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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문관/부수찬] <계청> 헌부 체직에 대하여
주상전하, 소신 김도민이옵나이다. 상께서 미력한 소신에게 사헌부의 중임을 맡기어 주시건 것은 형언할 수 없는 광영이오며, 하해와 같은 성은을 어찌 감당하여야 할지 막막하기가 이를데 없사옵나이다. 현 강원도 울진현령 박희웅이 헌부에 몸담고 있을때에 사조의 기풍이 그 기반을 확립하여 나가는 중요한 시기였음은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사옵나이다. 비록 박희웅이 작은 허물로 청하여 헌부를 물러나면서 전례에 따라 소신을 후임 헌부의 관리로 천거하였고, 소신 또한 그 점을 잘 알고 있나이다. 하오나, 소신이 헌부를 감당하기에는 여러 가지 문제점이 있어 아뢰옵나이다. 헌부가 일전에 박희웅이 말하였듯이 작은 허물로도 그 진퇴를 아뢰었던 점으로 미루어 본다면, 소신에게는 그와 빗댈 수 없는 허물이 너무도 많사옵나이다. 첫째, 소신이 입조하여 별시를 치룬 연후에 낮은 품계에도 불구하고 성은을 입어 한성부판윤대행이라는 중책을 수행하는 과정에 있어 백성을 위무하거나 백성들을 위하여 일하지 않고 소신의 독단과 독선으로 업무를 수행하였던 바가 있었사오나, 한성부에 활발한 입적으로 인해 호구수의 증가와 백성들의 활발한 활동과 관속들의 노력에 기대어 헌부의 11월 대감찰의 결과로 최우수관청이란 명예를 받았사옵니다. 외람되게도 백성들의 공을 소신이 가로챈 것이나 다름없음에도 불구하고 소신이 죄를 청하지 아니하였으며, 그 후에 소신이 한성부판윤대행직에서 체직되고 홍문관의 임무를 수행할 때에도 돌이켜보면, 홍문관원들과 함께 업무를 수행하기보다는 소생이 홀로 홍문관의 이름을 등에 업고 외람되이 업무를 수행하였사옵니다. 이는 백관을 두루 살피어야 하고, 실질적으로 헌부의 관원이 소신 홀로이게 되는 점을 볼 때 소신의 이러한 독단적이고 독선적인 부분들로 인해 헌부의 중임을 능히 감당치 못할 것이라 사료되옵나이다. 둘째, 소신이 입조하여서부터 성은을 입고, 관운도 따라 아직 높은 품계의 인재가 많지 않고 연령이 많다는 연유로 별고없이 중책만을 맡아오면서 자신도 모르는 위세나 허세가 어찌 드리우지 않았겠나이까? 그러한 연유로 사조의 어려운 현실에도 불구하고 겸직을 신중히 생각하여 아직까지 청하지 않고 있었던 것이오며, 또한 소신이 미력하와 능히 겸직을 감당할 수 없어 현재 맡고 있는 홍문관의 소임을 다하여 미진하나마 성은에 보답하고 상께서 백성들에게 선정을 베푸실 수 있도록 하려 함이었나이다. 소신이 민국의 생업으로 인하여 몇일간 업무를 소흘히 하고 입궐하여 보니, 강원도 울진현령이 소를 올렸고, 이에 주상께서 소신에게 중책을 감당하라 명하시었나이다. 소신은 전하의 성은으로 헌부의 중책을 맡게 된 것은 광영이었사옵니다. 하오나, 너무도 갑작스러운 일이라 황망하기 이를데 없사오며, 아직 진행중이던 업무를 마치지도 못하였을뿐더러, 홍문관원의 숫자가 많다고는 하나, 그 숫자에 비하여 활동하는 관리가 한둘에 그치며 홍문관 수장이 될 김덕령은 사조의 관리라 불리우는 것이 가하지 않을만큼 활동이 미약하니, 미력한 소신이나마 홍문관직을 지키는 것이 가하다 할 것이옵나이다. 또한 본조인 예조의 경우에도 그 수장인 이이 만이 업무를 수행할 뿐 이렇다하게 활동하는 관원이 없으니, 소신이 어찌 자리를 비우겠나이까? 셋째, 소신이 사조에 입조하여 처음부터 지금까지 나름대로 쉼없이 관직을 수행하였사옵고, 상께 충성을 하였사오나, 근본적으로 유약하여 심신이 피로하오니, 헌부의 중책을 수행하고자 하면 온전한 정신과 육체가 그 기본인 것을 살피면, 능히 이를 감당하기는 어렵사오니 이 또한 허물이라 할 수 있겠나이다. 전하, 소신이 성은을 입고도 이렇듯 청을 드리니,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개국 609년 12월 29일 종6품 선무랑 홍문관 부수찬 신 김도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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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민
국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