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장벽'은 특히 장벽의 앞뒤 낙서의 차이에서 그 상징성이 더욱 두드러지는데, 한쪽 벽면은 낙서가 없이 깨끗하지만 다른 벽면은 낙서로 가득합니다. 이는 동독은 베를린 장벽에 접근하는 것을 통제하며 막았기 때문에 낙서가 없이 깨끗한 것이고, 서독은 자유롭게 장벽에 접근할 수 있었기 때문에 서독인들과 서독에 방문한 관광객들의 평화를 염원하는 낙서가 많이 남겨질 수 있었습니다.
이와 같이 베를린 장벽은 그 원형 자체로도 충분히 역사적 상징이 있는 문화재인데, 피고의 스프레이 낙서로 인해 베를린 장벽에 남겨져 있던 역사적인 의미가 담긴 낙서들을 알아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피고 정태용이 사용한 유성 스프레이가 이미 콘트리트 벽에 스며들어 완벽히 지우기 힘들게 되었고 복원이 불가능한 상태가 되었습니다. 원형에 가깝게 재현할 예정이기는 하나 이와 같은 과정에서 비용이 일천만원 가까이 들 것으로 추정되어 베를린 장벽을 소유하고 있는 서울시에도 재산상의 피해를 입혔습니다. 또한 베를린 장벽을 기부한 독일 측에도 면목이 없게 되었으며 베를린 장벽을 관광하는 많은 민국의 국민들에게도 피해를 입혔고, 이번 사건으로 그래비티 예술가들에 대한 여론도 나빠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