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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욱
[대표] <간행> 보덕문집(寶德文集) 02
차례
* 언청이
* 애급(埃及)의 의거(義擧)-2011년 이집트 혁명을 보고
* 인연(因緣)
* 별이 빛나는 밤에― 이스라엘 베들레헴 거리에서의 나그네
* 흰 기러기
* 무명초(無名草)
* 노란 지갑(옛 제목 : 지갑)
* 무엇이 고픈가
* 자유란
* 말없이 눈물져요
* 원죄(原罪)
언청이
이른 아침 한참동안 어린 햇병아리 같은 아이들이 학교로 학교로 떼를 지어 가는 길목에 한 낯선 얼굴의 아이도 그 길에 걸어간다 얼굴은 둥그스름한데 입과 코 사이에 세로로 벌그스름한 一 字 쳐진 흉진 아이. 그 흉진 아이를 두고 다른 아이들은 항상 "언청이"라 하였다. 그 언청이라 놀림당하면서도 그 입과 코의 구분선 조차 없는 아이의 웃는 모습은 우스꽝스러울 법하건만 그 아이의 누이는 그런 동생을 둔 까닭에 못내 부끄러워 불쾌해한다. 하지만 그런 놀림을 당함에도 서로가 서로를 기피하려는, 先知者의 말씀 하나를 犯하는 한낱 보잘 것 없는 잡초에 지나지 않는다. 그 잡초는 마침내 거름이 되어 "언청이"라 놀림을 받지 않는 세상 속에서 “사랑을 먹고 사는” 어린 양이 될지니라. 애급(埃及)의 의거(義擧)-2011년 이집트 혁명을 보고
아, 애급의 의로운 거사는 드디어 터졌도다. 터졌도다. 거룩하고 의로운 마음이 드디어 눈물의 둑이 되어 터지누나. 사람이란 자고로 욕심만 채우는 한낱 짐승과도 같은 것이니 이 얼마나 수치스러운 분노련가. 그러한고로 애급의 의로운 거사는 과연 국민이 존엄하다는 것을 다시 보여주네 사일구의 그 정기가 埃及(애급)에 이어지니 구태여 무얼 말하겠는가. 애급의 그 거룩하고도 거룩한 진심어린 마음을 의거로 만방에 떨치니 애급의 백성들아. 너의 그 피끓는 혁명이 이어지기를 간절히 바라고 바라노라 그대의 거룩한 의거는 만방에 영원한 기록으로 남겨지리니 과연 그 만세가 애급에 복이 내리겠구나. 애급 그대의 의거에 나는 기뻐하노라. 부디 해방이 되어 우리에게 기쁜 희망을 심어주길 바라노라.' 인연(因緣)
머나먼 길에서 만난 두 남녀가 있다. 두 남녀는 서로를 바라보면서 미소하면서 인사한다. 처음에 이들이 만났을 때 그 시절로 돌아간다. 두 사람은 연인이었다. 그러나 여자는 자신의 부친이 갑작스레 돌아가신 후 자신은 주님께 의탁하겠노라고 수녀원으로 향했다. 그곳에서 오랫동안 수도생활을 하였고 세속에 빠져나와 예수님으로부터 많은 깨달음을 얻었다. 여자와 헤어진 이후에 남자는 여자의 소식이 끊어져 오랜 방황을 하였다. 그 방황에서 벗어나 예수님의 곁에 다가가고자 성당에 다니게 되었고 세례를 받아 그 역시 수도원으로 향했다. 그는 들어가 신학교에 진학했고 졸업 후에 신품성사를 하여 사제가 되었다. 그로부터 십여 년이 지난 지금 이 두 사람은 서울 명동 거리에서 마주보고 있었다. 삼십 대의 모습이 되어버린 이 두 사람은 서로 어색했다. 그러나 같은 因緣(인연)의 고리였음을 알게 된 두 사람은 서로 웃었다. 안부를 물었다. “우리는 한때 연인이었지만 지금 와서보니 예수님께서 인연을 맺어주시는구려.” 하며 서로 바라보고서는 포옹하기에 이르렀다. “아! 주님, 이렇게 맺어주신 그 인연 어이 잊으리오.” 이 두 사람은 뜨거운 눈물을 뿌렸다. 오늘밤도 어김없이 베들레헴의 밤거리는 아름답기 그지 없건만 사람들의 웃음소리와 행복을 노래하는 사람들의 풍경 속에서 한 나그네가 거리 바닥에 앉은 채 쉬고 있는 나그네를 바라본다. 나그네의 웃음은 이미 사라지고 그의 곁에는 아이가 있으나 두려움에 젖었다. 세상에서 해맑게 웃는 천사처럼 살아가야 하건만 나그네와 그 아들은 참으로 보잘것도 없다고 생각했다. 그때 천사가 해맑게 웃으며 나타나자 나그네는 깜짝 놀란다. 나그네 왈 “천사님께서 오시다니 저한테 돈을 주십시오.” 하며 구걸했으나 천사가 답한다. “베들레헴의 웃음소리를 들어보렴. 주님을 노래하지 않느뇨. 주님께서는 행복을 주신다. 가난한 이에게 행복을 주신다. 그러하니 너는 가서 그 행복을 먹으며 행복에 젖어 주님을 찬양하여라. 온갖 세상 근심 다 버리고 죄의 속박에 젖어살지 마라. 너는 곧 사랑을 얻으리라. 그 사랑의 열매를 먹으면서 주님의 노래를 불러라.” 그 말을 듣고 나그네는 아들과 함께 천사가 준 행복의 열매를 먹는다. 열매를 먹고나는 순간 서로 사랑하며 주님의 노래를 부른다. 그리고 주님의 사랑을 느끼며 춤을 춘다. 감사의 춤을. 춤을 추며 주님께 노래한다. 높은 데서는 호산나 주님은 나의 벗이요 버팀목이시네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만나를 먹으면서 사랑을 부르네 마음이 가난한 이에게는 사랑이 큰 복이옵고 마음이 부자인 이에게는 은총이라네 베들레헴의 이 어두운 밤의 별빛은 아름답기 그지 없네. 주님은 나의 사랑이라네. 내 아버지라네 사랑하는 나의 버팀목이신 주님이 없으면 사랑도 없다네 천사처럼 웃으며 거리를 다니면서 사람들과 웃으면서 사랑을 나누네 평화로이 행복한 마음으로 기뻐하며 사랑하세. 높은데서 호산나― 크게 기뻐하며 서로 사랑을 나누세. 행복을 나누세. 나그네가 천사의 웃음을 들으면서 크게 기뻐하네. 사랑을 베푸네. 나그네는 금의환향하는 것보다 더 기쁜 행복을 나눈다네. 나그네는 소리치며 말한다. “사랑을 베푸세!” 흰 기러기
날아가는 저 흰 기러기야 그간 안녕하시었는가. 그 동안 안부도 물어보고 싶었거늘. 넓디 넓은 대지를 날아다니며 자유로이 날건만 우물안 개구리처럼 멍하니 바라보던 내가 너무나도 미워 이내 바라보지도 못하였다네. 자네가 날아가는 모습만 보면 부러우면서도 샘 아닌 샘을 내는 내 자신이 너무 미워 거울처럼 생긴 샘물이 내 얼굴을 바라볼 적이라면 옛 동무들이 생각나 눈물이 난다네. 이 얼마나 허무한 일인가. 추억을 회피하려해도 그 추억이 잊혀지지 않는데 흰 기러기 너는 참으로 좋겠구나. 하늘에서도 옛 동무들을 만나고 그러니 말일세. 내 하늘에 있는 옛벗들이 있거든 안부나 전해주게. 너무 그리웠노라고. 무명초(無名草)
우리들 이름은 無名草 그 무명초는 아직도 우리들 주위에 있다. 가을이 지나 겨울이 다가오건만 왜 우리 보잘 것 없는 무명초에게 한오라기의 이름이 없더란 말인가. 봄이면 봄마다 여름이면 여름마다 화려한 기지개를 피우지만 그러나 슬프기만 하다. 슬프면서도 웃음이 난다. 웃음이 나지만 기가 막히어 웃는다. 흡사 사과가 웃는 것과 같고 석류가 비웃는 것과도 같다. 아, 이 무명초들은 이토록 제 이름을 떨치지 못하고 죽더란 말인가. 가엾고 가엾다. 우리들 이름은 무명초 그 무명초는 아직도 우리들 주위에 있다. 샛노란 젊은 지갑 어느새 중늙은이가 되었다. 네를 처음 만난 그 순간 우렁각시를 만난 양 기쁘게도 맞이했다. 깨도 들도 다 볶았다. 때로 집나가 그대 하소 들을 새도 없었다. 그럼에도 내게 돌아온 그대가 품에 알뜰살뜰히 모아둔 일용할 양식을 주니 내 눈가엔 굵은 눈물 방울이 송글송글 맺힌다. 무엇이 고픈가
무엇에 고프다 배가 고파서? 아니면 문학에? 아니면 사랑에? 아니면 예술에? 아니면 정렬에? 사람은 아무것도 모르는 존재란다. 덧없는 인생들이란다. 하지만 그 덧없이 사는 사람은 무엇인가? 덧없다는 말이 무엇인가? 아. 나의 그 고픈 것들은 나를 괴롭게 하고 마음의 신양에 좋지 못하다. 그러니 나도 그 고뇌를 떨치려고 애를 써줘야지. 나는 무엇으로 글을 잘 쓰는가. 내 글을 계속 읽는 사람들의 반응은 난감한 반응이다. 그 반응은 나를 더욱 배고픈 심정으로 내몬다. 그러니 나는 무엇에 고픈 인생이다. 괴롭다! 그 인생이. 그 인생의 해방이 올 그날까지. 내가 달려가야겠지. 무조건 달려가야지. 자유(自由)란 달콤하면서도 때로는 차가운 아이스크림이더라 아이스크림을 많이 먹기라도 하면 엄마 아빠나 때로는 다른 이들이 이애, 너 그러다 탈 날라 하거나 그러다가는 감기 걸린다. 하며 걱정을 해주듯 위협을 가하기도 한다. 자유(自由)란 젤리와 같이 말랑거리게 보이면서도 때로는 고도로 높은 철옹성과 같다 계란에 바위치기를 한다는 속담이 있듯이 젊은 청춘들이 그 단단한 바위를 깨뜨리느라고 높은 기술을 연구하고 때로는 실험하여 이를 깨뜨린다. 그러나 바위를 깨뜨리느라고 언젠가 그 세월을 허비하다 늙어서 몸이 쇠할 즈음이면 세상은 계란으로 바위를 깨뜨릴 수 없는 철옹성 같은 세상이라고 말할 것이다. 말없이 눈물져요 당신이 슬퍼하면 가을이 지나고 겨울이 오면 당신의 그 따뜻한 손이 슬퍼하면서 차가워지니까. 하지만 그 슬픔이 그치면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말없이 눈물이 집니다. 달이 무심하게 뜬 그날 밤에 당신은 헤어지겠노라고 이야기 했더랬죠. 그래요. 당신은 그 겨울과도 같은 마음을 진정으로 당신은 버리셨구려. 이곳 전라도 廣寒樓(광한루)에서 春香(춘향)을 그리며 글을 적습니다. 그대의 슬픈 이야기는 이내 가슴을 구슬프게 하기에 충분하외다. 나의 그 가슴을 아리게 하지 마시고 편안히 저승에서 사랑을 나누며 행복하게 사시기를 빌 뿐이오. 원죄(原罪) 사람이라면 응당 짊어지고 가는 것이 곧 원죄다. 아무리 부정하고 발버둥치고 뿌리쳐봐도 사라지지 않는 것이 곧 원죄다. 제 아무리 때를 잘 씻겨 댄다고 해서 없어지지 않는 것도 역시 원죄다. 하지만 그러한 원죄가 우리에게 물려받게 된다. 그 누구의 손아귀에 의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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寶德 善安 奉堂
정병욱(鄭炳旭)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그리스도 말씀) 
http://www.1392.org/bbs?moim09: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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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