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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 제21차 소과 생원시 응시
<생원시 시제> 1592년에 발발한 임진왜란이 조선에 끼친 영향과 당시 임진왜란을 피할 수 없었던 이유 등에 대한 응시자의 의견을 기술할 수 있겠는가. (200자 이상) ---------------------------------------------------------------------------------- 구분 : 생원시 식별문장 : 임진왜란은 형식적으로 내용 : 임진왜란은 형식적으로 조선이 승리한 전쟁이었으나 이 전쟁으로 조선 사회 전반에 걸쳐 심대한 타격을 입음으로써 조선의 국운이 급속도로 기울어지는 결과를 낳았다. 그러므로 한국 사람이라면 적어도 이 전쟁이 조선에 끼친 영향 정도는 숙지하고 있어야 하는 것이며, 이번 과거 시제가 의도한 바가 이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적어도 한국사람이라면 이 전쟁이 조선에 끼친 영향에 대해서는 명확히 알 것이고, 오히려 아는 바가 지나침에 따라 통념을 금치 못할 것이니 임진왜란이 조선에 끼친 일반적인 영향에 대한 서술은 생략하고 그 외에 내가 평소에 생각해왔던 바를 오늘 이 자리에서 펼쳐보도록 하겠다. (임진왜란이 조선에 끼친 영향에 대해서는 학교 교과서에서 명시된 서술을 피하고 저만의 독창적인 논지를 펴겠습니다. 학교 교과서에 명시된 서술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과거 시권에서 서술하기에는 독창성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저는 일반적인 경향을 모두 숙지하고 있기 때문에 그것들을 전제에 깔아놓고 글을 전개해 나갈 것이니 괜찮을 것입니다. 과거 시권에서는 주장을 곧게 전개시키기 위해 해라체로 기록하였습니다.) 그러나 임진왜란을 피할 수 없었던 이유에 대해서는 나만의 해석을 피하고 역사적 사실을 적극 인용하겠다. 연산군(燕山君: 조선 제 10대왕), 중종(中宗), 인종(仁宗), 명종(明宗) 조로 이어오며 악순환의 고리가 계속되었던 조선의 정치 풍토와 함께 양반들의 수탈로 극심하게 찌든 민생 살림을 일거에 개선하여 성종(成宗: 제 9대 왕) 조의 문치 전성시대를 다시 부활시키는 것을 일생의 과업으로 삼고 있었던 선조(宣祖: 조선 제 14대왕)에게는 임진왜란은 그야말로 마른하늘에 날벼락과도 같은 격이 아닐 수 없다. 임진왜란이 조선에 미친 첫 번째 영향은 왕권확립과 민생안전, 문치 전성시대라는 세 마리 토끼를 한 손아귀에 넣으려 하였던 선조의 적극적인 국정 목표를 왕권확립 으로 국한시켜 놓는데 성공함으로써 임진년 이후 전개 될 조선의 미래를 전혀 새로운 방향으로 변환시켰다는 점이다. 이는 그의 임진년 이전의 신념과 그 이후의 신념을 비교해 보면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게 되는데, 임진년 이후의 신념은 이전에 비하여 더욱 폐쇄적이고 보수적인 성격을 띠고 있으며 왕권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비인도적인 일도 서슴지 않으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가 만일 임진년의 왜란을 겪지 않고 평생동안 태평치세를 누렸더라면 조선의 미래는 크게 달라졌거나 바람직하게 개선되었을 것이 자명하다. 이와 같이 조선왕의 어심(御心)을 송두리째 흔들어 버림으로써 조선의 역사를 바꾸어 놓은 왜국(倭國)은 그것으로도 모자라 조선의 모든 강토를 송두리째 짓밟고 다니며 온갖 추태와 만행, 무고한 살생을 서슴지 않는데, 이들에게 육신을 점령당한 조선 백성들은 생전 격어보지도 못한 고초를 겪어가며 소리 없이 죽어가는 가족, 친지, 동지들의 비참한 참상을 뜬 눈으로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민중들은 비인도적이라고 표현하기엔 짐승과도 다를 바 없는 야만적인 작태를 수없이 지켜보며 왜인(倭人)들에 대한 맹목적인 적개심을 품게 되었고, 결국 이러한 적개심은 전쟁을 미연에 방지하지 못함으로써 국토 보호 의무를 백성들에게 떠맡긴 조국에 대한 불신감으로 변이되고 말았다. 임진왜란이 조선에 미친 두 번째 영향은 백성들의 몸과 마음에 평생 치유 할 수 없는 깊은 상처를 남김으로써 백성들이 지아비와 같이 믿고 의지하던 조국을 불신하게 만듦으로써 임진왜란이 종결된 무술년 이후, 조국의 정치 이념과 백성들의 간절한 민심(民心)이 서로 합치(合致)되기 어렵게 하였다는 점이다. 조선 사회의 특성상 백성들의 민의(民意)가 국가 정사(政事)에 반영 되는 것이 하늘에서 별을 따는 것 만큼 어려운 일이건만 임진왜란 종결 이후에 국가와 백성간의 입장차가 점점 벌어지게 됨으로 말미암아 국가의 지배자들이 더욱 더 국정을 독판치는 결과를 낳게 되었다. 만일 임진왜란이 일어나지 않았더라면 국가와 백성 간의 신의가 굳건하게 다져질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할 수 있었을 것이고, 조선 정부는 백성들의 신망을 한 몸에 받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조선이 이와 같은 불이익을 감수할 수밖에 없는 전쟁을 피하지 못했던 이유는 대체 무엇인가? 그것은 일본의 정치역사를 살펴보면 알 수 있는데 임진왜란이 일어나기 직전 일본의 정치적 상황은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가 다이묘 전국시대의 혼란을 수습하고 일본 전토를 통일한 직후였다. 비록 도요토미가 일본의 수많은 다이묘들을 굴복시켰다 하더라도 그들의 군사력은 도요토미 막부(幕府: 무사 정권)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기에 충분하였으며, 전국을 통일한 바로 직후였기 때문에 도요토미에게 굴복했던 다이묘들이 어느새 그를 배반하고 언제든지 안면을 바꿀 가능성이 농후했던 것이다. 이를 잘 알고 있었던 도요토미는 다이묘들을 견제하기 시작했고 그 방책을 마련하기 위해 절치부심하다가 한 가지 방책을 마련하게 되는데 그것이 바로 조선과 전쟁을 치르는 것이었다. 그가 이러한 선택을 한 까닭은 그 당시 도요토미의 권좌를 위협했던 가장 큰 요인이 자신의 군사력과 재력에 절대 뒤지지않는 다이묘들의 힘 때문이었다. 자신의 정권에 큰 위협이 되는 다이묘들의 정예병을 전쟁으로 소모시킬 수만 있다면 상대적으로 그들의 군사력보다 자신의 군사력이 더욱 강력해지므로 자신의 권좌를 보호함은 물론 군사력이 약해진 다이묘들을 극렬하게 압박하여 강력한 전제정치를 펼 수 있는 것이고, 다이묘들의 재산을 전쟁 비용에 모두 차출시킴으로 써 일본의 경제까지 자신의 손아귀에 넣으려는 술수였다. 결국 도요토미는 전후 혼란을 수습하지 못한 채 조선에게 선전포고를 하였던 것이고 이러한 측면에서 임진왜란은 피할 수 없는 숙명의 전쟁이었던 것이다. 임진왜란이 조선에 끼친 영향과 임진왜란을 피할 수 없는 이유에 대해 서술하여 보니 우리 역사의 어두운 면을 적나라하게 조명하는 것 같아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임진년의 참상이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는 다시는 이와 같이 부끄러운 역사를 되풀이 하지 말며, 후세에게 한 점 부끄럼 없이 살라는 우리 선조들의 간절한 메시지가 아닐까? 우리 모두가 위와 같은 교훈을 마음속에 간직하며 인생의 참된 금언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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