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石仙] 역사 기행 - 평양 五

- 장수왕의 평양 천도(427)
- 고구려 멸망과 안동도호부 설치(668)
- 묘청의 난(1135)
- 제너럴 셔먼호 사건(1866)
- 남북한 제정당 사회단체 대표자 연석회의(1948)

1948년 4월, 역사에 기록된 마지막 좌우 합작 시도가 평양에서 열린다. 남북연석회의, 그리고 남북 지도자 4김(김구, 김규식, 김일성, 김두봉)이 모인 4김 회담이다. 이 회담에서 양측은 남한 단독 선거를 반대하고 남북 동시 선거 미군과 소련군의 동시철수 등을 논의했지만 실패로 끝난다. 이미 북한을 장악한 김일성이 이 요구를 수용할 리 만무했고, 남한 역시 UN 임시총회에서 결정된 단독 선거가 중단될 리 만무했다.

이 회담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린다. 김구 선생이 김일성의 정치 선전에 이용당했다는 평가와, 형식적으로나마 통일국가수립방안을 구체화한 의의가 있다는 평가이다. 설사 전자의 평가가 사실이라 할지라도 의의가 있었다는 쪽의 평가를 지지하고 싶다.

"현시에 있어서 나의 단일한 염원은 삼천만 동포와 손을 잡고 통일된 조국 독립의 달성을 위하여 공동 분투하는 것 뿐이다. 이 육신을 조국이 수요한다면 당장에라도 재단에 바치겠다. 나는 통일된 조국을 건설하려다가 38선을 베고 쓰러질지언정 일신에 구차한 안일을 취하여 단독정부를 세우는데는 협력하지 아니하겠다." - 김구, 《3천만 동포에게 읍고함》

회담이 있기 2달전, 1948년 2월, 김구 선생은 위와 같은 입장을 발표한다. "38선을 베고 쓰러질지언정...", 실로 위대하고 아름다운 표현이다. 실제로 김구 선생은 재헌 국회에 참여하지 않고 재야에 남는다.

남북연석회의와 4김 회담은 우리 역사상 마지막으로 기록된 좌우 합작 시도이다. 설사 이미 대세가 기운 상태에서의 부질없는 노력이었다고 해도 의의가 하나도 없었다고 평가하면 너무 슬프지 않은가?

1948년, 김구 선생이 안두희에게 암살당하기 1년 전의 일이다.

		석선(石仙) 서긍(徐肯)
		콘텐츠 부자
		자택 담헌 방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