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임] <강의> 성균관 제22기 문과 2강

물론 지식인 계층(대학생, 교수 집단)의 반응은 아니고, 주로 향촌의 반응이었지만 당시 대한민국의 경제력 80%가 농업에 할당되어있었음을 상기한다면, 전 국민의 반응 수준이 저기에 그쳐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지요. 더불어, 이승만은 이런 추잡한 개헌 방식을 통해 자신의 집권 연장을 도모해 놓고 뜬금없이 불출마선언을 감행합니다. 이미지 세탁용이었을까요? 이때의 이승만의 의도에 대해서는 아직도 말이 많습니다. 다만 우리의 교과서에서 기술한 것에 따르면, 개헌이 자신의 권력 연장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명분을 얻고자 함이었습니다. 이 불출마선언이 있자마자, 자유당과 동원된 대중 집회는 이승만의 출마를 위한 시위와 서명운동을 벌였습니다. 

이른바 관제민의가 다시 나타난 것이었습니다. 이러한 ‘민의’에 따라 이승만은 “국민이 원한다면”출마하겠다고 밝혔고, ‘마지못해’출마한 이승만은 52년 8월 5일 선거에서 압도적 차이로 대통령에 재선되었습니다. 선거의 공고와 집행, 실시까지 겨우 27일 정도의 시간이 주어졌기 때문에, 이승만에 대적할 어떤 프레임을 만들어내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었습니다. 애초에 대적수가 나타날 만한 환경이 아니었던 셈입니다. 그 와중에 관제민의를 동원해 이승만으로 통일! 의 분위기를 만들어냈으니, 다른 후보가 설 자리조차 없었던 것입니다.

이런 2대 정부통령 선거에서는 그간 이승만의 수족(手足)처럼 일해오던 이범석이 부통령 후보에 출마했습니다. 그리고 함태영도 이 선거에 나왔는데, 이 때 이승만은 “부통령은 나이가 좀 있는 사람이.”라는 지론을 갖고 있었다고 전해집니다. 지론보다는, 원외자유당의 핵심 세력인 족청의 지도자, 이범석이 부통령으로 부상하면 잠재적 경쟁자가 될 것이므로, 그러한 부상을 바라지 않았다고 보는 것이 중론입니다만, 해석하기에 자유로운 시각이 있을 것입니다. 이승만은, 내무장관 장택상 등을 동원해 관권으로서 선거에 깊이 개입하도록 했고, 경찰력과 기타 등등이 동원되어 선거에서 함태영이 당선되게 됩니다. 이후로 족청의 세력을 자유당의 핵심에서 배제하고, 이범석을 실각시키는 등 다양한 경쟁자 배제를 감행합니다. 대신 자유당을 또 다른 자신의 수족, 이기붕에게 맡기지요. 주밀하게 경쟁자를 없앰과 동시에 자유당에 대한 통제력을 유지하는 방법이었습니다. 이승만은 이런 일련의 사건 이후로도 민의원 선거에도 깊숙이 개입하면서 통제력을 강화했습니다. 경쟁이 될 만한 곳은 서류등록 자체를 거부하는 방식이라든지, 탈취, 감금 등 온갖 방법을 다 동원했습니다. 이승만의 권력욕은 이렇게 정점을 향해 달리고 있었습니다. 종신 집권을 도모한 것입니다.

4는 죽고 5는 살아나... 사사오입개헌

아무튼 자유당의 이러한 논리에 맞서 자유당 안에서 소수, 그리고 야당세력들이 모여 '호헌 동지회'를 결성하게 됩니다. 이승만의 장기집권을 막고자 현행(당시)헌법을 고수하고자 하는 역보수운동의 일환이었지요. 이 호헌 동지회는 후일 민주당의 전신이 됩니다. 현재 민주당(새정연)은 그것을 기원으로 하고 있다고 이야기하지요. 별론이지만, 이 당시 호헌동지회에 가입을 권유받았다가 거절한 인물이 있습니다. 혹시 이 사람이 누군지 아시는 분은 과제에 살짝 적어 주시면 성적에 반영하겠습니다(가산점.).

호헌 동지회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승만의 3선개헌은 꾸역꾸역 통과가 됩니다. 지금으로 말하자면 '날치기'지만 뭐 그 당시에는 정당한 방법의 하나였죠. 이런 방식의 3선개헌을 한 이후 이승만은 또다시 불출마 선언을 합니다. 이 불출마 선언의 의도는, 저번 강의에서 나타난 이승만의 행동과 같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호헌동지회를 중심으로 창당된 민주당이 대항세력이 되었지요. 이 때의 선거에서 자유당의 정부통령 후보에는 이승만, 이기붕, 민주당 정부통령 후보에는 신익희, 장면, 마지막으로 진보당에서는 조봉암, 신상일을 각각 지명하여, 주요 정당의 대권주자가 모두 정해졌습니다. 민주당에서 이 때 내세운 구호가 바로 '못살겠다, 갈아보자'였고, 이 구호를 비난하듯 '가러봤자 더 못산다 (갈아봤자 더 못 산다)'라는 전단이 뿌려지기도 했습니다. 낙관 부분에 '애국청년'이라고 써 있었다고 하죠. 이런 선거전의 한가운데서, 선거 유세를 위해 익산 지방으로 가던 후보 신익희가 갑자기 별세합니다. 사인은 심장마비였죠. 이렇게 급서로 인한 이승만의 손쉬운 승리가 점쳐지는 가운데, 선거가 치러졌고 이승만은 약 70%의 지지율로 다시 대통령의 자리에 오르게 됩니다. 단, 이 때의 무효표(신익희 추모표)를 선거 총투표율에 반영하게 되면 이승만의 지지율은 55.6%에 지나지 않았죠. 드디어 민심의 이반이 시작된 것입니다. 또 한 편 부통령 선거에서는 이기붕 후보를 누르고 민주당의 장면 후보가 당선됩니다. 이렇게 1956년 정부통령 선거는 이승만의 장기집권과 헌정 유린에 대한 국민의 불만이 매우 심각한 수준에 올랐다는 사실을 잘 보여 주었습니다. 

과제 나갑니다. 

이번 과제는 두 가지 모두를 수행하셔야 합니다. 배점은 각각 30점으로, 55점 이상은 상상, 그 이하 5점 급간마다 한 차수씩 깎도록 하겠습니다. 가산점 항목은 강의 안에 주어져 있고, 이 문제의 조건을 만족시킨 경우 10점의 가산점이 주어집니다. 제출 기한은 역시 금주 일요일 0시(월요일0시)로 하겠습니다.

그럼 또 열공하십시오. 

개국 624년 12월 16일

성균관 문과 교임 조예인.

정예림

624('15)-12-16 17:46

최성원

624('15)-12-20 00:50

원기준

624('15)-12-20 16: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