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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량] 제20차 소과 원시 응시
---------------------------------------------------------------------------------- 구분 : 훈련원시 식별 문장 : 위연의 계책은 내용 : 위연의 계책은 '자오도의 계책' 으로 유명하다 할 수 있다. 우선 당시의 정황을 살펴보면서 의견을 적어보도록 하겠다. 수년간에 걸친 수많은 군웅들의 할거가 '위, 촉 그리고 오' 삼국으로 압축되면서 본격적인 삼국 시대에 돌입하게 된다. '위(魏)'는 장강 이북에서 서북방 량주, 티베트 경계에 이르는 동서의 넓은 지역을 장악하고 있었고, 남방에서는 사실상 삼국시대 초기 대부분의 전투가 벌어진 양자강 주변으로 파악한다. '촉(蜀)'은 잔도와 험악한 산맥이 널린 척박한 중국 서남부의 익주를 장악하고 있었고, 위와는 위수를 중심으로 대치하고 있었다고 본다. '오(吳)'는 이번 시제와는 관련성이 비교적 적은 국가이긴 하지만, 변수로 작용할 수 있음을 감안해본다. '촉'에서 반환된 양자강 중류지역 부근부터 남쪽까지 이어지는 형주에서는 수교를 성립해 대치하고 있었고, 장강 이남 강동의 86주 즉, 중국의 남동부 지역을 사실상 거의 대부분을 통치하고 있었다. 당시 삼국을 일으켰던 촉의 유비, 위의 조조는 이미 숨을 거두었고, 손권만이 건재해 있었으며, 촉에서는 제갈무후가 출사표를 던져 중원 진출을 노리고 있을 때였고, 이에 대비해 '위'에서는 하후무에게 병권을 일시적으로 맡겼다고 파악했다. 나는 먼저 위연의 '장안일격론'은 결과적으로 실패에 머무를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추측을 해본다. 자오도계책은 전한대 한신의 계책과의 연관성이 적지않아 있는데 이는 한서에 기록된 한신의 계책이다. '한왕 유방은 한신의 계책에 따라 그 해 8월에 옛 실을 따라 동쪽으로 진출하여 관중의 옹을 공격하였다. 이 옛길은 누구에게도 알려지지 않은 길이어서 기습 작전에는 매우 효과적이였다. 유방의 군사는 순식간에 옹왕 장한을 무찌르고 장한이 도망하자 그를 추격하여 포위하였다. 또 여러 장수를 파견하여 각지를 공격하니 새왕 장사흔과 책왕 동예등은 모두 싸우지도 못하고 항복하였다. 유방은 눈 깜짝할 사이에 흔히 말하는 넓은 관중의 땅을 차지하게 된 것이다.' 장안은 북방 교통의 주요지로 '위'로서는 아주 중요한 가치를 지니고 있는 곳이라고 볼 수 있겠다. 일찍이 도읍지로서 번창했던 땅이기도 했고, 이 곳을 끊으면, 옹주와 병주 등으로 통하는 루트가 모두 끊어진다고 볼 수 있다. 위연의 계책 중, 장안을 끊으면, 자연히 함양 서쪽을 쉽게 평정할 수 있게 된다는 것과 한서 기록에서 '각지에 군사를 보내니 새왕과 책왕 등이 항복했다.'라는 부분이 거의 일치한다. 그럼 이와 같은 선례와 위연의 계책의 연관성을 따져 계책의 성공률을 살펴보자. 먼저 '촉'군이 기산이 아닌 사곡향으로 진출하기 때문에 농서쪽의 민심은 얻을 수 없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반해 장안은 오랜기간 동안 '위'의 관할 하에 통치된 도시이므로 계책이 일단 성공하더라도 장안 내의 도움을 받기란 힘들 것이다. 이에 이어 중국의 변방 민족 '강족'이 있었음을 무시할 수는 없는 처지이며, 주민의 반란 등도 전혀 유발률이 없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위연은 계책을 언급할 시에 쉽게 함양 서쪽을 평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이는 타당성이 없다고 본다. 농서는 일찍이 민국의 전라도와 같은 넓은 곡창 지대인데, 장안이 끊김으로 본진과의 보급이나 통신과 같은 요소가 두절된다고 하여도 충분히 자급자족을 통해 농성이 가능하다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한신의 경우, 자오도가 아닌 포사도(사곡)를 거쳐 공격했으나, 위연은 자오도에 놓인 산맥을 넘어 10일 안에 당도하겠다고 하였다. 통솔력이 좋은 장수라면 병사들의 동요는 막을 수 있을지 모르나, 단 10일 만에 당도하여 체력이 많이 떨어진 측면에서 거성인 장안을 함락시키기엔 무리가 있지 않나 의문을 가져본다. 또한, 위연은 계책 중에 '하후무는 제가 갑자기 습격했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면, 틀림없이 배를 타고 도주 할 것입니다.'라는 구절이 있다. 하지만, 아무리 하후무라 하여도 위연의 소식을 듣고는 성문을 굳게 닫고 지킬 것이다. 뿐만 아니라 공격지는 앞에서 말했듯이 진나라와 전한의 도읍지다. 이 같은 점을 고려하면, 향토예비군까지 남겨진 당시 장안 군세는 거의 3만에 이를 수 있다는 추측이다. 아무리 날랜 '촉'의 정병이라 하여도 아군세의 몇 배에 이르는 군사를 맞아 공성할 수는 없을 것이다. 때문에 위연은 농서의 이러한 요점을 무시하였으므로 한신의 계책에 비해 성공률이 낮다고 판단하겠다. 다음으로 '촉'과 '위'의 정황을 판단하여 성공률을 생각해보았다. 당시, '위'의 옹주와 량주에는 강유나 곽회와 같은 뛰어난 능력을 지닌 장수들이 있었으며, 이가 제갈량이 위연의 뒤를 이어 사곡으로 진출하여 합류가 쉽게 가능한지를 생각해보라. 장안이 위연에 의해 함락된다고 가정하더라도 이는 옹주와 량주의 군세를 무시하는 처지가 된다. 결국 제갈량의 후군 역시 이들의 저항을 받게 될 것이고, 홀로 장안에 남게 될 위연의 계획엔 차질이 생길 확률이 높다. 또한, '8월에 조진은 장안을 출발했고, 자오도로부터 남쪽으로 들어갔다' 라는 정사 조진전에 기록된 구절이 있는데, 이는 단면적이지만 '위'군이 지형에 적어도 문외한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으며, 제갈량이 말했듯이 생각이 있는 자라면 길목에 매복을 진언한 자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배제할 수 없다. 이가 실패를 예측할 수 있는 부분 중 하나라는게 나의 부족한 생각이다. 또한, '군량 보급'에 따른 실패 의혹이 짙었다는 점이다. 위연은 장안에 있는 군량으로도 충분히 버틸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전장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의 하나가 바로 보급로 즉 군량이 아니던가. 촉군의 수차례의 출사에도 불구하고 북방 정벌의 승리를 쟁취하지 못한 이유가 이에 의함이 짙다. 자오곡은 그 길이가 꽤나 길고 말 그대로 양 옆으로 계곡으로 좁게 벌려져 있다. 촉군의 보급로는 그 험난한 잔도를 통해 군량을 수송하게 되는데, 위연이 군사의 일부를 이끌고 자오곡을 곧장 질러 장안을 공격하여 일단은 점령하는데 성공했다고 가정해보자. 결국 '위'에서는 늦더라도 장안을 포위할 것이고, 사곡을 막아 '촉' 후군의 진로를 막을 수 있다. 또한 '촉'에겐 장안을 위해 분산시키기엔 군세가 위에 비해 다소 부족했다고 생각한다. 군의 사기가 꺾이면 3대 7로 불리해진다는 말이 있다. 즉, 본대와 위연의 군사가 끊어지게 되는 것이며, 군량대와의 보급이 끊기게 되면 장병들의 전쟁 의욕은 상실하게 될 것이므로 실패하게 된다는 것이다. 군량 보급이 힘들어도 군량을 장안성에서 마련할 수 있지 않느냐는 이의가 제기될 수 있지만, 조조가 서량을 사수할 때 벌어졌던 전쟁에서 알았듯이 장안성은 기름지지 못한 땅이라 물을 구하기 위해서는 성 밖으로 나와 길러와야 하며, 그 군량의 수확이 적었다고 볼 수 있다. 장안성이 포위되면 제갈량의 본대가 장안 부근에 이르렀을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데 결국 결과는 위에서 말한 것과 비슷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위연의 '장안일격론'은 '촉'으로서는 위험한 모험을 하는 것과 다름이 없었다. '촉'군 즉 제갈량은 '정공론'을 줄곧 취해왔는데, 농서와 기산을 차지하면, 그 다음부터는 여러 고을을 병법에 따라 차례로 점령하면 어려운 것이 없다는 것이다. 이는 곧 조그마한 실수라도 군영 내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불안함을 반영하는데, 책략가보다는 정치가 혹은 군사가라고 하는 것이 맞는 제갈량으로서는 내정적인 상황을 더욱 고려할 수 밖에 없었고, 위험 부담이 큰 계책은 내리치는데 마음이 가까웠다고 생각한다. 제갈량은 북벌을 할 때마다 기산과 북방 농서 방향으로 진출했다. 이는 기산이 위수와 야곡이 전후로 있어 군사들의 드나듦이 비교적 자유롭고 방어와 매복과 같은 기습 작전을 펴기에도 적절한 지형이였고, 농서는 군량의 수확이 많아 전초적 요지가 될 수 있었다. 이는 '촉'군이 장안으로 가면서 자오도나 당락도와 같은 루트를 질러가지 않고 군량의 수확이 많은 농서나 군사적 가치가 높은 기산땅을 중심으로 싸워왔던 이유인 것이다. 때문에 위문장의 자오곡 계책은 국가의 군사전략 자체를 무시한 계책이라 제갈량이 반대의 입장을 취하게 되는 것이다. 제갈량은 언제든지, 얼마든지 광활한 중원에서 군사를 조달해 보충할 수 있는 '위'의 군세에 비해 열악한 처지의 '촉'은 싸우는 것만이 '촉'의 운명을 개척하는 길이라 생각해왔으므로 매번 싸움에 신중을 기할 수 밖에 없었다. 오호대장군이 잇따라 모두 목숨을 잃고 쓸만한 인재가 손꼽을 만큼 부족했던 '촉'으로서는 그나마 용력이 출중했던 위연에게 모험을 맡기기 싫었음을 감안해 볼 수도 있겠다. 인재가 갈수록 줄어드는 상황에선 그보다는 신중하고 비교적 안전한 계획에 따라 차례로 진격해 나가는 것이 옳다고 생각할 처지였을 것이다. 위연의 자오도 계책은 분명 기발하고 조건이 갖추어진다면 좋은 계책으로 남는 것이 아니라 성공한 작전으로도 이루어질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당시의 정황으로 미루어 주변 환경 등을 고려하지 못한 성급한 계략이라 할 수 있겠다. 이는 분명히 위연의 자만함과 성급함을 보여주는 예라 할 수 있겠다. '촉'이 거의 모든 군사를 이끌고 6차례에 걸친 북방에 나섰다고는 하지만, 아쉽게도 모두 전차례 실패하고 말았던 것은 '위'가 결코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니었음을 결과적으로 말해주는 것 같다. 이러한 이유들 때문에 내가 제갈량이었거나 혹은 휘하 장수였다면 위연의 '장안일격론' 보다는 대세를 제대로 반영한 안정적인 제갈공명의 '정공론'을 더 추구하고 따랐을 것이라는게 나의 생각이다. 나라를 위해 광활한 전쟁터를 누비며 싸우고 떠난 장수와 장병들의 넋을 기리며 금번 소과의 답안을 마친다.. 이상 많이 부족한 저의 견해를 읽어주시어 감사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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