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감
도감(都監)은 국가 주요 사업의 시행 및 관리를 위해 설치한 임시 관청이다. 중종(中宗) 시대 이전에는 필요에 따라 설치하였으나, 이후부터는 행사 또는 사업이 있을 때에 거의 필수적으로 도감을 설치하였다. 도감 청사는 공조(工曹), 형조(刑曹), 사역원(司譯院)에 주로 설치되었으며, 여러 도감이 필요하면 중추부(中樞府), 예조(禮曹), 이조(吏曹) 등으로 확장하였다. 이렇게 청사를 내준 관청은 다른 곳으로 옮겨 업무를 보았다. 도감 아래에 일방(一房), 이방(二房), 삼방(三房) 또는 일소(一所), 이소(二所), 삼소(三所)와 별공작(別工作) 등을 두어 업무를 분장하기도 하였다. 도감이 가동될 때에는 일종의 업무일지인 등록(謄錄)을 작성하고 행사가 종료된 후에 등록을 보완하여 정식 의궤(儀軌)를 편찬하였다. 공신도감(功臣都監), 가례도감(嘉禮都監), 시호도감(諡號都監) 등이 대표적이며, 일제 강점기 때에는 이왕직(李王職) 산하 주감(主監)으로 격하 개칭하였다. 도감 관직은 대부분 임시 관직인 권설직(權設職)으로 운영된다.
국상(國喪)이 났을 때 설치하는 3개 도감을 예로 들면 다음과 같다.
ㄱ) 빈전도감(殯殿都監) : 습(襲), 염(斂), 성빈(成殯), 성복(成服), 혼전(魂殿), 배비(排備) 등의 일을 맡는다. 제조(提調) 3원 중 1원은 예조판서로, 낭청(郞廳) 6원 중 1원은 예조 낭청으로 임명한다.
ㄴ) 국장도감(國葬都監) : 재궁(梓宮), 거여(車轝), 책보(冊寶), 복완(服玩), 능지(陵誌), 명기(明器), 길흉의장(吉凶儀仗), 상유(喪帷), 포연(鋪筵), 제기(祭器), 제전(祭奠), 반우(返虞) 등의 일을 맡는다. 제조 3원은 호조판서, 예조판서, 선공감제조로 임명하고, 낭청 8원 중 4원은 예조와 공조의 낭청, 선공감 및 제용감 관원으로 임명한다.
ㄷ) 산릉도감(山陵都監) : 현궁(玄宮), 정자각(丁字閣), 재방(齋坊) 영조(營造) 등의 일을 맡는다. 제조 3원 중 2원은 공조판서, 선공감제조로 임명하고, 낭청 10원 중 2원은 문신(文臣)과 선공감(繕工監) 관원으로 임명한다.
통상 좌의정(左議政)의 겸하는 국장도감의 도제조(都提調)를 총호사(總護使)로 하여 상장(喪葬)에 관한 모든 업무를 총괄하게 하고, 산릉도감의 도제조를 산릉사(山陵使)라 하였다. 또 한성부판윤(판한성부사)를 교도돈체사(橋道頓遞使) 또는 교량돈체사(橋梁頓遞使)로 하여 장례 행렬이 지나는 경로의 교량 가설과 도로 정비를 맡겼다. 문종(文宗) 시대 이후에는 산릉사를 두지 않고 빈전, 국장, 산릉 3도감을 모두 맡는 삼도감총호사(三都監摠護使:삼도감도제조)로 임명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며, 능원(陵(園)을 이전할 때 설치하는 천릉도감(遷陵都監), 천봉도감(遷奉都監) 등에도 총호사를 두었다. 왕세자(王世子), 왕세자빈(王世子嬪) 등의 장례에는 빈궁도감(殯宮都監), 예장도감(禮葬都監)과 묘소도감(墓所都監) 또는 원소도감(園所都監)의 3개 도감이 설치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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