이 끊이지 않고 애통함과 만가가 세상에 가득한 것으로 해원군의 생전 행실을 짐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에 의(懿)로 하였습니다. 또한 지금까지 해원군은 별시 문과에 갑과를 급제하여 조정에 출사한 이래로 강원도 찰방, 예조 좌랑, 공신도감 정사, 실록청 총재관, 의정부 검상, 홍문관 부제학, 호조 참의, 이조 참의, 시호도감 제조, 예조 참판등의 내외 관직에서 거치지 않는것이 없으니 이는 해원군의 박학다식함과 그 업무능력을 인정받은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에 헌(憲)이라 하였습니다. 두번재, 숙렬(肅烈)이라 함은 자기를 바로 잡아 아래사람을 이끄는 것(正己攝下)을 숙(肅)이라 하고, 백성들을 편안하게 한 공이 있는 것(安民有功)을 렬(烈)이라 하였습니다. 해원군은 여러번 파직을 당하는 불운을 겪었으면서도, 그 누구도 아닌 자신을 책망하고 자성 하였다고 행장에 쓰여 있고 또한 그 반성을 바탕으로 더 나은 관리가 되기 위해 노력하여 결국 뭇 사조인들에게 존경의 대상이 되었고 또한 조정의 고굉지신이 되었으니, 해원군의 성품을 나타내는 말로는 正己攝下 즉 숙(肅)이 가장 합당하다고 생각되옵니다. 또한 해원군은 창국 초기부터 사조에 있으면서, 제대로 잡혀 지지 않은 아조의 기틀을 바로 잡고, 또한 금년 초 선왕전하께서 승하하시는 망극지변의 와중에서도, 경기도 고양에 선왕전하의 능침을 조영하는 등 오늘날까지 사조가 번성하는 데에 해원군 처럼 공이 있는 인물도 드물 것입니다. 그 외에도 해원군이 사조에 세운 공이 수도 없이 많으니 安民有功 즉 렬(烈)만큼 해원군의 행적에 잘 어울리는 말도 없을 것입니다. 하여 해원군의 시호를 숙렬(肅烈)로 올립니다. 마지막으로 민목(敏穆)이라 함은 일마다 공이 있는것을(應事有功) 민(敏)이라 하고, 널리 덕을 펴는 것을(布德執義) 목(穆)이라 하였습니다. 해원군은 행장에 적기를 "중추와 외직을 두루 거치면서도 공이 있었다" 하였으니 "應事有功"에 응하오니 이를 민(敏)이라 하옵고, 일을 하기에 사사로움이 없어 주위의 사람들을 감복시켰으니 "布德執義"에 응하니 이를 목(穆)이라 하였습니다. 이에 해원군의 시호를 민목(敏穆)이라 올립니다. 신의 소견으로는 숙렬(肅烈)이 적절하다고 여겨지옵니다. 숙은 해원군의 사람됨을 알리는 것이요, 렬은 해원군의 공을 칭찬하는 것이니 그가 지금까지 사조에서 세운 공과 백성들과 함께했다는 것에서 그리 아뢰는 것이옵니다. 한가지 더 덧붙여 아뢰옵건데 이번에 전 이조참판 정재안이 졸하면서 이조의 수장권한이 신에게로 넘어 왔사옵니다. 그러나 신은 이번에야 이조에 부임했을 뿐만 아니라 이조의 일에 아직 아는 것이 없으며 이조의 많은 일을 어찌 처리해야 할지 모르겠사옵니다. 그래서 바라옵건데 이조의 일을 잘 아는 이를 이조의 수장으로 삼아주시어 조정의 기강을 바로 세워주시기를 바라옵니다."
하니, 전교하기를,
" 추증(追贈)에 관한 예조 의견이 우선 올라 온 연후에 전교를 내리도록 하겠다.
이와는 별도로 승정원에 전교를 내린다. 공조참의나 4품 이상 당하관(문관) 중에서 이조 수장을 정하고자 하니, 이들의 의중을 살펴 아뢰도록 한다."
하였다.
○ 병조참의 서양갑이 제17차 대과 시행에 대하여 계본을 올려 아뢰니, 전교하기를,
"계본을 윤허한다. 다만, 급제 경력이 없는 부봉사 박한(朴桓)은 시관에서 제외하도록 한다."
하였다.
○ 병조참의 서양갑이 제17차 대과 무과 시제를 계본을 올려 아뢰었다.
○ 예조참판 이동진이 제17차 대과 시행에 대하여 계본을 올려 아뢰니, 전교하기를,
"계본을 윤허한다."
하였다.
○ 예조참판 이동진이 제17차 대과 문과 시제에 대해 계본을 올려 아뢰었다.
○ 예조참판 이동진이 소과 입격자 천거에 대하여 계본을 올려 아뢰기를,
"지난 제23차 소과가 종료된 뒤에 소과 입격자 가운데 조정에 천거할만한 인재를 탐문한 결과 생원시에 입격한 한성부 유생 공주희(孔珠熙)가 합당한 인재라 판단되어 이에 어전에 아뢰옵니다. 공주희는 613년 9월 16일에 호적신고를 하여 그동안 한성부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쳐왔으며, 특히 성균관에 수학하여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 하는 등 가진 바 재주가 뛰어나다 판단되옵니다. 하오니 한성부 생원 공주희를 정9품 권지교서관정자에 임명하시어 일신의 재주를 나라를 위해 쓰일 수 있도록 하해와 같은 성은을 베푸시옵소서."
하니, 전교하기를,
"아뢴 바를 알겠다. 이조에서 등용 품계나 관직에 관한 별다른 이견이 없다면, 규례(規例:규정)에 따라 등용 절차를 진행하라."
하였다.
○ 이조정랑 박정신이 예조에서 올라온 해원군 최영의 추증에 대하여 계본을 올려 아뢰기를,
"추증에 관한 의견이 시호와 함께 덧붙여 올라왔사온데, 신이 아둔하여 이 점을 미쳐 보지 못하고 전하께 시호 삼망 만을 올렸사옵니다. 이에 다시 해원군 최영의 추증에 대하여 아뢰옵니다. 예조에서 보기로 해원군 최영의 추증관직은 해원군이 마지막으로 지낸 실직이 호조참판이었으니 그 전례를 살펴 보건데 호조판서로 추증하는 것이 마땅하지 않을까 생각하옵니다. 즉 증자헌대부호조판서로 추증함이 마땅하리라고 봅니다. 신 또한 예조의 의견과 같사옵니다. 해원군이 졸하기전 시호도감 제조로 있었사오나 실직이 아니고 호조참판을 지낸 전력이 있기에 호조판서로 추증하시는 것이 옳을 것이라고 보옵니다."
하니, 전교하기를,
"해원군의 행장을 살펴보니 호조판서 보다는 자헌대부 예조판서로 추증(追贈)하는 것이 적절할 듯하다. 아울러, 추시(追諡)할 시호는 정안(定安:대려안민大慮安民, 관유화평寬柔和平) 정도로 정하는 것이 좋겠다. 이조와 예조에서 별다른 이견이 없다면 이달 17일에 추증하고 추시하라."
하였다.
○ 병조군기시부봉사 박한이 민국사범 논죄에 관하여 차자를 올려 아뢰니, 전교하기를,
"아뢴 바를 알겠다. 본 차자에 관한 형조의 의견을 우선 듣고, 적절한 조처를 내리도록 하겠다."
하였다.

1월 10일 갑오(甲午)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예조참판 이동진이 前이조참판 정재안에 대한 조정의 공식 조문에 대하여 계목을 올려 아뢰니, 전교하기를,
"규례(規例:규정)를 어기고 사망한 전이조참판 정재안(鄭宰安)은 마땅히 관작(官爵)을 삭탈해야 하나, 지위와 사정을 감안하여 당하 통훈대부(通訓大夫)로 강등하는 것으로 그친다."
하였다.
○ 승정원주서 민지훈이 진사 박세채(朴世採)의 출사에 대해 계목을 올려 아뢰니, 전교하기를,
"아뢴 바를 알겠다."
하였다.
○ 사간원정언 박신신이 전년도 12월 근무성적 우수자 포상에 대하여 삼사(三司)의 의견을 합계로 올리기를,
"전년도 12월에는 근무성적이 우수한 관리가 다섯 명이 있었습니다. 예조 참판 이동진(李東珍), 병조 참의 서양갑(徐羊甲), 예조 정랑 성혼(成渾), 前 이조 사옹원 직장 김준호(金峻鎬), 병조 군기시 부봉사 박한(朴桓)이 그 대상자이옵니다. 이들은 사조가 침체되어있는 가운데에서 자신의 맡은 바 임무를 충실히 하였기에 마땅히 포상을 받아야 할 것으로 생각되옵니다. 병조 참의 서양갑은 병조의 수장으로서 자신의 임무를 성실히 수행할 뿐만 아니라, 주요 현안들과 업무를 분장하고 지시함이 우수하여, 병조의 업무가 수월하게 행해졌습니다. 따라서, 근무일수 10일을 가산하여 주시길 주청드립니다. 예조 참판 이동진은 예조의 수장으로서 소과의 주관과 처리를 비롯하여 주요 현안과 업무들을 효율적으로 분장, 지사하여 산적하게 쌓여 있던 예조의 당면 현안들을 막힘없이 잘 해결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근무일수 7일을 가산하여 주시길 주청드립니다. 前 이조 사옹원 직장 김준호는 이조에 부임한 이후로, 이조의 여러 복잡한 업무들을 참으로 능동적이며, 적극적으로 처리해 이조의 업무처리가 보다 부드럽고 빨리 처리할 수 있도록 하여, 그 모습이 타 관원들의 모범이 되었습니다. 따라서, 근무일수 7일을 가산하여 주시길 주청드립니다. 예조 정랑 성혼은 부임한 이후로, 예조의 수장을 도와 업무를 처리함에 있어, 능동적이며 성실한 수행으로 주요 현안과 업무처리를 수월하게 행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이 역시 상을 받아 마땅하다 생각되옵니다. 따라서, 근무일수 5일을 가산하여 주시길 주청드립니다. 병조 군기시 부봉사 박한은 병조와 관련하여 주요 현안들과 업무를 차질없이 수행하고, 능동적이면서 적극적인 의견 개진으로 타 관리들의 모범이 되었습니다. 따라서, 근무일수 5일을 가산하여 주시길 주청드립니다. 그리고, 징계대상자로는 몇 명이 거론되었으나, 이미 그에 대한 처벌을 받거나 일부 동의가 이루어지지 않아, 이달에도 특별히 징계를 가할 자를 따로 아뢰지 않겠습니다. 이상 삼사의 의견을 합계하여 올립니다."
하니, 전교하기를,
"윤허한다. 다만, 예조참판과 병조참의는 제외토록 한다."
하였다.

1월 11일 을미(乙未)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호조참판 이완이 개국 613년 4/4분기 호구조사 결과를 계본을 올려 아뢰니, 전교하기를,
"아뢴 바를 알겠다. 상기 명단에 수록된 유품자는 근무일수 10일을 가산하고, 무품자(일반 백성)에게는 금전 30냥(兩)을 내리도록 한다."
하였다.

1월 12일 병신(丙申)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1월 13일 정유(丁酉)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형조정랑 조병옥이 민국사범 논죄에 대해 계본을 올려 아뢰기를,
"군기시 부봉사 박한이 형조에 문의를 하여, 최근 형조의 운영에 대해 이의를 제기한 바 있었사옵니다. 새로 부임한 전옥서 주부 손오공과 신이 그의 질문에 답한 적이 있었사온데, 그가 다시금 차자를 올렸고, 전하께서 형조의 의견을 듣겠다 하시어 어전에 부복하여 아뢰나이다. 형조의 운영에 대해 박한이 제기한 의문은 크게 두 가지로, 전임 형조 수장이었던 하빈군 이휘가 "민국 사범 논지를 지양'하겠다 한 것에 대한 의문과, 민국사범 논죄가 사조의 정체성과 관련이 있는가 하는 부분일 것입니다. 전 형조판서 이휘가 민국사범 논죄를 지양하고자 한 것은, 우선 형조의 과도한 업무를 줄이기 위해서였던 것으로 보이옵니다. 전형조좌랑 장운익이 수장으로 있을 당시, 소과 부정응시건을 비롯한 사조 내부의 일들도 처리하였으나, 연예인 병역비리 및 음주사건등으로 상당히 업무량이 과도했던 것으로 생각되옵니다. 따라서 전형조판서가 부임하면서 민국사범 논죄보다는 좀더 역사에 집중하여 조종조 미처벌자 논죄를 추진한 것으로 아옵니다. 부봉사 박한이 아뢴 바로는 마치 민국사범 논죄를 아주 중단한 것처럼 말하나, 사실상 전임이었던 전형조좌랑 장운익에 의해 대부분의 사건이 마무리된 상태에서 운영의 방향을 조종자 미처벌자 논죄로 바꿨기에 민국사범 논죄가 없었던 것으로 보여지옵니다. 또한 병역비리나 음주사건등이 적발되어 첩보를 입수되었다 하더라도, 사실상 여러 논의가 필요하지 않았을 것이, 이미 여러번 처결됐던 일이기에 동일한 판결을 반복하게 되므로 불필요한 행정력의 낭비가 심할 것이고, 또한 그러한 일들이 부봉사 박한이 형조에 문의하면서 언급한 "빽이 있어서라던가 돈이 많아서, 권력이 있어서 같은 죄를 저지르고도 벌을 받지 않는 경우"가 아니라 적발되어 처벌된 것을 사조에서도 다룬 것에 불과할 것이옵니다. 신이 형조에 부임한뒤 업무를 인계받아, 전판서 이휘의 방침이 옳다고 여기 조종조 미처벌자 논죄건을 계속 추진하기로 하였고, 민국사범의 논죄건은 되도록 줄이는 것이 옳은 방향이라고 여겼사옵니다. 박한에게 답한 글에서도 쓴 바 있고 박한이 차자를 올리면 신의 글을 인용하였는데, 사실상 한성부를 비롯한 각도 감영이 자체적으로 민국사범 논죄가 가능하옵니다. 또한 팔도의 백성들이 각도 감영에 제보나 신고를 할 수 있으므로 백성들이 감영에 신고하거나 또는 감영 자체적으로 첩보를 입수하여 처결할 수 있을 것이옵니다. 따라서 병역비리 및 음주운전 같은 이미 형조의 여러 판례가 있는 소소한 일들은 매번 형조에서 나서서 수사, 논죄를 반복하기보다는 해당 감영에서 직접 처결토록 하고 창국대전에 있는대로 형옥 3일 이상의 판결일 경우 형조에 보고하는 것으로 하는 것이 옳다 여기옵고, 형조가 직접 수사 및 논죄하는 것은 좀 더 큰 사건에만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여기었사옵니다. 창국대전 형전의 "죄인의 구금(囚禁:수금)" 편을 보면, 제1항에서 "처결 결과 3일(형옥 3일) 이상 죄인을 가둘 때에는 각도 감영에서 형조에 보고한다."라고 하였고, "심문 및 처결(推斷:추단)"편에서 제1항과 제2항은 "지방관은 각 사건이나 소송의 처결 결과를 관찰사에게 보고한다.", "형조와 한성부, 각도 관찰사는 형옥 60일 이하의 죄수를 직접 처결하고, 그 이하 지방관은 형옥 15일 이하의 죄수를 직접 처결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사옵니다. 따라서 현재 대부분의 지방관은 관찰사보다 낮은 직급에 있으므로 지방 감영은 지방관의 관직에 따라 형옥 15일 이하 또는 (관찰사일 경우) 60일 이하의 죄수일 경우 직접 처결하고, 형조는 규정대로 60일 이하의 죄수를 직접 처결하면 될 것이옵니다. 창국대전의 형전과 수사논죄절목 뿐 아니라 직무지침-형조 편에서도 판결을 위한 양형에 대해 자세하게 다루고 있으므로, 가벼운 일들은 지방 감영이 직접 처결토록 하고 무거운 사건을 형조가 직접 논죄하겠다는 방침에 대해 그 기준의 모호함을 아뢴 박한의 의문은 근거없다고 여겨지옵니다. 부봉사 박한이 제기한 논제중 중한 것은 사조의 정체성이란 부분일 것이옵니다. 그가 형조에 올릴 글에서 주장하기를, "민국 사범 처벌에 관한 문제는 앞서 말씀드렸듯이 사조 자체의 정체성과 관련되는 부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사조가 그냥 하나의 웹사이트로서 내부에서 활동하는 자들만의 가상사회에 불과하다면 ... 굳이 민국 사범들을 처벌한다거나 하는 행위는 의미없는 일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만. 제가 처음 입조할때 본 사조는 그런 곳이 아니었습니다. 현재 전옥서에 수감된 자들. 과거의 재판기록등을 살펴 볼때. 민국 사회의 불합리를 작게 나마 타파하므로서 건실한 사회비판 과 건전한 사회정화를 목적으로 한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라고 말하면서, "이 부분은 단순히 형조의 업무방침으로 머무를 사안이 아니며 사조가 취하고 나아가야 할 방향. 즉 정체성과 크게 연관된 부분"이라고 주장하였사옵니다. 신이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은, 형조에서 민국사범 논지를 통해 "민국 사회의 불합리를 작게 나마 타파하므로써 건실한 사회비판과 건전한 사회정화"를 조금이나마 달성한다면, 사소한 일들을 지방감영에서 처리했을 때는 "민국 사회의 불합리를 작게 나마 타파하므로써 건실한 사회비판과 건전한 사회정화"가 달성되지 않는다는 것인지 알 수 없사옵니다. 전형조판서 이휘가 실행했던 조종조 미처벌자 논죄 역시, 사조에서 을사오적신의 죄책비를 기록하여 보관함으로 후대의 경계를 삼은 것처럼, 역사에서 대죄를 지었음에도 불구하고 알려지지 않아 처벌되지 않았던 자들을 처벌하여, 후일의 경계를 삼고 교훈을 주고자 한 것으로써, 부봉사 박한이 말한 "건실한 사회비판과 건전한 사회정화"에 기여할 수 있는 일이라 생각되옵니다. 신이 생각하옵기론, 박한이 언급한 정체성에 대해 크게 다르게 보고 있다고는 여겨지지 않사온데, 부봉사 박한은 민국사범 논죄야말로 중한 일로 여기는 듯 하옵니다. 신의 생각엔, 현재와 같이 민국사범 논죄의 경우에는 가벼운 일들은 지방 감영이 직접 처결토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여지옵니다. 지방관의 부재를 염려하나, 이는 일시적인 것이옵고 조정에서 심혈을 기울여 과거를 통해 관리를 뽑고 또한 전조에서 항상 살펴 지방관을 임명하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을 것이오니 결국 지방관은 채워질 것이옵니다. 중요한 사안에만 형조에서 직접 수사, 논죄를 진행하고, 형조는 조종조 미처벌자 논죄에 집중하여 을사오적신과 같은 반민족적 범죄를 자들을 발본색원하여 이를 논죄하여 기록으로 남기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으로 여기옵니다.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또한 부봉사 박한이 어전에 차자를 올리면서 말미에 언급하기를 "민국 사범 처벌이 형조 정랑의 말과 같이 아조의 정체성과 무관하며 단지 형조내부의 문제에 불과하다면 신이 언급한 내용중 대부분은 형조의 직권을 부당하게 침해한 것이 될 것이며 미관말직의 일개 관리가 공신과 한 부처의 수장을 논박하여 그들의 체모를 구겼으니 마땅히 중죄일 것이니 소신의 죄를 물어주시옵고"라고 하였는데, 사실상 직권침해라기 보다는 그저 의견을 구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옵니다. 설사 전하께서 그의 의견이 부당하다 여기거나 또는 신의 의견이 부당하다 여긴다해도, 사조의 백성이자 관리된 자로서 의문점에 대해 문의한 것이 어찌 부끄러운 일이겠사옵니까? 그가 표현한대로 직권침해가 되기 위해서는, 형조에서 논죄한 사건에 대해 절차를 무시한 채 판결에 이의를 제기하고 퍼뜨리거나 하는 행위여야 할 것인데, 이는 전혀 그렇지 않은 것이오니, 이런 논의로 인해 혹시라도 처벌을 두려워하는 일이 없도록 하여 주시옵소서."
하니, 전교하기를,
"한성부 수장과 8도 지방관이 항시 완충될 수 없는 것이 아조(我朝:본국)의 현실임을 감안할 때 민국(民國:대한민국) 사건을 명확히 분장(分掌)하는 것은 이후로도 어려울 것이다. 아울러, 관련 규례(規例:규정)를 제정하여 일부 사건만 처결하는 것도 여러모로 적절치 않다. 다만, 형조의 업무량을 다소나마 감안하지 않을 수는 없으니 형조 수장이 당시 상황과 업무량을 고려하여 처결 사건을 적절히 조정하되, 백성이 고발한 사건은 다소 시간이 지체되더라도 최대한 수용하도록 노력하라."
하였다.

1월 14일 무술(戊戌)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승정원주서 민지훈이 금번 출사케 된 유생 권성유에 대해 차자를 올려 아뢰니, 전교하기를,
"아뢴 바를 알겠다. 예조의 의견을 듣고 결단하겠다."
하였다.
○ 승정원주서 민지훈이 일전에 명하신 이조 수장 임명에 관련하여 계본을 올려 아뢰었다.

1월 15일 기해(己亥)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승정원 주서 민지훈이 후보 수장 후보자 누락에 대하여 계본을 올려 아뢰기를,
"전하 신 승정원 주서 민지훈, 작일 아뢰었던 이조 수장직 탐문에 속한 당하관 중 누락되어 보고치 않았던 형조정랑 조병옥, 봉산군수 한종훈의 답신을 새로이 아뢰옵니다. 먼저 조병옥과 한종훈 모두 이조 수장에 대해 부정적인 답변을 하였습니다. 조병옥과 한종훈 모두 민국의 사정이 급박하고 어려운것을 이유로 들었사옵니다. 특히, 한종훈은 올해 민국 고3으로 사조 미활동도 불가피한 실정일 듯 합니다. 모두 탐문한 이가 5인이었는데, 신이 조병옥을 누락시키고 4인이라 아뢰었으니, 하마터면 이조 수장직이라는 중직을 임명하시는데, 누를 끼칠 뻔 하였으니 벌을 내리신다면 달게 받겠사옵니다."
하니, 전교하기를,
"명일에 다음과 같이 인사를 단행한다.
-. 시호도감 제조 하빈군 이휘(李輝)를 겸선공감 제조로 삼는다.
-. 공조 참의 겸 규장각 직제학 양지원(梁志元)을 이조 참의로 체직한다.
-. 홍문관 부응교 박상진(朴商鎭)을 겸규장각 직각(수장)으로 삼는다."
하였다.
○ 행형조전옥서주부 손오공이 관속의 도내 민원 처결과 관련하여 차자를 올려 아뢰니, 전교하기를,
"지난 12월 17일에 전라도 백성 김우진(金佑晋)이 올린 상소에 특별히 전교한 바가 있으니 살피도록 한다."
하였다.
○ 이조정랑 박정신이 한성부의 수장 임명에 대하여 계목을 올려 아뢰기를,
"614년 1월 14일 권율이 1개월간의 체직에서 벗어나 이조에 소명서를 재출하고 재출사를 하였사옵니다. 한때 권율이 한 지방의 수장으로서 파직된 전력이 있기는 하지만 소명소에 지난날을 되새겨 더더욱 열심히 정진하겠다 아니 이에 양사의 서경을 거쳐 이조에서 정7품 한성부 참군으로 임명하고자 전하께 아뢰옵니다."
하니, 전교하기를,
"아뢴 바를 알겠다."
하였다.

1월 16일 경자(庚子)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이조참의 양지원이 근무 일수 정산 오류 등의 문제에 대하여 계목을 올려 아뢰니, 전교하기를,
"계목을 윤허한다. 아울러, 참의의 근무일수는 7할(割)을 보전토록 한다."
하였다.

1월 17일 신축(辛丑)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병조참의 서양갑이 무관 품계 몰수에 대해 계목을 올려 아뢰기를,
"전하, 무관 유품자중에서 정8품 승의부위 민성휘(閔聖徽), 정8품 승의부위 박하진(朴夏鎭), 종8품 수의부위 이은(李垠) 세 사람이 최근 2개월간 활동 전무하여 개국 614년 1월 2일, 1월 9일 두차례에 걸쳐 품계 몰수 서찰을 발송하였오나, 기한내에 아무런 소명이 없어 규례에 따라 이들의 품계를 몰수하고자 하옵니다."
하니, 전교하기를,
"계목을 윤허한다."
하였다.

1월 18일 임인(壬寅)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1월 19일 계묘(癸卯)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1월 20일 갑진(甲辰)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예조참판 이동진이 경상도 진사 권성유(權性有)의 출사에 대하여 계본을 올려 아뢰니, 전교하기를,
"아뢴 바를 알겠다. 이조에서 등용 품계나 관직에 관한 별다른 이견이 없다면, 규례(規例:규정)에 따라 등용 절차를 진행하라."
하였다.
○ 선공감제조 겸시호도감제조 이휘가 대행대왕의 행장에 대하여 별단과 함께 계본을 올려 아뢰기를,
"대행대왕께서 승하하오신지, 일년이 넘도록 신 등이 불민하여, 지금껏 대행대왕의 행장을 아뢰지 못하다, 이제서야 그 결과를 보게 되어 전하께 행장을 찬하게 되었음을 아룁니다. 현재 시호도감의 관원인 낭청 장운익과 낭청 성혼이 종사와 민국에 두루 바쁜 일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일을 어기지 아니하는 수고로 전하께 아뢰오니, 비록 일천한 문장이오나, 살피시고 윤허하여 주시면, 후속 절차로 들어가 빠른시일내에 도감에 맡겨진 모든 업무를 완료할 수 있도록 하겠나이다."
하니, 전교하기를,
"도감(都監)에서 수고한 바가 참으로 크오. 사업이 모두 마무리된 연후에 경(卿)과 관원들의 노고를 치하하도록 하겠소. 예조참판은 행장(行狀)을 감수한 후, 정서(淨書)하여 아뢰도록 한다."
하였다.

1월 21일 을사(乙巳)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이조참의 양지원이 권성유 출사 등의 문제에 대하여 계목을 올려 아뢰니, 전교하기를,
"계목을 윤허한다."
하였다.
○ 병조참의 서양갑이 금번 천거 절차의 부당함에 대하여 차자를 올려 아뢰니, 전교하기를,
"아뢴 바를 알겠다."
하여다.

1월 22일 병오(丙午)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예조참판 이동진이 최근의 천거(薦擧) 절차의 오류(誤謬)에 대하여 차자를 올려 아뢰니 전교하기를,
"사직을 윤허하지 않는다."
하였다.
○ 병조참의 서양갑이 무반 외관직의 활성화에 대하여 차자를 올려 아뢰기를,
"전하, 본조는 특성상 군사적 기반이 없어, 문무관(文武官)이 맡은바 직책은 크게 다르지 않사오나, 문반과 무반이 각자 독자적으로 존재함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옵니다. 하여 이조와 병조는 각 반의 중추적인 인사 기관이 되어 운영되고 있사옵고, 문관은 문관에, 무관은 무관에 맞는 관직에 임명되고 있사옵니다. 허나 외직의 임명에는 무반이 문반과 마찬가지로 문반외관의 직을 맡고 있사오니, 신은 이를 좀 더 차별화하기 위하여 무반에게는 무반외관직을 내리는 방도를 아뢰옵니다. 전하, 문관이 병조의 군사 관련 아문인 오위(五衛), 군기시(軍器寺), 훈련원(訓鍊院)에 임명될 수 없음은 당연한 사실이온데 무관이 병마절도사(兵馬節度使), 수군절도사(水軍節度使), 수군첨절제사(水軍僉節制使), 수군만호(水軍萬戶), 권관(權管) 등의 무반 외관직에 임명될 수 없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사옵니다. 물론 법전상으로는 인사평정절목에 절도사는 누구누구를 평정하고 병조에서는 절도사를 평정한다는 조항이 있고, 과거 시행안내문에도 무과 급제자는 절도사 이하 무관직을 맡을 수 있다고 되어 있으니, 본조에서 무관이 위와 같은 무반외관직을 맡는 것은 충분히 가능한 일이옵니다. 허나 그간의 관례가 그렇지 못하여 문무관을 가리지 않고 통상적으로 참하관은 검률(檢律)에 6품관은 찰방(察訪)에, 5품관은 도사(都事)에 임명되고 있사옵고, 그나마 대부 장군급 인사가 병마첨절제사(兵馬僉節制使)와 병마동첨절제사(兵馬同僉節制使)를 겸하는 부사(府使)와 군수(郡守)에 임명되고 있는 현실이옵니다. 전하, 무반외관직 역시 지방관이라 할 수 있는 관직이오니, 조선조에 그 직책이 국토를 방비하는 일이었다 하여도, 작금의 본조에서는 충분히 지방행정을 돌보는 직책으로 삼을 수 있지 않겠사옵니까? 무관을 외직으로 임명할 때 반드시 관찰사 대행이나 수령으로 임명하기보다는 무관외직을 내리는 것이 합당하다 사료되옵니다. 전하, 무관 참하관이 외직으로 임명될 때, 권관이라는 직책이 있는 경상, 평안, 함경을 제외한 곳은 전례대로 검률로 명하되, 경상, 평안, 함경에는 가급적 권관으로 부임시키며, 4품관은 현행대로 무반외관직을 겸하는 부사나 군수 혹은 수군만호나 수군우후로, 3품관은 첨수사로, 당상관은 병사, 수사를 본직으로 명할 수 있도록 윤허하여 주시옵소서. 비록 문반외관과 직책의 차이는 없을 것이오나, 군사적 기반이 없는 본조의 특성상 무반의 정체성이 미약해져 있는 현실을 극복하는 방편이 되리라 생각하옵니다.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하니, 전교하기를,
"아뢴 바를 잘 알겠다. 시간을 두고 깊이 상량해 보도록 하겠다."
하였다.

1월 23일 정미(丁未)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1월 24일 무신(戊申)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경기도찰방 김준호가 성공적인 도내 행사 개최를 위해 내탕금 하사를 주청드리는 장계를 올려 아뢰니, 전교하기를,
"금전 150냥(兩)을 내리니, 상금(賞金)을 다소 조정하여 시행하라."
하였다.

1월 25일 기유(己酉)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1월 26일 경술(庚戌)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사간원정언 박신신이 예조봉상시권지참봉 권성유에 대하여 간언을 아뢰니, 전교하기를,
"참봉 권성유(權性有)가 압존(壓尊)을 위배한 사실을 과인이 미처 인지하지 못한 듯하다. 호조는 규례(規例:규정)에 따라 벌금을 부과하고, 예조에서는 참봉을 엄히 훈계토록 한다. 아울러, 예조에서는 매월 첫째 주마다 압존에 관한 교육 문건(文件)을 작성하여 읍내장터에 공지하되, 공지시 이전의 교육 문건은 반드시 파기토록 한다."
하였다.
○ 호조참판 이완이 금일 경상도 종사랑 권성유가 상소를 올린 경위에 대하여 차자를 올려 아뢰니, 전교하기를,
"해당 절목(節目)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한 참봉이나, 관련 규례(規例:규정)를 자의적으로 해석하여 적용한 호조 관리 모두에게 과실이 있다. 녹봉재산제도절목에 '재산소멸신고'는 본적지 지방관청(지방관, 대행관, 대행관속)에서 호조로 통보하여 처리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본적지 지방관청을 통하지 않은 참봉의 재산소멸신고는 접수 시부터 반려했어야 한다. 덧붙여, 참봉 권성유(權性有)가 경상도 지방관을 대행하는 관속이 아닌 이상 경상감영의 공무(公務)를 처리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 이전까지의 유사한 사례나 금번 사안은 별도로 책망하지 않을 것이니, 차후로는 이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특별히 경계하라. 아울러, 참봉의 재산소멸신고는 반려토록 한다.
이와는 별도로 전교를 내린다. 익월 초1일부터 지방관청의 관원(지방관, 대행관, 대행관속)이 모두 공석인 지역의 백성은 관원(지방관, 대행관, 대행관속)이 근무하고 있는 타 지역 지방관청(본적지로부터 최단 지역)에 민원을 접수할 수 있도록 허용하겠다. 다만, 접수 민원은 개명, 본적 변경, 재산 관련 등으로 제한한다."
하였다.

1월 27일 신해(辛亥)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병조참의 서양갑이 외관직 임명에 대하여 계목을 올려 아뢰기를,
"금일, 승정원 주서 민지훈을 전라도 찰방으로 체직하였음을 고하옵니다. 민지훈은 함경도 토관 출신으로 오랜 기간 함경도에서 근무하며 많은 공적을 세운 바 있사오니 전라도에서도 그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 사료되옵니다."
하니, 전교하기를,
"계목을 윤허한다. 다만, 이후로는 승정원 관리의 인사(人事)는 과인의 재가(裁可:결재)를 우선 거친 후에 처결토록 한다."
하였다.
○ 병조참의 서양갑이 함경도 토관 이원의 정직 진출에 대하여 계목을 올려 아뢰니, 전교하기를,
"계목을 윤허한다."
하였다.
○ 한성부참군 권율이 한성부에 대한 장계를 올려 아뢰니, 전교하기를,
"아뢴 바를 알겠다. 참군 권율(權律)은 근무일수 5일을 가산하고, 청암서원 강장 박상진(朴商鎭)은 7일을 가산한다."
하였다.
○ 병조참의 서양갑이 외관직 임명에 대하여 계목을 올려 아뢰니, 전교하기를,
"병조에서 사령한 바를 알겠다."
하였다.

1월 28일 임자(壬子)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병조참의 서양갑이 실록청 복설 문제에 대하여 차자를 올려 아뢰기를,
"지난 개국 610년 11월 초10일에 세워졌던 실록청이 채 1년을 넘기지 못한채로 13권의 실록을 찬수한 데 그친것은 조정 사정이 실록을 계속 찬수할 여건이 아니되었던 까닭임을 신은 잘 알고 있습니다. 허나 현재의 실록은 개국 610년 3월 10일자로 그 기록이 이어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얼마전 두 당상이 본조를 떠났고, 이제 전하의 고굉도 그 수가 얼마 남지 아니하였으며, 개국 610년에 어떠한 일이 있었는지 실제로 겪었던 신하는 거의 남지 않았습니다. 어전과 상소의 기록이 실록을 찬수함에 좋은 사료가 될 것이오나, 실록에는 역사적 기록만이 아닌 사관의 평이 들어가는데, 당시의 일을 제대로 알지 못하거나 혹은 너무 오래되어 기억이 가물가물한 때에 이르러 실록을 편찬하는 것은 지금보다 몇 배는 더 어려운 일일 것입니다. 더욱이 한창 실록을 찬수할 때에도 실록을 찬수하는 속도가 시간이 흘러가는 속도를 따라잡지 못했었는데 그런 어려운 때 실록을 찬수한다면 더욱이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격이 될 것이 자명합니다. 전하 언제까지 조정 여건이 어렵다고만 하여 대업을 미룰 수는 없습니다. 신, 엎드려 청하건데, 전하께서 지금이라도 결단을 내리시어 실록청을 복설하여 주시기를 청하옵니다. 맡겨만 주신다면 신이 실록청의 총재관을 맡아 대업을 완수할 것입니다. 이에 참상 2~3명의 관리를 이조와 병조로 하여금 의망하게 하신다면 실록청을 구성함에 무리가 없을 것이니, 전하께서는 부디 살펴 헤아려 주시기 바라옵니다."
하니, 전교하기를,
" 익월 초1일에 실록청(實錄廳)을 복설하고 병조참의 서양갑(徐羊甲)을 겸총재관으로 삼는다. 아울러, 실록청 관원 구성에 관한 사안은 총재관에게 일임한다."
하였다.

1월 29일 계축(癸丑)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병조좌랑 손오공이 전라도 백성 정현이 올린 소에 대하여 피혐소 차자를 올려 아뢰었다.
○ 병조군기시부봉사 박한이 병조좌랑 탄핵과 관련하여 차자를 올려 아뢰었다.
○ 형조정랑 조병옥이 병조좌랑의 탄핵에 대하여 차자를 올려 아뢰었다.
○ 경기도찰방 김준호가 병조좌랑의 탄핵에 대하여 차자를 올려 아뢰었다.

1월 30일 갑인(甲寅)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시호도감제조 겸선공감제조 겸원임규장각제학 하빈군 이휘가 대행대왕 전하의 시호와 시책문과 관련하여, 휘하 관원인 시호도감 낭청 겸사헌부 지평 장운익. 시호도감 낭청 겸예조정랑 침시관 성혼과 심사숙고하여 그 결과를 계본을 올려 아뢰기를,
"우선 대행대왕 전하의 시호와 관련하여 삼망하여 아뢰옵니다. 시호의 삼망 초안은 시호도감 낭청 겸예조정랑 참시관 성혼이 열성을 다한 것이옵니다. 우선 수망(首望)을 아뢰옵니다. "정광헌효(靖匡獻孝)"라 하였으니, 이는 다음과 같은 의미로 그리한 것입니다. 시법에 이르기를 너그럽고 덕이 있으며 백성들은 편안하게 하는 것(柔德安衆)을 정(靖)이라 하고 마음이 곧고 생각이 큰 것(貞心大度)을 광(匡)이라 하며 지혜롭고 나라를 걱정하며 스스로 조심하는 것(智慮自操)을 헌(獻)이라 하고 선대의 뜻을 이어받아 일을 성사시키는 것(繼志成事)을 효(孝)라 하였습니다. 대행대왕 께서는 그 정사를 펴심에 덕으로서 근본으로 삼으셨고 마음이 곧고 생각이 넓으셔 행실을 스스로 삼가시니 백성은 생활은 편안하였고 조정에 권간의 무리가 전횡하지 못하여 고복격양의 치세를 이루셨습니다. 또한 끊어진 왕통을 이으셔 열성조의 뜻을 성사시켰으니 이에 삼가 정광헌효(靖匡獻孝)을 수망으로 정하였습니다. 다음 차망(次望)을 아뢰옵니다. "의인성렬(懿仁成烈)"라 하였으니, 이는 다음과 같은 의미로 그리한 것입니다. 시법에 이르기를 행실이 안과 밖으로 돋보이는 것(行見中外)을 의(懿)라 하고 인을 베풀고 의를 따르는 것(施仁服義)을 인(仁)이라 하며 백성을 편안하게 하는 정책을 세우는 것(安民立政)을 성(成)이라 하고 덕을 지키고 선대의 업적을 따르는 것(秉德遵業)을 열(烈)이라 하였습니다. 대행대왕의 엄중하면서 관후한 성품은 이미 중외에 이미 알려졌고 인을 베푸시면서 의를 잊으신 적이 없으십니다. 또한 선대의 뜻을 이어 창국의 대업을 성취하시고 법도와 절목을 제정하심에 국가의 토대와 근간을 이루셨으니 이에 삼가 의인성렬(懿仁成烈)을 차망으로 정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말망(末望)을 아뢰옵니다. "평강장숙(平康章肅)"이라 하였으니, 이는 다음과 같은 의미로 그리한 것입니다. 시법에 이르기를 정치를 행함에 강직하고 기강이 있는 것(有剛治己)을 평(平)이라 하고 백성들로 하여금 평안하고 즐겁게 하는 것(令民安樂)을 강(康)이라 하며 말을 하는데 문장이 있는 것(出言有文)을 장(章)이라 했고 자기를 바로잡아 아랫사람을 이끄는 것(正己攝下)을 숙(肅)이라 했습니다. 대행대왕께서는 정사를 행하심에 조정의 기강을 중시하시었고 백성을 치도의 근본으로 여기시고 교지를 내리심에 절로 문장을 이루시었습니다. 또한 스스로를 삼가시어 조정의 백관과 조야 만백성의 귀감이 되시었으니 이에 삼가 평강장숙(平康章肅)을 말망으로 정하였습니다. 시호는 대행대왕의 유교대로 네 자를 넘지 않는 것으로 하였습니다. 대행대왕의 생전 업적을 살펴보자면 마땅히 수많은 글자를 더하여도 아쉬움이 클 것이나, 워낙에 유교가 지엄하신지라 감히 그리하질 못하였으니, 통탄할 뿐입니다. 다음으로 대행대왕 전하의 시책문과 관련하여 아뢰옵니다. 대행대왕의 시책문에 대하여는 시호도감 낭청 겸사헌부 지평 장운익이 그 수고를 감당하였으나, 개인적으로 신하된 자로 광영을 입은 것과 진배 없다 할 것이옵니다. 시책문은 다음과 같사옵니다. 고제(孤弟) 사왕(嗣王) 신(臣) 모(某 - 금상전하 어휘)는 삼가 머리 숙여 두 번 절하고 아뢰옵니다. 하늘이 내리신 큰 재앙(災殃)으로 온 나라가 크나큰 슬픔에 잠겼습니다. 인자하고 영명하신 나라의 어버이를 잃은 백성들은 비탄에 잠겨 어찌할 줄 몰라 하고, 생시의 자애로우셨던 모습을 떠올리면 떠올릴수록 복받쳐 올라오는 슬픔에 신등은 어찌할 수 없어 목이 메어 눈물이 앞을 가릴 따름입니다. 그윽히 생각하옵건대, 천지사해(天地四海)의 크고 깊으신 공로(功勞)과 덕망(德望)을 헤아려 볼 때 그 크고 넓은 공덕을 어찌 차마 다 이루어 말할 수 있겠습니까? 비록 탁월하신 공로과 덕망을 모두 헤아리기에는 작으나 아름다운 칭호로서 공경(恭敬)과 경의(敬意)의 뜻을 받들어 지극히 모시는 것은 무릇 고금(古今)의 공론(公論)이자 이치요, 신(臣)등의 사사로운 뜻이 담긴 것은 더더욱 아니나니, 이에 지극히 공경하고 또 공경하는 마음으로 아름다운 칭호를 받들어 올리어 그 찬연하신 공덕을 기려 후대에 널리 전하고자 합니다. 삼가 공손히 생각하옵건대, 황형 대행 대왕(皇兄 (大行) 大王)께옵서는 영명(英明)하시고 예성(叡聖)하신 재능으로 큰 공로와 덕망을 이루셨으니 이는 백왕(百王)가운데 으뜸 이셨습니다. 엄중(嚴重) 관후(寬厚)하시어 백성들을 널리 아끼고 사랑하셨으며, 뛰어난 학식(學識)과 겸손하시고 자애로우신 성품(性品)과 뛰어난 결단력(決斷力)은 본시 하늘로부터 타고나신 것이니 천성이 대개 그러하셨습니다. 우리 태조(太祖)께서 왕업을 여시고 열성조들께서 그 왕업의 기틀을 다지신지 519년만에 저 흉악한 섬나라 도적들과 역신들의 횡포와 야합으로 인해 불행하게도 끊겨진 왕업을 대왕께서는 대의를 바로 세워 다시 일으키셨고, 그간 추스러졌던 백성들의 마음을 지극정성어린 선정(善政)으로 이끌며 바로 잡아 주셨습니다. 정사에 임하실 때 항상 백성들의 입장에 서서 공정(公正)하고 올바른 정사(政事)가 될 수 있도록 늘 염두에 두셨고, 학문과 학풍의 진작을 위하여 태학(太學)을 세우고 나라의 동량이 되는 인재들을 대거 양성하여 문풍(文風)의 기치를 크게 높이셨습니다. 또 선대(先代)를 받들고 공경하는 일은 언제나 효도하는 것처럼 생각하시며, 인재를 고루 중용하고 신상필벌을 엄히 적용하여, 형옥(刑獄)을 신중히 하여 행여 행형의 남발로 백성들의 억울함이 없는지 조심하고 또 조심 하셨습니다. 유사(有史) 이래 생겨나 그간 많은 문제를 야기하고 있었던 남녀, 적서의 차별과 노비제도와 같은 잘못되고 그릇된 관행과 악습등을 철폐하시어 뭇 백성들의 존경과 신망을 두터이 하셨습니다. 조종조(祖宗朝)이래로 일직이 모든 법치(法治)의 근간이 되었던 대전(大典)을 새로이 고치시어 창국대전(昌國大典)이라 이름하여 반포하시매, 나라의 모든 제도와 기틀들이 바로 잡혔고, 대의(大義)를 존중하여 높이 받들어 잘못되고 억울한 것들은 바로 잡아 고치셨으니 혜종(惠宗)대왕을 복위시키시고, 외로이 잠드신 단종대왕과 정순왕후를 한데 모신 것은 지극하고 넓은 대의의 뜻에 부합된다 하겠습니다. 또, 사악한 것은 멀리하고 정의로운 것들은 찾아 현창하셨으니 군상과 백성, 나라를 능멸한 을사오적신(乙巳五賊臣)들과 정여립, 서태후 등 국기를 문란케 한 자들을 책망하여 죄를 다스리고 물으셨으며, 불의에 맞서 항거하다 돌아간 이들에 대해 크게 현창하신 것은 불의를 멀리하고 정의를 가까이 하시고자 함이었으니 이는 역대 어느 인군(仁君)들에게서 찾아 볼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우리의 바른 문화를 지키는 데에도 누구 못지 않게 힘을 기울이셨습니다. 통신체와 외계어의 범람을 개탄하시며, 그 사용을 금하여 일찍이 세종(世宗)께서 창제하신 한글 창제의 본연의 뜻이 왜곡됨을 막으셨고, 세종께서 창제하신 한글날의 의미가 민국에서 점점 퇴색되어 가자 그 퇴색됨을 안타까이 여기시어 한글날을 부활시키시고 세종께서 남기신 큰 뜻을 이어 계승하셨습니다. 지극히 받들어 효의 본분으로 삼으시던 여러 선대왕(先大王)들에 대하여 대왕께서는 스스로를 겸손하고 또 겸손히 여기시어 뭇 신하들이 올리는 존호나 공덕의 찬양에 대해서 일절 사양으로 일관 하셨으니, 조정 대소신료 이하 모든 백성들은 이와 같은 대왕의 겸손하심에 절로 숙연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바야흐로 끊겨진 왕업을 일으키시어 널리 백성들을 평안케 하시고, 더불어 오래토록 온 나라 만민의 어버이로 계시면서 밝고 태평한 세상을 누릴 줄 알았거늘 왕업을 다시 여신 지 4년 여 만에 돌아가시게 될 줄 그 어느 누가 감히 형용할 수 있었겠습니까? 어찌하여 하늘은 이토록 가혹한 재앙을 내려 만 백성들을 비통에 잠기도록 하십니까? 아아, 슬프옵니다. 영명하시고 관후하셨던 대왕의 용안은 이제 더 이상 뵙지 못하게 되었고, 또 자애롭고 온화하셨던 그 옥음마저 듣지 못하게 되었으니 어찌 애통해 하지 않을 수 있으리까? 지극정성으로 크고 높은 덕망을 베푸셨던 대왕께 삼가 이런 말씀을 올리게 될 줄을 어찌 뜻하였겠습니까? 높고 아름다운 정만은 차마 감출 수 없어 이에 감히 좋은 날을 택하여 아름다운 칭호를 높이 받들어 모시는 법전을 펼치나이다. 삼가 신 정헌대부 시호도감제조 겸선공감 제조 하빈군 이휘를 보내어 시호는 ( ) 대왕으로 묘호를 ( )로 정하였으니 엎드려 바라옵건대, 대왕께옵서는 굽어 살피시어 신등의 작은 정성을 헤아려 주시옵고, 멀리서는 우리 백성들과 자손 만민들을 보호하시어 큰 힘이 될 수 있도록 빛을 내게 하여 주옵소서. 아아, 애통하옵니다. 삼가 말씀 올리옵니다. 비록 대행대왕 전하의 업적을 필부의 필설로 모두 표현하기는 어려움이 있을지라도, 전하께서는 저들의 노고를 삼가 어여삐 보아주시길 원하옵니다. 이와 같이 대행대왕 전하의 시호와 시책문을 아뢰었나이다. 전하께서 상량 하신 후 윤허하여 주신다면, 바로 묘호와 능호를 삼망하여 아뢴 연후에 길일을 잡아 청시종묘의(請諡宗廟儀)를 진행하여 그 과업을 완수하고자 하옵니다. 참으로 다행인 것은 대행대왕께서 승하하시고 난 다음 곧바로 실록청이 복설되어 대행왕 시절의 정사를 기록하는 업무에 돌입하여야 했는데, 형조 참의 서양갑이 그 직임을 자임하고 나선 것입니다. 서양갑과 같은 신하를 두신 전하의 홍복이 아닌가 사료되오니, 전하께서는 하루속히 실록청을 복설하시어 대행대왕 시절의 역사가 바로이 잡혀 훗날 백성들이 전하께서 사왕(嗣王)으로서 모든 일에 정성을 다하시어 효(孝)를 보이신 만고의 군주로 생각토록 하여 주시옵소서."
하니, 전교하기를,
" 아뢴 바는 알겠소. 행장(行狀)이 올라 온 연후에 별도로 전교를 내리겠소."
하였다.
○ 병조참의 서양갑이 외관직 임명에 대하여 계목을 올려 아뢰기를,
"금일, 수의부위 김대현을 행경상도 검률로 명하였음을 아뢰옵니다. 김대현은 병조에 권지로 등용되어 수개월을 근무하였으나 근무실적이 좋지 않았고 지난 12월 30일자로 직무태만으로 인해 파직된 전례가 있사오나 당시 본조에 접속하여 직무를 수행할 수 없었던 사정이 있었음을 소명하였으며, 이번에 관직신청을 하면서 꼭 그 때의 일을 만회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였으니 전하께서 그에게 기회를 한 번 더 주시기를 삼가 청하옵니다."
하니, 전교하기를,
"병조에서 사령한 바를 알겠다."
하였다.

1월 31일 을묘(乙卯)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승훈랑 행승정원주서 김성이 쓰다.

개국620(2011)년 3월 15일 기록 : 승훈랑 행승정원주서 김성

http://www.1392.org/bbs?sajor11:538

김성 620('11)-03-15 23:52	서각 입고 완료(620. 3.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