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부/서윤] <차자> 청죄소
행선공감첨정 겸한성부서윤 신 권준우, 삼가 전하께 죄를 청합니다.
신이 전하의 은혜를 입어 중직대부까지 올랐음에도 여전히 옳고 그름을 분별하지 못하여 지방관의 신분으로 전하의 명을 거스르고 졸한 이승민의 빈소를 열고 추모를 하였으니 신의 죄가 큽니다. 신에게 벌을 내려주소서.
전하께서 신에게 맡겨주신 지방관의 소임은 단순히 백성이 입조할 때만 안내문을 보내며 관심을 가지는 것이 아니라 이곳에서의 생이 다하는 마지막까지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비록 이승민이 전하의 명을 거스르고 졸한 것은 대죄임이 분명하나 그도 한 때는 신과 같이, 또한 지금도 이 땅을 살아가는 아조의 백성들과 같이 전하께서 베푸신 은혜를 받는 백성이었기에 백성을 자애로 대하시는 전하의 마음을 본받아 관할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빈소를 차려주는 것이 가하다고 생각하여 행한 것이었습니다.
하오나, 대간의 소를 통해 신의 생각이 잘못되었음을 깨닫고 죄를 청하니 신에게 벌을 내려 주소서.
삼가 하교를 기다립니다.
개국634년 12월 11일
행선공감첨정 겸한성부서윤 신 권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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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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