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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제두
[형조/좌랑] <계본> 형정 현황에 대하여
추관(秋官)으로서 책임을 면하기 어려우나 형정의 현황이 매우 좋지 않음을 보고드리는 것이 마땅하다고 여겨 계본을 올립니다. 우선 국선 변호인 명부에 대하여 아룁니다. 작년 7월에 개정한 수사논죄절목에 제9조의 3)에 따르면 소과나 대과 등 과거에 급제하지 못한 백성도 국선 변호인으로 선임이 가능하도록 하였으나 제9조의 2)에 의하면 해당 백성들이 국선 변호인으로 참여하려면 명부에 등재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유품자의 변호인 참여에 크게 제약을 둔 현 제도 하에서 국선 변호인 선임에 큰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는바, 현재 군졸 경력자 중에서 명부에 등재할 만한 인물을 물색하기 위해 간찰로 의사를 확인하였으나 모두 거절하였습니다. 그들이 거절한 이유 중에서는, 재판 관련 규정을 잘 몰라 선뜻 나서기 어려우며, 수사논죄절목 제9조 1)의 '국선 변호인 지원자가 없을 시 명부 등재자 중에서 선임하고 선임된 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재판부의 변호인 선임에 응해야 한다.'라는 규정 때문에 더욱 등재를 꺼려하기도 하였습니다. 따라서 현재 국선 변호인 명부는 변호인 경력자의 명단에 불과할 뿐, 지원자가 없을 시 예비로 소집 가능하도록 설정한 기능은 완전히 상실된 상태라고 할 것입니다. 이런 상황이 호전되지 않는다면, 항구적으로 재판 제도의 기능은 온전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또 수사논죄절목에 의하여 명부에 등재할 백성이 있으면 어전에 보고하여 재가를 얻어 등재한다고 되어 있는데, 기존에는 변호인 경력자를 본인이 나서서 명시적으로 거절 의사를 표현하지 않으면 형조 직권으로 명부에 등재하여 기록을 보존하였습니다. 재판을 마친 뒤 변호인 경력자의 등재에 대해서도 재가를 얻어야 할지, 아니면 과거에 급제하지 못한 백성에 한하여 적용할지 신이 아직 법령에 미숙하여 임의로 해석하여 시행하기 어려우니 해답을 내려주시기 바랍니다. 다음으로 미결사건 처리 결과에 대하여 아룁니다. 작년 11월에 前형조정랑 홍봉한의 계본에 의하여 미결사건 이었던 세월호 사건의 수사 재개가 절차에 의해 진행되었으나, 작년 12월부터 모집하기 시작한 국선 변호인 모집이 한 달여 동안 이루어지지 않아 결옥일한을 넘기게 되었기에, 비변사의 전결을 요청하여 그 결과 기소 유예로 일단락 하였습니다. 이렇듯 현 형정의 상황상, 형조는 죄수의 현황 관리 외에 정기 업무가 없는 실정임을 아룁니다. 삼가 하교를 기다립니다. 개국628년 2월 13일 행형조좌랑 신 정제두 |
http://www.1392.org/bbs?sajor02:98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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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data/board/member/img/1/i_4c550ebf03.gif "[1]")
국왕
628('19)-02-16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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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이 있어야 변론에 성실하게 임할 수 있는 것이므로 변호인 선임을 강제하기는 실로 어려운 일이다. 변호인 등재는 급제자, 입격자, 미입격자를 막론하고 형조에서 전결한 후, 비변사에 보고하는 것으로 고쳐 시행하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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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