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조선국 성균관(成均館)

ㆍ작성자	조예인
ㆍ작성일	개국624(2015)년 12월 9일 (수) 21:36 [해시(亥時):이경(二更)]
ㆍ문서분류	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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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임] 제22기 1강 - 대한민국의 시발(始發) 이승만(1)

건국 대통령(?)이승만의 실제

먼저 첫 강의는 대통령 이승만으로부터 시작하겠습니다. 많은 유생들이 알다시피, 이승만은 대한민국에서 ‘초대’의 타이틀을 꽤 많이 가지고 계신 분입니다. 초대 국회의장, 초대 대통령은 가장 흔히 알려져 있는 그의 관력(官歷)이기도 합니다. 지구(遲久)한 논쟁입니다만 건국 대통령이냐, 독재자(dictator)냐 하는 평가의 대립은 여전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민주주의 역사는 그리 길지 않습니다. 강점기가 끝난 직후 3년간 미군정이(남한) 실시되었고, 그 이후 5.10총선거를 통해 단정을 꾸리게 되었다는 주지의 사실을, 알고 계실 것입니다. 당시 정치적 명사였던 이승만은 정읍에서 먼저 남쪽만이라도 정부를 수립해야 한다는 내용의 “정읍 발언”을 통해, 자신의 정치적 지도력을 확인함과 동시에 인상을 강하게 박는 데 성공했습니다. 5.10총선을 앞당기는 데 큰 역할을 했음은 당연한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후 정국은 5.10총선거의 대규모 의석을 획득하는 데 성공한 한국민주당(한민당)을 위주로 흘러가게 됩니다. 그들은 지주/자본가 출신의 사람들로, 강점기부터 일정한 세력을 형성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독립 후의 열기를 받쳐줄 만한 정치적 유명인을 내포하고 있지 못했습니다. 조소앙, 김구 등의 민족주의 세력은 단정에 참여치 않겠다고 뜻을 밝혔고, 이승만은 별도의 세력(독립촉성국민회)을 꾸리고 있었기 때문입니다.독립운동에 참여했다든지 하는 방법을 통해 전국적으로 높은 명망을 지니고 있었던 사람이 부족한 한민당으로서는, 대통령제보다는 내각책임제를 선호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처음 제헌의회 헌법기초위원회에서는 “내각책임제”를 결정하였습니다.

하지만, 당시 단정에 참여하기도 했고 전국적으로 큰 명망을 얻고 있었던 이승만의 반응은 냉담했습니다. 대통령제를 주장하고 있었던 이승만은, 헌법기초위원회에서 그 뜻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국회 전원위원회 소집을 요구하고 나섰으나 그마저도 부결되자, 장외에서 폭탄선언을 하기에 이릅니다. 바로 “대통령제가 채택되지 않으면 나는 정부에 참여치 않고 남아 국민운동이나 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이것은 한민당에게는 좌초의 위기와 같았습니다. 정치적 마스코트가 필요했던 한민당, 그리고 헌법기초위원회의 입장은 난처했기 때문입니다. 당시 이승만 박사가 대통령에 추대되는 것은 국민들의 당연한 상식이라고 말할 정도(유진오)였기 때문에, 이승만이 정부에 참여치 않겠다고 한 것은 배수진이자 자신의 정치적 위상을 확실히 알고 있었던 계략이 담긴 건곤일척이었습니다. 결국, 한민당 총수 김성수의 집에서 비대위를 꾸린 헌법기초위원회는 마지막 회의에서 내각제 안을 대통령제로 수정하게 됩니다. 대신 견제받는 대통령제 모델을 위해 합의제적 요소를 많이 남겨두었지요. 합의체로서의 국무회의, 국회해산권/국무원불신임권 삭제, 대통령과 부통령 별도 선출(간선) 등이 그 예입니다. 그리고 그해 8월 15일, 이승만은 무난히 대통령에 당선되어 대한민국의 초대 대통령이 됩니다. 이 장면을 두고 많은 사람들이 이승만을 ‘건국 대통령’이니 ‘국부’니 하고 평하는 것이지요. 하지만 이승만도 그렇게 생각했을까요?

알고 계신 분도 많으리라 생각합니다만, 이승만은 대한민국의 역사를 1948년 8월 15일로부터 기수하지 않았습니다. 1919년으로부터 생각하고 있었지요. 그가 취임한 이후에 꾸준히 기력을 대한민국 30년(1948)으로 쓴 것이 주요한 예입니다. 이것은 당시 다수의석을 차지한 한민당을 정부에서 견제하고, 임정 출신을 높이 드는 데 필요한 견제 및 자구책이었습니다. 이승만 본인부터 임정 출신이었으니 어찌 보면 당연한 선택이었지요. 본인도 인정하다시피, 이승만은 초대 대통령이지 건국 대통령으로 보기에는 문제가 있습니다. 건국이 아니라 중흥인 셈이 되거든요. 이렇게 대통령이 된 이승만과 대한민국의 시발(始發)은 헌정의 기원이라는 점에서 꽤 순탄하게 시작했습니다. 그의 첫 임기가 다 해가는 52년까지는 말입니다.

헌정왜곡의 시작 - 부산 정치파동

전쟁 중 임시수도였던 부산에서, 이승만의 권력욕은 하늘을 찌릅니다. 국체보존보다는 권력보전에 더 관심이 많았다고 생각할 여지도 있을 정도지요. 아이러니하게도 그가 대통령이 되는 데 가장 기여했던 자유민주주의의 이념은 공산주의에 대항하는 프레임으로서의 의미만이 유효했을 뿐, 실제의 그것이 잘 지켜지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는 집권 연장과 권력 강화를 위해 자유민주주의를 반공의 도구로 활용하였지요. 이승복 어린이 동상이 대표적인 예가 되겠습니다. 이승만은 그의 임기 5년이 다 된 시점인 52년에, 재선 욕심을 겉으로 내기 시작합니다. 국회의 간선 방식을 통해 대통령을 선출하도록 되어 있었지만, 국회 내부에서 이승만을 지지하는 세력은 많지 않았습니다. 그간 당선 이후 김성수를 국무총리로 지명해야 한다는 한민당의 요구를 거절하는 등 대적관계를 형성해 왔고, 자신을 지지하는 세력들이 다수를 차지할 가능성도 적어 보였기 때문에 재선의 가능성이 희박했습니다. 1950년 5월에 예정된 총선을 연기하여 조금의 시간을 벌어 보려고 했지만, 애치슨(국무장관, 애치슨 라인 설정으로 6.25를 불러일으켰다는 설을 뒤집어쓰고 있음)의 선거연기에 대한 반대입장을 전해 듣게 됩니다. 미국의 군사/경제적 원조를 한국의 민주주의 실태와 관계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승만은 이러한 협박(?)에 못이겨 총선 연기의 뜻을 접게 되었습니다.
이 선거 결과, 대한국민당/민주국민당이 각 24석, 국민회 14명, 대한청년단 10명, 대한 노동총연맹과 일민구락부가 각 3명, 사회당이 2명, 기타 정당에서 4명이었으며, 나머지 126명은 모두 무소속으로 구성되었습니다. 이승만에게는 상당히 불리한 결과였지요.

6.25 전쟁 중 여러 가지 부패 사건 및 민간인 학살(거창 양민학살 사건, 국민방위군 사건, 보도연맹 사건 등)이 발생하자, 이승만정권의 비도덕성을 저격하면서 51년 5월 부통령 이시영이 사퇴하게 되자, 보궐선거가 열리게 됩니다. 이 때 민국당(민주국민당)의 김성수가 이 자리에 당선되게 됩니다. 이승만에게 적대적인 당의 후신을 등에 업고 있는 김성수는 이승만에게 부담스러운 존재였음이 확실하였습니다. 결국, 이승만은 자신의 재선을 위해서는 의회 간선은 희망이 없고 직선제만이 답이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래서 국회에 직선제 및 양원제 개헌을 골자로 하는 개헌안을 제출하였으나 재적 175명 중 찬성 19표(!)의 압도적 결과를 보여주며 부결됩니다. 이것을 통해 이승만은 다시금 국회를 통한 재집권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의 재선을 위해 하나의 ‘조직’을 만들게 되니, 이것이 바로 자유당입니다.

자유당은 본격적으로 정당으로서 기능하기 이전부터 각개 세력으로 활동하고 있었는데, 이범석이 이끌던 조선민족청년단(족청)을 포함해 부인회, 청년단, 농민총연맹 등 각계사회단체가 참여하여 원외 자유당 조직을 만들게 됩니다. 이범석의 족청은 이 중에서 가장 강력한 조직구조를 갖고 있었고, 자유당의 철골이 되었지요. 원내 이승만 지지 세력이었던 원내자유당은 별도로 구성되기는 하였으나 앞서 나온 개헌안에서 찬성표를 던지지 않아 이승만의 기대를 받지 못하게 됩니다. 이런 배경으로, 자유당 조직의 점검의 필요와 국회를 외부에서 흔들어줄 세력의 필요를 느낀 이승만은 기존에 제정되어 있었던 지방자치법을 활용해 읍/면 단위까지 포괄하는 지방자치선거를 실시합니다. 그를 통해 구성된 도 이하 지방행정구역의 의회들은 국회 불신임 등을 결의하고, 군민대회 등에서 국회 해산을 요구하기도 하였으며, 땃벌떼, 백골단 등 정치깡패를 동원해 관제(官制)민의를 만들어내기도 했습니다. 당시 국회의장 신익희의 집을 포위하고 협박시위를 하기도 했지요. 순순히 국회가 하는 대로 놔두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준 셈입니다.

이어 이승만은 족청의 지도자 이범석을 내무장관에 임명하고, 25일 0시를 기해 계엄령을 선포합니다. 명분은 공비토벌이었지만, 계엄령 하에서 어떠한 정상적 정치활동을 할 수 없는 점을 악용하려는 것이었습니다. 다음날, 국제공산당(코뮨)에 관련된 혐의가 있다는 주장을 통해 야당 의원 10명을 체포하고, 의원 통근버스를 버스째 연행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대해 국회는 계엄령 해제(부산지구)를 결의하는 한편 29일 부통령 김성수가 항의사직을 했습니다. 이와 같은 일촉즉발의 분위기 속에서, 국회에는 내각제와 대통령제의 내용을 절충/조율한 발췌개헌안이 상정됩니다. 주요한 요소는 직선제를 기반으로, 양원제와 국무원 불신임권, 총리의 국무위원임면권 등이었습니다. 이러한 안이 상정되었지만 표결이 이루어질 수조차 없을 정도였습니다. 이승만이 조성한 공포 분위기 때문에 의원들이 다 각지로 피신해 버려서 의결정족수가 채워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에 이승만은 군경을 동원해 피신한 의원을 찾아내어 강제 등원시키고, 이에 더하여 국제공산당 관련 혐의로 구속수사 중이었던 국회의원 10명까지 석방해 표결에 참석시켰습니다. 경찰과 헌병이 국회를 포위하고 비밀투표도 아닌 기립표결의 방식으로 재적 183명 중 166명 참석, 찬성 163명, 기권 3명으로 발췌개헌안이 통과됩니다. 대통령 직선제 개헌이었지요. 여기까지의 일련의 사건을 모두어 ‘부산 정치파동(1952)’이라고 합니다.

부산 정치파동은 여러모로 큰 의미를 갖는 한국정치사의 한 사건입니다. 공포 분위기 속에서 대통령 개인의 필요를 위해 의원이 구속수감(회기중)되었다가, 풀려나기도 하고, 군경이 국회를 포위한 상태에서 기립으로 진행된 표결 등 헌정을 유린하였습니다. 바깥에서는 폭력조직을 사용한 관제데모를 행하였고, 강제력을 동원해 의회를 억압했습니다. 이렇게 점차 정치권력과 제도 대신 대통령 개인의 카리스마에 의존한 정치가 행해지는 권위주의 시대가 열리게 됩니다. 정당정치가 아닌 인물중심의 정치가 펼쳐지게 된 가장 근본적인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헌법을 왜곡하면서까지 개인의 영달을 추구했던 이승만 시대를 ‘건국’이라고 표현할 수 없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스스로 부정하였던 건국 - 이승만은 임정출신의 대한민국정부내의 우위를 위해, 대한민국 30년(1948)의 연호를 사용하였습니다. 본인이 본인을 부정할 수는 없지요. 둘째, 제헌 헌법으로부터 지금의 6공화국 헌법에 이르기까지 전문에서는 대한민국임시정부를 계승한다고 하고 있습니다. 헌법을 부정하고 이승만이, 그리고 그 주변세력이 ‘건국’한 나라라고 할 수 없는 것은 헌법이 국가의 근본이기 때문입니다. 1948년 8월 15일은 정부수립일이지, 건국절이라 부를 수 없는 이유입니다.

과제는 선택할 수 있게 두 가지를 부여하겠습니다. 출석/과제 제출은 금주 일요일까지입니다.

과제 1: 마키아벨리즘이라는 말을 들어 보았는가? 유생은 정치적 손익과 도덕적 완전성이 저울질될 때(쉽게 표현하면 도덕을 따르면 정치적 손해를 볼 때) 당대표로서 어떤 선택을 하겠는가? 자유롭게 기술하라. (분량 300자 이상)

과제 2: 독립운동가 이승만은 이동휘로부터 "있지도 않은 나라를 팔아먹으려 했다"는 비난을 들어야 했다. <위임통치론>이 바로 그것인데, 권력지향형 인물로 묘사되는 이승만이 위임통치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실익이 무엇이었을지 논하라. (독립운동가 이승만의 전거를 사용하는 것을 허용함)

과제 1의 배점은 30점 만점, 과제 2의 배점은 50점 만점으로, 각 과제에서 25, 45점 이상을 맞으면 상상, 그 이하로 5점 단위로 한 등급씩 깎도록 하겠습니다. 두 과제를 모두 수행하는 경우 기본점수 배분이 있음을 공지합니다.

*과제는 비밀답글로 제출하고, 'kais'를 예외설정하십시오.
개국 624년 12월 09일
성균관 교임 조예인

http://www.1392.org/bbs?sajoed11:474

정예림 624('15)-12-09 22:23	문과 청강생 정예림, 문과 강의를 수강합니다.

원기준 624('15)-12-10 17:55	문과 유생 원기준, 문과 강의를 수강합니다.

최성원 624('15)-12-10 19:49	무과 청강생 최성원, 무과 강의를 수강합니다.

[교임] 제22기 1강 - 대한민국의 시발(始發) 이승만(1)	조예인	624('15).12.09-21:36	347

[청강생] <제출> 제22기 문과 제1강 과제 제출	강건	624('15).12.13-23:45	155

[청강생] <제출> 제22기 문과 제1강 과제 제출	정예림	624('15).12.13-21:13	145

[청강생] <제출>제22강 문과 1강 과제 제출	최성원	624('15).12.13-21:08	138

[유생] <제출> 문과 1강 과제 제출	원기준	624('15).12.10-18:04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