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발제] 외규장각 도서 대여, 바른 선택인가?
일단 일본 궁내청 도서와 프랑스 외규장각 도서의 돌아오는 차이를 살펴봅시다. 일본의 도서들은 한국으로 "인도"됩니다. "반환"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는 것은 지난 동경대학교의 조선왕조실록 오대산사고본 반환과도 똑같습니다. 일본은 문화재 반화 문제는 1960년의 한일협정에서 이미 끝났다고 보기 때문에 "반환"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습니다. 만약 "반환"이라는 단어를 쓰게 되면 일제시대에 유출된 문화재 전체가 반환 대상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궁내청 도서의 "인도"에 대해서 한국에서는 그다지 불만의 목소리는 없습니다. 왜냐면 이름이 어찌 되었건 분명한 것은 문화재의 "소유권" 자체가 한국으로 이전되는 것이기 때문이죠. 외규장각 도서의 경우는 좀 다릅니다. 몇년 간 진행된 각종 소송과 협상에도 불구하고, 프랑스는 국내법상 국유 문화재의 해외 반환을 금지해놓았기 때문에 법을 고치기 전에는 문화재 소유권 이전이 불가능하다는 식으로 문제를 회피해왔습니다. 그러자 한국 정부 측에서 내놓은 대안이 바로 문화재의 "점유권" 이전 입니다. 즉 명목상의 소유권은 프랑스가 가지되 한국이 "점유권과 관리권"을 가지겠다는 것이죠. 이런 주장은 주로 학계를 통해 나왔는데 문화재의 소유권도 중요하지만 의궤에 대한 학문적 접근의 용이성 또한 중요하다는 생각에서 나온 주장입니다. 최소한의 타협안이죠. 그러나 프랑스는 그마저 거부하고 오랫동안 "등가교환"을 요구해왔습니다. 즉 같은 가치의 한국 문화재를 프랑스와 교환하거나 혹은 교환대여 하자는 것이죠. 그래서 오랫동안 프랑스와의 협상은 차질을 빚어왔습니다. (차라리 일본과의 협상이 편한 편이라고 합니다.) (참고로 영구대여의 형식으로 우리나라에 돌아온 문화재는 대표적으로 2가지가 있습니다. 신미양요 당시 미국에 빼앗겨 미 육군사관학교의 소유가 되었다가 얼마전 돌아온 장군기(수자기)와 프랑스 베네틱토 수도원의 소유였던 겸재 정선의 화첩이 그것입니다.) 그러다가 마침내 이번에 5년마다 대여기간이 자동 갱신되는 "사실상"의 영구대여가 "구두 약속"으로 결정되었습니다. 여기에 대한 반응은 두가지로 나뉩니다. 우선 긍정적이라는 반응입니다. 이런 식이 아니라면 외규장각 도서는 결코 다시 한국땅을 밟을 수 없으며,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는 겁니다. 그리고 프랑스의 대통령이 한 약속이니 설마 뒤집어지겠느냐 라는 생각도 있습니다. 학문적 접근을 통해 의궤의 연구성과가 한국 연구자들에 의해서 이루어지면 그것이 진정 의미가 있지 않겠냐는 의견도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외규장각 도서가 일단 "돌아온다"라는 것에 큰 의의를 두고 있습니다. 사실 협상의 진전이 없단 현실로써는 이번 결정이 획기적인 계기이기는 합니다. 그러나 여기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이 것이 안좋은 선례로 남을 것이라는 의견입니다. 문화재반화의 궁극적인 해결방안은 문화재 수탈국들의 연대를 통해 프랑스 등의 국내법을 개정하게 하여서 소유권까지 이전하게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번 결정은 이러한 운동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는 것이죠. 앞으로 다른 나라와 협상을 할 때도 이런 식으로 하지 않을 리가 없다는 겁니다. 일견 쉬워보이는 방법이지만 알맹이는 없다는 것이죠. 또 과연 5년마다의 대여 갱신이 과연 구두 약속만으로 이루어질까에 대한 의문도 있습니다. G20을 압둔 이명박 정부의 무리한 보여주기식 행정이라는 비단도 많습니다. 자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외규장각 도서의 귀환, 환영할만한 것일까요? 아니면 미봉책에 불과할까요? |
http://www.1392.org/bbs?lasp5:73  
|
| 
|
![[1]](./data/board/member/img/1/i_2e18a918e9.gif "[1]")
이화 619('10)-11-25 13:44
|
이 문제에 대해서는 프랑스측 반응도 살펴보면 좋지 않을까 합니다. 외규장각 도서가 대여 형식으로 한국으로 넘겨진다는 결정이 내려지자, 프랑스 국립도서관 사서들이 공동으로 반대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즉, 외규장각 도서가 한국으로 대여가 될 경우 다시는 프랑스로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는 강력한 우려를 나타내면서, 한국으로 대여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나타낸 것입니다. 이런 상황을 볼 때, 금번 외규장각 도서 대여는 한국와 프랑스 어느 쪽도 만족할 수 없는, 정치외교적 관점에서 이루어진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결코 바람직한 일은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이 문제는 국제적으로도 중요한 의미를 부여할 수 있습니다. 현재 구 제국주의 국가들과 식민지 혹은 반식민지 상태에 있던 국가들 사이에 약탈문화재에 대한 문제들이 불거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즉 약탈문화재에 대해서, 구 제국주의 국가들은 어떤 형식으로든 자국의 재산으로 귀속 된 만큼 반환해야할 의무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즉 피약탈국에서 문화재 반환을 요구하더라도, 반드시 반환해줄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반대로 피약탈국은 불법적으로 약탈된 만큼, 그 소유권은 자국에 있으며, 약탈국에서는 이를 당연히 반환해줘야할 필요와 의무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외규장각 도서의 경우 명백한 약탈문화재인 만큼, 이러한 약탈문화재에 대한 국제적 논란의 중심에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좀 더 신중하고 치밀한 준비과정을 거쳐서 한국으로 반환이 이루어지도록 했어야 합니다. 대여 형식은 너무 서두른 나머지 앞으로 외규장각 도서의 귀속에 대한 문제를 야기할 것임에 틀림없습니다. 그럼에도 일단 외규장각 도서가 한국으로 돌아온다는 점에 대해서는 의미를 부여할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앞으로 문제는 이것을 어떻게 우리가 의도하는 방향으로 이끌어갈 것인가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
|
|
![[2]](./data/board/member/img/1/i_32a9b32d51.gif "[2]")
이수현 619('10)-11-25 22:58
|
'반환'은 소유권 이전을 의미한다면, '대여'는 소유권 이전을 배제한 것이다. 이것이 별거 아닌 것 같지만 이 단어의 의미 속에는 우리의 세계를 바라보는 역사관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다시말해 나는 대여라는 방식은 제국주의시대의 모든 사건들을 인정하고 받아드린다는 암묵적인 동의로 생각한다. 그러하다면 대여라는 방식으로의 문화재 반환(?)은 후에 선례가 되어 근대역사의 과오를 인정하는 꼴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하여 대여보다는 시간이 더 걸리더라도 양국이 만족할 만한 '반환'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시간은 분명히 오래 걸릴 것이며 어느정도의 시간이 걸릴지 가늠할 수 없다. 그리고 반환과 더불어 중요한 것은 민족적 자존심이 아닐까한다. 이것이 지켜질 때 비로소 그 문화재 속에 있던 우리의 정신이 되살아 난다고 생각한다. 향후 여론조성과 양국 학자들의 교류 그리고 우리민족의 문화재를 우리민족이 가져가야 하는 정당성, 진정성 등이 프랑스(프랑스 정부, 역사관련 시민단체 등)에 심어질 수 있도록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할 것 같다. |
|
|
|
![[3]](./skin_board/a_standard/b_img/face/ic2.gif "[3]")
강동엽 619('10)-11-26 00:54
|
솔직히 프랑스가 외규장각 도서를 반환을 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한 번 반환을 하게 되면 프랑스에 있는 약탈 문화재에 처리에 대해 머리가 아플테니까요. 마치 우리나라가 대여로 선례를 남기면 앞으로도 계속 대여의 형식이 될 수 있는 것처럼 프랑스도 한 번 반환해주고 나면 나머지 약탈 도서를 반환해야 할 수도 있을테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저는 반환이 현실성이 없다고 봅니다. 현실성이 부족한 반환을 위해 계속 노력하는 것도 물론 의미 없는 것은 아닙니다만 우선 연구라도 할 수 있고 우리나라에서 우리나라 국민들이 우라나라 문화재를 보고 아낄 수 있는 상황이 조성되었으면 합니다. 대여를 한 이후에 반환쪽으로 전환하도록 노력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으니까요. 물론 좋지 않은 선례가 될 수도 있지만..... 현실적인 차원에서 보면 그리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give and take 식은 좀...... |
|
|
|
![[4]](./data/board/member/img/1/i_666f4036d6.gif "[4]")
정병욱 619('10)-11-26 21:24
|
프랑스 사람들도 존중할 줄 안다는데.. 제가 이런 발상을 했습니다. 왜 불란서에서 반환을 해주지 않을까. 생각해보니 우리나라의 문화재에 남다른 관심을 가진 사소한 감정 때문인지 모릅니다. 그렇다면 이 프랑스에서 우리가 직접 문화를 보급해주어야 하지 않을까요? 무모하고도 현실적이지 않겠지만 민국에서 문화사절단을 파견해 불란서에 문화를 보급하여 새롭게 옛날에 글을 쓰는 방식들을 불란서 사람들에게 체험을 시킨다면 이런 오해는 사그라들지 모릅니다. 반환은 중요하지만 불란서에 우리의 문화재에 대한 새로운 시각부터 넓혀야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
|||||||||||||
|
|
||||||||||||||
김민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