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봉원구(옛날에 봉천구라 했지만) 장미동에 있는 A교회에서 칼부림이 일어나 이 교회 소속 목사 설 모 씨가 그 자리에서 숨지고, 설 목사에게 칼부림하던 강 모 씨가 부상을 입어 중태에 빠졌다는 뉴스보도가 뜨기가 무섭게 동네는 사나운 입질로 시끄러워졌다.
일설에 의하면 광신한 목사가 제 목을 찔러 달라고 해서 강 모가 죽였다는 둥, 나는 예수니 너희들이 직접 죽여보아라는 식의 자기암시를 이용하여 죽임을 당했다는 둥 온갖 해괴망측한 소문들이 만발하였다. 이를 지켜본 이들이 가슴 아프기는 마찬가지다. 특히 칼부림을 했다는 강 모의 부인은 스스로 수면제를 먹어 자살하고자 했으나 이를 본 아들이 신속하게 발견하여 병원에서 위세척을 해대어 생명을 건질 수 있었다. 성직자라는 사람이 이렇게 제 잇속에 시달린 채로 죽게 되다니. 터줏대감 격인 일흔 살의 노인이,
"미련한 놈들. 제 놈들이 하느님이라고 사칭을 한 게 잘못이지."
하며 혀를 끌끌 차댔다.
도대체 이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기에 이런 해괴한 사건을 조작했는가. 때는 이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때 당시 A교회는 옆 동네인 구화동에까지 알려질 정도로 교세가 확장된 탓에 주일이면 예배당에 초만원을 이루고 있었다. 하여 목사가 강론을 하고 신도들의 지지를 한 몸에 받으려고 하여 지지를 강구하면 일제히 할렐루야 내지 믿습니다, 주여! 하며 외쳐대었다. 게다가 예배가 끝나면 점심 식사를 할 수 있도록 나름의 배려를 해대었다. 그에 혹한 나머지 신도들은 일제히 담임목사인 설 목사에게 신뢰를 가지게 되는 것이다.
자식들은 모두 장성하여 결혼하여 아이를 낳았으니 그럭저럭 부유하게 살고 있는데 마누라는 날이면 날마다 남편이 교세 확장에만 치중을 두어 집에 들어올 생각을 하지 않으니, 속이 터질 지경이었다.
남편은 남들에게는 독실한 크리스천이라 한다지만 기실 집에서만큼은 신실하다고 할 수 있는 것조차도 없었다. 그야말로 겉과 속이 다른 이중인격자라 할만 했다.
게다가 장애인 관련 시설을 운영하여 교세를 확장하고자 하는 계획을 짜대었기 때문에 자신이 직접 관리해왔다. 비록 그가 사회복지사 자격증이 없다고 하지마는 자신이 공익사업에 뛰어들고자 하는 야욕을 충족하기 위해서 하느님을 믿는 사도라 사칭도 했었다.
그러나 이 사칭은 그렇게 오래가지 않았다. 그렇다. 그는 초반에 제가 주체할 수 없는 욕심으로 양의 탈을 쓴 채 성직자가 되었고 그 진실하지 않은 신앙을 부풀어놓은 채 과대 포장하여 일말의 인간됨을 포기하였다. 그는 초반에 개척교회로 세우고자 했음에도 불구하고, 마누라가 하고많은 교회가 세고 셌는데 굳이 세우려고 드느냐며 떠든 적이 있었다.
하기는 이 근방에서는 한밤만 되면 교회들은 일제히 빨간 십자가로 검은 하늘을 수놓았다. 때문에 그는 마누라의 편견 속에서도 세력을 확장하고자 하는 욕망을 채우기 위해서 온갖 꼼수를 부려 타 교회에 대한 저주를 퍼부어대기 시작한 것이다.
이쪽 교회에서는 예수가 있다고 해놓고는 제가 예수라며 사칭을 한다는 둥, 저쪽 교회 목사라는 작자가, 자신이 성령으로부터 충만해져서 다리 불편한 자들이 오면 몸소 고쳐준다고 해놓고는 실상에 와서 나몰라 한다는 둥 주변의 교회에 대한 험담을 퍼부어대었다. 심지어는 제 자신을 믿어야 한다며 나를 따라오면 하늘로부터 일용할 양식을 받을 수 있다는 등의 허무맹랑한 다짐을 하니 무지한 신자들은 믿을 수밖에 없었다.
그리하여 주변의 교회들을 차례차례 내쫓아내어 문을 닫게 해놓고 그 교회의 신자들을 포섭하는 데에 주력하였다. 결국 그는 이런 말들로 달콤한 사탕처럼 홀려내기 시작했던 것이다.
"저 교회의 목사 할아버지가 왜정 때 황국신민이 되겠노라며, 앞서서 총알받이 되라는 선언을 해댔다고 합니다. 이런 교회의 목사한테서 무슨 은총을 받겠습니까."
"맞은편에 있는 B교회의 목사 사모가 몸 불편한 장애인들을 갖다가 뺑뺑이를 돌려가며 예수를 믿으라고 하고 불신지옥에 나가지 말아야 한다고 윽박지른 뒤에 제 돈을 받아낸다고 합니다."
이에 귀가 솔깃한 나머지 일부 신도들이 다른 교회의 신도들을 부추겨 교적을 옮기도록 하는 식의 방식으로 나아가게 되었다. 하여 교회의 교세는 점점 커져 삼 층짜리 건물 안의 2층 건물을 사들여 일층에는 노숙자의 쉼터로, 2층에는 예배하는 성전으로, 3층엔 강당으로 쓰고 옥상에 옥탑방을 만들어 그곳을 식당으로 운영해대었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신자들이 십시일반으로 봉사를 명목삼아 식당 일을 거들어 이제는 인건비를 고려하니 빚에 쪼들리기는 매일반이었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성전 증축을 명목으로 한 십일조였다.
자고로 십일조는 하느님 나라에 가기 위해 바치는 일종의 예물이요, 면죄부가 아닌가. 한데 설 목사 내외는 이 십일조를 갖다가 제배만 부르는 데에만 급급한 것이다.
하여 죽이 맞게 골프 치러 다닌다거나 혹은 눈에 띄는 땅을 사들이는가 하면, 장애인 보호시설을 불법적으로 생산시설로 바꾸어 마구잡이로 장애인들에게 작업장에 배속된 것처럼 위장하여 노동착취를 행하였으니 그곳에 있던 장애인들은 마른하늘에 날벼락과 같은 존재였기에 멘붕이 오지 않을 수 없다. 하여 이들이 울분을 토해내어 시설에서 나가고자 하소도 하였지만 목사 내외는 목석같이 대답이 없었다. 이를 지키다 못해 노 모 장로가 담임 목사에게 직언을 하였지만 이를 들어줄리 만무했다. 그래서 노 모 장로는 이를 불만스럽게 여기는 신도들을 규합하여 자신의 편으로 만들어내어 설 목사와 대립각을 세우니 설 목사는 코웃음을 쳐댔다.
하여 설 목사파와 노 장로파의 갈등의 서막이 열리게 되었다.
정병욱
[보덕] 포스트모더니즘 제01화
寶德 善安 奉堂
정병욱(鄭炳旭)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그리스도 말씀) 
[대표] <공지> 조선문학회 회칙 (627.04.28) 
최준 
강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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