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조선국 경복궁 승정원(承政院)

ㆍ작성자	이산
ㆍ작성일	개국620(2011)년 4월 24일 (일) 18:51 [유시(酉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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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정원/주서] <일기> 승정원일기 : 개국613(2004)년 04월

613(2004)년 04월

상(上) 2년, 개국 613(2004)년 4월 1일 경술(庚戌)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4월 2일 신해(辛亥)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4월 3일 임자(壬子)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사헌부집의 서양갑이 평안검률의 평정에 대해서 차자를 올려 아뢰기를,
"전하, 금번 병조의 3월 마지막주 무관 평정의 결과 평안도 검률 민성휘가 평점 6점으로 가계의 결과를 얻었사온데 신은 이것이 심히 부당하다 사료되어 전하께 아뢰고자 하옵니다. 전하, 평안도 검률 민성휘가 부임이후 이룬 것이 무엇이옵니까? 현 평안도에는 백성들의 활동이 거의 전무한 지경이며 오직 검률 민성휘와 관사 서상현 만이 도내를 지키고 있을 뿐이온데, 대체 무슨 공으로 승품의 평정 결과를 받게 되었는지 참으로 의문이옵니다. 단지 조정의 공문을 몇번 게시한 것이 승품할 만한 충분한 사유가 되었다면 도내의 황폐화와는 상관없이 승품의 평점을 내려도 상관이 없는 것이옵니까? 다만, 평안도의 경우 이북지역의 특성상 백성들의 활동이 드문 곳이며, 민성휘가 부임할 당시부터 도내의 사정이 최악이었으니 현 평안도의 황폐화된 사정을 오직 검률 민성휘에게만 돌릴 수도 없는 것은 사실이오나, 그렇다고 하여 공적이 없는 자를 승품 시킨다는 것은 매우 부당한 일이옵니다. 민 검률은 부임이후 단 한번도 어전에 장계를 올린 바가 없사오며, 도내 활성화를 위해 서당 훈장을 모집하려는 움직임을 보였으나 여의치 않자 이제는 넋 놓고 소극적 자세로 도내 행정을 보는 것에 안주하고 있사온데, 이런 자에게 승품의 점수를 준 평관들의 기준이 참으로 궁금하옵니다. 전하, 명백히 잘못된 병조의 평정을 바로잡아 기강을 바로 세우시옵소서. 과도하게 후한 평정은 관리들의 나태함만을 조장할 뿐이오니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하니 전교하기를,
"아뢴 바를 잘 알겠다. 일간, 과인이 달리 조처하는 바가 있을 것이다."
하였다.
○ 한성부 종사랑 양귀헌이 문예활동 장려에 대해 상소를 올려 아뢰자 비답하기를,
"상소한 바를 알겠다. 예조에 전교하니, 본 상소를 예조 관원과 각급 지방관들이 회람(回覽:돌려 가며 봄)할 수 있게 조처하라. 또한, 사헌부에서는 종사랑이 차후로 압존(壓尊)을 지킬 수 있도록 엄히 훈계(訓戒)하라."
하였다.
○ 한성부 유생 류재현이 충무공을 문묘에 배향하기를 청하는 상소를 올려 아뢰니 비답하기를,
"문묘(文廟)에 충무공을 배향하는 것이 가당키나 한 일인가. 본 상소는 가납하지 않는다."
하였다.

4월 4일 계축(癸丑)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병조판서 이휘가 집의(서양갑)의 차자에 대하여 차자를 올려 아뢰기를,
"금번 평안검률 민성휘에 대한 병조의 평정에 관하여 사헌부에서 그 시정을 전하께 아뢰었나이다. 신은 병조의 수장으로서 무릇 그 잘못됨을 전하께 아뢰고져 하나이다. 언제부터 사헌부에서 전조의 평정을 문제 삼았는지 알 길이 없습니다. 평정은 분명한 전조의 권한으로 아무리 사헌부라 하나, 잘못된 평정에 대해 어전에 직보하여 그 잘잘못을 정해주십사 청하는 것이 과연 맞는 것인지 알 길이 없습니다. 만약 집의가 금번 평정에 대해 의문사항이 있다면 마땅히 감찰기관으로서 병조에 이번 평정문서를 헌부로 제출요구하여, 검토한 후, 시정을 권고하는 것이 우선이지, 무조건 어전에 차자를 올려 평관의 기준을 문제삼으며, 어명으로 병조의 평정을 바로 잡고자 아뢰는 것은 그 절차가 잘못되었다 사료되옵니다. 이번 민 검률의 평정에 평관을 한 자들은 모두 셋이옵고, 그 평점이 각기 다르옵니다. 각자의 판단에 대하여 평정을 하였고, 그것을 평균하여 낸 것이 금번 평점이온데, 이를 잘못되었다 한다면 병조 관원 대다수가 잘못되었다하는 이야기이니, 어찌 이 자리를 보전하겠습니까? 병조에서 내린 민성휘에 대한 평점이 6점이니, 이는 중상에 해당되옵고, 중간의 바로 윗 평점이옵니다. 신은 민 검률의 그간 행적이 그 보다도 못하다는 것은 인정하기 어렵습니다. 지난 2월8일 홍문관의 수장으로 부임한 전 박사 조광윤은 부임 이후로 홍문관에 부임인사 한 건과 공문전달 한 건의 글만 올리고, 어전에 계본 두 건만 올리는 활동을 한 달 동안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3월 평정에서 중중의 평점을 받아 승품을 한 적이 있사옵니다. 그런데, 사헌부에서는 이와 관련한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습니다. 과연 금번 병조의 평정보다, 이조의 평정이 공정하다 할 수 있겠나이까? 어찌 같은 헌부에서 이리 틀린 기준을 적용한단 말이옵니까? 그리고 그 동안 평안도에는 본직 관찰사를 포함한 12명의 관찰사대행들이 민성휘 전에 있었사온데, 그들이 거개 다 승품점을 평정으로 받은 바 있습니다. 과연 그들중 민성휘보다 나은 업적을 쌓아 승품한 자가 몇이나 있으며, 평안도를 부흥시킨 확실한 공로로 승품한 자가 몇이나 있다는 것이옵니까? 아마 그와 같은 엄격한 평점을 적용한다면, 이북 삼도로 가겠다는 관리를 찾아 볼 수 없을 것이라 사료되나이다. 어쨋든 금번 평정과 관련하여, 사헌부에서 병조에 잘못된 기강이 잡혀 있음과 과도하게 후한 평정으로 관리들에게 나태함을 조장하였다하는 탄핵 아닌 탄핵을 받았으니, 병조의 수장으로 어찌 책임을 지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신은 이와 관련한 책임을 지고, 병조 판서직을 사임하고자 하나이다. 신이 책임을 지고 사임하는 만큼 전하께서는 휘하 관원들에게는 그 책임을 묻지 말아 주시옵기를 감히 청하옵니다. 금번 평정과 관련하여 전하께서 살피시고, 잘못되었다 하면 후임 수장으로 하여금 바로 잡도록 하여 주시옵소서. 물러가 삼가 하교를 기다립니다."
하자 전교하기를,
"아뢴 바를 알겠소."
하였다.
○ 사헌부집의 서양갑이 육조 및 한성부 암행감찰에 대해 계본을 올려 아뢰기를,
"신이 근 며칠간 경관의 아문들을 살펴본 결과를 아뢰오니, 공명정대한 전하의 전결을 바라옵니다. 먼저 육조에 대하여 아뢰옵니다. 이조는 얼마전 사옹원 직장 조휴민의 사직으로 관원이 이조 참판 이완과 사옹원 주부 김지수 2명이어서 업무에 약간의 차질이 있는듯 보였나이다. 전하께서 명하신 어명봉행의 업무는 근자에 사옹원 주부 김지수의 접속체력 저하로 업무 수행이 늦어지고 있는 실정이었사오며. 개명신청서등의 민원이 늦어지고 있었사오니, 이조의 관리 충원이 시급하다 여겨지옵니다. 그외 업무는 일상적으로 돌아가고 있었사옵니다. 호조는 참판 최영이 맡고 있사온데, 본적 변경 및 사망신고만 접수하고 있었으며, 한직의 모습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나이다. 그리고 호조에서 실시하는 정기 호구조사의 움직임은 아직까지 보이지 않고 있사옵니다. 예조는 홍문관까지 합쳐 총 12명이나 되는 관원이 속해 있어 업무상의 효율이 떨어지고 있었사옵니다. 참의 이동진이 각 속아문별로 업무 분담을 지시하였지만, 몇몇 관리들은 등청조차 하지 않거나 업무 참여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 그리 활발하지는 않은 모습이었사옵니다. 또한 전하께서 휴가 복귀후 승정원으로 명하셨던 홍문관 박사 조광윤은 본인이 신청한 휴가기간이 만료된 후 일주일이 넘도록 조정에 복귀하지 않고 있었사옵니다. 병조는 판서 이휘와 정랑 이현이 각자 장군급 인사와 위관급 인사를 잘 분담하고 있었사오며, 군기시 직장 김봉수와 의흥위 사용 김상수의 업무 수행은 비교적 양호한 편이었사옵니다. 병조 정랑 이현은 처음 병조의 전랑 업무를 맡아 평정 업무에서 착오를 빚는 바가 없지 않았으나, 업무를 충실히 이행하고 있었사오니 점차 나은 모습을 보일 것이라 예상하옵니다. 형조는 업무의 진척이 매우 더뎌 매우 침체된 느낌이었사옵니다. 참의 정재안이 2주간 등청하지 않은채 업무 수행이 지연되고 있었사오며 차임관인 좌랑 한종훈의 업무 수행도 크게 미흡하였사옵니다. 또한 명률 이의방의 사직으로 더욱 생기를 잃었으며, 지난번 성혼의 상소에 대해 전하께서 명하신 전교조의 공무원 중립 위반에 대한 논의에도 착수하지 않아 마땅히 형조의 수장급 인사들에 대한 문책을 하여야 할 것이옵니다. 공조는 현재 모임존폐 심사중에 있었사오며, 각 모임들이 심사서를 제출한 가운데 결과를 기다리고 있었사옵니다. 허나 10여일이 넘도록 그 결과가 지연되고 있었사오니 아무리 한직이라 하나 그 모습이 보기에 좋지 않았사옵니다. 다음으로 한성부에 대하여 아뢰옵니다. 한성부는 참군 박상진의 지휘 아래 도내에 시문 대회가 열리는 등 활성화에 만전을 기하고 있는 모습이었으나, 작일 올라온 양귀헌의 상소대로 분위기가 딱딱한 느낌이 없지 않아 한성 안에는 참군 박상진의 공지글들이 다수 보이는 가운데 간간히 다른 백성들의 활동이 보이고 있었사옵니다. 시문 대회에 너무 치중한 나머지 백성들의 진정한 호응이 부족한 것이 아쉬워 보였으며 이외의 관아업무는 충실히 이행되고 있었사옵니다. 또한 도내 교육은 한성부 참군 박상진이 맡고 있었사온데 한성부내 청암서원에서 강장 박상진은 44~64강에 이르기 까지 총 21강의 강의를 하여 도내 교육 활성화에 공로가 매우 컸사옵니다. 마땅히 이에 대한 포상을 주청드리옵니다. 전하, 경관의 일부 관리들이 나태함을 보이고 있사오나 이들은 대부분 초임관에 불가하오니, 각급 수장들로 하여금 이들의 업무 수행을 독려하게끔 하시고, 평정에 엄격히 반영하게끔 하시온다면 기강은 바로 설 것이라 사료되옵니다. 허나 초임관이 아닌 자들에 대한 치죄는 엄격히 시행되어야 할 것이니, 홍문관 박사 조광윤, 형조 참의 정재안, 형조 좌랑 한종훈의 경우 소임을 다하지 못한 바, 이들에 대한 치죄를 주청드리옵니다. 이상으로 미흡하나마 경관의 각 아문들을 살핀 결과에 대하여 아뢰옵니다."
하니 전교하기를,
"아뢴 바를 알겠다. 청암서원(淸巖書院)을 충실히 운영한 한성참군 박상진(朴商鎭)은 근무일수 30일을 가산한다. 징계에 관한 것은 별도로 조처하겠다."
하였다.
○ 사헌부집의 서양갑이 병판(이휘)의 차자에 대하여 차자를 올려 아뢰기를,
"전하, 신이 병조의 평정에 대한 문제를 병조와 먼저 상의하지 않고 어전에 직계한 것에 대하여 절차상의 문제나 혹은 형평성의 문제가 있었다면 마땅히 이에 대한 문책을 받을 것이옵니다. 또한 지난 일에 대해 형평에 맞지 않는 주청을 하였다면 이 또한 신의 불찰이오니 마땅히 벌을 달게 받겠사옵니다. 허나, 신이 병조에 미리 이의제기를 하여 근본적인 문제가 고쳐질 것이라 생각하였다면 어전에 아뢰는 일은 없었을 것이옵니다. 어찌하여 현재 시행되고 있는 전조의 평정은 자리보전만 하여 대충의 업무 행적만 보이면, 특히 참하관의 경우 5점의 턱걸이 점수라도 주어 승품을 시켜 준다는 말이옵니까? 전하, 이참에 이와 같은 전조의 잘못된 관행을 바로 잡으시옵소서. 전하, 신은 이북 양도의 관찰사 대행을 역임하며, 부임당시 최악의 상태와 다름 없었던 현지에서 백성들의 활동을 이끌어 내고자 최선을 다하였고, 백성들의 활동이 없더라도 나홀로 활동하며 부흥을 기원하였으며, 그러한 노력 끝에 성과를 이룬 바 있었사온데, 최소한 그런 노력 조차 보이지 않았던 민성휘의 승품이 부당하지 않다는 병판의 말에 신은 동의하지 못하옵니다. 이북 관찰사 대행들에 대한 평정이 엄격하게 적용된다는 것이 가혹하다는 것은, 현재 지방관으로 부임하는 관리들의 패기가 부족하기 때문에 그리 느껴지는 것이온데, 어찌 정당함 속에 없는 부당함을 꼬집어, 관행의 형평성만을 내세울 수 있겠사옵니까? 또한 전하, 병판의 사직을 윤허하지 마시옵소서. 어찌하여 현 조정의 수장들은 자신에 대한 조그만 질책이라도 있다면, 그 책임을 중한것으로 여기고 쉬이 사직하려 한다는 말이옵니까? 종묘 사직에 대한 책임감이 투철하다면 그리 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전하, 잘못된 관행들에 대한 모든 행태는 바로잡아 마땅한 것이옵니다. 금번 일에 대한 신의 행동에 지나침이 있다면 모든 벌을 달게 받겠사오나 차마 대간의 양심으로 잘못된 관행이 지속되는 차마 일은 눈뜨고 보지 못하겠사오니, 부디 신의 뜻을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하니 전교하기를,
"아뢴 바를 알겠다."
하였다.
○ 병조판서 이휘가 사직소를 올리자 전교하기를,
"사직을 윤허하지 않겠소."
하였다.
○ 홍문관저작 정종욱이 관서지방을 암행하여 서계를 올려 아뢰니 전교하기를,
"아뢴 바를 잘 알겠다. 어사의 직임을 충실히 수행한 저작 정종욱(鄭鍾昱)은 근무일수 15일을 가산한다."
하였다.

4월 5일 갑인(甲寅)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형조좌랑 한종훈이 전공노와 전교조에 대하여 계본을 올려 아뢰기를,
"현재 민국에서 총선이 얼마 남지 않은 가운데, 전공노와 전교조가 특정 정당을 지지한 것에 대해서 형조 내에서도 의견이 매우 분분합니다. 두 노조 다 공무원이기 때문에 선거의 중립성에 위배된다는 의견도 있고, 노조도 이익 집단이기 때문에 자신을 의견을 표출하고 지지정당이 국회에서 자신의 집단 관련 특정 법을 개정할 때 이익을 위해 특정정당을 지지 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민국에서는 총선 선거전이 불붙고 있는 가운데서 현재 본조가 특정한 판결을 내릴 경우 판결에 따라 실제로 전공노나 전교조의 반발 및 선거관리위원회의 경고조치 등 현실적인 여건 상 본조가 특정정당을 지지한다는 오해의 소지가 있기에 형조에서는 이번 건에 대해서는 개입하지 않는 것이 타당하다고 사료됩니다."
하니 전교하기를,
"수장인 참의를 대신하여 좌랑이 계(啓:보고)한 사유를 알지 못하겠으나, 아뢴 바는 알겠다."
하였다.
○ 충청도 진사 이덕무가 사헌부의 차자에 대해 상소를 올려 아뢰기를,
"사헌부집의 서양갑이 평안도검률 민성휘의 평정 문제와 관련하여 그 결과가 부당하다는 의견을 전하께 차자하여 아뢰었는데, 이에 대하여 병조판서 하빈군 이휘가 연이어 전하께 차자를 올려 의견을 개진하였습니다. 신이 조신(朝臣)이 아니라 시골에 묻혀 있는 관계로 그 평정 결과가 얼마나 합당한지 여부는 잘 알지 못하겠으나, 병조판서가 사헌부의 차자에 절차상 문제가 있음을 말하고 금번 일을 기회로 사직하려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또한 쉽게 납득하지 못하겠습니다. 평정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그 자체로서 정당성을 가지는 것이지만, 심각한 문제가 실존하고 그것이 묵과할 수 없을 정도에 이르렀다면 고쳐 시행하기를 힘써 주청드릴 수 있는 일입니다. 더군다나 이번 일은 삼사(三司)의 대표이고 양사(兩司)의 주축인 사헌부 대간이 작심하여 올린 차자가 아닙니까. 예로부터 양사에서는 승정원을 통하지 않고도 전하께 직접 상소하고 차자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를 두었으니, 사헌부에서 먼저 관계 관청을 거치지 않은 것이 무슨 문제가 되겠습니까. 홍문관 관원들이 스스로 전하의 자문기관이고 예조의 속아문임을 알고 있으면서, 어떤 의견을 말할 때에 먼저 내부 논의를 거치거나 의견 수렴을 하지 않고 관원 각자가 상소하고 차자하는 일이 비일비재합니다. 양사 대간(臺諫)들도 삼사의 일원인데, 관리들의 주청과 상소가 이처럼 허용되고 있는 마당에 조정 내의 어떤 문제점을 지적하거나 제도 개선, 재평정 주청 등에 관한 의견을 감히 전하께 직소하지 못하겠습니까. 양사 관리는 조정의 눈과 귀와 같으므로 의견이 정도에 지나치다 하더라도 너그럽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또 평정 결과가 그 스스로 존중받는 것처럼, 대간(臺諫)들의 의견 역시 자연적으로 공정성을 의심받지 않습니다. 이를 형평 운운하며 문제 삼아 차후 언로(言路)가 위축될 소지를 남겼을 뿐 아니라, 집의를 후임 병조 수장으로 추천하며 전하께 사직을 청하였으니, 하빈군은 이미 조정 중신으로서의 체모를 잃었습니다. 본의든 본의 아니든, 마치 상대방을 탄핵하여 그 자리를 차지하는 것과 같은 모습일 것인데, 세상 어느 누구가 자신이 관계된 일로 인해 물러난 관리의 뒤를 이어 그 직임을 맡았다는 오명을 듣고자 하겠습니까. 평정 문제에 대해 말씀드리자면, 그간 관리들에 대한 평정이 지나치게 관대하였다면 고쳐 바로잡는 것이 옳은 일이지, 그것을 전통이고 관례라고 포장하여 그대로 시행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일이 아닙니다. 임진왜란 당시 왜적과 싸우다가 패한 장수는 군대를 복멸시켰다는 죄를 받고 후퇴하여 도망간 장수는 군대를 온전케 했다는 것으로 벌을 면하였다고 하는데, 이 일화를 소관 업무에 충실하지 않았음에도 품계와 관직이 차례로 오르는 요즘 관리들의 경우와 비교한다면 과연 어떠하겠습니까. 소극적으로 업무에 임하는 관리들에 대한 인사 처분을 더욱 엄격하게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당상관 승차시에 두 번 째 외관직 수행 여부를 참작하도록 하고 4품관 이상의 평정 기간을 2개월로 연장하도록 제도를 마련한 것이 얼마 전의 일입니다. 만약 집의가 아뢴 바와 같은 문제가 조정 내에 팽배하다고 한다면 당초 이러한 제도를 마련한 뜻이 어디로 가겠습니까. 하는 일이 크게 미흡해도 인사상 불이익이 없을 뿐 아니라 오히려 승품과 승진이라는 포상이 이루어지는데, 이러한 모습이 실제 조정 풍토 그대로라면 장차 그 무엇으로 관리들에게 노력과 활동을 기대하겠습니까. 또 그 품계와 관직은 얼마나 명예롭겠습니까. 자리만 차지하고 있는 관리들의 퇴진을 명확하게 하시고, 잘못된 규례나 전례가 있다면 폐단을 분명하게 살펴 크게 개선하시는 것으로 전하의 치세에 맞게 조정을 일신(一新)하시기 바랍니다. 업드려 원하건대, 상소를 가납하여 주신다면 실로 다행이겠습니다."
하니 비답하기를,
"아뢴 바를 잘 알겠다. 일간, 과인이 조처하는 바가 있을 것이다."
하였다.

4월 6일 을묘(乙卯)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홍문관정자 장운익이 호남지방을 암행하여 서계를 올려 아뢰니 전교하기를,
"아뢴 바를 잘 알겠다. 어사의 직임을 충실히 수행한 정자 장운익(張雲翼)은 근무일수 20일을 가산한다."
하였다.
○ 경기도 검률 신대치가 경기도에 대해 장계를 올려 아뢰기를,
"신이 지난 2월7일에 경기도에 부임하였을 때 그 전년도 4/4분기에 실시한 유효인구가 4인에 불과하고 그 마저 2인은 현직 관리였으며, 1인은 잠시 출사를 접은 유품자였으며 실제 경기도에서 살고 있는 백성은 1인이었나이다. 피폐하기가 이를데가 없어, 소인은 무엇을 어찌 시작해야 할지 모를 정도였나이다. 글 또한 올해 들어 신이 부임하기 전까지 올라온 글이 공문을 포함하여 총 14건에 불과하였으니, 이는 일주일에 한두건이 될까 말까한 수치였나이다. 하여 신이 무엇을 어떻게 시작할까 고민하던 중에 신이 흥미를 유발할만한 글일 올리고 거기에 댓글을 남기는 사람부터 상대하여, 유효인구를 늘리고자 판단하였나이다. 신이 이런 생각으로 '임진왜란 이야기'라는 글을 연재 하였는데, 이것은 임진왜란을 다른 시각으로 살펴보아 역사에 관심이 있는 사조인들로 하여금 관심을 불러 일으켜 질문을 하고 댓글을 올리면서 친해지고자 하는 시도였나이다. 그러나 신이 잘못생각하였는지 그 글에 대하여 댓글이 거의 올라오지 않아 2회를 연재하고 지금까지 중단되었나이다. 신이 이러한 생각이 어찌하여 실패하였는가 생각해 보았더니, 글이 너무 가르치는 듯 한 느낌을 들게 하여 백성들이 쉬이 가까이 하지 못했다 판단하였나이다. 이에 쉽게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소위 '잡담'위주의 글을 올리고 그 글에 댓글을 올리는 사람들에게 또다시 열심히 답하여 인간적으로 친해질 수 있는 노력을 하였나이다. 마침 선전관청이 가동되어 지속적으로 호적신고를 하는 유입인구가 늘고 있었던지라 이러한 신의 시도가 일정 부분 성공하는 듯 하여 도내 잠시 활기가 돌기도 하였나이다. 뿐만 아니라 신규 입조한 백성들에게 별시 참여를 독려하여 지난 11차 별시에 문무과에 무려 4인의 급제자를 배출하기도 하였나이다. 신이 부임한 이후에 호적신고한 백성중 6할 가까이 과거에 급제하였나이다. 잠시 활기가 돌기 시작한 경기도를 더욱 활성화 시키고자 신이 특정한 주제를 가지고 논하는 자리를 만들어야겠다 생각하던중 마침 민국에서 대통령 탄핵이 일어났는 바, 이를 주제로 대 토론회를 주최하였나이다. 사안이 사인인지라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고 나름대로 활발한 토론이 이루어 졌으나, 신의 불찰로 병조와 게시판에서 사용한 문체와 관련하여 마찰이 있었나이다. 이로 인해 신과 병조 관원들가 약간의 감정싸움이 있었으나, 병판 이휘가 이를 중재하여 신이 근신하였나이다. 다음으로 감영의 상황에 대하여 아뢰겠나이다. 홍문관 정자 장운익이 어명으로 암행하여 경기도를 살피고, 신이 감영에 등청하지 않은 죄를 물었사온데, 신이 공문에 올라오는 글을 감영에 게시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나이다. 허나, 신이 판단하기에 같은 글을 같은 도내 여러 게시판에 올리는 것인 합당하지 않다 생각하였고, 형식과 방식에 치우친 것이라 생각되어 백성들에게 필요한 사항은 '<공고>'의 형식으로만 알리었을 뿐 관아에 또다시 게시하지 않았나이다. 이것이 죄라면 죄가 될 수 있사온데, 전하께서 죄를 물으신다면 달게 받겠사옵니다. 또한 관속에 대하여 아뢰나이다. 사이트 상에는 병방이 있다 나와 있사온데, 전임관인 이완에게 부임초 개인 서찰로 문의하였는 바, 병방은 이미 해임이 된 상태였다 알려주어, 사이트에만 정리가 되지 않았을 뿐 해임의 절차는 모두 완료하였다 판단하였나이다. 그러나 신이 세심하게 이조의 게시판에 해임 신청서를 내었는가도 살펴보아야 하였음에도 그리하지 않았나이다. 이제 장운익의 서계를 보고서야 이조 게시판을 살펴보니 아직 병방 김민규의 관속 해임 신청서를 경기도에서 제출하지 않았나이다. 이 또한 운익이 말한 신의 죄라 생각하옵니다. 다음으로 관내 교육기관에 대하여 아뢰겠나이다. 경기도는 현재 오랫동안 서당이 운영되지 않았나이다. 신 역시 이 문제에 관심이 없었던 것은 아니나, 무릇 경기도의 훈장이라 함은 학식 뿐만 아니라 책임감이 강해야 한다 생각하여 모집 공고를 내지 않고 틈날 때 마다 팔도를 돌아 다녀 학식 있고 훌륭하신 분을 삼고초려하여 직접 초빙해올 생각이었나이다. 허나 신이 틈날 때 마다 팔도를 다녔으나, 아직 적당한 인재를 찾지 못하여 아직까지 공석이니 운익의 서계대로 이또한 신의 대죄이옵니다. 이상과 같이 경기도에 관하여 아뢰나이다. 신이 경기도에 지방관으로 있는 동안 신은 나름의 노력을 한다 하였으나, 벼슬이 올라가고 그 책임이 높아 질 수록 신의 무능력을 뼈져리게 느끼나이다. 또한 제대로 하는 일은 하나도 없고 일을 벌려 놓기만 하되 마무리 하고 하나 하나 촘촘하게 처리하지 못하니 주상께 죄만 짓기 일수 이옵니다. 마침 운익이 암행의 결과를 어전에 아뢰어 신의 죄를 묻고 있사오니, 신에게 죄를 주시어 신의 자리에 맞는 삶을 주시옵소서."
하니 전교하기를,
"아뢴 바를 알겠다."
하였다.
○ 한성부 유행 류재현이 충무공을 문묘에 배향하기를 재차 청하는 상소를 올리니 비답하기를,
"공자(孔子)를 비롯한 선현들의 학덕(學德)을 기리고, 유생들의 연학을 위해 마련한 묘당(廟堂)에 어찌 무신인 충무공(忠武公:이순신)을 배향할 수 있겠는가. 이는 가납할 수 없으니, 거듭 상소치 말라. 아울러, 선왕(先王)때 내려진 처분이 아직 해제되지 않았는데, 어찌 근신치 않고 거듭 상소하는가."
하였다.

4월 7일 병진(丙辰)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상(上)께서 업무부진과 감찰결과에 따른 징계 및 인사에 대하여 전교하기를,
"업무부진과 감찰결과에 따른 징계 및 인사를 금일자로 단행한다.
- 시호도감 업무부진에 따른 징계
시호도감 제조 하빈군 이휘(李輝)를 면직하고, 근무일수 20일을 감(減:감산)한다. 시호도감 도청 이동진(李東珍)을 면직하고, 근무일수 15일을 감한다. 시호도감 낭청 조광윤(趙匡胤)을 면직하고, 근무일수 10일을 감한다. 시호도감을 폐(閉:닫음)하고, 관계 사무를 예조로 이관(移管)한다.
- 사헌부 감찰(監察)에 따른 경관직 징계
호조참판 겸 선공감 제조 해원군 최영(崔瑩)의 근무일수를 20일 감한다. 형조참의 정재안(鄭宰安)을 면직하고, 근무일수 20일을 감한다. 예조 홍문관 박사 조광윤(趙匡胤)을 면직하고, 근무일수 15일을 감한다.
- 어사 서계(書啓)에 따른 외관직 징계
경기도 검률대행 신대치(申大治)의 근무일수를 7일 감한다.
- 문.무관 평정을 엄격히 시행할 것을 독려하는 징계
병조판서 하빈군 이휘(李輝)의 근무일수를 15일 감한다. 이조참판 덕수군 이완(李浣)의 근무일수를 15일 감한다.
- 사간원에 대한 인사
조봉대부 한백겸(韓百謙)을 행사간원 헌납으로 삼는다."
하였다.

4월 8일 정사(丁巳)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4월 9일 무오(戊午)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상(上)께서 상소문 비답에 관하여 전교하기를,
"상소문 비답에 관하여, 각급 관청에 전교한다. 금일부터 올라오는 상소(上疏)는 사안에 따라 과인이 직접 비답(批答)을 내리거나, 해당 관청에서 답변토록 하겠다. 예를 들어 과인이 비답에 '호조(戶曹)에서 조처할 것'을 명하면, 호조의 수장이 해당 상소문에 '답변글'로 답변토록 한다. 이와 관련하여 사헌부(司憲府)에서는 주기적으로 상소게시판을 살펴, 답변이 지연되는 관청이 있다면 속히 조처하도록 독려해야 할 것이다."
하였다.
○ 함경도 전갑산부다 서양갑이 토관직 천거에 대하여 장계를 올리기를,
"전하, 신이 함경도 갑산도호부사 직의 임기가 만료된지 두 달이 지났으나 아직 대행의 업무를 맡고 있어 도내 행정을 보는 중, 토관직을 신청한 자를 천거하여 올리오니 처결을 바라옵니다. 전하, 함경도 백성 민지훈을 토관직 무반으로 천거하고자 하옵니다. 민지훈은 1990년생으로 지난 3월 18일 함경도에 입조하여, 꾸준한 도내 활동을 보여 주었으며 이번 17차 소과에서 생원시에 입격하는 등, 관직을 부여하여도 손색이 없다 사료되옵니다. 현재 함경도는 정식 관찰사 대행이 부임하지 않은 상태이오나 활동 유효인구가 7인에 달할 정도로 비교적 활발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은 여용 신재호와 같은 토관들의 활약이 컸기 때문이옵니다. 전하, 함경도 백성 민지훈을 정9품 여력도위로 천거하여 올리오니, 윤허하여 주시옵소서."
하니 전교하기를,
"장계를 윤허하여, 민지훈(閔地訓)을 토무반 정9품 여력도위로 삼는다. 아울러, 함경도 부흥에 기여한 서양갑(徐羊甲)과 신재호(申渽湖)의 근무일수를 10일씩 가산한다."
하였다.

4월 10일 기미(己未)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병조판서 이휘가 지방관 임명에 대하여 계목을 올려 아뢰니 전교하기를,
"병조에서 조처한 바를 잘 알겠소."
하였다.
○ 한성부 종사랑 양귀헌이 빈청 활성화에 대하여 상소를 올려 아뢰니 비답하기를,
"상소한 바를 유념하여, 빈청 논의가 활성화되도록 깊은 관심을 쏟겠다."
하였다.

4월 11일 경신(庚申)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이조참판 이완이 지방관 임명 등에 대하여 계본을 올려 아뢰니 전교하기를,
"계본이 이러한 것을 보면, 덕수군의 기력(氣力)이 예전 같지는 않은 듯 하다. 아뢴 개명과 휴가는 윤허한다. 인사(人事)에 관한 것은 별도로 전교하겠다."
하였다.
○ 상(上)께서 당하 경관 및 외관에 대한 인사에 대하여 전교하기를,
"당하 경관(京官) 및 외관(外官)에 대한 인사를 단행한다. 명일(12일), 전황해도 찰방 박영효(朴英孝)를 형조 별제로, 전경기도 검률 신대치(辛大治)를 홍문관 부수찬 겸 지제교로, 전형조 명률 이의방(李義方)을 병조 훈련원 주부로 삼는다. 아울러, 행이조 사옹원 주부 김지수(金志洙)를 행함경도 찰방으로, 형조 율학훈도 김영일(金榮一)을 행황해도 검률로, 예조 승문원 정자 성혼(成渾)을 행경기도 검률로 삼는다. 금번 인사에서 이미 낙향(落鄕)한 관리를 임의로 중용(重用)한 것은, 작금에 조정(朝廷)이 처한 어려움을 헤아려 과인의 뜻을 따라 줄 것으로 믿기 때문이다."
하였다.

4월 12일 신유(辛酉)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이조참판 이완이 당상관 평정결과에 대한 계목을 올려 아뢰니 전교하기를,
"이조에서 평정한 바를 알겠다. 예조참의 이동진(李東珍)의 가자 여부는 삼사(三司)의 의견을 듣고 결단하겠다.
헌데, 호조참판의 평정은 어찌 되었는가."
하였다.
○ 예조참의 이동진이 제14차 대과 시행에 대하여 계본을 올려 아뢰니 전교하기를,
"금번 대과는 4월 15일부터 21일까지 7일간 시행하라. 아울러, 문과 시관은 참의 이동진(李東珍). 부교리 이찬형(李燦炯). 별제 조병옥(趙炳玉)으로 한다."
하였다.
○ 예조참의 이동진이 제14차 대과 문과 시제에 대해 계본을 올렸다.
○ 한성부 참군대행 박상진이 민국 사범 논죄에 대하여 계본을 올려 아뢰었다.
○ 전라도 검률 장운익이 민국 사범 논죄에 대하여 계본을 올려 아뢰었다.
○ 충청도 검률 김봉수가 민국 사범 논죄에 대하여 계본을 올려 아뢰었다.
○ 병조판서 이휘가 제14차 대과 시행에 대하여 계본을 올리자 전교하기를,
"대과 시행일은 예조에서 올린 계본에 하교하였소. 무과 시관은 아뢴대로 조처하시오."
하였다.
○ 병조판서 이휘가 제14차 대과 무과 시제에 대하여 계본을 올렸다.
○ 충청도 진사 이덕무가 규장각 복설에 대하여 상소를 올려 아뢰기를,
"현재 조정에 신하들의 숫자가 적은 것이 아니지만, 그 면면을 살펴 보면 오히려 신하들이 적었을 때만 같지 못합니다. 각 관아에 여러 명의 관리가 임명되어 있으나, 그 가운데 맡은 바 소임을 다해 노력하는 자의 비율은 매우 적습니다. 최근의 일을 보아도, 별시(別試) 과거를 거쳐 새로 조정에 출사한 자가 10여 인에 이르렀지만, 지금 제대로 직임을 담당할 수 있는 자가 얼마나 되는지 알 수 없는 지경입니다. 이는 신임 관리들이 자신이 담당한 직무와 관련하여 충분한 수준의 교육과 안내를 받지 못한 때문입니다. 관청 수장(首長) 이하 구관(舊官)들 대부분이 스스로 업무에 대해 소상히 알지 못할 뿐 아니라, 무엇에 지치고 바쁜 때문인지 신임관들을 친절하게 이끌고 교육하려 하지 않습니다. 먼저 있는 관리들이 알려주고 안내하지 않는데, 처음 관직에 나아간 관리들이 어떤 일을 할 수 있겠습니까. 오로지 위에서 시키는 일만 가까스로 이행할 뿐이니, 끝내 몇 명이나 자립(自立)하여 참상관이 되고 후임 수장직을 맡아 행할 수 있을지 기약할 수 없습니다. 그 전에 낙심하여 관직을 떠나고 무기력에 지쳐 생을 마감하는 경우가 다수인 것이 오늘날의 조정 현실인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을 개선하고 타개하기 위해서는 가시적인 조치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신 등의 생각으로는, 정조대왕께서 설치하셨던 규장각을 복설하여 운영하는 것이 한 방편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신임 관리들을 홍문관, 예조, 병조 등의 관청에 몰아 임명하여 그들로 하여금 소일하게 하지 말고, 출사 직후에 규장각을 거치도록 하여 관직자로서의 기본 소양을 먼저 갖추도록 하는 것입니다. 일을 맡아 행할 마음이 확실한 자를 규장각 수장으로 직접 또는 겸임 임명하고 능력과 경험을 두루 갖춘 자를 중간 관리로 임명하여 그들로 하여금 가르치고 독려하게 한다면 분명 성과가 있을 것입니다. 정조대왕께서 친히 신하들을 훈육하셨던 초계문신제(抄啓文臣制)와 같은 것을 전하께서 몸소 실현하실 수도 있는 일입니다. 전하께서 임(臨)하시는데 어찌 초임 관리들에게 영광이 아닐 것이며, 어찌 그들이 소홀하게 규장각의 일을 돌보겠습니까. 또 대부나 참상관 가운데 인재라고 여겨지는 자들을 선발하여 규장각에서 고급 관료의 자질을 배양하고 단련하게 하는 것도 가능할 것입니다. 신관(新官)과 구관이 서로 토론하고 논의하는 과정에서 종묘사직을 위한 좋은 제도와 개선안 등이 마련될 수도 있으니, 비록 관청을 하나 더 개설하는 옥상옥(屋上屋)이 될 것이라는 염려의 소리가 있더라도 한 번 결행할 만 하지 않겠습니까. 신관과 구관을 모두 포괄하여 문무관을 가리지 않고 임명하면 홍문관과 구별되는 점이 명확히 있을 것이고, 때때로 개혁정치를 위한 연구와 논의를 병행하게 한다면 그 특성이 더욱 부각될 것입니다. 필요하다면 대행대왕의 행장 찬술과 같은 학술 사업을 맡길 수도 있을 것이니, 속히 규장각을 복설하시어, 전하의 연구기관 겸 관리교육기관으로 삼으시기 바랍니다."
하니 비답하기를,
"내각(內閣:규장각)의 복설은 고려할만한 사안이다. 일단, 예조와 삼사(三司)의 의견을 들어 보겠다."
하였다.

4월 13일 임술(壬戌)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예조참의 이동진이 소과 시관 포상 등에 대하여 계본을 올리니 전교하기를,
"박상진(朴商鎭)과 조병옥(趙炳玉)은 근무일수 7일을 가산하고, 원시 시관들은 5일을 가산한다."
하였다.
○ 이조참판 이완이 호조참판의 평정에 대하여 계본을 올리니 전교하기를,
"아뢴 바를 알겠다."
하였다.
○ 평안도 검률 민성휘가 민국 사범 논죄에 대하여 계본을 올려 아뢰었다.
○ 경기도 선무랑 신대치가 자신(신대치)의 직을 거두기를 청하는 상소를 올려 아뢰자 비답하기를,
"선무랑의 뜻을 알겠다. 신대치(辛大治)를 홍문관 부수찬으로 삼겠다는 과인의 지난 전교를 거둔다. 진사 이덕무(李德武)에 관한 것은 좀 더 상량한 후에 결단하겠다."
하였다.

4월 14일 계해(癸亥)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사헌부집의 서양갑이 3월 포상 및 징계자 外에 대하여 합계한 바를 아뢰기를,
"3월 포상 및 징계 대상자에 대하여 삼사에서 논의한 바로는, 포상 대상자에 예조 참의 이동진, 前병조 군기시 직장 김봉수, 평안도 관사 서민교를 다수 추천하였으며, 징계 대상자로는 예조 교서관 정자 김준영을 만장일치로 뽑았사옵니다. 예조 참의 이동진은 많은 예조의 초입사 관리들을 이끌며, 맡은 바 업무를 충실히 이행하여 타 관리들의 솔선수범이 되었기에 추천 대상자로, 前병조 군기시 직장 김봉수는 초임관으로 비교적 뛰어난 업무 활동을 보였기에 추천 대상자로, 평안도 관사 서민교는 평안도의 유일한 활동 유효인구로 황폐화된 평안도를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한 공로가 있어 추천 대상자로, 각기 선정되었사옵니다. 다음으로 수사 진행시 실,가명 사용 여부에 대한 삼사의 공론을 아뢰옵니다. 삼사의 공론은 수사 진행시에도 가명 사용을 하는 것이 낫다는 쪽이었사옵고, 그 사유로 실제 인물들로부터의 명예 훼손과 관련한 파급,파장을 우려한 바가 가장 컸사옵니다. 실명으로 논죄하고 판결하는 것이 민국 사범에 대한 더 큰 처벌을 내리는 데 효과적일 수는 있으나 오래전부터 사이트 관리 차원에서 이루어진 민국 사범의 가명 처벌에 대해서는 조정 공론만으로 어찌할 수 없는 문제이옵니다. 그러니 수사 진행때부터 가명 사용을 하여 판결때까지 일관성있기 진행하는 것이 더 나을 것이라 사료되옵니다."
하니 전교하기를,
"포상 및 징계 일수에 관한 언급이 없으니, 해당자의 근무일수를 각 7일씩 가감(加減:가산 또는 감산)하는 것으로 한다. 일전에 삼사(三司)에 전교한 예조참의의 가자(加資) 건도 조속히 계(啓:보고)하라."
하였다.
○ 강원도 검률 김상수가 민국 사범 논죄에 대하여 계본을 올려 아뢰었다.
○ 전라도 백성 이은이 잡과를 통해 의관을 선발하기를 청하는 상소를 올리니 비답하기를,
"잡과(雜科)를 시행할 수 없는 사정은 일전에 전교한 바 있다. 조정에서 잡과를 시행해 의관을 선발한다고 하여, 의관들이 실제적으로 행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겠는가. 단지, 의학상식을 전파하는 일은 개인 또는 각급 교육기관에서도 능히 행할 수 있는 일이다. 상소한 내용은 앞으로도 시행하기 어렵다."
하였다.

4월 15일 갑자(甲子)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경기도 검률 성혼이 민국 사범 논죄에 대하여 계본을 올려 아뢰었다.
○ 경상도 검률 정종욱이 민국 사범 논죄에 대하여 계본을 올려 아뢰었다.
○ 황해도 검률 김영일이 민국 사범 논죄에 대하여 계본을 올려 아뢰었다.

4월 16일 을축(乙丑)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예조참의 이동진이 명예백성제도절목 개정안에 대해 계본을 올리니 전교하기를,
"개정(改定)을 잠시 보류한다. 과인이 추후에 별도로 전교하겠다."
하였다.
○ 형조좌랑 한종훈이 민국 사범 논죄에 대하여 계본을 올려 아뢰었다.
○ 함경도 찰방 김지수가 민국 사범 논죄에 대하여 계본을 올려 아뢰었다.

4월 17일 병인(丙寅)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병조판서 이휘가 민국 사범 논죄에 대하여 계본을 올려 아뢰니 전교하기를,
"병조의 의견을 끝으로 민국 사범 논죄와 관련한 의견을 모두 수렴하였으니, 시간을 두고 깊이 상량(商量)한 후에 결단을 내리겠다. 이에, 과인의 별명(別命)이 있기 전까지는 현 제도를 유지토록 한다.'
하였다.

4월 18일 정묘(丁卯)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전라도 통정대부 정재안이 자신(정재안)의 거취에 대하여 상소를 올리니 비답하기를,
"아뢴 바를 알겠다."
하였다.

4월 19일 무진(戊辰)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예조참의 이동진이 규장각 복설에 대하여 계본을 올려 아뢰기를,
"진사 이덕무가 올린 상소에 대하여 전하께옵서 예조의 의견을 물으신 바, 예조에서 논의를 거친 결과 주상전하의 연구기관 및 관리교육기관으로서의 규장각 복설에 대한 의견은 참으로 좋은 취지를 가진 의견이라고 중지를 모았사옵니다. 진사 이덕무가 상소에서 염려하였듯이 옥상옥의 기관이 될 수도 있을 것이오나, 그 점은 어떻게 새로운 기관을 활용하느냐에 달린 문제일 것이옵니다. 현재 홍문관이 정책자문기관으로서 본래의 역할에 충실하고 있으니 복설이 논의되고 있는 규장각과 그 업무가 중복되는 점이 있다 할 수도 있을 것이옵니다. 홍문관의 기능을 확대하여 현재의 정책자문에 더해 연구기관 및 관리교육기관으로서의 업무를 홍문관 안에서 총괄토록 할 수도 있겠사오나, 그리되면 오히려 한 아문이 맡은 바 직임의 범위가 지나치게 방대함으로 효율을 기대하기 어려울 수도 있사오니 새로운 아문을 설치하심이 옳을 것이라 생각하옵니다. 고래로 훌륭하신 군주들은 새로운 기관을 창설하기를 주저하지 않으셨사옵니다. 세종대왕께서는 집현전을 창설하시어 훌륭한 관리들이 연구에 몰두하고 정진할 수 있도록 그 기반을 마련하시었사옵니다. 세조대왕 때 집현전이 폐지되기도 하였사오나, 성종대왕께서는 홍문관을 창설하시어 또다시 새로운 기관으로 하여금 제도개혁과 학문연구를 담당토록 하여 임금의 정책결정을 보좌토록 하였사옵니다. 정조대왕께서도 역시 규장각을 창설하시어 홍문관과 구별된 제도개혁과 문신들의 교육등을 담당케 하여 당파에 찌들지 않은 신하들을 양성하고 그들의 학문연구를 독려하셨으니, 마땅히 본받아 행할 만한 것이옵니다. 오히려 문제는 새로운 기관의 창설이나 복설보다는 그 내용에 있을 것이옵니다. 현재 조정의 관리들 중에서는 초입사를 비롯해 신진관리라 할 만한 이가 대부분이니 이 새로운 관청을 맡아 그 직임을 다할 관리를 찾기가 쉽지 않으리라 여겨지옵니다. 무엇보다 그 내용이 충실한 기관이 되어야만 하는 관청일 것이기에 이런 문제에 대해 걱정하지 않을 수 없사옵니다. 그러나 이미 그 능력이 검증된 참상 이상 관리 중에 2인 정도를 겸직으로 배치하고 전하께옵서 초계문신제를 본받아 직접 내각에서 관리들의 교육을 검증하신다면 이 문제 또한 난망한 일만은 아니라고 보여지옵니다. 또한 예조의 논의중 일부의 관원들은 비록 육조직계제를 시행한다 하여도 의정부를 비워두는 것은 별로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오니 합당한 대신으로 하여금 의정부를 맡게 하여 규장각을 겸임토록 하는 방안도 제시되었으니 이 또한 고려할 만한 의견이라 생각되어 함께 아뢰옵니다. 이번에 규장각이 복설된다면 관리들의 소양교육을 기본으로 하되, 진사 이덕무가 소장의 마지막에 언급한 대행대왕의 행장 찬술과 같은 학술 사업에도 심혈을 기울인다면 신구 관리들이 조화롭게 일하여 사조 발전의 밑거름이 되는 기관이 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옵니다."
하니, 전교하기를,
"예조의 의견을 알겠다. 삼사(三司)의 의견을 듣고, 깊이 상량한 후 별도로 전교하겠다."
하였다.
○ 병조판서 이휘가 무관 휴가에 대하여 계목을 올리니 전교하기를,
"아뢴 바를 알겠소."
하였다.
○ 병조판서 이휘가 집의 서양갑의 평정결과에 대하여 계목을 올리자 전교하기를,
"병조에서 평정한 바를 잘 알겠소. 집의 서양갑(徐羊甲)은 근무일수 10일을 가산토록 하시오."
하였다.

4월 20일 기사(己巳)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사헌부집의 서양갑이 당상 가자 및 규장각 복설에 대하여 합계하여 아뢰자 전교하기를,
"금일, 예조참의 이동진(李東珍)을 가선대부로 가자(加資)하고, 예조참판으로 삼는다.
내각(內閣:규장각) 복설에 대한 삼사(三司)의 의견을 알겠다. 깊이 상량한 후, 별도로 전교하겠다."
하였다.

4월 21일 경오(庚午)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4월 22일 신미(辛未)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4월 23일 임신(壬申)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병조판서 이휘가 품계 몰수 및 휴가에 대하여 계목을 올려 아뢰자 전교하기를,
"계목대로라면 강조(姜照)의 품계몰수는 적절치 못하오. 강조의 몰수사령을 거두고, 관련 규례(規例:규정)에 근거하여 품계몰수를 단행하시오.
정랑의 휴가는 윤허하겠소."
하였다.
○ 한성부 승사랑 성혼이 근무태만 관리에 대하여 상소를 올려 아뢰니 비답하기를,
"상소한 바를 알겠다. 양사(兩司:사헌부와 사간원)나 전조(銓曹:이조와 병조) 등에서 반드시 조처하는 바가 있을 것이니, 크게 심려치 말라."
하였다.

4월 24일 계유(癸酉)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4월 25일 갑술(甲戌)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병조판서 이휘가 품계몰수 및 한성참군 임명에 대해 계본을 올려 아뢰자 전교하기를,
"아뢴 바를 알겠소. 강조(姜照)의 품계를 몰수하고, 김현유(金賢柳)를 수한성부 참군으로 사령하시오."
하였다.

4월 26일 을해(乙亥)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사헌부집의 서양갑이 정자 이승재, 정자 김준영을 탄핵하니 전교하기를,
"정자 이승재(李勝宰)와 김준영(金準永)을 파직하고, 전례에 따라 해당 근무일수를 감(減:감산)하라."
하였다.
○ 경기 검률 성혼이 장계를 올려 아뢰니 전교하기를,
"검률의 약조(約條)를 믿겠다. 격려의 뜻으로 근무일수 5일을 가산한다."
하였다.

4월 27일 병자(丙子)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전라도 검률 장운익이 장계를 올려 아뢰니 전교하기를,
"장계한 바를 알겠다. 검률의 근무일수를 7일 가산한다."
하였다.
○ 강원도 무공랑 조광윤이 상소를 올려 죄를 청하니 비답하기를,
"아뢴 바는 알겠다. 추후, 별도로 전교하는 바가 있을 것이니 향리(鄕里)에서 근신하라."
하였다.

4월 28일 정축(丁丑)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4월 29일 무인(戊寅)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이조참판 이완이 문관 휴가에 대하여 계목을 올리니 전교하기를,
"검률과 관사의 휴가를 윤허한다."
하였다.

4월 30일 기묘(己卯)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황해도 검률 김영일이 장계를 올려 아뢰니 전교하기를,
"일단, 검률의 압존(壓尊) 위배와 관련하여 양사(兩司:사헌부와 사간원)의 의견을 듣겠다."
하였다.

계공랑 수승정원주서 이산이 쓰다.

개국620(2011)년 4월 24일 기록 : 계공랑 수승정원주서 이산

http://www.1392.org/bbs?sajor11:548

이산 620('11)-06-04 17:15	서각 입고 완료(620.06.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