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조선국 과거시험장(科擧試驗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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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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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량] 제121차 소과 훈련원시 응시

훈련원시 시제 (시험 문제)
: 임진왜란 초반 조선 수군이 제해권을 장악하여 왜군의 해상보급로를 차단한 결과가 육상 전세에 어떤 영향을 초래하였는가. 또 만일 조선이 전쟁 초반에 제해권을 상실했다면 어떻게 전세가 진행되었을 것으로 생각하는가. 응시자 본인의 의견을 기술하라. (300자 이상으로 답안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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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안 내용 :

개전 초 왜군의 전략은 최대한 빨리 쾌속 진격하여 한성과 선조대왕을 사로잡는 것이었으므로 상당수의 물자 보급을 해상수송에 의지한 바 있는데, 충무공께서 그 제해권을 단단히 잡으심으로써 왜군의 주(主) 보급로를 아예 원천 차단시켜 버리셨습니다. 이리되니 북부 내륙까지 진출한 왜군은 날씨는 점점 추워지는데 조선 왕은 도망가서 전쟁도 장기화됐지, 온다던 보급선도 남해바다에 가라앉았지, 전투 물자도 떨어져 가는 데다 군량이 없어 쫄쫄 굶으니 도무지 진격하려야 할 수가 없게 된 것입니다. 다급해진 왜군은 조선의 민간을 약탈하여 그나마 연명하려 했지만, 호남 곡창지대는 함락도 못 시킨 데다가 이제는 여타 다른 지방에서까지 방방곡곡 의병들이 들고 일어나 죽기로서 싸워대네요. 꼬여도 이렇게 꼬여버릴 수가 없는데 히데요시가 골머리 썩히는 동안 천군(天軍, 明援軍) 10만 명은 압록강을 건너오고 있었으므로 왜란은 거기서 끝이 났습니다. 한데 만일 충무공께서 계시지 않아 조선이 전쟁 초반에 제해권을 상실했다면 전세는 어찌 흘러갔을까요? 소인의 지식이 짧아 차마 제 주관대로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만 아마 패전까지는 가지 않았더라도 전후 조선에게 굉장히 불리하게 작용하였을 것 같습니다. 선조대왕께서 요동으로 망명하시지 않는 이상 명군은 참전할 것이므로 말 그대로 종사가 아주 망해버리지는 않았을 것으로 봅니다만 개전 초 조선 수군의 눈부신 승전이 없었다면 조선군의 사기는 말할 것도 없고 왜군은 넉넉한 보급의 힘으로 더욱더 힘차게 북진하였을 것입니다. 명군이 10만에 달하는 대군이라고는 하지만 상당한 고충을 겪었을 것이고 실제로도 강화 협정 때 조선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던 점, 후에 선조대왕께서 재조지은의 논리로 전쟁의 공덕은 오로지 명나라에 있다고 주장하셨던 점을 고려하면 비록 종사는 건졌다 한들 정말 무엇이 어찌 되었을지 모를 일입니다. 과연 팔도가 무사히 보전되었을까요. 끔찍한 상상이 목전에 아른거려 아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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