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강건
[사헌부/지평] <계사> 직무감찰 결과 등에 대하여
충청도도사 정도전(당시 영춘현감 겸충주진관병마절제도위)과 사도시정 정태수(당시 사도시정 겸한성부서윤)는 지난 4월에 지방관회의를 통해 전국규모의 행사를 실시하기로 협의하고, 개국626년 6월 14일에서 충청도도사 정도전이 한성부에서 “맞춰라! 사조민 스무고개 놀이 행사”를 실시하였습니다. 하지만 신이 확인하였을 때 이 행사에 대한 비변사나 호조의 허가를 확인할 수 없었고, 관청의 작성된 문서로 충청도도사가 한성부에서 행사를 실시한 연유를 알 수 없었기에 직무감찰을 실시하여 상세한 경과를 살펴보고자 하였습니다. 충청도도사 정도전과 사도시정 정태수가 제출한 소명을 종합해 보면 4월 9일 실시한 지방관회의에서 행사의 개최를 협의하였으며, 미리 행사의 내용이 알려지면 기대와 참여가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로 간찰로 스무고개 놀이를 시행할 것을 협의하였다고 하였습니다. 또 행사의 진행은 두 지방관 중에 먼저 사조에 접속하는 사람이 행사를 시작하고, 댓글 중에 정답이 있으면 이 또한 먼저 보는 사람이 정답을 처리하는 것으로 협의하였다 하였습니다. 또 충청도도사가 6월 3일에 호조에 공문을 발송하였으나, 사도시정의 민국 사정으로 적기에 처리하지 못하여 충청도도사가 6월 6일 공문을 재발송하여 6월 8일에 호조에서 승인하였다고 하였습니다. 신이 보기에 두 관원의 행정에 허물은 크게 두가지입니다. 첫째는 전국규모의 행사를 개최함에 있어 적절한 허가절차를 받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전국규모의 행사는 본래 의정부의 결재로 시행하여야 하나 현재 의정부는 운영되지 않고, 비변사가 운영 중이므로 마땅히 비변사에 결재로 행사를 실시하였어야 합니다. 하지만 두 관원은 이를 따르지 않아 결과적으로 임의로 행사를 실시한 결과가 되었습니다. 이에 대하여 사도시정은 “행사가 시작되고 전례를 참조한 결과 전국단위 행사라고 하더라도, 지방관이 관할 지역을 벗어난 행사를 한 경우, 평점이 감산된 전례를 발견하였습니다. 이에 우선 한성부 게시판에 글을 작성한 정도전님에게 22시 이후 간찰을 보내, 행사를 잠시 중지해줄 것을 요청하였으나, 미접속 상태였으며 이대로 갈 경우 행사 날짜가 다음날로 넘어갈 것을 우려하여, 한성부를 관할하는 지방관으로서 급히 행사를 중지하였습니다. 금번 사례는 지방관 회의과정에서 수차례 간찰을 주고 받아 협의했음에도 전례나, 규범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책임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선임 지방관으로서 이를 즉시 파악하여, 행사 준비에 무리가 없도록 해야할 것이나 민국의 일로 인하여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은 큰 잘못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소명하였습니다. 충청도도사는 “경기전 보수 사업 때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는데 그 점을 파악하지 못 하고 또다시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모든 것이 제 잘못입니다. 정태수님은 바빠서 자세히 확인을 못하셨을 것이고, 행사를 주도한 저에게 전적인 책임이 있습니다. 행사를 중단하게 되어 백성 분들께도 죄송하고, 괜히 저 때문에 화를 입게 되신 정태수님께도 죄송한 마음입니다. 어떤 벌이든 달게 받고 반성하고 또 반성하여 앞으로는 절대 이런 일 없도록 주의하겠습니다.”라고 소명하였습니다. 둘째로 문제가 되는 부분은 중앙관청과 지방관청의 행정에 있어 간찰을 주로 사용하고 관청의 정식문서인 공문을 남기지 않은 것입니다. 본듸 조선은 기록의 나라이고, 관원이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 바른 절차에 따라 기록을 남기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업무 편의상 간찰 등의 다른 수단 사용하여 업무를 협의하였다 하더라도 주요한 내용은 반드시 관청의 공문으로 처결하여야 합니다. 이는 후임에게 바른 전례는 남기는 것 이상의 의의가 있는 중요한 것 입니다. 두 관원의 업무가 지방행사에 관련된 것으로 참여도 등을 이유로 간찰 등으로 협의하였더라도 시행에 앞서 시행의 방법 등에 대하여 공문으로 남겨 결재를 받아야 함은 물론이요, 결재 또한 공문으로 회신하여야 하나 지방관청에서 호조로 보낸 공문은 있으나, 호조에서 행사를 결재한 공문이 없습니다. 이런 연유로 신은 사도시정 정태수와 충청도도사 정도전에게 각 평점 6점의 감하는 징계를 청하옵니다. 신이 보기에 두 관원의 잘못이 작지 않으나, 일이 이와 같이 된 것은 근본적으로 원인은 제도는 있으나 구체적인 절차와 방법이 정비되지 않아 반복되는 일이라 여겨집니다. 신이 확인한 바로 서고의 비변사운영절목, 수교등록, 의정부 업무지침, 지방관 업무지침에서 전국규모의 행사 시행에 대한 내용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관원이라면 마땅히 어명을 따름에 소홀함이 없어야 하나 현실적으로 오로지 조정에 일만을 할 수 있지 않기에 지침 등에 기록되어 있지 않은 부분은 알기 어렵습니다. 더욱이 이번 행사와 같이 지역의 활성화 도모를 위한 성격의 행사는 중앙관청에서 주관하기보다 지방관청에서 주관하는 편이 적절하다고 여겨집니다. 삼가 하교를 기다립니다. 개국626년 6월 14일 행사헌부지평 신 강건 |
http://www.1392.org/bbs?sajor02:9687  
|
| 
|
![[1]](./data/board/member/img/1/i_4c550ebf03.gif "[1]")
국왕
626('17)-06-15 13:33
|
두 관원을 모두 파직한다. 전국 단위 행사 진행과 관련하여 지난 개국624년 12월에 한 차례 추고와 파직이 있었으므로, 이를 기억하고 있는 관원이 있을 것이다. 지금 국고(國庫)에서 지출되었어야 할 수당을 사재(私財)로 임의 처리한 관원이 있다. 엄중 추고하고, 이를 알면서도 방조하거나 묵인한 관원이 있으면 역시 추고하라. |
|
|
한명회
강준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