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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운
[사헌부/대사헌] <계사> 병조, 호조의 사안 추고에 대하여
사헌부대사헌 신 이운, 병조, 호조의 사안 추고에 대하여 계사를 올립니다. 지난 4월 2일 무관 인사 계목 전교에서 신의 사헌부 체직과 함께 병조, 호조의 일을 살펴 사헌부의 의견을 정리해 계할 것을 명하셨습니다. 이에, 신은 부임 직후 각 사안의 내용을 살펴 보고 추고가 진행되어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여겼습니다. 이에, 병조 사안 관련자 훈련원정 신 이성필과 군자감정 신 방인하, 호조 사안 관련자 군자감정 신 방인하, 전강릉대도호부사 신 정제두, 전선공감첨정 신 강준영 등에게 경위서 제출을 요청하였습니다. 이후, 경위서와 각 사안과 관련된 문서를 살폈습니다. 비문으로 확인이 어려운 병조의 일부 문서는 관리단 유사(有司)의 협조를 받아 살펴보았습니다. 먼저, 병조 사안에 대하여 아룁니다. 감정 방인하의 최근 두 차례(3월 2차, 4월 1차) 평정 결과와 관련한 이의 제기 건과 병조의 인사평점 제도 운영 관련 미비 건 추고 등입니다. 첫 번째, 3월 2차 평정 결과에 대한 이의 제기 경위입니다. 지난 3월 22일 감정 방인하가 당시 사헌부가 가동 중이지 않은 상황에서 3월 제2차 평정 결과에 이의를 제기하기 위해 비변사에 관련 절차를 문의하였습니다. 비변사에서는 이전에 사헌부가 가동 중이지 않았을 때 평정 이의 제기에 관한 전례를 찾아 설명해 주었습니다. 또, 비변사는 사헌부의 업무를 대행하지 않기에 이 사안은 병조를 통해 어전에 직계하는 것이 마땅하다는 말을 전하였고 이를 확인한 감정 방인하는 23일 병조에 평정 이의 제기를 하였습니다. 원정 이성필은 감정 방인하에게 평정과 관련한 병조의 입장을 설명하고 감정 방인하의 이의 제기가 타당하다며 재평정 절차를 준수하지 않고 이미 평정 결과문이 발표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감정 방인하의 평정이 아닌 전강릉대도호부사 신 정제두의 평정을 상에서 중으로 임의로 수정하였습니다. 이후, 감정 방인하는 여전히 평정 결과에 대한 의혹이 해소되지 않았음을 말하며 병조에 평정 대상에 대한 평정의 기준 및 판단 근거가 무엇인지 답변해 달라고 요구하였고 병조에서는 이에 응하여 비문으로 평정 사유를 호조에 공문으로 발송하였습니다. 다음으로, 4월 1차 평정 결과에 대한 이의 제기 경위입니다. 감정 방인하는 4월 6일 병조의 평정 결과를 확인하고 평정 결과에 대하여 사헌부에 이의를 제기하였습니다. 사헌부에서는 절차에 따라 병조에 평정 사유를 제출할 것을 요청하였습니다. 신은 평정 이의 제기와 관련하여 전관의 평정 사유, 호조의 업무 처리 내역, 경위서 등을 검토해 보았습니다. 감정 방인하의 이의가 타당하였습니다. 감정 방인하는 평시 호조의 업무량을 상회하는 업무 수행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전관이 중점을 주게 된 평정 사유로 언급한 식목사업 수당 지급 지체와 소과 시권 채점 지체를 살펴보면 감정 방인하가 고의로 업무를 지체하거나 방기한 점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먼저, 식목사업 수당 지급 지체 건은 업무 관련 특이 사항을 정리하여 3월 26일에 계목을 올려 전교를 기다리느라 그런 것이었고, 소과 시권 채점은 신과 원정보다 늦게 처리하긴 했으나 과거 제도 안내에 고지가 되어 있는 기준일인 ‘과거 응시가 종료된 날로부터 만 7일 이내’ 등록을 완료하였으니, 지체가 되었다고 하긴 어려웠습니다. 평정을 담당하는 원정이 나름의 인사 평정 기준을 정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입니다. 그러나, 원정이 인사 평정 기준을 정함에 있어 아조의 법이나 규례에서 정하는 시일과 다르게 본인의 민국 사정이 바빠지는 것을 고려하여 인사 평정의 기준을 정함은 무리가 있습니다. 원정 뿐만 아니라 조정의 모든 관원이 민국에서 생업(生業)을 지고 있으며 그 와중에도 시간을 내어 조정의 업무를 돌보고 있습니다. 이는, 누구 하나 예외가 없이 조정에 있는 모두가 그러합니다. 조정의 일이 민국의 일에 우선하긴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그렇다고 원정의 일정에 맞춰 다른 관원들이 무조건 따라야 할 것은 아닐 일이며 심지어 과거 시권 채점 사례와 같이 만 7일을 넘겼으면 모르되 규례에서 벗어난 시일을 강제하고 평정에 반영하는 것은 더욱 아니될 일입니다. 따라서, 원정의 인사 평정 기준은 전관의 평정 재량과 자율성을 보장하는 차원에서 보더라도 지나치게 주관적인 면이 강하기에 감정 방인하의 시권 채점과 수당 지급이 늦어진 것을 이유로 평정에 반영한 부분이 적절하지 않습니다. 이에, 감정 방인하에 대한 3월 2차, 4월 1차 인사 평정의 재평정이 이루어져야 함을 주청합니다. 다음으로 병조의 절차를 준수하지 않은 인사 평정 처리에 대해 아룁니다. 병조는 평정 이의 제기에 관한 내용이 확인되면 당시 사헌부가 가동 중이지 않은 상황을 고려하여 마땅히 어전에 고했어야 합니다. 그런데 인사 평정 업무를 담당하는 원정 이성필이 아무렇지 않게 인사 평정과 관련한 공문서를 임의로 수정한 점은 분명 문제가 있습니다. 특히 더욱 문제인 것은, 이미 중점으로 평정된 감정 방인하의 결과는 차치하더라도 최초 상점으로 평정한 전강릉부사 정제두의 평정 결과 내역을 중점으로 수정하고 그에 해당하는 사유 역시 임의로 수정하였습니다. 인사 평정의 기본이 되는 공문서를 이렇듯 쉽게 수정하는 일이 온당한 일이겠습니까. 평정 이의 제기를 한 감정 방인하의 평정 내용이 아닌 제3자인 정제두의 평정을 임의로 수정한 것은 절차에 맞지 않습니다. 지난 개국617년 사헌부의 평정 이의 제기 계본에 ‘평정에 대한 이의 제기는 본인으로 국한하는 것이 당연하다. 본인의 평정 결과에 불복하는 내용일 경우에만 사헌부에서 이의 제기를 접수해야 한다. 본인과 관련이 없는 제3자의 평정 결과나 평정 실태에 대한 문제라면 계본이나 차자를 올려 공론을 제기하는 것이 옳다. 일체 아뢴대로 하라.’라고 전교하신 바 있습니다. 따라서 제3자의 재평정은 반드시 어전에 아뢰고 실시했어야 하는 부분입니다. 이에, 그치지 않고 병조에서는 감정 방인하가 평정 사유를 요청하니 별다른 의식이나 생각 없이 곧바로 평정 사유를 비공개 공문으로 발송하였습니다. 그렇기에 병조는 평정 결과 이의 처리 과정에서 업무 절차 미준수, 공문서 임의 수정 및 유출 등의 혐의가 분명히 드러났습니다. 신은 병조의 과실도 문제지만 평정 결과 이의 제기 과정에서 보인 감정 방인하의 태도에도 역시 문제가 있다고 여깁니다. 평정 결과에 대해 억울한 마음이 들어 이의를 제기하는 것은 당사자로서 당연히 그럴 수 있는 일입니다. 그러나 억울한 마음이 들었다 하여서 인사 평정과 관련된 병조의 공문서를 자기 뜻대로 요구하고 받아보는 일이 마땅한 일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기에, 감정 방인하의 경우에도 업무 절차를 미준수하고 임의로 병조의 비공개 공문서를 요구하고 받아서 본 것은 분명한 혐의가 있습니다. 다음으로 병조의 인사평점 제도 운영 관련 미비에 대해 아룁니다. 지난 제195차 윤대 중 호조에서 병조의 인사평점 제도 운영 미비에 대하여 아뢰었고 전교에 따라 관련 내용의 추고를 진행하였습니다. 이에, 병조에 해당 사안에 대한 경위서 제출을 요청하였습니다. 병조에서는 3월 1차, 2차, 4월 1차 평정 이후 각 관원의 평정 결과 내용을 인사평점 관리에 등록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대해 병조에서 소명하기를 민국의 개인사정이 바빴으며 감정 방인하의 평정 이의 건과 관련한 업무 과중으로 처리하지 못하였고 늦게나마 인사평점을 등록하였음을 말하였습니다. 따라서, 평정 이의 건과는 별도로 두 관원에 대한 분명한 징치(懲治)가 있어야 할 것입니다. 원정 이성필은 인사 평정에 관하여 업무 절차 미준수와 인사평정 문서를 임의로 수정하고 외부로 유출한 혐의가 분명하게 나타났습니다. 원정 이성필이 어모계에 오른 이후로 병조 수장을 지금까지 3번을 하였습니다. 이처럼 관력이 짧지 않은데 인사 평정 업무 처리가 극도로 부실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하여, 원정 이성필에 대한 처분으로 징계 당시의 관직을 회수하는 삭직(削去職名)을 주청합니다. 감정 방인하는 평정 결과에 대하여 억울한 마음이 들었다고는 하나 대관(臺官)도 아닌 평정 이의 제기 당사자가 자신의 평정 사유를 받아보겠다고 하는 일은 전례가 없음은 물론이며 평정 이의 업무 절차에도 맞지 않는 일입니다. 감정 방인하의 처분을 아룁니다. 감봉 30일과 같은 일을 반복하지 않고 업무 절차를 준수하는 내용을 잘 알 수 있도록 사헌부 명의로 공문을 발송하여 계도(啓導)하는 것으로 마무리 짓고자 합니다. 다음, 호조 사안에 대하여 아룁니다. 이번 강원도 식목사업의 공조 결재 이전 선 시행 건에 대하여 사헌부에서 관계된 관원들의 경위서를 상세히 검토하였습니다. 이번 사건은 지방관업무지침의 절차를 엄격히 준수하지 않아 발생한 행정상 착오로 확인하였습니다. 관계 관원의 경위서를 확인한 결과, 고의적 위반이나 은폐 시도는 없었으며, 문제 발생 후 각자의 직책에서 책임감 있게 대응하고 보고하는 등 성실한 태도를 보였음을 확인하였습니다. 더불어, 식목사업은 참여 백성들의 혼란 없이 정상적으로 마무리되었고 실질적인 피해는 없었습니다. 이에, 신은 이번 사안과 관련된 관원들에게 징계를 시행하는 것은 과도하다고 판단하여, 해당 관원 모두에게 사헌부 명의로 중앙관청과 지방관청의 업무 협의를 더욱 철저하게 하는 내용의 계도 공문을 발송하는 것으로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삼가 하교를 기다립니다. 개국634년 4월 13일 사헌부대사헌 신 이운 |
http://www.1392.org/bbs?sajor02:1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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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data/board/member/img/1/i_4c550ebf03.gif "[1]")
국왕
634('25)-04-16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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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원정 이성필의 업무 과실 가운데 평정 이의 제기를 받자 다른 관원의 평정 결과를 임의 수정한 것이 가장 크다. 다음은 평정 결과를 늦게 반영한 것인데, 4월 결과를 3월보다 먼저 처리하였으니 이는 업무 과중에 의한 것이라기보다는 한때나마 소관 업무를 잊은 것이라고 하겠다. 평점 자체는, 평관마다 적용 기준이 다를 수 있으므로 어느 정도는 판단의 폭을 보장할 필요가 있기에 모든 관원이 매번 같은 결과를 내리기는 어려운 일이라는 부분을 참작할 필요가 있다. 또 대사헌이 지적한 것처럼, 당사자가 평정 결과에 대해 연이어 이의를 제기하고 사사롭게 그 내역을 받아보기까지 하였으니 이 역시 그대로 넘길 일이 아니다. 훈련원정이 지금 사직차를 올렸으니 그 차자에 처분하겠다. 군자감정은 계사 내용대로 한 달 녹봉을 감액하고 적절히 계도하라. 두 차례 평정에 대한 재펑정을 시행하지 않는 것으로 녹봉 감액과 병과해야 했을 평점 감산을 일부나마 대체한다. 호조 사무에 관한 건은 계청대로 시행하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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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필
박준혁
한명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