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조선국 성균관(成均館)

ㆍ작성자	이수현
ㆍ작성일	개국620(2011)년 9월 7일 (수) 00:39 [자시(子時):삼경(三更)]
ㆍ문서분류	강의

ㆍ추천: 0 ㆍ열람: 594

[교임] 제20기 문과 제2강

한국유학사상의 대략적 정의 및 방법론, 이를 통한 기당 현상윤의 관점 이해

한국유학사상의 흐름을 보려면, 한국유학사상에 대해 기록한 기존의 저술을 어떤 관점에서 분석하여, 이에 의거 결여된 것을 찾아 보충하고, 각 부분의 사상이 전체 사상 속에서 지니고 있는 의의를 밝혀야 한다. 먼저 원론적 측면으로는 ‘유학은 무엇인가?’, ‘우리에게 유학은 어떤 것인가?’, ‘유학은 어떻게 흘러왔나’ 등의 문제의식을 서술해야 한다. 이런 원론적 사고를 바탕으로 철학, 종교, 문학, 사학, 정치, 경제 등의 분야에서 이루어낸 내용과 성격 및 영향을 알아야 한다. 이 후 각론적인 측면에서 그 내용을 분석해 본다면 그 대강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유학은 무엇인가?
‘유가’는 유학자 또는 유교인의 집단을 의미하므로 비교적 의미상의 혼란을 야기하지 않는 용어이다. 그러나 ‘유도’와 ‘유술’은 서로 비슷한 어감으로 쓰여 혼란의 여지가 많다. ‘유도’는 도통의식을 기초로 한 유학과 유교사상 전반을 가르키고, ‘유술’은 생활 속에 배어 있는 유교의 관습일반을 가르킨다. ‘유교’는 이렇게 유도, 유술에 공재하면서 나아가 유학과 때로 동의어로 사용되는 데에 혼란 야기의 원인이 있다. 거기에 유교는 종교적인 성격과 학문적인 성격을 겸유하여 혼란을 가중시킨다. 하여 우리가 여기서 말하려는 유학은 ‘학문적 체계와 내용을 갖춘 유가의 사상’이라는 면에 중점을 두고 보려한다.

유학은 어떤 것인가?
과거 한국유학자들은 한국유교가 기자로서 해서 출발하였다고 믿었다. 그 신념을 근거로 한국이 중국보다 유교의 종조국이었다고(장지연의 조선유교연원 등) 그들은 주장하였다. 기자는 유교의 비조인 공자보다 앞선 동이족이라는 데에 그 주장의 논거가 있었다. 그러나 우리가 여기서 말하는 유학은 유교를 학문화한 공자로부터 유학이 한국으로 전래된 이후의 것을 고찰의 대상으로 삼아 이야기하고자 한다. 특히, 한국유학은 전래된 본원의 유학을 ‘한국인의 사고력’에 의하여, 한국인의 필요성에 따라 독특하게 수용하고, 비판적으로 변용하며, 창발적으로 개발, 발전 시킨 유학을 의미한다.
이러함 점으로 한국유학은 한국인의 생활관을 이룬 사상의 하나로서 특히 도덕적 질서를 삼고 정치적 역량을 발휘하는 측면에서 민족의 역사와 문화의 일부를 향도 하던 역할의 한 몫을 담당하였던 데에 그 존립의 근거를 둔다. 한국인의 자각적이고 자성적인 유학관으로써 자신의 생활을 이끌어 오는 과정에서, 한국의 문화와 역사에 기여한 것이 한국유학이다. 그 결과 한국유학은 다른 나라의 유학과 보편성을 고유함과 동시에 독자적인 특수성을 견지한 것이다. 즉, 한국유학을 통해 유학이라는 본질(여기선 통일성이 적당함)을 볼 수 있어야 하며, 동시에 다른 문화에 의해 전래되어 특수화된(다양성) 내용을 인지해야 한다.

관점의 확대
한국사가 시대의 흐름과 더불어 굴절하면서 대체적인 발전의 양상을 보였듯이, 한국유학 또한 역사와 더불어 굴절과 발전의 도정을 거치면서 오늘에 이르렀다. 그것은 정체 상태에서 중국유학의 단순한 이용에 그 친것이 결코 아니다. 유학 이론 측면과 응용측면이 다 그러하다. 한국의 자연과 사회와 문화 환경의 시대적 변이에 따른 대응방법을 유학에서 한국인 나름의 주체의식을 가지고 찾은 결과로 해서 그것은 한국유학으로서의 특성을 갖게 된 것이다. 따라서 한국유학을 볼 때 거기에 깃든 ‘역사의식’을 간과해선 안된다.
또한, 시대와 더불어 흘러온 한국유학은 한국사상계에서 단독적으로 형성되지 않았음에도 유의해야 한다. 일찍이 최치원이 난랑비서문(鸞郞碑序文)을 통하여 전했듯이, 그것은 선교 또는 신교라고 일컫던 무속적인 사유의 터전에서 불교, 도교 등과 아울러 한국인의 생활을 이끌었다. 그런 만큼 이 점 또한 한국유학을 고찰할 때 고려되어야 한다. 즉, 다른 사상들과의 동화와 알력의 양면이 불가피하였을 것임을 주지해야한다.
특히 조선시대의 성리학은 다른 사상을 모두 이단시하고 심지어 유학 중의 하나인 순자의 사상과 양명학까지 이단시하여 철저히 배척하였다. 그러므로 조선 성리학에는 이단시하던 사상들의 몫까지 감당하려던 측면이 없지 않을 것이다. 이런 사고는 조선시대의 성리학이 특히 ‘심성’측면의 연구에 중국성리학 이상으로 깊이 탐닉하였을 뿐 아니라 심성의 수양에 철저하였던 특징을 지닌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심성의 수양과 그 심성 자체에 대한 자각을 통하여 해탈을 도모하고, 그 해탈의 경지에서 자비의 정신이 충분히 구현됨을 역설하는 것이 바로 불교이며, 심이 곧 리임을 주장하면서 지행합일을 초래하는 양지와 양능의 일체적인 원천이 곧 심이라는 사고에서 심성을 지극히 중요시하는 것이 양명학임을 간과해선 안된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조선유학의 심성치중의 경향이 결코 성리학 자체의 성향에만 기인한 것이라고 단언하기에 어려움이 있다는 것도 알 수 있다. 더불어, 지배층(왕족, 사대부)과 피지배계층(민중), 양측의 입장에서 역사를 바라보듯이 유학의 시각도 이를 따라야한다고 본다.(중립적인 측면까지도 확인해야함)

기당 현상윤(1893-?)의 관점 이해
한국유학사상의 대략적 정의를 통해 기당 현상윤의 저서를 본다면, 실학을 다만 경세론으로 파악하여 경국제민의 약칭인 경제학으로 표현한 것과, 조선후기 성리학의 흐름을 다카하시 도오루가 시도한 주리 주기의 기준으로 살핀 것도 오늘날 일부 학자들로부터 시각의 한계로 지적 받는다. 허나 그 한계점이 보일지라도, 우리가(한계가 있지만) 기당 현상윤의 사상적, 담론적 위치를 파악한다면 (어느정도) 그의 조선유학에 대한 관점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이러한 전제하에) 저서에서 그는 한국사상사에 끼친 한국유학의 자취를 한국유학의 공과 죄로 변별하였다. 이것은 당시 유학 또는 한국유학에 대한 망국의 원인이라는 세평을 의식하고, 학문 차원에서 내릴 정당한 판단을 위한 진지한 성찰이었다. 이는 유학사상을 거부하고 서양사상으로 대체해야 한다고 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유학사상에 대한 반성적 성찰을 통해 올바른 계승 발전을 추구하는데 있었다. 이에 죄로 분별한 것은 유학사상의 본질보다도 말폐(末弊)에서 비롯된 것임을 주장하였다.

근래에 세상 사람들이 흔히 유학을 고루하다, 완고하다, 진부하다 하여 이것을 경시하며 배척하 고,
또 이조 오백년의 쇠멸을 그 책임이 전혀 유학사상에 있다하야 이것을 공격하고 비난한다. 그러나
이것은 그들이 유학의 본질을 잘 아지 못하며, 또는 그 말폐만을 본 데서 기인한 것이다.
(현상윤, 혁신 유학개론 서문, P.48)

현상윤은 조선유학사 결론에서 유학의 말폐와 조선왕조 종국을 논하는 가운데 조선중기까지 유학이 흥성했음을 찬양하는 한편 말기의 폐단으로 나라가 망하는 데 이르렀다고 하면서 망국의 책임을 유교의 말폐에 돌리지 않을 수 없다고 하였다. 이것은 장지연의 견해와 크게 다를 바 없다. 그러나 곧 이어 “오호라 유학의 말폐는 과연 유학 자체의 잘못이냐 또는 조선 사람의 잘못이냐?”라고 반문하기도 하였다. 즉, 그는 한국유학의 장점에 대한 재인식을 통한 한국유학 부흥의 길을 찾고 있었던 것이다.

1) 위 항목 중 ‘관점의 확대’를 읽은 후 본인의 의견을 자유롭게 논하시오.(200자 이상)

2) “오호라 유학의 말폐는 과연 유학 자체의 잘못이냐 또는 조선 사람의 잘못이냐?”라는 기당 현상윤의 말에 대하여 나름의 생각을 논하시오.(200자 이상)

* 과제 제출 마감일 (9.14)

이상입니다.

개국620년 9월 7일
성균관교임 이수현

http://www.1392.org/bbs?sajoed11:4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