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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 제97차 소과 생원시 응시
: 최근에 상해 임시정부 재개관식을 가지는 등 우리나라의 항일 운동을 재조명하려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이에 반해서 한국사 교과서에서 일제강점기에 있었던 항일 운동에 대한 부분을 축소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민국(民國:대한민국) 교육부 측에서는 학생의 학업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라고 하지만, 역사학계에서는 항일 운동에 대해 학생들이 제대로 알지 못하게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한국사 교과서 문제에 대하여 응시자 본인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또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응시자 본인의 의견을 기술하라. (300자 이상으로 답안 작성) ---------------------------------------------------------------------------------- 응시 과목 : 생원시 답안 내용 :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말은, 단순히 형용구가 아니다. 미래는 결국 역사(과거)로부터 기원하는 인과적 관계에 있다는 뜻이다. 이제 거의 필수 교과목이 된 한국사를 다방면에서 관찰/조명하고 분석하여 다양한 성찰과 비판이 있도록 하는 것이 검인정교과서 도입의 취지라면, 국정화는 이 취지를 거슬러 올라가 일원적이고 정부의 기호에 따른 교육을 하고자 하는 데 그 취지가 있다고 할 수 있다. 검인정교과서 체제에서도 교학사 교과서가 우편향/친일 잔재적 서술로 한때 큰 문제가 되었었고, 몇몇 사립 고등학교를 제외하고는 채택률이 0%로 수렴하였던 것도 볼 수 있었다. 그런 진술을 바탕으로 정부는 다시 검인정교과서를 밀어붙이는 것이 더 이상 승산 있는 게임이 아니라는 것을 확실히 알았고, 이제는 국정교과서를 채택해야 한다는 논리를 들고 나오며 그 편수를 엉뚱한 내용으로 채워넣기 시작했다. 항일운동 부분은 학습경감을 이유로 제외하고, 권력욕의 화신인 이승만은 ‘국부’로 둔갑시키며, 일제에 수탈당한 여성과 곡식은 모두 자발적으로, 시장논리에 따랐다는 말 같지도 않은 말로 가득 채운 것이 바로 그것이다. 그들은 역사를 잊고자 하는 것일까? 아니면 반성하지 않는 일본에 다시 동화되고자 함일까? 결국은 그들도 한국인일 텐데, 어째서 역사를 보는 시각이 이렇게 다른가 하는 생각이 든다면, 아마도 많은 성인들이 지금 국정교과서로 역사를 배웠음에도 불구하고 제법 올바른 인식을 갖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이 글에서는, 왜 국정교과서인가? 하는 쟁점과, 국정교과서에서는 왜 항일운동 등의 사실이 누락되는가에 대한 논쟁을 중점으로 전개할 것이다. 우편향이 곧 친일을 의미하는 기괴한 등식이 우리나라에 성립될 수 있는 까닭은(보통 극우는 심화된 민족주의의 양태인 국수주의자들로, 친일반민족행위자 또는 그 후손이 극우계층을 이루고 있는 우리나라의 모습은 이상하다.) 친일청산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정교과서 초안에서 소위 ‘국부’로 운위되고 있는 우남 이승만 박사(이하 존칭 생략)의 행적에서 친일청산의 의지가 없었던 것이 이상하다고 여겨질지도 모르겠지만,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이승만은 권력지향형의 인물이었고, 임시정부의 대통령을 지내면서도 위임통치론을 제기해 이동휘로부터 “이완용은 있는 나라를 팔아먹었지만, (이승만은) 있지도 않은 나라를 팔아먹으려고 했다.”는 비난을 들어야 했던 인물이다. 그가 대통령이 되기 위해, 또 만인지상의 위치에 등극하기 위해서는 기존에 친일부역을 했던 유력자들의 협조가 적극적으로 필요했고, 적산敵産이라고 표현되는 일제가 놓고 가고 유력자들이 새롭게 접수한 금권金權이 절대적으로 필요했기 때문에 그들을 권력계층으로부터 분리해내는 것을 부담스럽게 여겼으며 결국은 이들의 처벌을 유야무야하게 두었기 때문에 결국 친일세력은 이승만의 권력지향에 발맞추어 그 집권의 주요 도구이자 이념적 배경이 된 적극적인 반공세력으로 돌아섰고 그 친일행적을 반공으로서 덮어두려는 의지로 지금의 극우보수가 친일을 의미하는 지경으로까지 치닫게 된 것이다. 그렇게 교과서는 정부의 의지에 발맞추는 서술이 필요해진, 국정 교과서로 변통하는 것이 불가피해졌다. 집권집정부로서는 언제든지 자신들의 존폐에 지대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사실을 다룬 많은 검인정교과서들은 위험한 시한폭탄이거나, 그 폭탄을 키우는 매개체가 될 수 있는 것들이다. 많은 다른 시각에서 한국사를 재조명한 이들이 성장해 집정부를 공격해오기 시작하거나 표심이반을 보여준다면, 나아가 그들을 법정에 세워 그들의 기득권을 모두 환수하려 든다면 그들은 꼼짝없이 모든 것을 내어주고 빈털터리가 될 위기에 처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왜 ‘국정화’되는 교과서에서 나라의 근본이 된 항일독립투쟁을 축소하면서 그 핑계를 수험생의 학습부담 경감으로 잡았을까? 그 이유를 중점적으로 탐색해봐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반대를 위한 반대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논리적 오류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먼저 국정교과서의 취지를 보면 국가수준의 교육과정을 충실히 이행하기 위한 교범으로서 국가(교육부)가 정한 내용을 교수학습하게 하는 교과자재의 기능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국정교과서의 뒤에는 국가가 정해준 교육과정이라는 배경이 있다는 말이 된다. 국가가 공식적으로 항일투쟁을 부인하는 것은 아니지만, 현재 집정부가 정하는 국정교과서에는 항일투쟁에 관한 내용이 많이 누락되는 것이 어쩌면 필요충분조건이다. 반민족행위자 본인인 1세대는 이미 사멸하였지만, 그 배경으로 부를 누리고 있고 언제든지 그 부의 환수대상이 될 수 있는 2세대는 현재 집정부를 구성하기도 하고 사회 각계각층에서 유력함을 과시하고 있는 이른바 사회지도층이기 때문이다. 독일의 예를 중심으로 볼 때 반독일 행위자는 그 행위로 인한 모든 재산을 압수하였고 그 지위를 박탈하여 사회적 계급을 최하층으로 떨궈 버림과 동시에 국가사회주의(나치즘)를 신봉하는 자들도 그러한 위치로 보내버렸다. 그만큼 강력한 청산의지가 있었던 셈인데, 통일/개발도상 등 많은 부분에서 유사한 예를 가지고 있는 독일의 예를 따라가게 될까봐 그들은 자리보전을 위해 악착같이 그들의 부친/모친의 행적을 부인하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민국의 대통령직을 수행하고 있는 박근혜 씨의 경우 그 부친은 일본이 세운 괴뢰국가 만주국의 장교로 복무했고 특히 그 와중에 항일독립군을 무찌르는(!) 간도특설대에서 근무했다고 한다. 만약 이 진술이 사실이라면, 언제든지 내쳐져도 무방한 민족반역자인 셈이다. 여당 대표인 김무성 씨의 경우도 그 부친이 유명한 친일 사업가였음은 자명한 사실이다. 이와 같이, 많은 부분에서 켕기는 사실을 가지고 있는 계층에서는 역사가 실제 지내온 대로 밝혀지는 것은 자신들의 켕기는 부분을 대중 앞에 공개하는 꼴이 된다.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한 보루처럼 자화상을 그렸지만, 결국은 권력독점을 위한 방어기제로서 공산/사회주의의 대척점인 자유민주주의를 가지고 있었을 뿐 그들은 자유민주주의에는 별 관심이 없다는 점도 특기할 만한 사실이다. 자신들이 유리할 때만 민주주의를 붙잡고 늘어지는 정치엘리트들의 행태에 염증이 나는 것은 별다른 정치혐오증세가 아니라, 그들이 보여준 구태의연한 모습 때문에 당연히 가질 수밖에 없는 인식임은 이 점에서 드러난다. 실제로 각종 정치의식설문에서 드러난 정치혐오의 가장 큰 사유는 구태의연한 정치문화와 그들만의 리그로 대표되는 기득권이었던 것을 참고하면, 국민의 무관심을 탓할 수만도 없다. 아무 이유 없이 경원시하는 것이 아님을 정치인들이 알아차리는 데 얼마나 걸릴지 궁금하기도 하다. 하나의 역사를 가지고 배우는 것이 선진국이라며 그들이 언급한 선진국에는 북한도 들어가 있었다. 자신들의 기득권을 '결사 옹호 보위'하고자 하는 이념사상 교육이 절반 이상인 북한의 교육과정이, 현재 집정부의 여당의원이라는 자가 보기에 '선진국'이라면 그 국정교과서를 저술하고 유통하여 교육하려는 의도가 어디에 있는지는 번연히 나온 일이다. 그들은 집권연장과 기득권 옹호를 위한 국정화 교과서를 편찬하고자 하며, 그들이 주장하는 애국과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역사를 대한민국의 역사와 동일시하고자 하는 흐름 때문이다. 역사는 변하지 않는 사실이고 마르지 않는 물길이다. 잠깐의 영욕에 눈이 멀어 후세대의 백년대계를 망치려 하는 저 무지몽매한 집정부가 어디에서 박수를 받을 수 있을까? 은폐는 용기있는 행동이 아니다. 다만 책임회피에 불과하다. 항일운동의 역사는 반드시 기록되어야 할 문제다. 학습 부담을 고려한다는 것은 미명에 불과하다. 취사선택은 학습자와 교사들에게 있지, 국정교과서를 논의하는 정부에서 나올 말은 아니다. 교사와 학생, 드디어는 교수들까지 반대에 나선 국정교과서를 밀어붙이는 꿍꿍이가 도대체 어디에 있을지를 생각해본다면, 이들이 항일투쟁을 자꾸 줄여가는 이유도, 또 국정교과서를 끈질기게 추진하는 이유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그들이 바라는 세상은, 채만식의 태평천하에 여전히 머물러 있는 듯 하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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