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추부/동지사] <계본> 동궁 서연에 대하여
동지중추부사 겸세자시강원우부빈객 신 서민교, 동궁 서연에 대하여 계본을 올립니다.
미거(未擧)한 신이 지난 개국631년 3월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삼가 춘방(春坊)을 맡아 오고 있습니다. 그동안 왕세자사부빈객상견례(王世子師傅賓客相見禮)와 서연진강례(書筵進講禮)를 겨우 거행하였고, 이제 진강(進講)을 연이어 하면서 서연회강례(書筵會講禮)와 정례적인 회강(會講)을 하고자 하였습니다. 갖추지 못한 것이나마 서연을 행하는 조목을 정하여 올리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가시적인 성과는 없고 다만 과좌(坐)만 차지하고 있어 매우 송구하고 민망할 따름니다.
신이 지난 4월에 조목을 계하여 우악(優渥)하신 전교를 받들고, 이를 동궁전에 전하여 답을 기다린 것이 이제 넉 달이 지났습니다. 생업에 바쁘다는 핑계 아닌 핑계로 불충을 범하고 시일을 매우 지체한 것은, 신이 어떻게 하더라도 다 갚을 수 없는 죄입니다. 해가 다 가기 전에 동궁의 답을 얻어 하루빨리 서연을 행하고자 유사(有司)에 도움을 청했습니다. 그러나 저사(儲嗣)의 신변에 관계된 사항으로 인하여 어렵다는 답을 받아 한동안 서연을 여는 것 자체가 어렵게 되었습니다.
국가의 대사를 그르친 신의 죄는 만 번 죽더라도 아깝지 않습니다. 신은 이에 삼가 엎드려 대죄(待罪)합니다.
삼가 하교를 기다립니다.
개국634년 9월 23일
동지중추부사 겸세자시강원우부빈객 신 서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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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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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왕
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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