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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욱
[대표] <간행> 보덕문집(寶德文集) 28
청년(靑年)들이여 <2> 청년(靑年)들이여 <2> 무악재 아래에 자리해 있는 종수네 집. 기왓장을 얹은 전형적인 양옥집이었다. 그는 작은 방으로 향하여 어두운 방 안에서 책을 하나 꺼내 든다. 친구들이 마구 지껄여대던 그 "님의 침묵"의 시집이었다. 시집을 펼쳐든 그는 책에 나오는 시 한 편을 중얼거리듯 읊조린다. "……푸른 산빛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으로 향하여 난 적은 길을 걸어서 참어 떨치고 갔습니다. / 황금의 꽃같이 굳고 빛나든 그 맹세는 차디찬 티끌이 되어서, 한숨의 미풍에 날아갔습니다. 날카로운 첫 키스의 추억은 나의, 운명의 지침을 돌려놓고, 뒷걸음쳐서, 사라졌습니다. ……" 시의 한 구절, 한 구절을 읽어내리는 종수의 눈에서는 눈물이 떨어지고 있었다. 자신의 문학적 정열이 한 순간 남들의 비웃음으로 꺼져버린 것을 한탄하기라도 하듯. 그들의 정열은 밤이 깊어지다 못해 휘영청 달은 떴어도 시들 줄 모른다. 앞의 내용은 모른 채 시를 적어보던 수철은 잉크가 마를 길 없는 원고지를 사정없이 구겨서 내동댕이쳤다. 결국 보다못한 수철이가 수철의 집에 찾아갔으나, 수철이 청년회보에 시작을 내 볼 생각이 없다고 하며 내쫓았다. 그러자 그는 갑작스런 그의 태도에 당황하기 그지 없었다. 심하게는 문전박대를 하다시피 했으니 그 심정을 말하고 싶어도 못한다. 무작정 시편을 내놓지 않겠다고 하니 황충포가 움찔하였다. 참으로 짖궂은 장난을 가지고 놀려 댄 양심의 가책에 의해서였다. 그리고 양종수의 불난 가슴에 마치 불난 집 부채질 하는 격으로 대했으니 입이 있어도 할 말은 자연히 없으리라. 이를 누군가가 연평에게 알려주었다. 그것도 대낮 종로 청년회관 근처 맞은편 모처에서였다. "그게 참이오?" 의연한 듯 묻는 연평을 답답한 듯 일그러진 표정으로 "그렇다니깐." 하며 확신을 가지고 대답한다. "거 괜히 분량을 가지고 공연히 나무라지나 말라고 하시오." 연평은 무심한 듯 그를 대하였다. 연평에게 알려준 청년은, 연평과 같은 청년회 소속이었으며, 이름은 백주호(白柱鎬). 금년에 연평보다 한 살 아래다. 그는 우연히 연평의 연설에 감동받아 친구 두 명과 함께 연평의 청년단원으로 가입을 하였다. 연평이 하고 있는 청년회는 사실 출판사업에만 매진한 것이 아니었다. 다양한 강연회를 개최하여 청년들의 지식 수준을 향상시키는 데에도 집중하였다. 그리고 이에 그치지 않고 음악회와 미술박물회를 개최하여 청년 문화에 이바지하려고도 하였다. 이런 연평의 열정에 큰 감복을 받아 장차 해방된 한 나라의 일꾼으로 나갈 미래의 지도자로 각광을 받기 시작하였다. 지난날 이광수(李光洙)가 소위 '민족개조론'이니 '민족적 경륜'이니 하며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것보다 연평이 행한 활동이 각광을 받은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이치였다. 특히 이런 연평의 발넓은 역량에 누구보다 제 자식처럼 좋아하던 사람이 있었다. 바로 논산댁(論山宅)이다. 바로 오영범의 어미다. 그는 남편 오 서방과 행랑채에 얹혀 살며 제 상전인 안대치 대감의 극진한 사랑을 받아 이곳에서 일하는 것이 천직(天職)으로 여길 정도이니 논산댁으로서는 이 집안의 일가를 생명의 은인이니만큼 상전으로 떠받들 수밖에 없으리라. 하지만 아버지 오 서방은 융통성이 없어 매사에 속아 넘어가기 일쑤라, 어쩔 수 없이 오영범은 졸지에 가장이 될 수밖에 없었다. 오죽했으면 제 어미가 다른 집 아들을 칭찬하는데 억장이 아니 무너지겠는가. 하지만 제 상전이나 다름없는 연평 도련님의 모양을 볼 제 우리 아들도 한시바삐 연평을 본받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동경하는 것이었다. 이런 논산댁의 바람을 무엇보다 아는 이는 바로 안대치의 부인 윤씨였다. 명문가의 규수로 자란 탓에 모자람 없이 살았다고 하지만 논산댁 내외의 근면성실함을 본 까닭에 안대치 영감 못지 않게 신임을 해오는 터였다. '우리 영범이가 하루빨리 철이 들어서 나라 일에 큰 이바지를 해야할 텐데.' 아들 영범에 대한 간절한 바람은 새해가 되어서도 변함이 없었다. 1928년 새해가 밝아왔다. 그러나 해외의 사정은 더욱 어수선할 따름이었다. 중국은 국민당과 공산당의 내전을 겪고 있는 가운데 국민당이 통일을 목전에 두고 있기 때문에 조선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니만큼 유동적이라 할 수밖에 없기에 일본이 이를 틈타 대륙침략으로의 발로를 밟게 되는 순간이 찾아오는 것이다. 이를 의식하는 일부 지식층들이 가끔 연평이 수장으로 있는 청년단으로 찾아와 이 정국에 대해 토론하는 것이었다. 외국의 경우, 중국에서는 국민당과 공산당이 서로의 세력을 과시하는데 여념이 없고, 일본은 군부 쿠데타로 인해 나라가 어수선하였다. 식민지배를 받는 조선의 상황도 별반 다르기 않았다. 만주로 이민을 가기도 하고, 대지주와 소작인들의 대립, 그리고 사회주의와 민족주의라는 이데올로기의 갈등이 심화되었다. 연평의 청년단도 결코 자유롭지 못했다. 일부 사회주의 지식인들이 자신들의 입지를 굳히고자 연평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지금 이 기회가 아니면 누가 있어서 투쟁하겠소." 그들은 모두 자신의 단체를 이용하여 "투쟁"으로 합리화시키는데 주력했다. 하지만 자신이 공들여 조직한 단체가 한순간에 반대되는 행보를 보여 친목단체라는 구실이 퇴색될까 염려한 연평이 여러 가지 정황을 고려하여 토론회라는 명목으로 대표의 권한으로 개최하였다. 종로 청년회관에서 개최한 이번 토론회에서는 의외의 인물들이 자리해 있었다. 국내에서는 자선가 행세를 하면서 국외에서는 기꺼이 독립자금을 대주는 의로운 유지들이 자리했다. 이 중 당진(唐津)에서 올라온 정양림(鄭陽霖)이라는 이가 단연 눈에 띈다. 안대치와는 막역한 사이로 안대치의 집에 왕래할 적마다 연평이 술시중을 들었기에 연평의 초청에 따라 참여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자선가들뿐만 아니라 각계 학자들과 유명 인사들이 두루 모여왔으며, 명망있는 이들이 온단 소식을 듣고서 청중들이 문전성시를 이루었다. 그랬기에 일경의 감시가 엄해진 것은 당연지사였고, 각 신문사들에서도 이를 취재하고자 모여들어 큰 관심을 보였다. 이곳 청중들 중에는 특이하게도 사회주의에 물든 청년들도 모습을 드러냈다. 좌우통합을 추구하고자 하는 신간회의 방향과 같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안연평의 부친인 안대치 영감의 현명한 대처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만일 사회주의자들을 배제한 채 토론회를 개최했더라면 애초에 보복을 받을 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특히 이날에 사회주의자들은 정양림을 타깃으로 삼았다. 그가 단순히 지주라는 면도 있지만 자신들과는 성향이 틀리다는 인식 때문에 이를 경계하고자 찾아온 까닭도 있었다. 이번 토론회의 주제는 물론 민감한 사안인 좌우통합에 대한 내용이다. 이 내용은 시간이 가면 갈수록 쉽사리 매듭을 지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개중에는 당당히 정양림에 대한 정체를 밝히고자 하는 청년의 목소리도 있었다. "선생님은 우리 사회주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질문을 던진 청년을 바라보던 정양림의 표정이 씁쓸하면서도 참으로 한창 혈기가 왕성하고 하니 식은 죽 먹기로 보고자 했다. "사회주의라." 정양림은 청중들 한복판에 응시를 하였다. 그러자 관중은 조용해졌다. "우리들이 단지 활빈당들처럼 지주들의 땅과 재산을 가로채어 백성들에게 골고루 나누어준다는 식으로 받아들일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들은 그것과는 틀립니다." 열변을 토하는 청년의 말 속에는 굳은 의지와 투지가 있었다. "우리 백성들은 재산의 많고 적음과 신분이 귀하고 천하고를 떠나 공평히 더불어 살아가는 것을 그 이상으로 삼고 있습니다. 식민지에 있는 우리 백성들이 같은 환경에서 사는데 누구는 귀하고 누구는 천해서야 되겠습니까. 우리들은 이를 통해 진정한 '투쟁'에 초점을 두어 말씀을 드리는 것이올시다." 순간 정양림은 껄껄거리며 웃어댔다. "그렇군요. 젊은 청년의 패기가 이 정도일 줄은 미처 몰랐습니다. 툭 까놓고 말씀을 드리겠소. 나는 그대의 말처럼 초반에는 혐오를 했었소이다. 하지만 내 아는 벗이 그것 또한 하나의 방법일 뿐. 가타부타할 거리가 아니라고 했소이다." 집회의 뒤에서 지켜보던 일본 경찰들의 표정이 점차 험악해지기 시작했다. "옳소이다!" 또 다른 젊은이가 소리치자 호루라기를 불며 제지하기 시작한다. 그러자 울분을 금할 길 없던 사람들이 들고 일어나 일대 소란이 벌어졌다. 겉만 자치를 인정해주는 척해주는 총독부 당국이 한심하기 그지없었다. 이 광경을 목도한 정양림은 새삼스럽게 청년들의 혈기를 바라보았다. 이들의 혈기가 장하게도 생각되었다. 그러나 이들은 곧으면 곧을수록 무너지고야 만다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것이 걱정될 뿐이었다. 한때 자신도 저렇게 혈기가 방장한 적이 있었음을 알고 있었다. 독립협회에서 주최하는 만민공동회에 참여하여 제 혈기를 나라를 위해 헌신하고자 하였으며 제 부모의 물려준 것을 함부로 훼손해서는 안된다는 구실로 주위의 유림들이 단발을 하는 것에 대해 반대하였을 때, 그는 시류의 흐름을 부정할 수 없다며 기꺼이 단발을 함으로써 주위 유림들에게 미움을 사기도 하였다. 하지만 그의 강직한 성격을 무시할 수 없었던 주위의 유림들도 하나 둘씩 그를 따르기로 마음을 먹고 지지해주기도 하였다. 고지식하지만 융통성 정도만큼은 있었기에 세상과의 소통을 더 중요하게 여기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었다. 이번 소요를 통해서 그는 무기력한 제 자신을 반성하고 있었던 것이다. 아니 자책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윽고 대회가 끝나고 무대를 내려오는 정양림의 뒤를 붙잡은 이가 있었다. 안연평이다. "선생님 저희 아버님께서 찾아뵙기를 청하십니다." 정중히 모시려고 하는 연평을 "내 조만간에 찾아뵙는다고 전하시게." 하며 정양림은 그의 손등을 토닥이며 수고가 많다는 듯 미소를 지으며 회장(會場) 밖으로 나가는 것이었다. '선생님.' 검은 두루마기에 허름하기 그지 없는 중절모를 눌러쓴 정양림의 뒷모습이 어쩐지 측은하다는 걸 느키고 있었다. "누구 계세요?" 허름하기 그지 없이 움막집을 지은 것 같이 음침한 분위기의 집 앞에 앳된 여자 목소리가 울리기 시작한다. 이에 아랑곳 없이 어둡고 조용한 밤공기를 내쫓기라도 하듯 개가 짖어잰다. "뉘시오?" 안에서 기척이 일어나자 나이 든 여자가 "저 영분이예요." 그러자 철창으로 되어 있는 대문을 열어보고 "아이고 어서 오세요." 하며 여자는 그녀를 안으로 들인다. 송영분(宋榮粉). 그녀는 다소 촌스러운 이름이기는 했지만, 올해에 이화여전(梨花女專)에 입학하였다. 그녀가 음악에 재주가 있어 음악학을 전공으로 하고 있는데 장차 음악학도가 되고자 하는 포부를 가진 앳된 소녀였다. "아가씨. 저 서대문 송씨 아가씨가 뵙기를 청한뎁쇼." 그러자 문이 벌컥 열리며 자옥이 반가움에 영분을 불러들인다. "어서 와. 이 누추한 곳까지 찾아와주어서 고마워." 자옥과 영분이 서로 껴안고 바로 안으로 들어간다. 두 사람은 오늘 있었던 청년회 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특히 영분이 자옥이를 대신해서 참석하였는데 사회주의에 물든 청년들의 오합지졸에 지나지 않는 처사를 보고 무척 안타까워했던 것이다. 그런데 그런 일을 두고 진종일 논란거리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더욱이 소위 프로문학이라는 것이 활개를 치고 있고 또 일경의 눈초리를 피할 수 없는 험악한 세상 속에서 공공연히 사회주의라는 이데올로기가 팽창하고 있다는 사실은 온건하기 그지 없는 안연평과 박자옥과 같은 청년들로서는 무기력하게나마 시류에 휩쓸릴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인 것이었다. 데모클라시라는 말이 있다. 이는 새로운 민주주의의 바람을 의미했다. 천황제를 채택하는 일본에서 우선적으로 불어온 바람인데 이 바람은 민주주의는 물론, 노동권과 여성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가치들을 모두 포섭함으로써 인간의 기본권을 바로 세우고자 하는 움직임에서 비롯되었던 것이다. 한데 그 바람이 식민지인 조선에까지 불어닥치기 시작한 것이다. 그 바람은 장차 사회주의와 민족주의라는 두 개의 부류로 나누어 조선의 청년들의 가슴에 불을 질러댔다. 일전에 자치론을 주장하는 경우도 이와 같은 처사이리라. "그러고보니 회장님도 안색이 초췌한 것이." 영분은 자옥에게 연평을 걱정하고 있다고 털어놓는다. "아마 이번 일을 두고 그러시는 걸거야." 자옥도 영분과 마찬가지로 연평을 걱정하고 있다. 그 걱정이 현실이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두 여자에게 불어 닥친 것이다. 그 불안은 적중하였다. 다음날 오후에 일경들이 작심한 모양인지 청년회 사무실에 쳐들어와 잡동사니들을 내동댕이쳐대며 샅샅이 무언가를 뒤지고 있는 것이었다. 이에 보다 못한 청년회 회원 몇몇이 연평의 집으로 찾아가 대표에게 알렸다. 이들은 작심한 듯이 하소를 해대며 회장인 당신이 이를 수습해야 함을 강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연평은 착잡한 마음을 감추기 힘들었다. 이미 그 세(勢)가 절정에 달하고 있는 사회주의는 당연히 일경의 눈초리를 벗어날 수 없었고 이를 보다 못한 일부 사회주의 청년들이 공산당 조직을 도모하고 또 소위 노동운동을 통헤 확장해가고 있는 터였다. 물론 이를 우려하는 황충포와 민정호 같은 청년들도 있기는 있었다지만 이를 수습하기에는 그 도를 넘어섰기에 달리 뾰족한 묘안도 대책도 없는 것이었다. 연평은 두 청년을 거느리고 청년회 사무실을 들어갔다. 사무실의 안은 당연히 아수라장이 되어 있었고 도장 찍은 듯이 흰 종잇장들이 검은 구두 발자국에 박혀 그 잔상을 보여주고 있었다. 공들여 세운 단체가 하루 아침에 짓밟히기는 이번이 처음인 것을 안 순간 연평은 주저앉고 싶은 심정을 억누르지 않을 수 없었다. 직원 몇몇을 불러다가 수습한 뒤 무거운 발걸음을 걸었다. 어두운 종로 거리는 한없이 삭막하였다. 그 삭막한 거리를 전차는 어김없이 지나가고 인력거도 시도때도 없이 드나든다. 하지만 그것도 신경쓰지 않고 거닐는 연평의 눈가엔 눈물이 고여 있었다. 이윽고 집에 들어선 연평을 논산댁은 특유의 충청도 억양으로 다정스레 맞이하였다. "오셨어유 도련님?" 반기는 논산댁의 얼굴을 보던 연평은 주름지기 시작한 그의 얼굴에 다시 한 번 실망하는 것이었다. 나이가 들어서도 종 노릇을 해야 하는 그녀의 딱한 처지를 보고 마음 한켠에서는 당장 나가라고 하고 싶었건만 연평이 자신도 공부에 얽매이는 몸인지라 무어라 말하기가 어렵다. 연평도 금년엔 전문학교를 졸업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그는 상과를 전공하였다. 아버지의 권유에 의해서였기 때문이다. 자신은 한낱 무기력한 존재였다. 부모의 광영에 힘입어 출사를 해야 할 몸이 이 험한 세상에서 어떻게 버텨야 할지. 생각만 해도 눈앞에 낭떠러지가 보이는 느낌을 감추기 어렵다. 연평은 그런 구차한 자신의 모습을 자탄하며 자기 방으로 찾아가는 것이었다. 깊어가는 밤에도 연평의 고뇌는 사그라들지 않는다. 그 고뇌는 오랫동안 청년단을 이끌어 온 자신에게 주어진 짐이었지만 그 짐을 놓고 싶어도 놓을 수는 없었다. 아니 내 자신이 내려놓는다는 것이야말로 용납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그랬기에 연평은 하염없이 밤을 지새야만 했다. 그 짐이 양 어깨에 내려놓인 동안 평생 고통 속에서 살아야할 것만 같은 자괴감이 드는 건 어떻게 된 일일까. 마음 같아서는 한달음에 달려가 왜놈 형사의 머리를 후려치고 싶은 심정이 굴뚝같다. 내 터전, 내 삶의 유일한 위안을 그렇게 짓밟아놓다니. 치가 떨리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 이놈아. 나는 네놈들의 머리를 때리다 못해 짓밟으며 내가 독립운동을 하고 있노라며 내 단체야말로 독립운동에 가담했다 이놈아! 그 면전에 두고 소리치고 싶은 마음은 간절하였다. 아, 이 깊은 밤은 이리도 밝아오지 않는가. 연평은 제 품에 있는 담배 한 개비를 꺼내어 입에 물고 어두운 틈으로 손으로 더듬어 성냥을 찾아내어 불을 켜 담배에 불을 붙인다. 담배를 피는 내내 연평의 뇌리를 떠나지 않는 것이 있다. 바로 자신의 진로에 관한 것이었다. 그는 역사학 뿐만 아니라 근래에 와서 상업 쪽으로도 진로를 넓혀나갔다. 연평의 부친 안대치가 얻은 부도 만만치 않거니와 아버지의 지인들 또한 상업에 능한 까닭으로 그들이 운영하는 회사의 대주주(大株主)로도 활약한 덕택에 넓은 인맥을 지니고 있었다. 아버지의 곁에 늘상 따라다니면서 얻은 간접적인 지식은 연평으로 하여금 넓은 바다와 같은 세상으로 나오도록 재촉을 해대고 있었다. 만에 하나 학교 선생으로 있지 못하게 되면 상업에 진출하여 여보란 듯이 회사 하나 세워 규모를 키워 나가리라 다짐을 하고 있었던 터였다. 그러나 그런 큰 틀에서 바라보기에는 무언가가 빈약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전문학교를 졸업해야 했다. 그는 청년회 활동 뿐만 아니라 전문학교 학생으로서 졸업논문을 남겨야만 하고 제때 졸업할 수 있는 절차를 밟아야 하기 때문에 연평의 하루하루는 그야말로 숨가쁘기 그지 없었다. 연평과 같은 젊은이들은 졸업을 하고 난 뒤 대개 외국으로 유학을 간다던가―간다고 해보았자 일본 아니면 미국 정도지만― 아니면 상급대학에 진학하여 학사학위를 취득한다던지 그것도 모자라서는 자신들의 실력을 뽐내는데 세월을 낭비하는 이들도 대다수니 마냥 친구따라 강남가는 식으로 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연평은 자존심이 강하였다. 생각하면 청년회를 문닫고 싶었지만 쉽사리 닫는다면 주위의 청년들이 무어라고 할 것인가. 다 제게 손가락질을 해댈 지 모르는 중차대(重且大)한 사안이다. 그의 근심은 다음날까지 이어져 하루종일 그의 뇌리를 떠나지 못하였다. 하지만 그런 뇌리를 되돌이킬 새도 없이 연평은 문과와 상과 모두 논문을 제출하고, 기말시험을 치른 뒤 다시 청년회 사무실에 들어와 혼자 숨을 고르고 있었다. 그날 날이 뉘엿뉘엿 저물 즈음. 청년회 문 밖에서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엎드린 채 잠을 청한 연평이 화들짝 놀라 문으로 다가서서 기척을 냈다. 그러자 문이 열리더니 "이보게 연평이." 하며 화색을 드러내었다. 양영석(梁永錫)이었다. "허허허. 왜 그리 놀라나?" 영석의 호탕한 웃음에 놀란 연평은 비로소 가슴을 쓸어내릴 수 있었다. "무슨 사나운 꿈 꾸셨나?" 그러자 연평은 "천근만근 여간 힘든 게 아니네 그려." 하며 좀이 쑤시듯 기지개를 켤 기세를 한다. "무슨 근심이 있나?" 영석의 물음에 "내가 금년 안에 졸업을 해야할 텐데 장래를 생각하기가 매우 힘들어서." 연평은 피곤한 기색을 보이는 것이었다. "허허허. 자네는 순풍에 돛을 단 듯 조선의 자랑거리가 될 터인데 무슨 그리 큰 근심이라고 땅이 꺼지게 내쉬나?" 영석이 연평과 동년이기는 하나 한 해 늦게 입학하였다. 장래는 휘황찬란하나 지금의 정세에 맞출 때 제게 장애물을 떠안기게 하여 사회라는 바다를 무기로 침몰시키기에 이른다는 사실이 더 괴롭기만 하다. 불가역적이라는 말이 있다. 자신이 세파를 뚫고 얼른 꿈을 이루고 싶어하는 불타는 청춘을 모르는 나이건만 말이 쉽지 한 번 사회의 소용돌이에 휩싸이면 벗어나기 힘든 것이다. 이번 사건도 그러한 예리라. 허풍 떨 듯 하는 영석을 보고 쓴 웃음을 짓던 연평은 옳다구나 하고 한 마디 부탁한다. "만일 내가 청년회장 자리를 내려놓으면 자네가 내 뒤를 이어줄 것인가." "……?" "왜?" 갑작스러운 제안을 받은 양영석은 떨떠름하며 입맛을 다셨다. "싫은가?" "미국에서 민정호가 돌아온다고 하지 않았나? 얼마 전에 내게 편지가 왔네." 민정호는 윌리엄을 불러들이기 위해 잠시 미국으로 가게 되었던 거다. 왜일까? 연평을 비롯한 국내 지식인들이 우물안 개구리로 있던 터에 세계의 급변함을 볼 새 없는 탓이 있겠지만 사실 사회주의에 물든 청년을 견제할 수 있는 유일한 세력이 필요한 까닭이 깔린 터였다. 주위에 사회주의자들은 대개가 의식이 강하였다. 식민지 치하의 조선 백성들이 소작농(小作農)이나 아니면 일본의 특정 자본가들 아래서 일하는 일부 노동자들이 되어 총독부로부터 온갖 품삯을 빼앗기 부지기수니 결국 배부른 건 총독부 밑에서 호의호식(好衣好食)하는 소위 대지주라는 자들과 일제의 비호 아래 노동력을 싼 값에 들인 일본 자본가들이 아니겠는가. 이들은 주로 이런 레퍼토리를 내세우며 연평으로 하여금 세상에 조금 더 눈을 뜨기를 권한다. 일부에서는 언론사를 찾아가 기자로 써줄 것을 자청하고는 사회주의적인 의식으로 신문기사를 적기 부지기수였고 심지어는 일부 학생들을 조직해서 독서회(讀書會)라는 이름으로 사회주의라는 이데올로기를 주입시키기도 했다. 어쩌면 당연히 사회주의는 그야말로 마약과 같은 존재로 각인되었다고 할 것이 불 보듯 뻔하다. 하지만 연평은 옳다고 할 수도, 그르다고 할 수도 없는 처지였다. 그는 막판에 와서야 양날의 칼에 서 있음을 느낀 것이다. 과연 내가 이 어려운 과제를 해결해낼 것인가. 날이 갈수록 깊이 모르는 수렁으로 꺼지는 걸 느끼고 있었다. 보다 못해 곁에 있는 영석이 민정호의 편지가 왔음을 구실삼아 연평의 어수선한 마음을 바로잡도록 이끌고 있는 것이다. "무슨 일로 편지가 왔나?" 윌리엄과 영석과는 일가친척(一家親戚)이라고 할 수는 있으나 촌수(寸數)로는 상당히 먼 친척이다. "윌리엄이 미국에서 무얼 하는고 하니 박사학위를 취득할 예정이라는 구먼." "그래서?" "그래서라니? 기왕지사 일어난 김에 조선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파서 안달이 난다는 걸세." "전공은?" "경제학이라는 구먼." "허허허허, 오나가나 경제학에 미치지 않은 이들이 없구먼?" 경제학 전공이라는 말에 코웃음을 친 영석을 본 연평이 둥그레 바라본다. "왜?" 연평이 말. "걸핏하면 마르크스다 엥겔스다 노동이란 고로 이러하다 하지 않던가. 내 주위에 거의 독서회에 미치지 않은 사람은 보기가 힘드이." "……" "사실 말이 나와서 하는 말인데. 까딱하다가는 자네 부친까지 덤벼들 기세라네. 앞으로 자중하시라고 전해드리게." 그러자 코웃음을 치며 연평이 말한다. "하하하하, 저승사자 할아버지라도 오라지. 우리 아버님은 그깟 사회주의자들한테 짓밟힐 리가 있을라구." 영석이 정색하며 "그들이 보통내기들인가? 코웃음쳤다간 큰 코 다치네. 생각해보게. 만에 하나 자네 부친한테 해코지하면 보통 해코지할텐가? 아버님은 고사하고 일가 친척들이 다 몽둥이 찜질 당해서 집이 몰락한다네. 그것도 분에 차지 않아서 소작쟁의(小作爭議)인가 뭔가를 일으켜서." "그만." 유난스레 호들갑을 떠는 영석의 말에 질린 연평이였다. 친구 영석이 물러간 뒤 연평은 청년회 사무실을 나선다. 청년회 문 옆에 걸린 문패를 바라본다. ○○청년회. 이 청년회의 명맥이 언제까지 이어질까. 하염없이 바라보는 연평이었다. 영빈은 누군가를 하염없이 기다린다. 그러잖아도 졸업을 앞둔 시점에 시집을 가야한다는 아버지의 엄명을 시달린 터에 심신이 고달픈 그였다. 그는 집 앞에서 오중(五重)을 기다리는 것이다. 오중은 오빠로서 영빈에게 정신적인 지주였다. 명석하기로 연평에 버금가서 고등보통학교 시절에는 1,2위를 다툴 정도로 전교에서 알아주기도 했다. 그는 운이 좋아서 일본으로 유학을 갔지만 중도에 포기하고 귀국해 응석받이로 지내야만 했다. 하지만 최근에 다시 대학에 들어갈 수 있게 되었다. 서울 안에 있는 제국대학에 다니게 되었다. 비록 다른 제대와는 동떨어진다고는 하지만 일본인이 대다수로 다니고보니 조선인 학생은 두세 손가락 꼽을 정도로 찾아보기 힘들다. 그런 경성제국대학을 영빈의 오빠 오중은 해내었다. 하―한밤중인데도 오빠는 오지 않는다. 보름달이 휘영청 떠 있고 개가 짖어대고 있는데 별다른 인기척이 없다. 이를 어이할까. 기다리다 지친 영빈이 집안으로 들어가기 무섭게 "이 풍진 세상을……" 두 사나이가 흥얼거리며 집에 다다랐다. 보니 오빠와 황충포였다. 근래에 와서 신오중은 황충포와 어울리는 시간이 부쩍 많아졌다. 문학에 심취한 나머지 허풍 잘 떠는 황충포와 어울려 밤낮으로 기방에 드나들고 심지어는 허무주의니 무슨 주의니 해대며 온갖 언어 유희를 해대는 지경이니 한때 동경의 대상이기도 했던 오빠에 대한 신뢰가 한순간에 무너지고 말았다. 자신보다 더 명석하고 똘똘했던 오빠가 어쩌다가 저렇게 폐인으로 변해 갔는지. 이때에 와서야 연민의 정이 싹트기 시작했다. 신영빈의 아버지 신 참찬의 혀차는 소리가 그 뒤에서 들렸다. 어쩌다가 저렇게 폐인이 되도록 술을 마셔 대누. 아버지의 잔소리가 들렸다. 앞이 캄캄했다. 아버지 죄송합니다. 그러자 황충포가 걸걸대며 "어르신 잠시 오중이와 같이 있다 들어가겠습니다. 이해해주십쇼." 괘씸한지고. 참찬 어르신의 표정은 험악해져 있었다. 그도 그럴게 작가가 되겠다고 호언장담하면서 허구한 날 술타령을 해대어 가장으로서의 체면을 벗어던지는 행태 때문이었다. 오빠의 인사불성을 보고 눈물흘리며 흐느꼈다. 명석한 머리에 명문대학의 진학을 포기하고 연신 세상을 비판하고 불만을 분출해 냄으로써 세상의 벽을 쌓았다. 그도 그럴게 연평의 권유에 의해 청년단의 초창기 멤버로서 열의를 보이기도 했던 그였기에 안타까움은 더하다. 졸업을 코앞에 둔 연평은 아버지의 부름을 받아 사랑에 건너갔다. 아흔 아홉 칸 기와집도 부럽지도 않은 큰 규모의 살림. 연평의 어미는 근처에 볼일이 있어 출타 중이었다. 연평을 부르고자 한 연유는 무엇일까? 이윽고 사랑에 들어서기 무섭게 "막바지 공부하느라 무척 바쁘겠구나." 그러고보니 가을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나라 밖은 어수선하다. 장작림이 원인 모를 폭발사고로 기차 안에서 폭사당했다. 폭사의 진원이 일본이라는 것은 두말해 무엇하나. 그로 인해 향후 일본이 정국을 주도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거다. 어쨌든 아들이 사회생활을 하고 있고 그만큼 청년단장으로서 막중한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 안대치 영감은 대견하기 그지 없는 거다. 어째서 아버님 당신께서 찾으셨나. 연평이 동그란 눈으로 아버지를 응시하는 것이다. "어인 일로 저를." 미소를 머금은 안대치. 연평에게 무엇인가를 넌지시 건넨다. 두툼한 흰 봉투였다. "이게 뭡니까?" 불현듯 '아버지께서 설마.' 당신의 그동안 모은 돈을 모두 내놓으신 건 아니신지 의심하는 것이다. "이거 네 청년단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거다. 이 돈으로 건물 하나를 번듯하게 지어보아라." 아버지의 의중을 좀체 모르는 연평이로서는 답답하다. 가뜩이나 사회주의 청년들이 주도권을 장악하는 움직임이 있어 난처한 이때에 거침없이 돈을 대주시는 것이다. "아버님. 이 돈을 주시고 나면" "거덜날까 두렵다?" 그러면서 안대치는 호탕하게 웃어댔다. "내가 그래 옹졸한 사람으로 보이냐?" "그건 아니지만." 그러자 안대치의 얼굴은 항상 평온함을 잃지 않았다. 이미 각오한 상황이다. "젊은 피가 용솟음치는 건 섭리이자 이치다. 허나 그 세파가 때로는 돌이킬 수 없는 소용돌이로 변하기도 하단다. 나는 일찍이 그 이치를 깨우친 사람이다. 나도 한때 역관의 신분으로 새로운 세계를 만나면서 나도 모르게 말로 하기 어려운 힘이 솟아올랐다. 나는 그것이 용솟음이라는 걸 알았다. 근데 사회주의에 물든 청년들이 네 청년단을 주름잡는다지? 그들도 나처럼 새로운 세계를 만나면서 동경하기 시작한 탓도 있겠지." "하지만." "그러나 저들에게 제약을 가하면 가할수록 결국 겉잡을 수없는 힘만 더해갈 뿐이다. 네가 힘들겠지만 모른 척 해야한다. 해서 내가 손수 돈을 주면서 그들의 활동무대를 마련해보고자 함이었다. 아가야. 이 돈으로 건물 하나를 지어내어라." 아버지의 의중을 안 연평이었다. 아버지 말씀대로 건물을 하나 세워야하기는 했다. 자그마한 사무실로는 청년회를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었다. 회원 수가 점차 늘어나고 그만큼 더 큰 규모가 필요하니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어쨌든 아버지의 뜻에 부합하기로 마음을 먹은 연평은 과감히 사회주의자들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이렇게 안대치의 성원에 힘입은 아들 연평. 어김없이 종로 거리로 나아간다. 밤이 깊었는데도 인파들은 남아있었다. 길을 하염없이 거닐는데 한 여자가 스칠 새도 없이 "어머 연평씨." 하는 기척을 내었다. 돌아보니 자옥이었다. "아니 여기는 웬일로." 다정스런 말투로 자옥을 대한다. 그러자 자기는 주위의 동창생들하고 같이 노닥거리다가 나오는 길이라고 했다. 어쩌다 지나다가 만났는데 오늘 따라 반갑기 그지없었다. "연평씨는 어디 들렀다 오시나요?" "네. 아버님께 볼 일이 있어서요." 그러면서 "저 혹시 시간되시면 근처 카페에서 얘기를 나눌 수 있을까요?" 하자 자옥이 끄덕이며 그러자고 말한다. 근처에 있는 카페에 도착한 이들은 커피를 두 잔 시키고 나기 무섭게 청년회 관련 일을 주고 받고 있었다. 당연히 핵심은 사회주의 청년들 건이었다. 이들은 신간회의 영향으로 그 세에 부합하려고 하는 움직임을 서슴없이 표출해 연평을 비롯한 임원들이 당혹해하는 게 당연시 되어왔기 때문에 불가피한 결과였다. 하지만 오늘 아버지를 만나면서 이들을 포용해야 하고 또 이들의 표출을 위해서라도 불가피하게 번듯한 회관 하나를 지어야 했다. 그래서 자옥에게 아버지의 말씀을 알리자, "어르신께서 그렇게 말씀하셨단 말예요?" 그녀는 환한 기쁨으로 받아들였다. 연평은 끄덕였다. "그러잖아도 아버님께서 그리 말씀하시면서 이 돈을 넌지시 대어 주시더군요." 제 품안에서 돈봉투를 꺼내들었다. 두툼한걸 보니 거금이 들어있는 듯 하다. 자옥은 땅 부지를 알아보았는지 물어보았다. 그러자 자하문 쪽이나 동대문 쪽에 알아본 곳이 있기는 하다고 하자 거침없이 자옥은 동대문에 있는 게 더 낫다고 했다. 종로 같은 곳은 이미 번화할만큼 번화해져 땅을 사둘 부지도 없어보이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동대문 쪽이라면 능히 큰 규모로 지을 부지가 개중에 있다 생각하기에 청년회관을 세우는 것이 온당하다고 보았기 때문에 연평에게 권한 것이었다. 그러자 연평이 자옥에게 신임하기 시작했다. 궁극적으로 왜 청년회관을 세우는가. 그건 자신들의 역량이 기존의 체제에서는 발휘하기 어렵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사회주의자들의 활동을 보장함과 함께 좌우통합을 추구하는 움직임에 한몫을 하기 위한, 과감한 의지가 있어 가능한 것이다. 이렇듯 두 사람은 항상 의견도 같았고 공감대를 형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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寶德 善安 奉堂
정병욱(鄭炳旭)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그리스도 말씀) 
http://www.1392.org/bbs?moim09:22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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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준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