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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鄕潭] 효종대왕의 북벌
먼저 한 가지 바로잡아 드리겠습니다. 청나라의 건강성세, 그러니까 강희제, 옹정제, 건륭제의 치세는 조선의 현종대왕, 숙종대왕, 경종대왕, 영조대왕, 정조대왕의 치세에 해당합니다. 강희제와 건륭제가 각각 60년 이상 재위하였고, 옹정제도 13년간 재위하였기 때문에 조선에서는 무려 다섯 분의 국왕을 모셨던 것입니다. 어쨌든 말씀하신 효종대왕이 북벌을 꿈꾸었던 시기는 청나라 최대의 전성기인 건강성세와는 중복되지 않습니다. 만약 이 시기라면 북벌을 해봤자 이미 안정세로 돌아선 청나라에게 이긴다는 것은 상상도 하지 못하였을 것입니다. 효종대왕이 북벌을 꿈꾸었던 시기는 강희제의 아버지인 순치제의 시대입니다. 순치제의 치세는 막 중국을 통일하고 나라의 틀을 잡아가던 시기였기 때문에 생각보다 나라의 안팎이 어수선하고 혼란했습니다. 명나라의 잔존세력이나 흑룡강 지역의 러시아군, 황실 내부의 다툼 등으로 인해 자칫하면 나라를 세우자마자 무너질지도 모르는 시기였습니다. 효종대왕의 북벌준비는 이런 시기에 시작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현대 한국사는 효종대왕의 북벌을 꽤나 단순하고 지나치게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는 느낌이 있습니다. 쓸데없는 민족의 자존심이 아직까지도 오랑캐에게 무너졌다는 사실을 용납하지 못해서일까요? 하지만 당시의 조선 역시 청나라만큼이나 상황이 좋지 못했습니다. 왜란은 조선이라는 나라를 그야말로 멸망 직전까지 몰고 갑니다. 국토는 피폐해지고 인구는 크게 줄어 우리 역사에 있어 가장 비참한 시기 중 하나였습니다. 게다가 겨우겨우 나라를 다시 일으켜 세울 기반을 마련해놓으니 이제는 호란이 발발하였습니다. 호란 이후 조선은 나라가 유지되는 것이 오히려 신기할 정도로 극한의 상황에 처하게 됩니다. 이런 조선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것은 인조대왕보다도 소현세자나 효종대왕이 될 것이 뻔하였습니다. 그리고 소현세자와 효종대왕 모두 나름대로의 생각이 있었을 것입니다. 소현세자의 경우 친청정책과 외국문물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국난을 극복하려고 하였습니다. 실제로 소현세자는 청나라에 볼모로 잡혀있으면서 청의 실권자인 예친왕 도르곤이나 대신들과 접촉하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았고, 대국 명나라의 멸망을 자신의 눈으로 목격합니다. 또한 외국의 선교사들과 잦은 만남을 가져 선진문물을 보고 듣는데도 열심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소현세자가 국왕으로 즉위하였다면 조선의 근대화가 조금이나마 앞당겨지지 않았을까 추측해봅니다. 효종대왕의 경우 국왕의 자리란 솔직히 난데없이 떨어진 떡이나 다름이 없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특별한 비전도 없었고 청나라와의 사이도 원만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게다가 안에서는 세력이 엄청나게 비대해져버린 타락한 사림들의 간섭이 심하였습니다. 즉, 백성들을 위한 정책은커녕 나라를 일으켜 세우기 위한 정책마저도 마음대로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렇다면 역시 효종대왕이 할 일은 한가지 밖에 없습니다. 왕권강화. 결국 북벌이란 명분에 지나지 않았던 것입니다. 중앙상비군의 강화는 곧 왕권의 강화와 연결됩니다. 그리고 중앙상비군을 강화하자면 전쟁준비를 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므로 일단 북벌을 명분으로 내걸고 왕권을 강화한 이후에 대신들과 사림들을 누르고 내가 원하는 정책을 펼쳐 보이겠다는 생각이 깔려있었던 것입니다. 물론 청나라에 대한 원한이 깊었던 효종대왕은 진짜 북벌도 생각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나라 안팎이 어수선하다고 하여도 청나라는 군사력을 바탕으로 일어난 신흥강국으로 이미 명나라의 마지막 불꽃인 중장기병대 10만을 몰살시키고 중국의 통일을 이루어 냈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아무리 많아봐야 10만의 병사도 동원하기 어려운 약체 조선이 청나라를 정복할 수 있다고 생각하였을까요? 아마도 효종대왕은 청나라가 어수선한 틈을 타서 청나라를 침공함으로써 극단적인 군신관계를 강요당하는 입장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고자하는 생각이 깔려있었던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정복하는 것은 고사하고 한 지방을 공략하기도 어렵겠지만 다소 무리를 해서라도 침공하여 골치 아픈 청나라를 괴롭힘으로써 작은 이익이라도 챙겨보려는 계산이 깔려있었던 것입니다. 지금까지 말한 것은 모두 정설이 아닌 개인적인 추측일 뿐입니다.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마시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극단적으로 청과 조선이 대결하였을 경우에 대해 이야기 해볼까요? 호란 당시 청의 주력군인 팔기기병 수백이 화승총을 보유하고 있는 조선군 수만과 대등하게 전투를 벌인 적이 있습니다. 게다가 산악지대가 아닌 평야지대인 만주에서 벌이는 싸움이라면 결과는 쉽게 예상할 수 있겠죠. 개국 615년 12월 29일 향담(鄕潭) 김현유(金賢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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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담(鄕潭)
김현유(金賢柳)
배우고 때때로 익히면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 
http://www.1392.org/bbs?moim07:12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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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skin_board/a_standard/b_img/face/a1.gif "[1]")
김철용 615('06)-12-29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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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 전혀 처음 들어보는 논리이라 흥미는 가지만 아무래도 쉽게 납득하기는 어렵구만. 효종이 승하한 것이 북벌결행일을 얼마 남기지 않은 시점이었다고 들었네. 그렇다면 확실히 계획이 구체화되어 있었다는 것인데 그것을 단순히 왕권강화의 수단으로만 보기는 어려운 듯 싶으네. 자네 글을 읽고보니 어느 정도 일리 있는 이야기이지만 말이네. 그리고 준비도 철저히 하였는데 갑자기 맞이한 호란 때처럼 쉽게 조선군이 무너지리라고 생각하기도 어렵네. 광해군 때 강홍립 휘하의 조선군을 비록 항복하기는 하였지만 매우 격렬하게 저항하여 청군 쪽에서도 감탄했다는 기록도 나오는만큼 분명 승산이 있는 전쟁이었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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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skin_board/a_standard/b_img/attrib/man2.gif "[2]")
김세정 615('06)-12-30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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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담 영감께오서 한가지를 약간 오인하신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옵니다. 먼저 청군의 숙련도 문제 말씀이온데, 영감께오서는 청군과 조선군의 숙련도 문제를 놓고 병자호란의 '쌍령전투'의 예를 드셨는데, 확실히 임난 초 용인전투와 함께, 아군이 무척이나 어이없는 패전을 한 예로서 민국에서 두고두고 '조선군의 취약성'을 지적하는 원인이 된 전투라는 것은 확실합니다. 그러나 이 패전이 즉 조총병과 기마병이 대등하다는 논제의 근거가 되기에는 약간 모자라지 않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당시 쌍령전투의 조선군은 경상, 전라 연합군 4만이었는데, 숙련도가 바닥을 기었을 정도로 처참한 지경의 병력이었습니다. 그리고 지휘부는 병사들의 사격통제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것을 우려, 교전 개시 직전에 각 병사당 10발의 탄약을 지급했을뿐입니다. 당연히 청 기병대가 돌격하기도 전에 이 탄약은 지휘부의 우려대로 전부 소모되어버리죠. 결국 부대는 탄약을 재분배하기도 전에 일패도지, 말 그대로 흩어져버렸습니다. 하지만 이 전투는, 위에서 말씀드렸다시피 조총병=기마병 혹은, 조총병<기마병이라는 논제에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아군이 패배한 이유는 사실 병과간의 상성이라기보다는 개별 병사의 숙련도 문제, 지휘부의 통제 실패등을 들 수 있을것입니다. 아, 물론 조총병이 기병에게 확실한 우위를 가지기 위해서는 조총병의 재장전 시간을 벌어줄 궁병과, 적 기병대의 쇄도를 막아줄 장창병이 필요하기는 하지만 말입니다. 사실 말입니다. 쌍령의 처참한 패배를 제외하고는 아군이 각 지역에서 청군과 맞서 대부분이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잘만 하였다면 청 태종의 주력부대를 포위섬멸하여 인조대왕께오서 삼전도에서 청 태종의 삼궤구고두를 받을 수 있었을 수도 있습니다. 역사에 if는 없습니다만, 이게 참으로 아쉬운 대목이 아닐 수 없습니다. 또한 예종대왕시절에 훈국 군사 1만 3천이 명군과 연합하여 청군을 공격한 예를 들으셨사온데, 당시 명군은 말만 10만 요동기병이지 실제로는 거지, 부랑자, 불량배를 끄집어 들인 군대를, 그것도 지휘부의 불화로 각 지휘관이 개별적으로 지휘하여 전투를 벌이다가 각개격파당하는 추태를 보였습니다. 당시 아군은 명군의 무리한 요구로 쉬지도 못하고 엄청난 거리를 행군하였고, 조총병이 주력병력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전투에 필요한 화약을 거의 말리지 못했습니다. 더군다나 교전개시 직전에 일진광풍이 몰아닥쳐 조총의 일제사격 위력이 상당히 감소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선군은 맹렬하게 맞섰고, 죽훈 선생이 말씀하셨듯이 청군에서도 아국의 역량을 상당히 높게 평가한 점이 되었습니다. 또한 연암 박지원 선생께오서 연경까지의 여정을 기록한 열하일기에 청국의 무과시험을 묘사한 글을 보면, 청국의 궁기병은 고작해야 '12m'궁기병이었을 따름입니다. 그나마도 맞추지 못하는 경우도 부지기수였습니다. 청군의 주력이었던 팔기군은 어떠할지 몰라도 지방군의 숙련도도 무서울정도는 아니었다고 사료됩니다. 사실 저로서는 아쉬움이 많습니다. 강력한 궁기병을 보유했던 아국이, 그래서 여진족 부락을 완전히 평정해버렸던 아국이 임진왜란 당시 왜군의 강렬한 인상때문에 기병위주의 편제에서 조총병 위주의 편제로 변환했다는 것이 말입니다. 역사에 관심을 가지는 1인으로서 이런 가정을 한다는게 참 우습기도 합니다만, 만일 아국이 병자호란때 청 태종의 주력을 포위섬멸하여 항복을 받아냈다면...이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만큼 우리의 치욕은 아쉬운 것이지요. 물론 북벌론이 현실성이 없고, 단지 서인의 정권유지차원의 정책인 면이 있다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습니다만, 국가의 치욕을 씻어보고자 노력한 선조분들의 노력은 확실히 존경받아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물론 향담 영감의 견해에 제가 반론하고자 하는 것은 아닙니다. 너그러이 이해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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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skin_board/a_standard/b_img/face/m3.gif "[3]")
강동엽 615('06)-12-31 0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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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담님께서 생각하시는 것과 제가 생각하는 것이 다르군요 효종때에는 이완이 주축이 되어 원두표 등이 북벌에 힘썼습니다. 손쉬운 예를 들어보면 효종이 비밀리에 노량진 모래사장에 3만명의 군사를 이완의 지휘하에 학익진과 학익진에서 장사진으로 바뀌어 방어하는 전법을 훈련하였고 또한 이완과 남두병과 조필달에게 명하여 각 군령장을 쓰게 하여 전투를 치루게 하였습니다. 또한 이완의 첩의 주청에 따라 왕실, 양반, 서민, 천민 순으로 은연중에 이불을 군복색으로 맡추어 비상시에 군복대용으로 쓸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그뿐만이 아니라 효종때에는 대포의 발전을 이루어 공성전에 쓰이는 포, 대량 살상하는 포가 개발 되었고 기마대를 편성하여 예전부터 내려더 오던 조선식, 한반도식 기마술의 단점을 버리고 청나라의 좀 더 전투적인 기마술의 장점을 가미시켜 궁기병에게 입는 피해를 최소화 시킬 수 있게 하였습니다. (김세정님께서는 기병위주의 편제에서 조총병 위주의 편제로 변환했다 하셨는데 효종때에 새로운 기마술의 개발과 함께 기병도 새로이 많은 수가 만들어 졌다고 알고 있습니다) 좀더 구체적인 예를 들면 효종 즉위 6년, 4월 27일 효종은 어열별장과 훈련별장들을 모이게 하여 각 군의 기강을 살피었습니다. 이것은 평소에 효종이 규칙적으로 검사하던 것과 달리 명종능에 들렸다가 돌아오는 길에 갑작스럽게 집합시킨 것입니다. 이런듯 효종은 수시로 군의 기강을 살피고 훈련하는데에 직접 참가하고 또한 북벌을 위한 좀더 쉽고 훌륭한 제도를 많이 도입했습니다. 뭐 역사란 것이 워낙 보는 사람의 시점에 따라 다른 것이니... 서로 대립되는 의견이 나올 수 있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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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忠恕] 청의 건강성세 |
김광렬 | 615.12.29-18:45 | 79 |
 [鄕潭] 효종대왕의 북벌 |
김현유 | 615.12.29-20:36 | 204 |
이충
진진
조병찬
한신
송현
정병욱
김춘추
이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