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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량] 제68차 소과 훈련원시 응시
: 임진왜란 때 조선 육군은 일본군과 싸워 초반에 계속 패하였으나, 조선 수군은 이순신의 지휘 아래 연전연승을 거두었다. 이순신이 뛰어난 지휘관이었다는 것 이외에 조선 수군의 승리 요인으로는 무엇이 있었다고 생각하는가. 응시자 본인의 분석 또는 의견을 기술하라. (200자 이상으로 답안 작성) ---------------------------------------------------------------------------------- 답안 내용 : 전쟁에서 승패요인을 분석할 때 고려해야 할 사항에는 정치적, 외교적 상황, 군대의 수준, 적군의 상황, 전쟁의 흐름 등이 있다. 이 대표적인 사항들은 개별적으로 나뉘어 있지 않고 유기적 관계를 이룬다. 승패요인은 분석한다는 것은 이 유기적인 관계를 분석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임진왜란 초기 수군의 승리요인을 분석하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위의 사항들을 모두 심도 있게 분석을 하기에는 그 양이 지나치게 방대해지고 논지에서 벗어날 우려가 있다. 필자는 그 중 초기 조선 수군과 연관되어 있는 조선의 정치적 상황과, 조선 수군의 수준, 임진왜란의 흐름을 중심으로 분석하여 임진왜란 초기 조선 수군의 승리요인을 5가지로 정리해보았다. 먼저, 조선 수군은 육군과 달리 외적의 침입에 대응할 만한 군사체계가 잡혀있었다. 조선은 임진왜란 이전에는 평화로운 시기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외침이 적은 나라였다. 여진족의 침입은 있었지만, 대규모로 침략한 경우는 없었고 침략지역 역시 북방지역에 한정되어 있었다. 즉, 조선의 육군은 임진왜란과 같은 대규모 침략에 대응할 만한 체계가 잡혀있지 않았다. 비록 제승방략체계라 하여 방어를 위한 지휘체계는 있었지만, 그것은 임진왜란 초기에 증명되었듯 무의미한 것이었으며, 실전에 쓰이지 않은 죽어 있는 체계였다. 이러한 연유로 개전 초기 오랜 내전과 신무기 조총의 도입으로 육군이 발달되어 있던 일본군에 의해 무참히 무너졌던 것이다. 그러나 수군은 달랐다. 수군은 임진왜란 이전에도 조선 초기부터 수차례 왜구의 침입이 있었고, 그에 대응하면서 실전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 또한 임진왜란 직전에도 북로남왜와의 전투를 통해 대규모 공격을 받아봄으로써 지휘체계의 한계를 미리 느끼고 보완할 수 있는 경험을 한 상태였다. 반면 일본의 수군은 육군 중심으로 이루어진 내전기간 동안 육군만큼 발전하기 어려웠다. 따라서 초기 일본 수군과 조선 수군은 지휘체계나 전술 면에서 육군과 달리 큰 격차가 없이 전쟁을 했다고 할 수 있다. 이것은 육군의 전투와 다른 전쟁의 양상을 가져왔다. 두 번째로 조선 수군의 무기는 명나라와 일본의 수준을 뛰어 넘는 수준이었다. 수군의 무기는 크게 총통으로 대표되는 화약병기와 판옥선으로 대표되는 전함으로 나눌 수 있다. 조선의 화약병기는 세종시기부터 이미 그 중요성이 대두되어 계속되는 발전을 거듭하고 있었다. 특히 해전에 주로 사용되었던 천자총통과 같은 총통의 경우 철로 주조하여 휴대와 장전이 편리하도록 하였다. 또한 탄환 역시 철탄으로 하여 파괴력을 높였다. 당시 유럽은 돌로 된 탄환을 쓸 때였으므로 그 수준이 세계적이라 할 수 있다. 전함 역시 마찬가지였다. 조선의 대표적 전함인 판옥선은 일본의 주력 선박인 아다케나 세키부네에 비하여 기동성은 떨어졌지만, 우수한 전투력을 가지고 있었다. 판옥선은 당시 해전에서 주로 이루어졌던 충파전에 강하게 제작되었다. 크기가 일본의 선박 중 가장 큰 아다케에 비해 컸고, 내구성이 강하여 충돌에 잘 부서지지 않았다. 또한 판옥선에 이용되었던 조선식 노는 일본식 노나, 명수군의 노와 다르게 제자리에서 배를 돌릴 수 있었다. 이러한 점은 기동성이 일본 선박에 비해서 크게 떨어짐에도 전투에서 재빠르게 배를 돌려 대응할 수 있게 해주었다. 이러한 점으로 명나라 수군 장수 진린은 자신들의 선박이 아닌 판옥선에 올라 전쟁을 하기도 했다.(『선조실록』선조 32년 2월 2일 3번째 기사 “중국 배는 선체가 작은데다 뒤쪽에 있으므로 그저 성세(聲勢)만 보였을 뿐이고 등자룡(鄧子龍)과 진인 두 사람이 판옥선(板屋船)을 타고 가서 싸웠다고 합니다.”) 그만큼 조선의 수군은 일본군에 비해 월등한 전함을 보유하고 있었다. 세 번째로 초기의 육군과 다르게 작전통제권이 수군절도사에게 귀속되어 있었다. 병법에서는 전쟁에 나가있는 장수의 작전통제권은 절대 군주가 침범할 수 없는 것이라 본다. 그만큼 작전통제권이 누구에게 귀속되어있냐는 중요한 문제이다. 작전통제권이 현장에 있는 장수가 아닌 군주에게 속해있다면 즉각적인 작전 판단이 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쟁 초기의 조선 육군은 선조가 내리는 명에 의해 작전이 결정되었다. 장수의 임용부터 방어선의 위치까지 모든 작전 결정이 선조와 신료들에 의하여 결정되었던 것이다. 이것은 시시각각 변하는 전장의 상황이 반영되지 않은 것이었기에 효율적이지 못하였다. 그로인해 육군은 계속되는 패전을 겪어야 했고, 그에 대한 책임을 묻는다며 조령모개식 인사조치가 이루어지기도 했다. 이와 달리 수군은 전쟁 초기에 작전 통제가 각 도의 절도사에게 위임되어 있었다. 후일 전쟁이 지속되면서 이순신 등이 경질되거나 하는 조정의 개입이 있기 전까지 작전의 지휘체계는 각 도의 절도사를 아래로 하여 일관되게 정리되어있었다. 그리하여 해전에서 장수가 자신의 판단에 근거하여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하였고, 전황이 바로 반영되는 작전 수립이 가능하게 하였다. 이러한 점은 수군이 제대로 편성되지 않아 작전이 각 부대별로 전개되고 일관되지 않았던 일본 수군에 비하여 체계적인 전쟁을 수행할 수 있게 했다. 네 번째로 전쟁 초기 조선 수군이 상대했던 군대는 일본의 주력군이나, 제대로 된 수군이 아니었다. 일본의 수군은 수군과 육군의 개념이 불분명한 상황에서 배에 탄 군대를 지칭했다. 그만큼 체계적인 수군 훈련을 받은 조선 수군에 비해 해전에 있어 전문적이라 할 수 없었다. 또한 전쟁 초기 빠른 시일 내에 수도를 점령하고자 무한정 확대되었던 전선으로, 대다수의 군사와 주력 군대는 수군이 아닌 육군에 편중되어 있었다. 당시 일본의 전선은 평양에서 부산까지 점으로 이어져 있었다. 이때 각 점에는 보급을 위하여 경비병을 배치했는데 이 군대만 다 합해도 6만여 명이었다. 이 숫자는 조선으로 도해한 군사가 전체 15만임을 생각하면 3분의 1이 넘음을 알 수 있다. 거기에 육전을 치르는 군대도 포함하여 생각하면, 수군이라는 이름으로 부산 근처에 있던 부대는 일본에서 넘어오는 식량을 공급하는 보급 부대에 지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이에 반해 조선 수군은 전문적으로 해전을 수행하도록 훈련받은 정예 군대였던 것이다. 마지막으로 전쟁이 경부축 중심으로 이루어져 조선 수군의 보급로인 전라도가 보존되었다. 임진왜란 초기 일본군의 목적은 빠른 수도 점령이었다. 그래서 일본군은 주요 지점만 점령하고 앞으로 전진하는 점 형태의 전선을 구축하였다. 따라서 경부축에서 옆으로 비켜나있던 전라도는 주 전선이 아니었고, 그로인해 의병이 일어나고, 관군이 재정비할 시간을 벌 수 있었다. 이러한 육지의 사정으로 전라도가 보존되었고, 그것은 곧 전라도의 곡창지대가 그대로 보존되었다는 것을 의미했다. 그 점에서 전라도 보존은 조선 수군이 일본군에 반격할 수 있는 여건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위에서 살펴 본 것처럼 조선 수군은 전쟁을 수행하기 위한 여러 여건이 갖추어져 있는 상황이었다. 안정된 보급, 일관되고 현장의 상황이 반영될 수 있는 지휘체계, 발달된 무기 등은 수군이 최대의 전투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그와 더불어 일본 수군이 조선 수군에 비해 이러한 점들에서 뒤쳐져 있었다는 점 역시 조선 수군의 승리에 큰 요인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요인들로 인해 조선 수군은 수많은 승리를 이끌어 냈으며, 이 승리들은 조선군이 전세를 역전할 수 있는 바탕이 되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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