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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인하
[승정원/가주서] 승정원일기 : 개국612(2003)년 4월
승정원에 배속된 관원이 없음(無)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한성부 백성 김종욱이 민족주체사 교육 시행에 대하여 상소를 올렸으나 상(上)께서 유중불하(留中不下)하였다. ○ 이조참판 겸녹훈도감부사 조조가 당상관의 평정 결과에 대한 계목을 올리니, 전하께서 답하시기를, “양전(兩銓:이조와 병조)의 당상관은 과인이 직접 평정하므로, 따로 계목을 올리지 않아도 될 것이다. 이후로는 승진이나 체직(遞職:교체), 파직 등과 관련하여 특별한 의견이 있을 경우에 한해 보고하는 것이 좋겠다.”라고 하였다. 4월 2일 을사(乙巳) 승정원에 배속된 관원이 없음(無)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행홍문관전한지제교 정재안이 행의정부사인에 대하여 차자를 올려 아뢰기를, “의정부사인은 3월 25일 주상전하의 명으로 의정부사인이 된 이후 1년이 넘는 기간동안 조정의 수장으로 업무를 추진하여 장기간 조정의 대소사를 이끌고 성심껏 전하를 보좌하였사옵니다. 조금만 힘들어도 관원들이 바로 사직하거나 낙향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는 현 풍토에서 1년이상의 기간동안 묵묵히 매우 어려운 업무들을 묵묵히 수행하는 모습이 조정의 귀감이라 아니할 수 없사옵니다. 사인은 또한 그동안 관원이 부족한 가운데서도 빈청논의를 주관하고 최근에는 천거업무를 진행하는 등 현 조정의 어려운 풍토를 쇄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사옵니다. 또한 의정부사인은 지난 12월 가정대부로 승품한 이후 4차례의 평정을 통해 모두 우수한 평정으로 다른 관리의 모범이 되고 있사오며 75일의 근무일수를 가지고 있어 자헌대부로 가자하는데에도 시기적으로 크게 이르지 않다고 사료되옵니다. 생각하건데 물론 관직이 크게 중요한 것은 아니나 다른 아문의 수장이 참판등 당상 관직인 곳이 절반이 되는데 조정 전체의 수장이 아직 사인이라면 조정의 통솔에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으리라 사료되옵니다. 또한 일년 이상의 기간동안 조정을 성실히 이끌어온 공로를 생각할 때에 정2품에 명하여 참찬의 직이 결코 과분한 것은 아니리라 사료되옵니다. 삼가 청하오니 의정부사인을 정2품 자헌대부 의정부 좌참찬에 명하시어 그의 공을 치하하여 주옵시고 그가 주성전하의 성은에 감복하여 더욱 조정에 충성할 수 있게 하옵소서. 삼가 주상전하의 하교를 기다리옵니다.”라고 하니, 전하께서 답하시기를, “3월 소과 시행과 관련하여 좋지 못한 일이 있었고, 인사 소관처인 병조에서 올린 평정 계목에 전혀 의견이 없었으니, 아직은 가자를 명하기가 어렵다고 여긴다. 전한 개인의 상소에 불과하고, 사인 이휘의 최근의 평정 결과가 예전과 같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라고 하였다. 4월 3일 병오(丙午) 승정원에 배속된 관원이 없음(無)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4월 4일 정미(丁未) 승정원에 배속된 관원이 없음(無)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전라도 장재 강한찬이 자매결연 제도 시행에 대하여 상소를 올려 아뢰기를, “근래에 각 도의 지방관들 사이에 '자매결연' 에 관한 일들이 추진되고 있사옵니다. 이 일은 전날 한성부와 황해도 사이에 맺어진 것이 그 시초인데 당시에 이렇다할 성과없이 흐지부지되고 말았사옵니다. 이제 다시 여러 지방관들이 자매결연을 추진하고 있으나 얼마나 큰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의심스럽사옵니다. 소인이 지적하는 문제점은 크게 두분류로 나눌 수 있사옵니다. 첫째, 시작부터 별다른 계획이 없이 무조건 자매결연부터 맺어놓고 보자는 식으로 진행이 되고 있사옵니다. 모든 일을 시작하기에 앞서 그에 대한 계획을 세우고 예상되는 효과와 문제점을 지적한 후 시범적으로 실행해보고 나서 정식으로 시행해야 하는 법이옵니다. 그리해야 문제점에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고 효과 또한 극대화 할 수 있는 것이옵니다. 하오나 그런 절차는 모두 무시되어 있고 어느 도의 지방관이 다른 도의 지방관에게 글을 보내 '자매결연을 맺읍시다.' 라고 요청하고 '그렇게 합시다.' 라고 답하는 형식이옵니다. 둘째, 범위가 너무 무작정 광범위하게 설정되고 있사옵니다. 본래 자매결연이라는 것은 어떠한 집단들 사이에 친목을 도모하고 서로 간의 발전을 도모하는 것이옵니다. 그런데 현재의 상황은 각 도마다 거의 모든 도들과의 자매결연을 추진하고 있사옵니다. 우리 사조의 지역은 크게 8개로 구분을 할 수 있는데 각 도들이 서로서로 모두 자매결연을 맺는다면 그것이 맺지 않은 것과 무엇이 다르겠사옵니까? 이번 사안이 전하께 상소를 올릴 정도로 심각한 것은 아니나하나 거의 소인이 모든 지방관들에게 글을 보내 이 점을 지적할 수 없어 이렇듯 상소를 올리게 되었사옵니다. 그 시도 자체는 매우 신선하고 의미있는 일일 수 있으나 또다시 이 일이 흐지부지되는 일이 없도록 어떠한 대책이 있어야 할 것이라 생각하옵니다.”라고 하니, 전하께서 답하시기를, “상소한 내용에 일리가 있다. 충분한 사전 계획과 대책 없이 추진되는 지방 관청의 여러 사업은 전시(展示) 행정으로 그치게 될 공산(公算:확률)이 크다. 한 번 제도가 마련된 후에는, 시간이 지나고 관리가 교체되더라도 지속되는 내용이 있어야 하는데, 부임한 관원마다 결연을 맺는다면 훗날에 이르러서 그 제도가 어찌 되겠는가. 관청과 관청 사이에 체결되는 자매결연이라는 것이 과연 얼마나 합당한 것인지도 의문이며, 어떤 실효가 있을 것인지도 알지 못하겠다. 예조에서는 유생이 상소한 내용과 관련하여 자세하게 상황을 파악한 후, 마땅한 시책을 세워 계도(啓導)할 수 있도록 하라.”라고 하였다. 4월 5일 무신(戊申) 승정원에 배속된 관원이 없음(無)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형조참의 이완이 돼지콜레라 전파범 처벌에 대한 계사를 올려 아뢰기를, “지난 3월 22일 형조에 접수된 돼지콜레라 전파범 (주)상원축산에 대해 형옥 60일에 처할 것을 판결한 바 상께 아뢰나이다. (주) 상원축산은 작년 돼지콜레라가 발생했던 종돈장으로서 씨돼지를 전국에 판매하는 기업이나 지난해 콜레라가 발생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확실한 방역조치를 취하지 못하였으며, 그 이후 전국에 씨돼지를 판매하여 금년 전국 규모의 돼지콜레라 확산의 주범이 되었으며, 이로 인하여 대 일본국 수출 뿐만아니라 세계 각국으로 부터의 돼지고기 수입 압력을 받게 되었으며 질병의 방역으로 인하여 수십여 농가가 농장 폐쇄 되었고, 국고로 부터 막대한 방역 예산을 집행토록 하였으니 이 죄가 중하다 하지 않을 수 없나이다. 하여 이를 논죄한 바, 국가 방역을 철저히 하지 못한 당국의 과실 또한 간과할 수 없으나, 전국 규모로 막대한 피해를 초래하였고, 농장의 씨돼지에 대한 관리를 소홀히 한 과실이 인정됨으로 피고 (주) 상원축산을 형옥 60일에 처하기로 하였나이다.”라고 하니, 전하께서 답하시기를, “아뢴 바를 알겠다. 그대로 판결 처분할 것을 윤허한다.”라고 하였다. ○ 이조참판 겸녹훈도감부사 조조가 정3품 문관 평정 결과에 대하여 계목을 올리니, 전하께서 답하시기를, “이조에서 평정한 결과를 잘 알겠다.”라고 하였다. 4월 6일 기유(己酉) 승정원에 배속된 관원이 없음(無)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4월 7일 경술(庚戌) 승정원에 배속된 관원이 없음(無)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행병조좌랑 조운이 3월 소과 시행에 대하여 계본을 올리니, 전하께서 답하시기를, “과거 시행과 관련한 사안은 의정부에서 관리할 것을 이미 명한 바가 있다. 일단 전교한 이상, 이와 같이 예조와 병조에서 따로 계본을 올리는 것은 조정 일에 번거로움만 더하는 일이다. 또 일전에 분명히 전교하기로, 아무리 소과 시관이라고 하나 현임 관리가 아닌 자에게는 그 소임을 맡길 수 없다고 하교한 바가 있다. 벌써 2년 가까이 시행된 제도이고, 무관으로 관직이 있는 자가 전혀 없는 것이 아닌데, 무슨 어려움이 있어 제도를 고쳐 시행하겠는가. 관직 소임을 감당하지 못하는 자에게 무슨 과거 시관의 직책을 맡기겠는가. 윤허하지 않는다. 시제에 관한 문제는 예조의 계본에 비답하도록 하겠다.”라고 하였다. ○ 행병조좌랑 조운이 행의정부사인 등에 대하여 차자를 올려 아뢰기를, “개국 612년 4월 2일 홍문관전한 정재안이 차자를 통하여 정2품 자헌대부 의정부 좌참찬을 제수하기를 청하였나이다, 이는 조정의 대소사에 한점 흐트러짐 없이 묵묵히 그 본분을 다한, 이사인에게 결코 과하지 않은 합당한 대우라 사려 되옵니다. 병조에서는 그간의 사인의 평정에 대해 인색한 점이 없지 않으오니, 주상을 공경하고 공덕을 조금도 어긴일이 없는 점을 들어 이사인의 자리를 높여 주시어 주성전하의 성은으로 맡은바 임무에 더욱 정진할수 있도록 그의 공을 치하하여주시기를 청하옵니다. 다음 병조의 내부 인사에 대해 아뢰옵니다. 신이 미천한 능력으로 병조 좌랑을 수행하는 데 있어 병조의 업무를 도모 하고자 의흥위 사용 박문영을 직권면직 처분을 내렸나이다. 이는 군신의 예를 갖추고 미리 사전에 전후 사정을 주상께 알린후 처분을 내리는 것이 옳으오나 그간 병조의 업무에 등한시 하고 업무유기를 한점과 각종 경고와 규율를 무시한 점, 또한 뒤늦게 통고형태의 불성실한 업무 복귀 신고 한 점등을 들어 기강 확립의 차원에서 직권면직 처분을 내렸나이다. 면직처분은 그동안 전례가 없는 과한 처분이 될수 있사오나, 사용 박문영의 경우에는 그동안 개국 611년 08월 27일 제9차 별시 무과 을과 급제를 통해 조정에 출사하여, 불서용 처분과 수차례의 평정에서 주의를 받은 점 등, 이미 그 인물됨이 책임을 가벼히 여겨 조정의 위엄과 병조의 기강을 해치고, 주상의 성은을 망각하였사오니, 박사용의 면직처분에 대해 윤허 하여주시기를 청하나이다. 아울러, 박사용의 경우 여러 전례에 비추어 자신에 대한 어떤한 반성이나 일말의 개선 여지가 없사오니 불서용의 처분을 내려주시기 청하옵니다. 다음 병조의 관리 충원에 아뢰옵니다. 신이 병조 좌랑으로 부임한이래 그동안 무책임한 관리들의 무단 업무 이탈로 인해 적정 관리의 확보에 어려움이 있었나이다. 신이 소과 입격자들에 대한 등용을 시도하였사오나 전라도 장재 강한찬은 불확실한 민국 사정과 지방에서의 활동에 중요성을 느껴, 출사를 사양 하였나이다. 그 밖에 소과 입격자인 생원 이찬형(李燦炯)과 진사 한백겸(韓百謙)이 사헌부 서경을 거쳐 문관으로 등용되었나이다. 생원 이찬형(李燦炯)과 진사 한백겸(韓百謙) 의 등용에 문제가 없다고 사려 되옵나이다. 현재 병조는 타 아문에 비해 관리 배치가 절실한 실정이옵나이다. 다행히 의정부에서 별단의 관리 등용 조치가 있사오니 관리가 충원된다면 업무 정상화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사려 되옵니다. 신 병조 좌랑 조운은 아뢰옵니다. 신의 재주가 미천하고 생각이 아둔하여, 많은 업무상의 실수가 있사옵니다. 더우기 현재 캐나다에 거주하고 있어 생업과 시차등의 여러 어려움 가운데 중임을 수행하여, 병조의 업무 수행에 어려움이 있사옵니다. 하지만, 어려움 가운데에서도 여러 조정의 신하들이 묵묵히 그 임무를 수행하고 서로를 격려하는것을 보람으로 여기고, 주상의 성은에 감복하오니 신이 감히 이 풍토에 따르지 않을수 없사옵니다. 주상께옵서는 자신을 아끼지 않고 봉사하는 충신,현신들과 신과 같이 자리만 차지하고 있는 아둔한 신하를 가려 포상과 질책을 통해 조정의 기강을 바로 세워 주시기를 청하옵나이다.”라고 하니, 전하께서 답하시기를, “병조에서 평정에 인색하다고 하면서 그 결과와는 다르게 도리어 승품을 주청하니, 대체 무슨 의견이 그러한가. 공로가 있다면 평정에 이미 반영되어 높은 평점 결과로 이미 드러났어야 하는 일이 아닌가. 사인 이휘의 승품과 관련한 문제는 추후 고려하기로 하겠다. 이조와 병조에서 직권으로 관청의 관리를 면직 처분하였다는 것은 창국 이래 전례 없는 일이다. 만약 일이 그렇다고 한다면 인사 평정은 무슨 이유로 그대로 시행하며, 삼사(三司:사헌부와 사간원, 홍문관)에서 관리를 단속하고 탄핵하는 임무는 무엇 때문에 그대로 두겠는가. 때에 따라 이조와 병조에서 관직을 거두도록 하면 될 일이 아닌가. 역시 윤허하지 않겠으니, 규례에 따라 처결하라.”라고 하였다. ○ 행예조정랑지제교 강자아가 3월 소과 시행에 대하여 계본을 올리니, 전하께서 답하시기를, “시관 명단은 어쩔 수 없을지라도, 과거 시행 일자 등과 관련한 사안은 이미 전교한 바와 같이 의정부를 거치도록 하여, 예조와 병조에서 따로 의견이 올라오지 않도록 한다. 지난 2월에 과거 시제를 개편하는 것과 관련하여 논의가 있어, 홍문관에서 올린 계본에 개선책 마련 여부를 비답한 바가 있음은 정랑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헌데 아직 그와 관련한 의견이 없으니, 금번 소과는 예전과 같이 그대로 시행하자는 것이 예조의 의견인가. 특히 생원시와 훈련원시의 시제는 경전과 병서의 문장만을 바꿔 출제할 뿐인데, 이에 관한 예조와 병조의 의견은 어떠한가. 일의 형편이 급하므로, 당장에 시제 유형을 개정할 수 없다면 예전과 같이 시행할 수밖에 없겠지만, 이미 비답한 바가 있으므로 생원시와 원시 시제를 경전과 병서에 국한하는 것이 어떠한지에 관한 의견을 묻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 행의정부사인 겸녹훈도감정사 이휘가 행사헌부감찰 윤관을 탄핵하는 차자를 올려 아뢰기를, “행감찰 윤관은 작년 10월 31일 제8차 대과 무과에 을과로 급제한 이후로 의정부 사록, 전라도 찰방을 역임하다가 지난 3월 13일 사헌부 감찰로 임명된 자이옵니다. 윤관은 의정부와 전라도에 재임 중 나름대로 성실한 업무를 하여 양호한 평정을 받았으나, 지난 3월 13일 사헌부에 부임한 이후로 오늘 4월 7일에 이르도록 서경만 한 차례 진행하였을 뿐, 아무런 활동이 없었으며, 등청한 흔적 조차 찾지 못하였습니다. 관리들의 근무기강을 바로 잡아야 할 대신(臺臣)이 해이한 근무기강을 보였으니, 어찌 그 죄가 작다 하겠습니까? 뿐만 아니오라 지난 3월 28일 의정부에서 사헌부의 활동을 독려하는 통문을 보낸 바 있으나, 열흘이 다 되어 가도록 아무런 답변 조차 없으니, 이는 진퇴의 표명도 없이 업무를 유기함이라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이에 신은 행감찰 윤관을 탄핵하며, 그의 파직을 청하나이다. 파직과 더불어 부가적인 징계를 아뢰지 않는 것은 그가 이처럼 업무를 유기함이 민국에서의 사정 때문일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옵니다. 신도 한 때 그를 의정부에서 관원으로 다루어 본 적이 있으나, 책임감이 없는 자가 아니라 판단되며, 피치못할 사정으로 등청하지 못하는 것으로 사료되나이다. 하나, 헌부의 수장으로 그 책임이 막중하오니, 그에게 면직이 아닌 파직을 주청드리옵니다. 행감찰 윤관을 파직하시고 그에게 근신토록 하교하여 주시오소서. 또한 더불어 아뢰기는 지금껏 숱한 사헌부와 사간원의 수장들이 업무미숙이나 업무유기로 의정부의 탄핵을 받은 바 있으니, 이는 대간의 자질을 갖추지 못한 자가 그저 경력만 있어 공석인 대간직을 채우는 사령에 급급하였기 때문일 것이옵니다. 하여 어느 정도 조정에 관리가 충원되고, 양사의 관리로서 자질을 갖춘 자가 나타날때까지 양사를 잠시 폐하시고, 서경을 중단하게 하시오소서. 어짜피 전조에 관리들이 있으니, 당부간 서경이 중단된다 하여 문제는 없을 것일 사료되나이다.”라고 하니, 전하께서 답하시기를, “대간(臺諫)으로 전혀 일을 하지 않은 것과 같으니, 파직으로 그칠 사안이 아니다. 추후 별명이 있기 전까지 서용을 금한다. 과인이 '관원이 없다는 이유로 양사를 폐(閉:닫음)할 수 없다.'고 한 것이 올해 초의 일이다. 이조와 병조에 관리들이 있다고 서경이 필요 없다고 한다면, 평소에 하는 서경은 단지 구색(具色)을 맞추는 경우에 지나지 않는 것이 된다. 폐할 수 없으니, 이조와 병조에서는 마땅한 자를 살펴 의망(擬望:추천)하도록 하라.”라고 하였다. 4월 8일 신해(辛亥) 승정원에 배속된 관원이 없음(無)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이조참판 겸녹훈도감부사 조조가 한성부 수장 임명에 대하여 계본을 올려 아뢰기를, “지난해 8월, 사헌부 지평에서 물러나 향리로 낙향하였던 종4품 조산대부 이방원(李芳遠)이 조정의 어려운 사정을 알고, 재출사의 뜻을 비추며 한성부로 나아가 근무하기를 의망하였나이다. 하여, 전하께 삼가 아뢰오니 조산대부 이방원을 종4품 한성부 서윤에 임명하시어 수도의 안정을 도모하시옵소서. 조산대부 이방원의 경력을 아뢰옵니다. 전주가 본관인 이방원은 1972년에 출생하여 개국 609년 10월에 입조한 자로서 제3차 대과 문과에서 병과로 급제하여 출사한 뒤, 함경도 검률. 전라도 검률. 경기도 검률. 홍문관 저작. 사간원 정원. 형조 정랑. 사헌부 지평 등을 역임하였사오며, 국청 좌장. 삼도 암행어사. 천거어사 등의 임시직을 수행한 바 있사옵니다.”라고 하니, 전하께서 답하시기를, “전지평 이방원의 출사는 과인이 기다린 일이다. 계본을 윤허하니, 도성(都城:한성)을 책임져 관할함에 상하(上下:임금과 백성)에서 기대하는 성과를 이룰 수 있도록 하라.”라고 하였다. ○ 행병조좌랑 조운이 훈련원시의 시제와 대간 천망에 대한 차자를 올리니, 전하께서 답하시기를, “소과 훈련원시의 시제는 지금까지 병서(兵書)에 한정하였으니, 아뢴 바와 같은 내용은 현행 제도를 그대로 유지하자는 것이다. 예로부터 내려온 병서를 벗어나, 군사학이나 전쟁사, 국방 및 안보와 관련된 역사, 시사 등의 문제를 출제하는 것이 어떠하겠느냐를 하문한 것이지, 손자병법 이외의 곳에서 출제하는 문제에 대해 의견을 물었던 것이 아니다. 육도삼략이나 위료자 등에서 출전을 구하는 것이 소과에 응시하려는 유생들에게 현재의 경우와 무엇이 다르겠는가. 원시 시제 개선에 관하여는 병조에서 다른 의견이 없는 것으로 간주하여도 되겠는가. 대간 의망에 관한 건은 잘 알겠다.”라고 하였다. ○ 강원도 백성 김서울이 창국공신 녹훈에 대하여 상소를 올리니, 전하께서 답하시기를, “공신에 관한 건은 조정 공론에 따라 차례로 훈급이 정하면 될 일이다. 어느 한 의견만을 채택해 기필코 그대로 확정할 사안이 아니니, 남긴 자취가 합당하다면 녹훈될 것이고, 그에 미치지 못하다면 명단에서 제외되게 될 것이다. 조정 일에 뜻이 없다면 출사 또는 활동을 하지 않으면 그만이지, 대역죄라 이름하여 죽음을 청할 것까지는 없지 않은가.”라고 하였다. ○ 행의정부사인 겸녹훈도감정사 이휘가 제12차 소과 시행에 대하여 계본을 올리니, 전하께서 답하시기를, “시제 개편과 관련하여 여러 관청에 대책을 물어 의견을 수렴중에 있으므로, 과거 시행 기간을 계본과 같이 확정하기가 어렵다. 지난 과거와 같이 시행하게 될지, 제도를 고쳐 시행하게 될지를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시관 선정에 관한 사항은 잘 알겠다.”라고 하였다. 4월 9일 임자(壬子) 승정원에 배속된 관원이 없음(無)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상(上)께서 원종공신 훈급에 대하여 전교(傳敎)하시기를, “원종공신의 훈급을 정하는 문제와 관하여 비답한다. 지난달 21일에 비답을 내린 이후로, 의정부와 이조, 홍문관 등에서 관리 각자의 의견 개진이 있었다. 사인 이휘의 의견은, 원종1등에 박수현, 조동선, 조성민 등을 녹훈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박심문과 김도민의 이름은 결코 공신 명부에 수록할 수 없다는 것이고, 전한 정재안의 의견은, 박심문과 김도민을 마땅히 원종공신으로 책봉해야 한다는 것이며, 참판 조조의 의견은 이들 양측의 의견을 조제(調劑)하여 박심문, 김도민 등을 원종2등으로 책봉하는 것이 좋겠다는 것이다. 개진된 의견이 3건에 불과하고, 이 의견들조차 내용에 있어 많은 차이가 있으므로 이에 관하여 다시 한 번 조정 공론을 묻지 않을 수 없다. 김병호, 박수현, 조동선, 조성민 등 4인을 원종1등으로 잠정 확정하되, 박심문과 김도민의 훈급과 관련하여 마지막으로 조정 공론을 묻는다. 과인의 생각으로는, 김도민이 어명을 기다리지 않고 홀로 낙향한 것과 같은 일을 저질렀다고는 하지만, 그 일이 과거 부정과 같은 일과 비교하여 더 무거운 죄에 해당한다고는 하기 어렵다고 여긴다. 따라서 정공신에서 훈급을 한 단계 내려 원종1등으로 책봉하는 것이 특별히 불가한 일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박심문의 행적에 관한 문제는, 누차 말하지만 그가 죽기 직전에 남긴 한 마디 문장에 있지 않다. 따라서 신중하게 판단하지 않을 수 없으므로, 거듭 의견을 묻는다. 원종2등에 관하여는 더욱 의견이 분분하다. 사인 이휘는 안정복과 이백 이외에 조건부로 이동진과 최사강이 가능하다고 하였고, 전한 정재안은 김서울, 안정복, 이백, 이동진 등이 수록할 만 하다고 하였으며, 참판 조조는 이동진과 이백만이 원종2등에 가능하다고 하였다. 세 의견에서 모두 언급된 이백은 원종2등으로 책록해도 문제가 없을 것이나, 이외 부분에 관하여는 의견이 서로 다르므로 명단을 확정하기가 쉽지 않다. 강자아, 박혁거세, 백우현, 서양갑, 이백, 안향, 정재안 등 7인을 원종2등으로 잠정 확정하고, 김서울, 안정복, 최사강 3인과 새로 추천된 이동진의 훈급과 관련하여 마지막으로 조정 공론을 묻는다. 과인의 생각으로는, 김서울과 안정복, 이동진 등은 그간 남긴 자취와 행적을 감안해 볼 때 원종2등으로 책봉하여도 크게 문제될 것이 없겠지만, 최사강의 경우는 일전에 전교한 바와 같은 이유로 녹훈하기가 어렵다고 여긴다. 조정 공론이 어디에 있는지를 알고 명단을 확정해야 무리가 없다. 따라서 이미 의견을 말한 자가 아닌, 아직 의지를 표명하지 않는 여러 관리들의 의중이 무엇인지를 확인하고자 한다. 전후 사정을 이해하기 어렵고, 생각하는 바를 정해 말하기가 쉽지 않더라도, 조정 중대사에 관계된 일이므로 널리 계청하는 바가 있을 수 있도록 하라.”라고 하였다. ○ 행의정부사인 겸녹훈도감정사 이휘가 소과 시제 개편에 대하여 차자를 올려 아뢰기를, “전하께서는 4월 11일부터 15일까지 소과 시행의 재가를 바라는 신의 계본에 "시제 개편과 관련하여 여러 관청에 대책을 물어 의견을 수렴중에 있으므로, 과거 시행 기간을 계본과 같이 확정하기가 어렵다. 지난 과거와 같이 시행하게 될지, 제도를 고쳐 시행하게 될지를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시관 선정에 관한 사항은 잘 알겠다"고 하셨습니다. 이는 당치 않으시다 사료되나이다. 소과 시제에 대한 개편 논의가 있는 것은 사실이오나, 어찌 이번 소과부터 적용하시려 하시나이까? 무릇 촌부도 집을 지을때는 상당한 기간을 거쳐 든든한 집을 짓는데, 하물며 조정의 막중 대사이겠습니까? 이번 소과부터 시제를 개편하여 시행한다면 일정에 쫓겨 행여 허술한 대안이 나올까 두렵습니다. 이번 소과는 아뢴대로 시행하시되, 시제는 기존과 같이 적용하시옵고, 소과의 시제 개편에 대한 것은 차차 논의하여 결정하도록 하시옵소서. 다음 제13차 소과부터 개편된 시제로 치루어도 문제가 될 것이 없다 사료되옵니다.”라고 하니, 전하께서 답하시기를, “시제 개선과 관련하여 전교한 내용이 있으므로 그에 관한 의견이 올라오기를 기다린 것이다. 논의를 명하였음에도 2개월 가까이 시간이 지나도록 별다른 기미가 보이지 않으니, 제도를 개편을 하자는 것인지, 아니면 그대로 시행하자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관계된 관청의 의견을 기다린 연후에 결정하도록 하겠다.”라고 하였다. ○ 행병조좌랑 조운이 훈련원시에 대하여 차자를 올려 아뢰기를, “지금껏 소과는 병서(兵書)에서 병법에 관한 것으로 한정되어 치뤄져 왔나이다. 전하께서 하교하오신 군사학이나 전쟁사, 국방 및 안보와 관련된 역사, 시사 등의 문제를 출제하는 것이라 함은 그 영역이 상당부분 병서에 포함되어 있는 부분도 있사오니, 전하께오서 영역을 명확히 내리시어 소과를 준비하는 유생들에게 혼란이 없도록 하교하심이 옳을 듯 하옵니다. 아울러 금번 3월 소과 시행에 관하여 아룁니다. 병조에서 판단하기로 현재 소과 시행은 이미 일정이 예정된 가운데 시관과 시제등을 갖추게 된 상황에서 새로운 과거의 제도를 고려하는 것은 시기적으로 좋지 않은 처사라 사려 되옵니다. 헤아려 주시기를 청하옵나이다. 신이 생각하건데 현재의 소과 제도가 여러 시류에 부합되는 면이 없지 않사오니, 개선의 여지를 하명하시어 금번 소과 시행후 개편을 시행하시는 것이 좋을 것을 사료 되옵나이다.”라고 하니, 전하께서 답하시기를, “지금 소과 생원시와 원시는 경전이나 병서의 문장, 문구를 나열하여 그 뜻을 묻는 것으로 국한되고 있으므로, 그것이 과거를 시행하는 취지에 얼마나 부합되는지, 인재를 선발하는 대리 지표로서의 역할에 얼마나 충실한지를 알 수 없다. 때문에 개선책을 하문한 것인데, 과인에게 명확히 영역을 정하라 함은 무슨 말인가. 금번 소과의 시제에 관한 건은 홍문관, 예조 등의 의견을 기다린 후에 결단하여 전교하도록 하겠다.”라고 하였다. ○ 이조참판 겸녹훈도감부사 조조가 사헌부 수장 천거에 대하여 계본을 올리니, 전하께서 답하시기를, “전한 정재안을 체직하고 이어서 좌랑 이백을 홍문관으로 명할 것이라면, 아예 좌랑을 감찰로 삼는 것만 같지 못하다. 좌랑 이백 역시 예조에서 주로 근무하였고, 전한 전재안은 홍문관에서 계속 맡아 담당해야 할 일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또 품질(品質)이 정3품에 이르렀므로 지금 같은 때에 휘하에 관원이 없이 홀로 사헌부에 임명하여, 백관을 감찰하고 탄핵하게 하는 것이 좋은 모습이라 할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예조좌랑 이백이 사헌부에 임명될 정도로 허물이 없는 자인지 알 수 없으니, 오는 12일까지 기다린 후에 특별한 의견이 개진되지 않는다면 그대로 사령하도록 하라.”라고 하였다. 4월 10일 계축(癸丑) 승정원에 배속된 관원이 없음(無)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4월 11일 갑인(甲寅) 승정원에 배속된 관원이 없음(無)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행예조정랑지제교 강자아가 소과 시제 개편에 대하여 차자를 올려 아뢰기를, “성상께서 하조(夏曹) 좌랑인 조운의 계본에 사비(賜批)하시기를 "지금 소과 생원시와 원시는 경전이나 병서의 문장, 문구를 나열하여 그 뜻을 묻는 것으로 국한되고 있으므로, 그것이 과거를 시행하는 취지에 얼마나 부합되는지, 인재를 선발하는 대리지표로서의 역할을 얼마나 충실한지를 알 수 없다."라고 하시었나이다. 우선 과거를 시행하는 아문의 정관으로서 성상께 큰 성려(聖慮)를 끼쳐 드린 죄를 무엇으로 감당하리까. 전하, 학문을 하는 선비라 한다면 경서(經書)에 이르는 성현(聖賢)의 말씀에 대해 그 뜻을 풀고 해석할 줄 알아야한다 알고 있나이다. 작금에 이르러 소과를 본다면 유학(幼學)들이 경서를 멀리하고 오로지 시정(時政)과 시폐(時弊)만을 따지려 하고 있어 생원시보다 진사시 응시에 비중을 많이 두고 있는 실정이나이다. 성상께서는 경서의 뜻을 묻는 것으로 과연 인재를 선발하는 대리지표로서의 역할을 얼마나 충실한지를 알 수가 없다 하시었나이다. 성상께서는 과연 이것이 소과 시제의 폐단(弊端)으로만 여기시나이까. 성상께서는 어찌 이를 소과 시제의 폐단으로 여기려 하시나이까. 유학들이 학문을 함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나이까. 시정을 바로 알고 시폐를 논(論)하여 이를 개선하고 혁파(革罷)하는 것 역시 중할 것이옵니다. 하오나 전하, 어찌 학문이 시정과 시폐를 논하는 것만으로 학문을 한다 하며 이를 선비라 하겠나이까. 과거 학문을 함에 그 목적을 수지치인(修己治人)을 바탕으로 학자 관료인 사대부(士大夫)가 되는 것이며 삼강(三綱)과 오륜(五倫)을 바로 세우고 의리를 지키고 지조를 일이관지(一以貫之)하게 간직하기 위함이었나이다. 하온데 작금에 이르러서는 어떠하옵니까. 선인들께서 학문으로 가지고자 하시었던 가치와 덕목들을 작금의 실리주의적 가치관으로 바라보고 오로지 시정과 시폐만을 논할 줄 알았지 인성(人性)에 대해서는 모두가 등을 돌리고 있는 실정이오며 과거를 단지 조정에 출사여 일신의 광영을 도모하려는 수단으로만 여기는 처지에 이르렀나이다. 또한 성상께서도 단지 소과의 시제에 대한 폐단으로만 바라보시려 하시니 천신은 과연 성상의 어의가 이와 같사온지 알지를 못하겠나이다. 소과 생원시의 시제가 비록 경전에 나오는 성현들의 말씀에 대한 뜻을 해석하게 하는 것으로 국한되고 있는 것은 사실오옵니다. 과거 조종조(祖宗朝)에서도 생원과는 사서오경(四書五經)의 경전에서 각각 의(義)와 의(疑)를 한편씩 짖게 하였나이다. 이처럼 과거 조종조에서도 생원과는 경전으로 시행하게 하였나이다. 비록 지금은 그때와 다를 것이겠으나 그 뜻마저 바꾸지는 못하옵니다. 옥당(玉堂)의 유신(儒臣)이 소과의 시제 개편에 대해 아뢰었으나 옥당의 유신이 아뢴 모두가 어찌 합당하다 하겠나이까. 지금의 소과 생원시의 시제에 문제점이 없다고는 하지 못하겠으나 그렇다하여 이를 폐단으로만 여기시어 개편하려 하신다면 성상께서는 생원과의 시제를 무엇으로 하려 하십니까. 진사과(進士科)와 마찬가지로 시정과 시폐를 묻는 것으로 하려 하시나이까. 성상께서는 올바른 인재가 오로지 시정과 시폐를 논하고 이를 혁파하는 것이 옳은 인재라 바라보시나이까. 외람되오나 천신이 아는 인재는 안으로는 의와 지조, 신(信)과 염치(廉恥)를 다져 수기치인하며 밖으로는 수기치인을 바탕으로 이룬 학문으로 정치를 하는 것이 바르고 옳은 인재라 들었나이다. 예조정랑 신 강 자아. 삼가 공경하며 복의하나이다. 성상께서는 부디 과거의 의미를 바로 보시옵소서. 과거를 단지 인재를 등용하는 수단으로 보지 마시옵소서. 나라에 관리만 있고 학문을 하는 선비가 없다면 어찌 한 나라의 면모를 갖추었다 하겠나이까. 조정에 관리가 가득 찬다 하여 어찌 조정의 막중대사가 막힘이 없겠으며 조정의 위엄이 바로 선다 하겠나이까. 성상께서는 더욱 면학(勉學)을 장려하시고 유학들에게 먼저 수기치인하여 인성을 바로 세우게 하시고 이들을 가려 쓰시어 성상의 성세(聖世)를 만대에 널리 전하게 하시옵소서. 또한 현재의 생원과 시제를 경서에서 마련하는 것을 그대로 하오시되 단지 뜻만 해석하는 폐단을 없애고 다른 방도를 강구케 하시옵소서. 하옵고 천신의 불찰로 인하여 3월 소과가 시행되지 못하고 있사오니 의정부 사인이 계(啓)하여 아뢴 바를 윤허해 주시옵소서.”라고 하니, 전하께서 답하시기를, “과거제 개편과 관련하여 여러 의견이 제기되었으므로 과인이 시제(試題:과거 문제)에 관한 하문을 하였던 것이지, 어찌 과거제의 모든 폐단을 소과 시제에 돌려 단정하듯 말한 것이였겠는가. 설령 아래에서 받아들이기를 그렇다고 하더라도, 생원시를 현행과 같이 경전의 뜻을 묻는 것이 유생들의 인성 함양에 얼마나 도움이 되고 있는가. 한 번 책장을 넘겨 살펴보는 행동은 있을지 몰라도, 이미 타인이 해석하여 널리 공포한 논설만을 취해 답안을 기재하는 경우가 많으니, 진정으로 학문을 연구하고 탐학하는 모습을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또 진사시가 동시에 시행되므로 유교적 정신 수양에 크게 도움이 된다고 할 수 없다. 더군다나 명심보감이나 개인 문집과 같은 것은 제대로 된 경전이라 하기도 어렵다. 시제 개선에 관해서라면 어찌 방안이 없겠는가. 시폐에 관한 것이라면 이미 진사시와 대과에서 묻고 있으므로, 생원시에서는 시문(詩文)을 짓게 하거나 역사, 문화, 상식과 같은 교양 부분에서 널리 살펴 출제할 수도 있는 일이다. 과인에게 좋은 계책이 있었다면 처음부터 비망기를 내려 전교했을 것이지, 무엇하러 번거롭게 조정 관청에 논의하라 하교를 하였겠는가. 마땅한 대책이 없으므로, 이러한 시제 개편 문제에 관하여 관계 관청에 대책을 마련하라 명하였던 것이다. 헌데, 어찌하여 정랑 개인의 생각만을 정리한 차자만이 올라오는 것인가. 관청의 의견을 취합한 계본은 없는가. 알 수 없는 일이다.”라고 하였다. ○ 행홍문관전한지제교 정재안이 소과 시제 개편에 대하여 계본을 올려 아뢰기를, “신이 주상전하의 하교를 받은지 많은 시일이 지나서야 이렇게 계본을 올리니 신의 근무태만을 어찌 변명할 수 있겠사옵니까? 이는 오로지 다른 이유가 아닌 신의 죄이니 삼가 주상전하께 황공할 뿐이옵니다. 과거의 시제가 시정과 시폐만을 묻는데에 대한 폐단은 이미 오래전부터 지적되어온 사안이옵니다. 이는 대과에 대한 일이나 소과에 대해서도 하문하셨기에 아뢰옵니다. 현재 소과는 생원과 진사시, 그리고 원시로 나누어서 진행되고 있사온데 현재 시정을 묻고 있는 진사시는 특별히 개편할 것이 없다고 사료되옵니다. 다만 소과의 생원시와 원시에 대해서 아뢰온즉 현재 사서오경등 옛 성현들의 고전에서 출제하고 있사옵니다. 정랑 강자아가 말한 바에도 일리가 있사오니 어찌 엣 성현들의 말씀을 소흘히 할 수 있겠사옵니까? 새로운 것만 추구하며 점점 비인간화되어가는 현실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성현들의 말씀을 되새기며 이를 다시 오늘날에 적용해야 하는 것이니 마땅히 민국의 학생들이 대다수인 본조의 백성들에게 필요하리라 생각하옵니다. 다만 신이 생각하는 것은 이를 단지 중국이나 조선의 고전에서만 국한할 일이 아니라 생각하옵니다. 이들 또한 마땅히 중요하고 반드시 읽어보아야 하는 고전이기는 하오나 어찌 이들 고전만 도움이 된다고 할 수 있겠사옵니까? 현재 민국의 학생들은 입시위주의 교육의 폐단으로 인하여 마땅히 읽어야 하는 책을 읽지 못하고 정서적으로 많이 메말라가고 있습니다. 이에 동서양의 고전과 현대의 서적이라 할 지라도 학생들이 마땅히 읽어야 하는 서적들을 읽는 계기가 소과를 통해 이루어진다면 소과에 대한 어려움을 완화하며 동시에 민국 학생들의 정서와 지식에도 도움이 될 것이니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하옵니다. 신이 생각하는 것은 소과 시행 얼마 전에 소과에 출제할 서적을 미리 공고하고 그 책을 읽도록 하는 준비기간을 준 후에 소과 생원시를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 생각하옵니다. 원시 또한 군사와 안보등에 관련한 고금과 동서양의 책을 막론하고 쉽게 구할 수 있으며 읽으면 도움이 될 만한 서적중에서 시제를 제출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 까 사료되옵니다. 최근 민국에는 각 학교마다 도서실이 확충되고 있으며 도서관 또한 많이 있으니 다소의 성의만 있다면 책을 구입하는 부담이 없이도 널리 읽는 책이라면 마땅히 쉽게 구할 수 있으리라 사료되옵니다. 이러한 서적을 중심으로 시제를 제출하여 유생들이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바를 충분히 펼칠 수 있는 장을 마련한다면 어찌 우수한 유생들을 뽑기에 어려움이 있겠사옵니까? 조종조때를 살펴본다면 사서오경의 경서에서 시제를 뽑았사오나 당시는 읽어야 하는 경전이 사서오경등 일부에 지나지 않았기에 그러하고 오늘날 책이 많이 등장하고 많은 책을 읽는 것이 바람직한 시대에서 이를 확대해서 경전을 통해 시험을 치룬 조종조때의 정신을 지금 상황에 맞게 다시금 재해석하는 것이 필요하리라 사료되옵니다. 허나 이번 소과는 이미 시제가 제출된 상태이고 시일이 매우 촉박하므로 새롭게 시제를 개편하기에 는 무리라 있다 사료되옵니다. 그러하오니 이번에는 기존의 방식으로 치루도록 하옵시고 새로운 개편방향은 조정의 공론을 모은 뒤에 정하여도 그리 늦지 않으리라 사료되옵니다. 또한 일전에 신이 아뢰온 대과의 개편방향도 신이 아뢰온 소과의 방식도 일부 절충하는 것도 좋으리라 사료되옵니다. 하지만 대과에 대해서는 더 연구한 후 나중에 다시 아뢰도록 하겠사옵니다.”라고 하니, 전하께서 답하시기를, “모든 과거에 대한 호응이 예전만 못하지만, 소과에 응시하는 유생들이 진사시를 좋아하고 생원시를 기피하는 현실은 분명 개선할 필요가 있다. 조정에서 경전 공부를 장려하고 생원시 응시를 독려한다고 하여 쉽게 해결될 일이 아니라면, 문제의 근본 원인은 생원시와 진사시의 시제 성격이 서로 다른 것에 있다. 사람마다 좋아하고 싫어하는 바가 다르므로 때로 응시하는 인원에 차이가 있을 수 있겠지만, 소과를 시행한 이후로 유생들의 응시가 진사시에 크게 치우쳤으므로, 이제 개편을 고려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홍문관에서 아뢴 의견은 고려할 만 하다. 그러나 사전에 서적을 공시한다면 최소 15일에서 한달 전에 알려, 유생들로 하여금 과거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인데, 그것이 얼마나 제대로 시행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다. 또 출제하는 내용을 정확하게 어떻게 할 것인지에 관한 의견도 미흡하다. 몇 권의 서책을 지정해 간단한 서평 내지는 비평, 감상문 같은 것을 써서 제출하게 할 수도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일단 이에 관한 판단은 유보하도록 하겠다. 시제 개편에 관한 결정은 여러 관청에서 이어지는 의견과 논의를 듣고 결정하도록 하겠으니, 홍문관에서도 추가로 상세한 대책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하라. 의정부에서 아뢴 소과 시행 일자가 이미 지났으니, 그대로 시행할 수 없다. 다시 보고되는 일자를 정해 제12차 소과를 시행하도록 하겠다.”라고 하였다. 4월 12일 을묘(乙卯) 승정원에 배속된 관원이 없음(無)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이조참판 겸녹훈도감부사 조조가 당상관 평정 결과에 대한 계목을 올리니, 전하께서 답하시기를, “의정부, 삼사, 이조 등에서는 형조참의 이완의 가자 여부와 관련하여 마땅한 의견을 정해 올리도록 하라.”라고 하였다. 4월 13일 병진(丙辰) 승정원에 배속된 관원이 없음(無)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이조참판 겸녹훈도감부사 조조가 감찰 이백의 근무일수 보존에 대하여 계목을 올리니, 전하께서 답하시기를, “아뢴대로 하라.”라고 하였다. ○ 형조참의 이완이 원종공신 책봉에 대하여 계본을 올렸다. ○ 이조참판 겸녹훈도감부사 조조가 문관 휴가에 대하여 계목을 올리니, 전하께서 답하시기를, “금일(25일)이면 본직에 복귀하였으리라고 생각한다. 과인이 정무를 돌볼 수 없었던 기간과 대체로 일치하니, 홍문관의 소관 업무에 큰 문제가 발생하지는 않았을 것이다.”라고 하였다. 4월 14일 정사(丁巳) 승정원에 배속된 관원이 없음(無)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행의정부사인 겸녹훈도감정사 이휘가 양지원의 품계몰수 문제에 대하여 차자를 올리니, 전하께서 답하시기를, “규례(規例:규정과 전례)대로 처신한 결과라면, 품계를 몰수하는 것에까지 이르게 하기는 어려운 일이 아닌가 한다. 품계를 몰수한다는 것은 곧 삭직(削職:삭탈관직)한다는 것인데, 관직에 뜻이 없거나 관직을 맡아 할 수 없는 처지에 있다면 조정에서 쓰지 않으면 될 일이니, 나름대로 품계 몰수 규정의 최소 기준을 지켜 처신한 자에게 품계를 몰수하라 명령하는 것은 매우 지나친 처분인 듯 하기 때문이다. 관련 규정의 엄밀한 적용 문제를 고려하여도 그렇고, 훗날 재기할 길을 열어주기 위한 측면에서 생각하여도 그렇다. 또 곧 공신 책봉이 있게 될 것인데, 일이 이와 같아서는 그대로 책봉하기 어렵고, 책봉한 후에도 이미 몰수한 품계를 다시 주고 가자해야 하는 곤란함이 있다. 다만, 당초 소명한 바를 실제 지키지 못하면서 다른 소명이 없었던 점이나, 함부로 관청의 공문을 게시하는 것으로 활동을 대신한 점 등은 지적받아야 할 일이니, 이에 관하여는 근무일수를 감산하거나 추후 품계 가자시 내역을 반영하는 것으로 대신할 수 있을 것이다. 정3품의 품계에 도달하기가 극히 어려운데, 이러한 일로 품계 삭탈을 명하는 것은, 잠시 여유를 가지고 향리로 돌아가 칩거할 마음에 있는 여러 관리의 처신을 위해서도 장려할 일이 아니라고 여긴다. 이는 종4품 이상 대부이든, 종6품 이상 참상이든 모두 같다.”라고 하였다. ○ 행의정부사인 겸녹훈도감정사 이휘가 미국 무력사용 성명서에 대한 계목을 올리니, 전하께서 답하시기를, “사인의 의견에 일리가 있다. 계본을 올린 시점에 이미 일의 형세가 그러하였는데, 지금은 말하여 무엇하겠는가. 성명서를 대외에 반포하는 일은 집행하지 않는 것으로 한다. 반포 여부가 그렇다고 하여, 성명서 찬술과 관계된 수고는 간과할 수는 없는 일이니, 이에 관하여는 의정부에서 적절하게 조처하는 바가 있을 수 있도록 하라.”라고 하였다. ○ 행예조정랑지제교 강자아가 청사직사원종공신소를 올리니, 전하께서 답하시기를, “정랑을 제외하면 누구를 선발하여 예조에 명할 수 있을지를 알지 못하겠다. 옛날 신하들은 절박한 사정이 있어 스스로 사직을 청할 때에도 조정을 걱정하는 마음을 놓지 않아 어진 이를 추천하여 자신이 있던 자리를 대신할 수 있도록 하였다고 하는데, 근래에는 그러한 모습이 보이지 않고 대체로 홀로 사직을 청한다는 상소 뿐이니, 결단하여 윤허하기가 쉽지 않음은 능히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사직소와 청죄소를 거듭 올리는 것을 보면 처한 사정이 예전과 같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오는 26일까지 예조에 등청하지 않는다면, 그것으로 사직의 뜻이 분명한 것을 알고 당일자로 사직을 윤허하도록 하겠다. 공신 명부와 관련된 일은 해당 본인이 극구 청원한다 하여 반드시 들어줄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조정에서 결정할 일이니, 따로 비답할 것이 없다.”라고 하였다. ○ 행의정부사인 겸녹훈도감정사 이휘가 제12차 소과 시행일에 대하여 계본을 올리니, 전하께서 답하시기를, “과인이 10여일 간 정무를 처결하지 않아 원안대로 과거를 시행할 수 없게 되었다. 소과를 그대로 시행할지, 직부생(直赴生:소과 등을 거치지 않고 대과에 바로 응시하는 유생)을 선발하여 소과를 거치지 못한 인재들이 대과에 응시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것으로 제도를 보완하면서 대과를 시행하는 것이 좋을지에 관한 논의가 필요한 때다. 곧 공석이 예상되는 예조 수장직은 전한 정재안이 맡아 임시로 대행할 수 있을 것이나, 지난 제11차 소과 이후로 호적을 신고한 백성들을 위한 조치가 반드시 있어야 하니, 분명하게 결단하여 전교하기가 쉽지 않다. 직부제 적용은 본조에 들어 단 한 차례 시행되었을 뿐인데, 의정부 및 관찰사 추천에 의한 직부생 선발이 실효가 있겠는가. 예조, 병조 등의 의견을 취합하여 마땅한 시책을 정해 보도록 하라. 만일 소과를 시행해야 하겠다면, 의정부의 의견만을 곧바로 아뢰어도 좋다.”라고 하였다. ○ 행홍문관전한지제교 정재안이 여러 제도에 대하여 차자를 올리니, 전하께서 답하시기를, “토관직제와 명예백성제, 천거제 등이 제대로 시행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본래 제도가 지나치게 경직되고 불합리한 때문인지, 관계된 관리들에게 의지가 없기 때문인지 알 수 없다. 양측 모두가 원인인 듯 하지만,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으니 참으로 알 수 없는 일이다. 읍내 서당에 관한 일은 현재 서당에서 아뢴 것과 같은 제도를 감당할 수 있을 때에나 고려할 수 있는 일이다. 예조에서는 이 문제와 관련하여 서당을 개편하거나 훈장을 교체하는 등과 같은 마땅한 대책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하라. 파직자가 많은 것은, 죄나 과실이 파직될 만한 정도에 이른 자가 많았기 때문이 아닌가. 처음 출사한 관원을 무작정 파직한 예는 극히 드물었으니, 이는 파직자 본인들의 처신에 따른 결과다. 본조에서 시행하는 일이 대체로 도덕, 의리에 관계된 것이므로 이에 관하여는 보다 분명하고 엄중한 기준을 적용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다만 전한이 아뢴 바와 같이 초입사자에 대하여는 현재보다 관대하게 처분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당상 가자는 공적과 과실을 살펴 집행해야지, 정3품 당하에 이른 지 오래 되었다고 그 기간을 감안하여 무리하게 올려 줄 수는 없는 일이다. 충의공 윤봉길 같은 이가 불과 정2품 좌참찬으로 추증되는 것에 그쳤으니, 오늘날 신하들이 수고하는 것이 예전에 일제 치하에서 노력하던 일과 비교하여 어떠한지를 생각해 본다면 정2품 이상에 명하기가 실로 쉽지 않음을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추증이나 증직도 본조에서 행하는 것이고, 가자나 책봉도 본조에서 행하는 것이므로 그 무게 정도가 같기 때문이다. 특히 당상 이상은 품계보다 실직(實職:관직)을 중요시하여 시호를 내린다든가 하는 것이 모두 실직을 기준으로 하였으니, 쉽게 수직을 명하기가 어려운 법이다. 사인 이휘의 가자에 관하여는 추후 고려하기로 하였고, 참의 이완의 가자에 관하여는 따로 명령한 바가 있으니 문제될 것이 없다. 그동안 어전회의를 시행하지 않은 것은 과인의 의지에 의한 것이다. 회의를 하면 논의하여 결단하는 바가 있어야 하는데, 빈청을 통한 어전회의는 회의에 참석한 관원 일부만의 의견을 쫓아 급하게 결심하는 폐단이 있으므로 시행하지 않은 것만 같지 못하다. 창국 초기에 정국이 안정되지 못하였을 때 시행하던 제도이니, 반드시 다시 도입해야 할 일이 아니다.”라고 하였다. 4월 15일 무오(戊午) 승정원에 배속된 관원이 없음(無)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호조참의 최영이 사직소를 올리니, 전하께서 답하시기를, “참의를 호조에 명한 것은 의정부에 이조에서 주청하는 바가 있었기 때문이다. 직책을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 생각되었다면 스스로 처신을 삼가했어야 할 일이 아닌가. 믿고 하문한 바에 대한 의견은 없고, 뒤늦게 사직을 청하는 글만이 있을 뿐이니 호조에 명한 일이 장차 어찌 처리될 것인지를 짐작하기 어렵다. 사직을 윤허하니, 그리 알라.”라고 하였다. 4월 16일 기미(己未) 승정원에 배속된 관원이 없음(無)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4월 17일 경신(庚申) 승정원에 배속된 관원이 없음(無)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4월 18일 신유(辛酉) 승정원에 배속된 관원이 없음(無)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4월 19일 임술(壬戌) 승정원에 배속된 관원이 없음(無)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4월 20일 계해(癸亥) 승정원에 배속된 관원이 없음(無)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한성부 백성 전병록이 농업에 대한 상소를 올리니, 전하께서 답하시기를, “상소한 뜻을 알 수 없다. 이앙법(移秧法:모내기법)이 도입된 지 이미 수백 년이 아닌가. 광작(廣作)의 폐단은 이미 시정된 지 오래다. 상소한 뜻을 알 수 없으므로, 달리 비답할 것이 없다.”라고 하였다. ○ 사헌부감찰 이백이 명예백성 추천에 대하여 차자를 올리니, 전하께서 답하시기를, “의정부에서 각도로 직접 공문을 전파한 것이나 의무적으로 보고하라고 통첩한 등의 일은 사소한 문제다. 보고하는 절차가 의무라는 것으로 해석되니, 각도에서 추천할 백성이 없다면 그리 보고하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사소하게 여길 수 없는 문제는, 본래 예조에서 각도의 추천을 받아 심사하도록 되어 있는 지역 공로자 추천을 의정부에서 주관하여 명령한 것이다. 명예백성절목의 관련 조문에 의하면, 수여 대상자를 추천하는 일에 기한이 없고, 추천된 자를 심사하는 행정을 예조에서 주관하도록 하고 있으니, 이는 시정함이 마땅하다.”라고 하였다. ○ 행의정부사인 겸녹훈도감정사 이휘가 감찰 이백의 차자에 대하여 차자를 올리니, 전하께서 답하시기를, “대간(臺諫)은 조정의 이목(耳目:귀와 눈)이므로 직접 어전에 보고하는 것을 막을 수는 없는 일이다. 또 감찰의 차자에 전혀 일리가 없다고도 할 수 없다. 감찰의 차자에 아울러 비답하였으니, 그 처분에 의거하도록 할 것이다.”라고 하였다. 4월 21일 갑자(甲子) 승정원에 배속된 관원이 없음(無)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행의정부사인 겸녹훈도감정사 이휘가 전하의 등청에 대하여 차자를 올려 아뢰기를, “전하께서 지난 4월 12일 등청하시어 소과 시제개편과 관련된 업무를 처결하신 이후로 오늘 21일에 이르기까지 근 십여일을 등청하여 업무를 처결하지 않으시니, 조정의 모든 업무가 중단된 바 되었습니다. 전하께서는 종사를 어찌 이끌어 나가려 하십니까? 이 나라의 종사가 풍정에 놓인 등불과 같지 않습니까? 만약 관리가 십여일 간 아무런 사전예고없이 등청하지 않아 업무를 처결하지 않음으로서 조정의 막중대사에 차질이 생긴다면, 그들은 마땅히 엄한 징계를 받을 것입니다. 하물며 군주는 어떠하겠습니까? 군주는 무치(無恥)라 하였으니, 더욱 경계하여 정사에 임함에 한 치의 어긋남이 없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작금의 현실을 돌아보시오소서. 어전에 음란광고가 올라와도 며칠 동안이고 방치되지 않나, 조정의 온갖게시판에 광고로 도배를 당해도 이를 저지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이리 어려운 지경인데도, 전하께서는 중요한 업무조차 처결하지 않으시니, 한 줌 밖에 안 남은 나머지 관리들마저 이제 업무를 처결하지 않고, 조정에 사람이 없는 실정입니다. 전하께서는 조정의 신하들이 털 끝만한 죄라도 범하였을때 이를 엄히 징계하시고, 후세에 경계로 삼으시는 것을 주로 하셨습니다. 상소문에 어투가 잘못된 자들은 여지 없이 면박을 당하였으며, 특히 옥당의 관리가 그리 하였을때는 파직당하였고, 자신의 자력을 잘못 관리한 자들은 면직 내지는 파직으로 그 엄함을 나타내셨습니다. 오늘에 이르러 전하께서는 하루에 한 번씩 업무를 처결하시던 옛 열성조들의 모습은 차치하고라도, 며칠에 한 번, 급기야 오늘과 같이 장기간 미등청하시는 경우가 발생이 되니, 이제 전하께서는 이를 신민들에게 어찌 설명하시려하시나이까? 이제 많은 백성과 관리들이 본조를 등지고 사망하였습니다. 남아있는 자들은 손으로 꼽아도 될 듯한 현실에 전하께서는 과연 이 나라를 어찌 이끌어 가려 하십니까? 이나마 남아 있는자들까지 이 조정을 떠나게 될까 두렵습니다. 전하께서는 성심을 가지시고, 나라를 어려운 시국에서 구원하여 주시옵기를 청하옵니다. 삼가 마음을 다시 가다듬으시어, 정사에 진력하시고, 성군으로 역사에 길이 남는 군주가 되어 주시옵소서.”라고 하니, 전하께서 답하시기를, “작년 3월 이후로 근 1년여 만에 다시 이와 같은 일이 반복되었으니, 이것으로 한 가지 분명해진 사실이 있다. 과인은 보통 사람의 자질조차 타고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평소 노력하는 바 또한 범인(凡人:평범한 사람)의 축에도 들지 못한다는 것이다. 더 이상의 말은 구차한 변설에 불과하다. 이와 같은 사람이 군주의 자리에 있는 것이 어찌 백성들의 행복이겠으며, 종묘사직을 위해서도 다행한 일이겠는가. 비록 10여 일 동안 정무를 멀리한 것으로 사태가 그쳤다고 말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몸과 정신도 예전과 같지 않다. 이제 과인의 거처를 결정해야 할 때가 된 듯 하니, 멀지 않아 천명(天命)에 따라 의(義)로써 결단하는 바게 있게 될 것이다.”라고 하였다. 4월 22일 을축(乙丑) 승정원에 배속된 관원이 없음(無)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이조참판 겸녹훈도감부사 조조가 정3품 문관 평정 결과에 대한 계목을 올리니, 전하께서 답하시기를, “평정 결과를 잘 알겠다.”라고 하였다. ○ 행홍문관전한지제교 정재안이 전하의 등청에 대하여 차자를 올려 아뢰기를, “전하께옵서 마지막으로 업무를 쳐결하신 후 열흘 이상 편전에 납시지 않으시니 신은 황망하여 전하의 용체의 기체후 일향 만강하옵신지 심히 걱정되지 않을 수 없사옵니다. 승정원의 관리는 보이나 전하의 용태에 대해 어떠한 언질도 주지 않으니 신은 비록 휴직한 몸이지만 신하된 자로써 걱정에 사가에서의 시험중임에도 책이 손에 잡히지 않을 지경이옵니다. 전하, 현재 어전에 올라온 문서들은 모두 하나같이 중대하고 시급한 안건이라 결코 늦게 처결되어서는 안되나 특히 소과 시행건은 이미 3월에 시행되어야 하는 과거가 당시 조정의 사정으로 인해 지금 다시 실시하려 하고 있사옵니다. 그런데 의정부에서 날짜를 올려도 이미 한번 연기하였사옵고 지금은 이에 대한 처결이 되지 않아 다시 연기하지 않을 수 없는 사정이옵니다. 소과 시행에 대한 문책을 단행한 지가 바로 얼마전인데 이제는 소과의 4월 시행을 장담하지 어렵게 되었으며 대과의 5월로의 연기는 불가피한 일이며 이런 차질이 이후 과거에도 순차적으로 미치게 될 사정이니 백성들의 조정에 대한 신뢰가 약화될 까 걱정되지 않을 수 없사옵니다. 더욱 걱정되는 것은 주상전하의 장기간 편전에 납시지 않으심이 처음 있는 일이 아니오니 과거에도 수차례 이러한 일이 진행되어 조정의 업무가 마비된 일이 적지 않으니 전사간원헌납 서양갑의 간언에 이르시기를 "과인 스스로가 지난 3월에 결심하여 전교한 바를 기억하고 있으니, 크게 걱정하지 말라."라 하교하신 적이 있음에도 걱정하지 않을 수 없사옵니다. 현재 조정의 사정은 매우 어려운 지경에 처해있는 상황이옵니다. 호조와 예조의 수장이 사직을 청하였사옵고 남아있는 신료들이 매우 적은 현 상황에서 금일 등청하는 도중에 전성균관직강 윤희승이 졸하였다는 소식을 들었사옵니다. 이렇게 조정의 관원들이 하나 둘 떠나는 것이 계속되는 일이니 신은 무척이나 걱정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장기간 편전이 비어 있으니 이는 조정의 상황에서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간절히 청하오니 다시 편전에 납시어 정사에 임하시어 신료들과 백성들의 불안을 덜어 주옵소서. 삼가 주상전하의 하교를 기다리옵니다.”라고 하니, 전하께서 답하시기를, “사인 이휘의 차자에 비답한 바가 있다. 살펴 헤아리면, 과인의 의중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하였다. ○ 행병조좌랑 조운이 전하의 등청에 대하여 차자를 올려 아뢰기를, “이미 의정부 사인 이휘와 홍문관 전한 정재안 등이 올린 간언과 차자를 통해 아뢰온 바와 같이 조정의 모든 신료(臣僚)들과 백성들이 전하의 등청에 대하여 사뭇 우려하고 있나이다. 어리석은 신이 생각하기로 본디 天命이란 변할 수가 없고, 時間은 멈출 수가 없고, 道는 막히는 경우가 없사오니, 전하께오서는 근심과 외환 가운데서도 부디 옥체를 바로 세우시고 조정을 이끌어주시기를 간절히 바라나이다. 현재 민국 내외의 정세와 조정 여러 관리들의 사직과 사망등으로 인하여 피폐해져가는 조정의 현실에 대해서도, 이를 걱정하고 자신의 몸과 마음을 다하여 忠義志士들과 官吏들이 아직 많사오니, 주상전하께오서는 이들의 용기를 복둗아 나라를 어려운 시국에서 힘모아 나가나는 성군이 되어주시기를 청하옵나이다.”라고 하니, 전하께서 답하시기를, “사인 이휘가 올린 차자에 아울러 비답하였으니, 그리 알라. 실로 하늘의 뜻이다.”라고 하였다. ○ 봉정대부 강자아가 계미상소(癸未上疏)를 올리니, 전하께서 답하시기를, “말이 옳다. 정랑과 같은 선비가 있으므로, 임금이 과인과 같음에도 불구하고 나라가 종묘사직이 천 년을 보전한다. 상소한 뜻은 잘 알겠으니, 비답의 대략은 사인 이휘의 차자에서 찾도록 할 것이다.”라고 하였다. 4월 23일 병인(丙寅) 승정원에 배속된 관원이 없음(無)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4월 24일 정묘(丁卯) 승정원에 배속된 관원이 없음(無)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사헌부감찰 이백이 전하의 등청에 대하여 차자를 올리니, 전하께서 답하시기를, “감찰의 말이 옳다. 과인의 실덕이 도리를 지나쳤다. 사인 이휘의 차자에 비답한 바가 있으니, 그리 알라.”라고 하였다. ○ 한성부 보공장군 서양갑이 상소를 올리니, 전하께서 답하시기를, “내외(內外)로 많은 말이 있었지만, 전헌납 서양갑과 같은 인재는 다시 찾기 어려울 것이다. 상소한 뜻은 잘 알겠으니, 근심을 거두고 물러가 기다리라. 과인이 지금 할 수 있는 비답은 그것 뿐이다.”라고 하였다. 4월 25일 무진(戊辰) 승정원에 배속된 관원이 없음(無)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행예조정랑지제교 강자아가 작일 성답(聖答)에 대하여 차자를 올리니, 전하께서 답하시기를, “여러 신하들이 지적하는 바가 있었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니라, 과인 스스로가 진심으로 느껴 한탄한 바가 있었기 때문에 그러한 비답이 나오게 된 것이다. 지난날의 정사(政事)를 살펴 보면, 과인에게 군주될 자질이 크게 부족하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 아닌가. 마음으로 한 다짐이 한두 번에 그치지 않았으니, 고례(古例)나 고사(古事)를 들어 설명할 것도 없다.”라고 하였다. ○ 전라도 백성 윤은호가 제12차 소과 실시에 대하여 상소를 올리니, 전하께서 답하시기를, “유생이 비답을 착오하고 있는 듯 하다. 과인의 뜻은, 제11차 소과가 시행된 이후에 입조(入朝:활동)한 백성들을 구제하기 위한 별도의 조치가 선행되지 않고서는 대과(大科)와 같은 관리 선발 과거를 시행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때문에 제12차 소과를 시행한 후에 대과를 시행하거나, 소과를 시행하지 않는 대신에 제11차 소과 이후에 입조한 백성들을 선발하여 대과에 응시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제도를 도입하는 것이 어떻겠는가 하고 그 실시 여부를 하문하는 비답을 내린 것이다. 공정한 기회를 부여한다는 측면에서 보면, 직부생을 선발하는 것이 소과를 시행하는 것만 못하다고 생각되지만, 일단 관청에 의견을 물었으니 계본(啓本:보고)이 올라오기를 기다릴 뿐이다. 과거 시행이 다소 지체되더라도 조정이 처한 상황을 이해하며 기다릴 것으로 믿는다. 유생과 같은 인재가 과거를 통해 출사한다면 조정에 실로 다행한 일이겠다.”라고 하였다. 4월 26일 기사(己巳) 승정원에 배속된 관원이 없음(無)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행의정부사인 겸녹훈도감정사 이휘가 전교리 유성민의 품계몰수에 대하여 차자를 올리니, 전하께서 답하시기를, “인물의 행적은 죽음에 임박해서야 비로소 드러나는 법이다. 세상사가 자신의 뜻과 맞지 않는다고 하여 그러한 행적을 보이는 것은, 본인의 이름은 물론이고 부모와 가문의 명성에 크게 누게 되는 일이다. 더군다나 예조와 홍문관 등을 역임한 자가 아닌가. 관작(官爵) 추탈(追奪:소급 박탈)은 양사(兩司:사헌부와 사간원)의 의견을 듣고 결정하도록 하겠다.”라고 하였다. 4월 27일 경오(庚午) 승정원에 배속된 관원이 없음(無)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행홍문관전한지제교 정재안이 과거 시행에 대하여 차자를 올리니, 전하께서 답하시기를, “과인의 생각으로도 서둘러 직부생을 선발하는 것은 절차에 따라 소과를 시행하는 것만 같지 못한 듯 하다. 허나, 과거 시행에 관하여 이미 의정부에 하문한 바가 있으니, 그 의견을 듣기 전에 서둘러 결단하여 과거를 시행할 것을 명하기가 어렵다.”라고 하였다. 4월 28일 신미(辛未) 승정원에 배속된 관원이 없음(無)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행홍문관전한지제교 정재안이 봉열대부 윤희승의 사망에 대하여 차자를 올리니, 전하께서 답하시기를, “조문하는 제도는 일전에 전교한 바에 의거하면 될 것이다. 품계를 올려주는 것은, 성균관 운영과 관련하여 수고한 바가 적지 않았지만, 여러 부분에서 초래한 과실 또한 적지 않았으니, 고려하기 어렵다고 여긴다. 이에 관하여는 의정부, 양사 등의 의견을 듣고 전교하도록 하겠다.”라고 하였다. ○ 이조참판 겸녹훈도감부사 조조가 참의 이완의 가자에 대하여 계본을 올려 아뢰기를, “개국 611년 6월 15일, 정3품 통정대부에 가자된 형조참의 이완(李浣)은 가자 후, 동부승지. 실록청 총재관. 중추부 첨지사. 이조참의 등을 역임하였사온데, 업무수행능력이 출중하여 그간의 평점(4회 평정)이 상점에 이르오며, 가자 후 포상받은 근무일수가 52일에 이르옵니다. 특히, 실록청 총재관으로 재직하며 본조 실록을 16권부터 20권까지 찬수한 공로는 높이 평가할 만 하옵니다. 하여, 참의의 가자는 시기 적절하다고 사료되오며, 참의의 업무실적. 경력. 조정 공헌도 등을 두루 살펴보았을 때 가자에는 무리가 없다고 판단되옵니다.”라고 하니, 전하께서 답하시기를, “의정부, 삼사 등의 의견이 있은 후에 결단하여 하교하도록 하겠다.”라고 하였다. ○ 행예조정랑지제교 강자아가 최익현 추시 삼망에 대하여 계본을 올리니, 전하께서 답하시기를, “시호를 결정하는 것은 인물의 행적을 자세하게 기록한 행장(行狀)이 있은 후에 하여도 늦지 않다. 행장 찬술 후에 그 자취를 헤아려 다시 삼망하도록 하라. 추증에 관한 건은 본 계본의 내용에 의거한다.”라고 하였다. 4월 29일 임신(壬申) 승정원에 배속된 관원이 없음(無)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행예조정랑지제교 강자아가 전일 성답(聖答)에 대하여 차자를 올리니, 전하께서 답하시기를, “그와 같이 비답하고서도 오늘에서야 다시 전교를 내리는 것을 보면, 과인의 성품과 자질이 어떠한지가 더욱 자명하게 드러나지 않는가. 과인이 이미 뜻을 비추었으니, 여러 신하와 백성들이 문뜩 동요하는 기색을 보이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이 일에 관하여는 차분하게 고심을 더한 후, 때가 되면 다시 과인의 의중을 밝히도록 하겠다. 수어지교(水魚之交)의 참된 뜻은 물(水)에만 있지 않다.”라고 하였다. ○ 한성부 백성 이재호가 남북한 통일에 대하여 상소를 올리니, 전하께서 답하시기를, “민국(民國:대한민국)과 북한이 통일을 하게 되면 좋은 점이 있을 것임을 알지 못해서 지금 분단 상황에 그대로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지 않는가. 상소 한 장으로, 비답 한 마디로 실현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고 하였다. 4월 30일 계유(癸酉) 승정원에 배속된 관원이 없음(無)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행홍문관전한지제교 정재안이 참의 이완의 가자에 대하여 계본을 올려 아뢰기를, “형조참의 이완은 통정대부로 가자된 이후 동부승지, 실록청총재관, 이조참의, 형조참의등의 요직을 역임하며 조정에서 성실한 근무로 우수한 평점을 받았으며 현재도 형조에서 성실한 근무로 다른 관원들의 귀감이 되고 있사옵니다. 그동안 실록청에 총재관으로 부임하면서 업무가 지체된 실록청을 활성화시켜 많은 실록을 편찬하였사오며 호조에 재직중에는 전국적인 호구조사를 성공리에 마무리하였사옵니다. 또 이조에 다시금 부임해서는 이조의 업무를 바로잡는 등 그의 공로는 결코 적지 아니하옵니다. 또한 통정대부로 가자된 후 1년 가까이 지났사오며 그 기간동안의 공로를 생각해 볼 때 신이 그동안 여러차례 아뢴 바와 같이 참의의 가자를 명하시어 그가 조정에 더욱 충성할 수 있게 하옵소서.”라고 하니, 전하께서 답하시기를, “의견이 대체로 일치한다. 의정부, 양사 등의 의견을 듣고난 연후에 하교하도록 하겠다.” ○ 행의정부사인 겸녹훈도감정사 이휘가 5월 과거 시행에 대하여 계본을 올리니, 전하께서 답하시기를, “계본에서 아뢴 시행일은 이미 때가 지났으니, 의정부 등에서 이견이 제기되지 않는다면 오는 초10일부터 15일까지 6일간 소과를 시행하도록 하겠다. 또 다시 이와 같은 비답이 있게 되었으니, 백성들이 누구를 탓하며 원망하겠는가. 그에 앞서, 과인이 먼저 스스로를 책망할 뿐이다.”라고 하였다. ○ 행의정부사인 겸녹훈도감정사 이휘가 봉열대부 윤희승에 대하여 계본을 올리니, 전하께서 답하시기를, “의정부의 의견을 알겠다. 형조참의를 가자하는 문제와 전직강 윤희승의 품계를 올려주는 문제는 사헌부의 의견을 기다린 후에 결정하여 전교하도록 하겠다.”라고 하였다. 창신교위 행훈련원주부 겸승정원가주서 방인하가 쓰다. 개국626(2017)년 02월 28일 기록 : 창신교위 행훈련원주부 겸승정원가주서 방인하 |
http://www.1392.org/bbs?sajor1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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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예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