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왕] 중궁전에 들어
편전에 들어 재결할 사무가 없어 조금은 한가한 오늘, 실로 오랜만에 중궁전에 들었소이다.
최근에 왕자, 공주들이 우리 내외가 거처하는 곳을 찾아 자주 안부를 묻는 모습을 보니, 저절로 넉넉한 마음이 생기는 듯 하오. 내가 일일히 대군과 공주, 며느리를 대하고 못고 있으니, 중궁의 자애로 나의 부족한 부분을 덮어주기 바라오. 재작년에 세자 책봉을 주청하는 의견이 아래에서 제기되었을 때 조정 형편을 헤아려 공론에 붙이지 못하였는데, 적지 않은 시간이 지난 지금에도 그러한 사정이 나아지지 않았으니 마음 한편의 작은 걱정이 아닐 수 없소. 그러나 때가 되면 차차 이루어질 일들이니 크게 걱정하지 않으려 하오. 내전의 일은 중전이 알아서 잘 처리하므로 항상 든든하게 여기고 있소. 내명부의 궁녀에 관한 일도 중궁의 소관이니, 혹여 충원이 필요하거든 호조에 하교하여 경비 문제를 전결하면 될 것이오. 날짜는 봄이나 날씨는 아직 쌀쌀하니 건강에 특히 유념하기 바라오.
3월 초9일 기사 신시(未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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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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