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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회
[예조/참판] <업무> 대마도 답서 사료
일본국 대마주 수호(對馬州守護) 대영(代榮)이 사람을 보내어 토산물을 바치고, 예조에 글을 보내어 말하기를, "전자(前者)에 경차관(敬差官) 이예(李藝)를 보내시어 정무(貞茂)의 죽음에 부의(賻儀)와 치제(致祭)를 하여 주셨음을 도도웅와(都都熊瓦)는 감격하여 마지 않나이다." 고 하니, 판서(判書)는 답서하여 이르기를, "전자에 이예를 보내어 부의를 전하게 하였으나 물건이 변변치 않았는데, 이제 멀리서 감사하는 뜻을 보이니 매우 부끄럽소. 넉넉지 못한 선물이나마 별지에 적음과 같이 보내오." 라고 하였다. 세종실록 22권, 세종 5년 10월 4일 신해 2번째기사 1423년 명 영락(永樂) 21년 대마주 태수(對馬州太守) 종정성(宗貞盛)이 사람을 보내어 토산물을 바치고, 예조에 글을 보내기를, "귀국의 성덕 신공 태상 태종 전하(聖德神功太上太宗殿下)께옵서 지난해 승하하옵신 날에는, 하늘과 땅이 막히고 멀어서 변변치 못한 말로 슬픈 뜻을 드리지 못하였더니, 금월에 보내신 사절이 이르러, 저의 선고(先考)058) 가 죽은 것을 집문(執問)하심을 살펴서 알았으므로, 마음속으로 해가 묵은 남은 슬픔을 억제할 길이 없나이다. 보시고 살피시기 바랍니다. 향(香) 7근(斤), 기린혈(麒麟血) 13근, 빈랑(檳) 1백 26근, 단목(丹木) 3백 70근을 예물로 올립니다." 하였다. 예조 참의(禮曹參議) 성개(成槪)에게 명하여 답서하기를, "서간이 이르니, 비로소 족하가 선대의 뜻을 이어받아 사람을 보내어 위문을 진달하니 자못 감사하오. 헌납한 제사에, 쓸 물자는 삼가 계주하여 수납되었소. 토산물로서 정포(正布) 2백 50필을 회환하는 사신에게 부치는 바이오." 하였다. 정성이 또 글을 올리기를, "공경히 생각하옵건대, ‘귀국 성황께옵서 왕위에 오르시니, 하정(下情)에 경사스럽고 기쁨이 무궁하옵니다. 하늘과 더불어 덕을 합하신 운수가 널리 먼 변방의 백성에까지 미치심을 경건히 축하하오며, 폐읍(弊邑)의 산물은 별지[別幅]에 갖추어 올리나이다. 호초(胡椒) 1백 근, 용뇌(龍腦) 1근 4냥쭝[兩], 청사반(靑沙槃) 44개, 청사통(靑沙桶) 1개, 등(藤) 1백 82본입니다." 하였다. 정포(正布) 1백 70필을 회사(回賜)하였다. 정성은 정무(貞茂)의 아들이다. 세종실록 24권, 세종 6년 6월 20일 계해 4번째기사 1424년 명 영락(永樂) 22년 대마주 종정성(宗貞盛)이 사람을 시켜 토산물을 바치고 예조(禮曹)에 글을 바쳐 말하기를, "저희 나라 사람으로서 몇 사람은 은혜를 입어 돌아왔습니다만, 혹시 자식은 왔지만 아비는 잡혀 있고, 동생은 왔지만 형은 못 돌아와 서로 외롭게 살면서 사모해 마지 않습니다. 또 오로지 바라오니, 저희 나라 전 감사 평 장군(平將軍)의 부인·자식·형·아우도 돌려보내심을 얻지 못했사오니, 너그럽게 용서하시어 온 가족을 이끌고 오게 하시기를 엎드려 원합니다." 하니, 예조 참의 성개(成槪)가 답서하기를, "언급(言及)한 평장군 도전(道全)은 일찍이 우리 조정에 벼슬하여 국은(國恩)을 후하게 입었는데, 정성과 조심을 하지 않다가 국법에 저촉(抵觸)되어 외방(外方)에 귀양갔으니, 다른 피류된 사람과 견줄 수가 없으므로 계달(啓達)하기 어렵도다. 아울러 말한 피류된 사람들은 각도(各道)에 이첩하여 조사하는 중이나, 우선 발견한 11명과 토산 정포 2백 40필을 돌아가는 사인 편에 부치노라." 하였다. 단종실록 10권, 단종 2년 2월 14일 을미 5번째기사 1454년 명 경태(景泰) 5년 일본국 대마주 태수(對馬州太守) 종성직(宗盛職)이 사신을 보내 와서 토물을 바치고, 글을 예조(禮曹)에 올려 말하기를, "듣건대 국중(國中)에 병란(兵亂)이 있다고 하니 군사를 보내어 돕고자 합니다. 빌건대 거짓인지 진실인지를 자세히 유시(諭示)하여 주시고, 아울러 전하(殿下)께도 전문(轉聞)하여 주소서." 하고, 종성직(宗盛直)도 또한 글을 올려 말하기를, "병란이 있다는 말을 듣고 도주(島主)가 군사를 보내어 돕고자 합니다." 하였다. 예조에서 교지(敎旨)를 받들어 답서(答書)하기를, "지난번에 간신(姦臣)이 교결(交結)하여 은밀히 불궤(不軌)를 도모하였으나 모두다 이미 처형되고, 국가가 예전과 같이 태평하오. 비록 그러하나 족하(足下)가 사람을 보내어 급히 문의하고, 또 도우려고까지 하였으므로, 전하께서 이를 가상(嘉尙)히 여기시어 특별히 백세저포(白細苧布)·백세면주(白細綿紬) 각각 5필과 잡채화석(雜菜花席) 5장, 안자(鞍子) 1면(面), 말 1필, 병풍(屛風) 1좌(坐), 송자(松子) 50근, 소주(燒酒) 50병, 밀병자(蜜餠子) 8각(角), 호피(虎皮)·표피(豹皮) 각각 2장, 건청어(乾靑魚) 2천 마리, 건대구어(乾大口魚) 2백 마리, 잉어[鯉魚] 50마리, 붕어[魚] 4백 마리, 천아(天鵝) 5마리, 곶감[乾子] 50속(束), 조미(米) 1백 석, 황두(黃豆) 1백 석, 토산물[土宜]인 정포(正布) 6필을 하사하시어 돌아가는 사신(使臣)의 편에 부쳐 보냅니다." 하고, 종성직(宗盛直)에게 답장하는 글에 이르기를, "삼가 서신(書信)의 뜻을 계달(啓達)하였더니 성상께서 심히 가상히 여기시어 특별히 백세저포·백세면주·백세면포 각각 2필과 호피·표피 각각 1자, 밀병자 4각, 소주 25병, 건청어 1천 마리, 건대구어 1백 마리, 잉어 25마리, 붕어 2백 마리, 천아 2마리, 송자 25근, 곶감 25속, 쌀 15석을 하사하셨습니다." 하였다. 성종실록 1권, 성종 즉위년 12월 14일 계해 5번째기사 1469년 명 성화(成化) 5년 예조(禮曹)에서 아뢰기를, "지금 대마주 태수(對馬州太守) 종정국(宗貞國)이 정피공고라(井皮孔古羅)를 특별히 보내어 가지고 온 서계(書契)에 말하기를, ‘윤2월에 하사(下賜)하신 서신(書信)은 건건(件件)마다 삼가 받았습니다. 삼가 삼포(三浦)의 백성이 처음에 60여명이라고 약속한 것은 실제 그러합니다. 지금 서로 잇따라 거주하는 사람은 그 자손(子孫)·친족(親族)과 복종(僕從)의 사람이지 다른 사람이 있지는 않습니다. 비록 그러하나 전례(前例)에 따라 외람되이 도둑질을 할까 염려하여, 서로 흩어져 거주하는 사람을 점차 그 잘못을 독려 책선(責善)하여 내년에는 마땅히 모두 찾아내어 돌아갈 것입니다. 마지 못해서 서로 머물게 되는 사람은 특별히 그 이름을 써서 알린자입니다. 온갖 일을 존명(尊命)을 어길 수는 없는데, 또 간사하여 음모(陰謀)까지 하는 사람은 능히 알 수가 없는 자입니다. 어찌 알면서도 그 악(惡)을 징계하지 않았겠습니까? 지금 이후부터는 백성 중에 불선(不善)한 사람은 그 성자(姓字)를 써서 우리에게 알려 주소서. 폐읍(弊邑)은 귀국(貴國)에게는 실제로 입술과 이빨의 관계입니다. 소민(小民)의 과실로써 두 나라의 큰 사고(事故)를 초래해서는 안되니, 이에 집사(執事)046) 를 위하여 마음속에 있는 바를 바로 진술합니다. 온 서신(書信)에 하사(下賜)한 조미(米) 50석(碩), 황두(黃豆) 50석, 송자(松子) 2석, 소주(燒酒) 20병, 청주(淸酒) 50병, 건치(乾雉) 1백 수(首), 기러기 10수(首), 계(桂) 3각(角), 다식(茶食) 3각(角), 면주(綿紬) 10필을 삼가 은혜롭게 받았으며, 별폭(別幅)의 대도(大刀) 3파(把)와 감초(甘草) 10근을 진상합니다.’ 하였습니다. 예조(禮曹)의 답서(答書)에는, ‘서신(書信)이 와서 적길(迪吉)함을 알게 되었으니 위안(慰安)이 됩니다. 헌상(獻上)한 예물(禮物)은 삼가 아뢰어 수납(收納)했습니다. 지금 온 서신(書信) 안에, 「삼포(三浦)에 항시 거주하는 사람은 내년에는 마땅히 모두 찾아내어 돌아갈 것이며, 마지 못하여 서로 머물게 되는 사람은 그 이름을 써서 알리겠으며, 온갖 일을 명령을 어기지 않겠습니다.」고 하니, 족하(足下)가 능히 대의(大義)를 알기 때문에 이에 미치게 된 것을 볼 수가 있습니다. 아울러 이 뜻을 갖추어 아뢰었더니, 우리 전하(殿下)께서 이를 가상(嘉尙)히 여겨 특별히 백세면주(白細綿紬) 5필, 흑세마포(黑細麻布) 5필, 호피(虎皮) 1장(張), 표피(豹皮) 1장, 인삼(人蔘) 5근과 토산물인 정포(正布) 8필, 면포(綿布) 4필까지 하사(下賜)하여 돌아가는 사개(使价)에게 부치니 조령(照領)하기를 바랍니다. 항시 거주하는 사람을 찾아내어 돌아가는 일은 한결같이 앞의 서신(書信)에 의거하여 명백히 시행하는 것이 매우 다행한 일입니다.’고 했습니다." 하였다. 성종실록 20권, 성종 3년 7월 17일 임자 1번째기사 1472년 명 성화(成化) 8년 종정국(宗貞國)의 특송(特送) 가와로(可臥老)·이신도로(而信都老) 등이 하직하였다. 예조의 답서에 이르기를, "옛적부터 두 나라의 교제가 처음에는 비록 정호(情好)가 심히 돈독하였으나 마침내는 혹 변함이 있었던 것은, 반드시 간사한 사람이 그 사이를 교란(交亂)시켰기 때문이다. 지난 번에 간사한 사람이 속여서 이익을 도모하려고 하였기 때문에 귀국의 사자인 종대선(宗大膳)이 돌아갈 때 우리 임금의 뜻을 받들어 서계를 보내어서 통유(通諭)한 것은, 대개 족하(足下)로 하여금 금령(禁令)을 거듭 밝히어 뒷사람을 경계하고자 한 것이다. 어찌 이왕의 죄(罪)를 추구(追咎)하여 중(重)한 법에 처할 줄이야 생각하였겠느냐? 실로 차마 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족하가 명을 듣고 곧 봉행하여 간사한 무리로 하여금 두려워하여 스스로 나쁜 짓을 그치게 하였으니, 깊이 신의(信義)를 알고 사대(事大)하는 정성이 있으며 강명(剛明) 과단(果斷)한 자가 아니면, 어찌 능히 이에 이르겠느냐? 정성을 미루어 서로 대접하고 길이 돈독하여 변하지 않기를 정히 기약하겠도다. 사유를 갖추어 계달하였더니, 우리 전하께서 깊이 가상(嘉尙)하게 여기시어, 특별히 별폭(別幅)과 같이 하사한다." 하였다. 그 별폭은 이러하였다. "말[馬] 1필, 안장[鞍子] 1면(面), 남사 피륵(藍斜皮勒), 전피 피체(皮皮替), 전피 한체(皮汗替), 녹색첩(綠色), 단자첨보로(段子甫老)를 갖춘 것, 백세면주(白細綿紬) 10필, 백세면포(白細綿布) 10필, 흑세 마포(黑細麻布) 10필, 호피(虎皮) 2장, 표피(豹皮) 2장, 잡채화석(雜菜花席) 5장, 병풍(屛風) 1좌(坐), 동분(銅盆) 2사(事), 동로(銅爐) 2사, 중경(中鏡) 1사, 흑초립(黑草笠) 1부(部), 옥정자(玉頂子), 황동대(黃銅臺), 홍상모(紅象毛), 운월아(雲月兒), 후정자(後頂子) 침속주(沈束珠), 수정주(水晶珠), 격자교관(隔子交貫), 입갑(笠匣), 유모구 자적진사(油帽具紫的眞絲), 세조(細條), 십이요(十二腰), 비견석 토환구 수랑(飛堅石吐環具繡囊) 1부, 수밀위(繡密韋) 1부, 백어피과(白魚皮) 삼병 도자(三幷刀子) 1부, 흑사 피화(黑斜皮靴) 1부, 투정구(套精具), 대홍 단자(大紅段子), 수호슬(繡護膝) 1부, 각궁(角弓) 1장, 녹비 가구(鹿皮家具), 대전(大箭) 6매(枚), 통구 흑사피 궁대(筒具黑斜皮弓) 1부, 유모구 저피 통개(油帽具猪皮筒介) 1부, 남사 피개(藍斜皮蓋), 아표미(兒豹尾) 1쌍, 유모구 유둔(油帽具油芚) 2부, 백접선(白摺扇) 1백 파(把), 쌀 1백 석(碩), 황두(黃豆) 1백 석, 진임자(眞荏子) 2석, 청밀(淸蜜) 5두(斗), 계(桂) 3각(角), 다식(食) 3각, 해송자(海松子) 2석, 소주(燒酒) 30병, 토의 정포(土宜正布) 20필, 면포(綿布) 11필." 수호 대관(守護大官) 종성준(宗盛俊)에게 보내는 서계(書契)에 이르기를, "우리 전하께서 도주(島主)가 더욱 돈독하게 정성을 바치는 것을 깊이 가상하게 여기어 특별히 포장(褒奬)을 더하여 특수한 은혜를 보이고, 겸하여 족하(足下)에게 백세 면포(白細綿布) 5필, 흑세 마포(黑細麻布) 5필, 호피(虎皮) 1장, 표피(豹皮) 1장, 쌀 15석, 황두(黃豆) 15석, 소주(燒酒) 10병, 계(桂) 1각, 다식(食) 1각을 하사하니, 참조하여 수령하라." 하였다. 종정수(宗貞秀)에게 보낸 서계에 이르기를, "도주가 능히 성심으로 큰 나라를 섬기어 무릇 통유(通諭)하는 일을 곧 봉행하니, 우리 전하께서 깊이 즐거워하여 특별히 포상을 가하고, 겸하여 족하(足下)에게 백세 면포(白細綿布) 5필, 흑세 마포(黑細麻布) 5필, 호피(虎皮) 1장, 표피(豹皮) 1장, 쌀 15석, 황두(黃豆) 15석, 소주(燒酒) 10병, 계(桂) 1각, 다식(食) 1각을 하사하니, 참조하여 수령하라." 하였다. 또 도주(島主)에게 답하는 서계에 이르기를, "서계를 받고서 인하여 보인 뜻을 알았으며, 겸하여 사자(使者)의 말을 듣건대 간혹 서로 맞지 아니한 것이 있으니 회복하지 아니할 수 없는 것이다. 우리가 일본(日本)과 더불어 두 나라가 교환(交)한 연대는 심히 오래다. 우리 조정이 개국하면서부터 귀도(貴島)의 시조(始祖) 영감(靈鑑)이 처음으로 우리에게 정성을 다하여 교제하였고, 종정무(宗貞茂)가 대를 이어 더욱 성심으로 부속하였으나, 그 말년에 이르러 평화를 지키지 아니하고 섬 사람들이 흩어져서 해적이 되어 우리의 변경(邊境)을 침략하였다. 이때에 우리 선왕께서 크게 노하시어 군사를 보내어 죄를 묻고 수년 사이에 왕래가 불통하였다. 종정성(宗貞盛)이 이에 도내의 고로(古老)와 더불어 사신을 보내어 와서 교제하고 과실을 뉘우치고 사죄(謝罪)하였으며, 또 해적은 대개 일기(一岐)와 구주(九州)의 사람들이요 대마도(對馬島) 사람 뿐만은 아니라고 하였다. 우리 선왕께서 말하기를, ‘죄가 있으면 토벌하고 복종하면 놓아주는 것이 고금에 통하는 의(義)이다. 이제 이미 복종하였으니 이왕의 과실을 반드시 추구(追咎)할 것이 아니다.’하고, 마침내 명하여 옛날과 같이 대접하게 하였다. 이로부터 해마다 보내는 사선(使船)을 많이도 하였고 적게도 하였다. 우리 선왕께서 ‘모든 주(州)의 사선은 다 정액(定額)이 있는데 홀로 대마도에는 일찍이 액수를 정하지 아니하였으니, 혹은 폐단이 생길까 염려된다.’ 하고, 계해년617) 에 비로소 50선(船)으로 약정하여 세액(歲額)을 삼고, 무릇 섬의 사임(事任)이 있는 자도 또한 각각 세액을 정하고, 또 도서(圖書)618) 를 주어 증거를 삼았으며, 기타 관(館)에서 대우하는 예절과 도로(道路)의 한계와 배의 대소(大小)와 사람의 다과(多寡)도 모두 규칙을 정하여 각각 신약(信約)을 지키어서 감히 어김이 없었다. 대개 법이 오래되면 반드시 폐단이 생기고, 폐단이 생기면 반드시 구(救)하는 것은 국가의 떳떳한 일이다. 삼포(三浦)로부터 서울에 올라오는 데 한정된 일정(日程)이 있는데 곳곳에서 머물러 때를 넘기고 해를 지나는 일이 있기에 이르니, 비단 섬 사람들이 요(料)를 많이 받으려고 꾀할 뿐만 아니라, 사행(使行)을 데리고 오는 통사(通事)들도 또한 사리(私利)를 꾀하여 이에 이른 것이다. 근년에 남방에서 재앙을 만나 연곡(年穀)이 풍년들지 아니하여 연도(沿途)의 관역(館驛)에서 장차 감당할 수 없으므로, 이에 옛 약조를 거듭 밝혀서 너무 심한 것을 억제하여 그 폐단을 구한 것이고, 옛 약조를 변경한 것이 아니다. 하물며 소소하게 법에 어그러지는 일은 모두 관대하게 용서하여 따지지 않겠다. 이제 족하의 편지에 이르기를, ‘대우하는 것이 옛날과 다르다.’ 하였으나, 실로 알 수 없는 것이다. 사자가 말한 요미(料米)에 티끌과 더러운 것을 섞었다는 것은, 변경(邊境)에 있는 관리의 죄이다. 요새 흉년으로 인하여 세금의 수입이 많지 아니하므로 부득이 옛날에 저축한 것을 쓰나, 티끌과 더러운 것을 섞는 일이 어찌 국가의 뜻이겠는가? 이제 모두 사유를 갖추어 계달하니, 우리 전하께서 명하여 이르기를, ‘이제 대마 도주(對馬島主)가 능히 변통하여 의(義)를 지키고, 정성껏 우리 나라를 섬기어, 무릇 교유(敎諭)하는 것은 명을 들으면 의심하지 않고 곧 행하며 또 스스로 위축하지 아니하고 생각이 있으면 모두 아뢰니, 내가 매우 가상하게 여긴다. 너희 예조에서는 특별히 사인의 서울에 올라오는 노정(路程)을 5일간 늦추고, 우리 변경 관리들의 요(料)를 줄 때 삼가지 아니한 죄를 다스리고, 무릇 대마도 사람들을 대접하는 데 힘써 후대하라.’ 하였으므로, 서계(書契)에 자세히 써서 대답하니, 족하는 참조하라. 그윽이 생각건대 국가의 교제는 될수 있는대로 간이(簡易)하게 하고, 약조를 굳게 지키어 피차에 싫음이 없은 뒤에야 오래가고 더욱 돈독해질 수 있다. 각각 왕래하는 사람의 말을 듣고 급히 저와 나를 생각하면 후회하지 않는 자가 거의 드물 것이다. 무지한 사람이 조금만 뜻과 같지 아니하면 문득 편안하지 아니하므로 서로 성을 내니, 여기가 진실로 편안하지 아니하면 저기가 어찌 홀로 편안하겠느냐? 이는 심히 생각을 하지 아니한 것이다. 이제 후하게 가고 박하게 와서 해마다 여러 만금을 소비하여도 아끼지 않는 것은, 어찌 앉아서 창고에 쌓은 것을 소비하는 것이 아까운 줄 모르겠느냐? 우리 전하께서 특별히 피차의 백성을 생각하여 일시 동인(一視同仁)619) 한 까닭이니, 족하는 종시(終始)를 세밀히 생각하고 이해(利害)를 헤아려서 우리 성상께서 두 나라를 구제하여 사이가 없는 뜻을 몸받아, 간세(奸細)한 자를 무즙(撫)하고 비위(非違)를 금제(禁制)하며 더욱 정성을 굳게 하여 길이 교호(交好)하면 어찌 아름답지 아니하냐? 요새 족하의 시조(施措)를 살펴보니, 일이 기의(機宜)에 합하고 또 신실하고 돈독함을 밝게 나타내고 숨기는 바가 없으니, 참으로 가히 더불어 일할 만한 사람이라 하겠다. 이에 누누이 생각하는 바를 모두 진술하였으니, 족하는 이 뜻을 몸받아 더욱 어진 명예를 선양하면, 이보다 더 다행한 일이 없겠다." 하였다. 성종실록 100권, 성종 10년 1월 12일 기사 1번째기사 1479년 명 성화(成化) 15년 일본국(日本國) 대마주 태수(對馬州太守) 종정국(宗貞國)이 특송(特送)한 성장(盛長)이 하직하니, 예조(禮曹)에서 답서(答書)하기를, "간세(姦細)한 무리가 우리 변경의 포구(浦口)를 어지럽히는 것을 족하(足下)가 널리 수색하여 잡고, 또 죄인(罪人)을 찾아서 법(法)으로 다스렸으며, 전일에 통유(通諭)한 일을 일일이 봉행(奉行)하였으니, 족하가 우리 나라를 공경히 섬기고 번병(藩屛)이 되어 힘써 순종하는 정성을 볼 수 있습니다. 즉시 이 뜻을 가지고 연유를 갖추어서 우리 전하(殿下)에게 아뢰었더니, 깊이 가상히 여기시고 기뻐하시며 특별히 흑마포(黑麻布) 3필(匹), 백면포(白綿布) 3필, 채화석(彩花席) 3장(張), 호피(虎皮) 2장(張), 표피(豹皮) 2장(張), 표피 좌자(豹皮坐子) 1벌[事], 정포(正布) 17필(匹), 면포(綿布) 8필(匹)을 내려 주시고, 연례(年例)로 내려 주는 쌀·콩 아울러 2백 석(碩)을 돌아가는 사자(使者)에게 부쳤으니, 족하도 또한 우리 전하께서 권후(眷厚)하는 뜻을 마땅히 본받아 충성하는 정성을 변하지 말고, 구약(舊約)을 거듭 밝혀서 간세(奸細)한 자를 금집(禁)021) 함으로써 영구히 이웃의 화친을 유지하면 매우 다행하겠습니다." 하였다. 중종실록 24권, 중종 11년 4월 17일 무진 7번째기사 1516년 명 정덕(正德) 11년 예조 판서 및 대신을 명초(命招)하여, 서계에 대해 회답할 말을 의논하게 하니, 유순·정광필·김응기·노공필·권균·신용개·고형산·남곤이 의논드리기를, "대마도주의 서계에 가연조기가 도적질하게 될는지 의심스럽다고 한 것을, 예조로 하여금 답서하기를 ‘변장(邊將)이 보고에 의해 족하(足下)가 특사를 보내 보고해왔음을 알았는데, 족하가 우리 국가의 후한 은혜를 입었으니 마땅히 이래야 한다. 이미 사유를 갖추어 전계(轉啓)205) 했다. 다만 여러 곳 왜인으로 우리 나라에 오는 사람들이 반드시 모두 귀도(貴島)를 경유하게 되는데, 비록 가연조기가 도적질을 업삼아 한다지만, 어찌 귀도를 지나쳐 우리 국경을 침범해 올 수 있겠는가? 족하가 금단하기 여하에 달린 일이다. 만일 혹시라도 사세가 금단할 수 없다면 도장(島將)에게 서신을 보내 함께 공격하여 섬멸시킴이 또한 족하의 성의에 달렸으니, 나는 능히 도적을 금단할 수 없다 하거나, 나는 능히 간계를 막을 수 없다 하여, 족하의 충간(忠懇)한 성의에 흠이 되도록 하지 말라.’ 하였으면 합니다." 하니, 의논대로 시행하도록 하였다. 중종실록 94권, 중종 35년 10월 23일 신사 4번째기사 1540년 명 가정(嘉靖) 19년 예조가 아뢰었다. "대마도 왜인에게 향연을 베풀 때 작은 통(筒)을 가져다 바쳤는데 가고난 다음 열어보니, 서계(書契) 아래에 또 도서(圖書) 3장(張)이 있었습니다. 그 뜻을 알지 못하여 통사(通事)로 하여금 관소(館所)에 물어보게 하니, 이것은 강연공(姜衍恭)243) 이 표류되어 남도(藍島)에 가서 정박할 때 만든 것인데 값을 주고 찾아온 것이라 합이다. 이 도서를 보니 【중앙에는 궁궐을 전좌(殿坐)라 썼고 4면의 안에는 6조와 각사(各司)의 호칭과 관원의 수효가 쓰였고 밖에는 8도의 이름이 쓰였다.】 강연공은 별로 추문할 일이 없습니다. 만약 추문한다면 연공뿐 아니라 표류한 무리 모두를 추문해야 합니다. 대저 왜인의 뜻을 보건대, 오도(五島)의 왜인은 쇄환(刷還)을 공으로 삼고 대마도 왜인은 문견(聞見)을 공으로 삼으니, 각각 그들의 뜻대로 접대해서 보내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대마 도주의 서계는 다음과 같다. "대마도(對馬島) 태수(太守) 평조신 종성장(平朝臣宗盛長)은 머리 숙여 삼가 짤막한 글월을 조선국 예조 삼대인(三大人) 좌하(坐下)에게 올립니다. 엎드려 아뢰옵건대 지난해 초겨울에 표류한 백성 강연공 등이 일본국 적도(賊島)에 표류해 와서 거주하고 있습니다. 그 고을 사람은 집안이 가난하여 바닷가에서 해산물을 채취하는 것을 업으로 하며 나란히 모여 삽니다. 이곳은 원래 여러 섬의 외방에 있는데 적도(賊徒)들의 적소(謫所)로 사용되어 적도의 우두머리가 살아가는 섬입니다. 그러나 적도의 우두머리는 표민(漂民)을 얻으면 기뻐하여 길러주고 어루만져 주기도 하는데, 적도는 원래 신의가 없기 때문에 참으로 길러주고 어루만져 주는 것이 아니라 난(亂)을 범하기 좋아해서인 것입니다. 그것은 무슨 까닭인가 하면 예부터 오래된 전례가 있어서입니다. 사람이 표류해 오면 통로를 대마도 해구(海口)에 물어 신(臣)의 영지(領地)를 통과하는데, 혹 문인(文引)244) 을 주어 표류한 사람인지의 사실 여부를 가리며 혹 주연(酒宴)을 베풀거나 아울러 옷가지 등을 주어 완전히 보호하여 송환하는데, 이것이 오래된 전례입니다. 따라서 신은 지난해 섣달부터 올해 8월까지 이미 적도에 명하여 사선(使船)을 보내 표민을 여러 차례 청했습니다. 그래서 그 값으로 황금 수십 일(鎰)을 써서 속(贖)바쳐 그들을 귀국으로 송환하려 하였지만 적도의 우두머리가 끝내 응하지 않았습니다. 적도의 우두머리는 ‘이 표민을 끌고 조선 제주도에 이르면 새로 적선(賊船)의 길을 개척하여 후일의 통로로 삼을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황금 주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는데 신의 간언을 받아들이겠습니까? 적도들은 거짓으로 꾀하여 원수의 일을 보복하려는데 귀국에서는 아십니까, 모르십니까? 엎드려 아뢰건대 올해 8월 하순경 적도의 우두머리가 이들을 배에 태우자, 강연공 등은 고향에 돌아갈 것이라 좋아하고 적도들과 마음이 합하여 형제처럼 서로 의논해서 귀국 남해안으로 그들을 끌고 온 것이 분명합니다. 그런데도 그들을 허용하면 해변 백성이 어떻게 편안할 수 있겠습니까? 단지 편벽되어 접대하기만 해서는 안 되는데 후일의 원수가 될 것을 분명히 알기 때문에 두렵고 한스럽습니다. 표민은 비록 상국(上國)의 백성이라 하지만 이 왜선(倭船)의 왜인은 참된 빙선(聘船)이 아니라 거짓과 잔인함으로 사악하게 범하는 자들이니, 뒷날 필시 불시에 해구(海寇)를 이끌고 남해안의 으슥한 곳이나 외딴 섬에 이른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필시 큰 원수가 될 것입니다. 신은 일찍이 동번(東藩)으로서의 약속을 더욱 공고히 하여 항상 사고가 있으면 속히 귀국에 고하였는데, 이는 상국의 백성과 똑같이 되었기 때문이니 의심하지 마시고 괴이하게 여기지 마소서. 이 때문에 신이 섬의 병사를 거느리고 달려가 토벌하려 했는데 바다의 파도가 사나와서 적도의 우두머리를 토벌하지 못하였습니다. 만약 토벌한다면 표민의 목숨은 이미 죽었을 것입니다. 이 때문에 끝내 토벌하지도 못하였습니다. 또 표민이 살아서 돌아간다면, 신의 신의(信義)로운 마음을 고한들 누가 알겠습니까? 이제 신의 충성스런 정성을 표합니다. 다행히 강연공이 적도의 우두머리에게 보인 절목(節目) 10여 가지 일과 아울러 수간(手簡)을 모두 기록하여 여기에 바칩니다. 의심스러우면 표민에게 물어보시면 신이 표민을 속바쳐 송환시키려 하였음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또 그것을 열어 보시면 조선과 적도간의 해로(海路)가 지척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우연히 오는 사신에 붙여 절목·첩목(牒目)을 삼대인에게 올립니다. 적이 가지고 있는 절목에는 비록 실마리가 많지만 이번에 드러난 것으로 보면 하나를 들어 열을 알 수 있습니다. 모두 아뢰어 하소연합니다. 적도들은 거짓으로 표민을 돌보아주는 체하며 원수를 갚고자 하니, 후일 상국의 남해안을 범한다면 이는 의(義)를 저버리는 것이 됩니다. 적도의 우두머리는 본래 거짓이 심한 자입니다. 아, 앞에서 알랑거리기 보다는 차라리 뒤에서 비방하지 않는 것이 더 낫지 않습니까? 이에 의거, 생각하면 애석합니다. 표민이 적도에게 남긴 악독한 말과 악독한 원수는 무엇을 말하는 것입니까? 귀국이 일찍이 이 일을 알지 못하고 허용한다면 안됩니다. 상국은 신의 아룀을 들으시어 남해의 진장(鎭將)은 각각 더불어 나아가야 할 것입니다. 거듭 아뢰거니와 신의 진해(鎭海)를 통하지 않고 적들과 같이 몰래 가서 해도를 함부로 떠나면 해도 진장도 억류하지 못하고 병사들도 막지 못할 것이니, 이는 동번(東藩)의 태만함이 아닙니다. 수많은 일 중에 일부분만을 들어 엎드려 자세히 주달하오니, 천총(天聰)은 살피사 다행히 신의 어리석은 말을 믿으신다면 촌충(寸忠)이나마 더욱 힘쓸 것이니, 또한 기쁘지 않겠습니까? 두려워 삼가 아룁니다. 천문(天文)245) 9년 9월에 평조신 종성장은 머리 숙여 백 번 절합니다." 이에 대한 답서는 다음과 같다. "조선국 예조 참의 윤사익(尹思翼)은 대마도 태수 평조신과 종공(宗公) 족하(足下)에게 알립니다. 보내주신 편지를 받았는데 편안하다니 매우 위로가 됩니다. 일본은 우리 나라 동쪽 강토와 이웃하여 교호(交好)의 뜻이 거리의 멀고 가까움에 관계가 없었습니다. 귀도(貴島)는 우리에게 가장 가까와 이에 선조(先朝)로부터 각별히 어루만져 편안하게 하였고 귀도 또한 선대로부터 대대로 정성을 바쳐 끊어진 적이 없습니다. 그러다가 족하에 이르러서는 더욱 경건하여 두 마음을 갖지 않았으므로 우리 나라에서는 항상 아릅답게 여깁니다. 근래 우리 나라 변방 백성이 표류해 멀고 외진 섬에 이르자 족하는 그 말을 듣고 곧 사람을 보내어 탐문(探問)하고 중가(重價)로 속바쳐 우리에게 송환하려 하였으니, 그 뜻이 부지런하고 지극하여 족히 충성을 바치는 정성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끝내 저들의 방해를 받아 평소의 뜻을 이루지 못하였으니 족하는 서운한 뜻이 있겠습니다. 그러나 우리 나라에서는 족하의 정성을 가상히 여기고 있으니, 어찌 일의 성패에 관계되겠습니까. 더구나 남의 위급함을 구제하되 자기의 하기를 즐겼으니 충성을 다하였으니 이보다 더 큰 것이 없고, 선한 일을 자기 혼자 독차지하지 않고 남과 같이 이는 더욱 선한 일 가운데 선한 일입니다. 군자의 마음이란 공평하고 너그러워 선을 하는 데 강하여 반드시 자기에게서 나왔다 하여 이롭게 여기지 않고 남에게서 나왔다 하여 성내지 않습니다. 지금 족하는 저들이 표민을 압송하면서 귀도의 문인(文引)을 받지 않고 예를 어겨 다른 길로 경유하는 것은 잘못이라 하여 편지 가운데 여러번 반복하였습니다. 그리고 강연공 등이 사사로이 써 보인 필적까지 찾아 봉하여 우리에게 보내주기까지 하였으니, 이는 어찌 표민 호송이 자기에게서 나오지 않음을 꺼려 그들을 이간질하고자 함이겠습니까. 참으로 먼데 사람이 오면서 귀도를 경유하여 예대로 문인을 내어 우리 나라에 도달하는 것은 예부터 정해진 약속이니 어길 수 없는 것입니다. 더구나 표민을 얻었으면 곧 귀도에 나아가 의논하여 힘을 합해 호송하여 귀도와 공을 나누고 착한 일을 같이 해야 의에 합당할 터인데, 지금 그렇게 하지 않고 곧바로 표민을 거느리고 마음대로 옛날에는 통하지도 않았던 길을 경유하였으니, 저들이 한 짓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생각건대 공을 독차지하려는 것입니까. 아니면 따로 다른 연유가 있어서입니까? 그러나 숨겨진 계책이 있다는 말은 실정이 아닌 듯합니다. 그러나 족하께서는 우리 나라를 위하여 계획하고 걱정하심이 매우 깊어서 우리 나라로 하여금 미리 방비하고 주밀히 도모하여 선처해서 후환이 없게 하고자 하였으니, 족하의 절의를 다하고 충성을 바치는 정성을 더욱 볼 수 있습니다. 본조(本曹)에서는 전하에게 전계(轉啓)하여 가상하고 기쁘게 여겨 특별히 백저포(白苧布) 4필, 흑마포(黑麻布) 4필을 내려 포장하는 뜻을 보이니 받아 주십시오. 표민의 일에 이르러서는 이미 족하의 지적(指摘)에 의하여 그 경유를 대강 알았습니다. 또 남쪽 변방 수장(守將)의 보고를 받아보니, 일본 배가 바다에 표류되어 정박했는데 그들은 오도(五島)의 수관(守官)이라 하면서 ‘귀국의 표류인 19인을 압송해 오려고 바다에 떠 귀국을 향하여 오다가 갑자기 바람을 만나 바다에 전복되어 옛길을 잃어버리고 여기에 표류되었다.’고 하였습니다. 이 또한 전계하여 서울로 오고 있습니다. 다만 알 수 없는 것은, 이들이 과연 풍파 때문에 여기에 이르렀는지 아니면 고의로 약속된 의례를 어겨 귀도를 경유하지 않고 문인(文引)도 받지 않고 따로 새로운 길을 향하여 왔는지 하는 것입니다. 아직까지 힐난하여 그 본정(本情)을 얻지는 못하였습니다. 그러나 규약을 어긴 죄는 마땅히 인책해야 하겠지만 머나먼 넓은 바다에서 표민을 보호해서 여기까지 이르렀으니, 그 의리가 심히 가상합니다. 저들이 정성을 다하였으니 우리도 정성으로 보답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죄가 있다 하지만 공 또한 족히 그 죄를 덮을 수 있고, 의리상 거절하여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으므로 의당 우대하여 돌려보내겠습니다. 그러나 문인을 받지 않고 마음대로 새로운 길을 경유하여 엄한 규약을 어겼으니, 법에 용서되기 어려운 바라 끝내 중하게 인책하여 돌려보내고 이후에 다시 범하면 마땅히 적왜(賊倭)로 논하여 용서하지 않겠습니다. 이렇게 간절히 칙유하여 보냈으니 저들이 어찌 후회하고 두려워 스스로 그만두지 않겠습니까. 또 강연공이 써서 보인 지도를 보니 모두 거짓되어 실지가 아니니 이해에 무슨 관계가 있겠습니까? 그러나 마땅히 법에 따라 다스려 이간하고 틈을 만든 죄를 바루겠으니, 족하는 너무 걱정마십시오. 또 제주(濟州)는 본래 옛날 탐라(耽羅)로 나라가 아니며 토지가 심히 넓고 인민이 매우 많고 땅은 험하고 병사는 강하며, 사면은 깎아지른 듯한 철벽(鐵壁)으로 길이 하나만 있어 겨우 배를 댈 수 있기 때문에 백 년 전 바다에 도적이 가득하였지만 한 번도 범하지 못하였습니다. 저 오도(五島) 사람들이 좋지 않은 생각을 갖는다고 하더라도 걱정할 바가 아닙니다. 족하는 염려하지 마십시오. 더구나 오도는 까마득히 먼 곳에 있는데다 귀도가 우리 나라의 울타리로 그 앞에 있으니 저들이 범하여 도둑질할 계책을 갖는다 하더라도 앞으로는 우리 병사의 위압을 두려워하고 뒤로는 귀도가 가로막을 것을 두려워하게 됩니다. 따라서 나아가자니 배를 띄울 곳이 없고 물러나자니 머무를 곳이 없어 망망 대해에 외떨어져 의지할 곳이 없게 됩니다. 이러니 어찌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방자하게 창궐(猖獗)하려 꾀하겠습니까? 족하께서는 이 점을 헤아리십시오. 끝으로 계절에 따라 천만 자중(自重)하시기 바랍니다." 【대제학 김안국(金安國) 지음.】 숙종실록 14권, 숙종 9년 12월 22일 기미 1번째기사 1683년 청 강희(康熙) 22년 일본(日本) 대마주 태수(對馬州太守) 평의진(平義眞)이 예조(禮曹)에 글을 보내었는데, 이르기를, "근래에 남경(南京)의 치란(治亂)은 어떠합니까? 저으기 듣건대, 병혁(兵革)이 그치지 아니하여, 요사이 동녕(東寧)의 정금사(鄭錦舍)가 크게 기병(奇兵)을 모집(募集)하고 만리(萬里)에 배를 띄워 귀국(貴國) 지방(地方)을 침범하고, 올량합(兀良哈)은 곧장 북경(北京)으로 들어가 장차 전공(戰攻)을 결행(決行)하려 한다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또 듣건대, 청왕(淸王)이 웅간 오강(雄奸傲强)하여 도리에 맞지 않는 어려운 일로써 귀국을 견책(譴責)하였다 합니다. 두 가지의 떠도는 이야기는 모두 한상(漢商)의 구관(口)에서 나온 것입니다. 귀국은 다시 모역(耗)함이 없는지요? 인교(隣交)가 바뀌지 않았으니, 정성을 다함에 어찌 그침이 있으리오? 만약 급변(急變)이 있다면 모름지기 속히 신유(申喩)해야 할 것이오니, 모호하게 하지 아니하기를 바랍니다." 하였다. 글이 도착하자, 조정에서 자못 의심하고 놀라서, 대제학(大提學) 남구만(南九萬)에게 명하여 묘당(廟堂)의 여러 신하들과 상의(相議)하여 답서(答書)를 지어 보내게 하였는데, 이르기를, "근래에 우리 나라의 사개(使价)가 연경(燕京)으로부터 돌아와 전언(傳言)하기를, ‘민병(兵)은 대만(台灣)으로 깊이 들어가 그 요해처(要害處)를 지키고 있어 정금(鄭錦)은 형세(形勢)가 궁박(窮迫)하고 힘이 꺾이어 병졸과 남녀 백성 수십 만을 데리고 초무(招撫)하는 데로 나아갔다고 하였습니다. 이 말을 믿을 것 같으면, 보내 온 글월과 한결같이 어찌 서로 반대가 되는지요? 견책(譴責)했다는 말은 더욱 단서(端緖)가 없는 것이나, 떠도는 말을 들으면 어긋난 것이 많으니, 족히 괴이(怪異)하게 여길 것이 없겠습니다. ‘교린(交隣)의 도리는 급변(急變)이 있으면 서로 고하여야 하니, 모호하게 하지 말기를 바란다.’는 교시(敎示)는 아마도 우리 나라를 염려함이 너무 지나친 듯합니다. 그러나 허(虛)와 실(實)을 무론(毋論)하고 들으면 서로 알려야 할 것이니, 족히 인호(隣好)하는 지극한 뜻을 볼 수가 있겠습니다." 하였다. 이때 동지사(冬至使) 조사석(趙師錫) 등이 먼저 돌아오는 편에 부쳐서 보고하기를, "북경(北京)의 당보(塘報)에 팽호(彭湖)가 극첩(克捷)391) 한 사실이 있는데, 윤6월 8일에 위번(僞藩) 정극상(鄭克)이 【정금사(鄭錦舍)의 아들이다.】 항복표(降服表)를 주어 보내니 팽호의 군대 앞에 와서 초무(招撫)하기를 원하였으나, 그 궤휼(詭譎)한 것을 염려하여 유국헌(劉國軒)·풍석범(馮錫範)으로 하여금 군대 앞으로 와서 항복하게 하니, 7월 15일에 풍석규(馮錫珪)가 다시 항복표(降服表)를 가지고 왔다 합니다." 하였으므로, 왜(倭)에게 보고한 답서가 이와 같았던 것이다. 개국633년 3월 24일 예조참판 겸비변사제조 한명회 |
http://www.1392.org/bbs?sajog63:8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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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준우
강준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