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사인] <계본> 각 지방 활성화 방안

국왕 () 06/24[00:12]
팔도(八道) 각지에 고유한 주제를 부여하자는 것은 지난해 11월에 과인이 삼사에 전교하면서 물었던 것이 아닌가. 이후 논의가 크게 미진하여 삼사에서 계본조차 올라오지 않은 것으로 기억하는데, 지금 이러한 계본이 올라왔다 하여 시급히 시행을 명할 수 있겠는가. 지역별 특색화는 각지방의 체제를 일신(一新)하는 것이니, 곧바로 전교하기가 어렵다. 백성들의 참여를 이끄는 방법이나 수준은 사인이 아뢴 정도면 충분할 것으라 생각하나, 우선 논의하여 체계를 세우지 않을 수 없다. 의정부에서 주관하여 지방관의 권한이나 지역별 주제 할당, 백성 참여 유도 등과 관련한 체계를 마련하도록 하라. 만약 시행한다면 외국어를 공용화 지역도 한 곳 지정하는 것이 어떠하겠는가. 함께 고려할 것이다.
본조에서 처음 활동을 시작한느 백성들을 위한 터전은 읍내장터를 활용하도록 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이에 관하여는 승정원에 별도 조치를 내리도록 하겠다. 전체 서찰 발송에 관한 것은 필요시 승정원에 공문을 보내 협조를 구할 수 있을 것이다.
품계가 없는 백성에게 일반적인 업무 참여를 가능하게 하는 제도는 채택하기 어렵다. 그리 한다면 조정에서 관리를 선발하고 관속을 임명하는 의미가 어디로 가겠는가. 또 조정에서 무엇으로 논의 참여로 인한 공로에 대한 보답을 하겠는가. 그러한 제도를 시행하기보다는, 예조와 형조 등에서 수시로 빈청 논의 열어 일반 백성들이 손쉽게 조정 논의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것이 좋을 것이다. 또 천거제를 확대 시행하면 될 것이니, 천거를 받은 자가 능력을 입증하지 못한 때에는 다시 몰수하면 될 것이고, 품계를 가진 자가 반드시 관직을 가질 것을 강제하지 않으므로 초야에 칩거하는 등의 처신을 하는 것에 크게 불편함이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천거하는 절차가 크게 복잡하고 시일이 오래 소요될 것을 염려한다면, 특별한 계청이 있을 경우에 과인이 특지(特旨)를 내리는 방도를 취할 수도 있을 것이다.
외관직 관리들에 대한 포상은 의정부나 삼사, 이조와 병조 등에서 적절한 주청이 있으면 혜택을 베풀 수 있을 것이다. 또 의정부에서도 근무일수 가감 처분을 할 수 있으므로 충분하지 않겠는가. 조정 논의에 작은 의견을 낸 것에 대해 임금이 나서서 일일히 포상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듯 하므로, 논의 참여자에 대한 포상은 의정부에서 행사하는 가감산 처분으로 대신하도록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