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조선왕조

ㆍ작성자	서긍
ㆍ작성일	개국626(2017)년 7월 15일 (토) 15:15 [신시(申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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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石仙] 역사 기행 - 살수 대첩

평안북도에서 평안남도로 넘어가는 길에 청천강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청천강(淸川江)의 옛 이름은 살수(薩水)이다. 살수대첩의 바로 그 살수이다. 이 전투는 612년 7월 청천강을 건너던 수나라의 별동대 30만을 고구려군이 공격하여 거의 전멸시킨 역사적 대승이다. 당시 수 양제는 113만 대군을 이끌고 고구려를 침공하였다. 이는 역사상 1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기 전까지 세계 최대 규모라고 한다.

하지만 이런 엄청난 대군을 이끌고 침공한 수나라는 두 가지의 전략적 차질을 겪는다. 하나는 요동성을 함락시키지 못한 것이다. 앞서 귀주성 기행에서 언급한 대몽 전쟁의 영웅 박서, 김경손 장군처럼 이때도 요동성을 지켜낸 고구려의 영웅이 있었다. 요동성은 수나라의 100만 대군에 포위된 상태에서도 3개월간 함락되지 않았다. 안타깝게도 이때의 요동 성주의 이름은 역사에 전하지 않는다.

다른 한 가지의 차질은 별도로 수군을 편성하여 평양성을 공격했다가 유인술에 당해서 궤멸당한 것이다. 수 양제는 요동성을 함락시키지 못한 채로 별동대 30만을 꾸려 평양성을 치도록 한다. 고구려군의 지휘관이었던 을지문덕 장군은 절묘한 청야전술과 교묘하게 패퇴를 거듭하는 기만술을 통해 수나라군을 깊숙이 유인한다. 그리고 역사적으로 유명한 시를 당시 적장이었던 우중문에게 보낸다. '여수장우중문시(與隋將于仲文詩)'이다.

神策究天文(신책구천문) : 신묘한 그대의 책략을 하늘에 닿았고
妙算窮地理(묘산궁지리) : 오묘한 계획은 땅의 이치를 꿰뚫었노라
戰勝功旣高(전승기공고) : 전쟁에 이겨서 그 공이 매우 높으니
知足願云止(지족원운지) : 만족함을 알고 그만두기를 바라노라

마침내 우중문은 평양성을 치기가 어렵다고 느껴 철군하기로 한다. 고구려군은 수나라 군대를 맹추격하고 수나라 군대가 청천강을 건널 때 이를 습격하여 대승을 거둔다. 올 때는 30만 명이 왔는데 갈 때는 살아돌아간 자가 2천7백명이었다고 한다.

살수 대첩을 지휘했다는 을지문덕 장군, 그리고 요동 성주, 을지문덕 장군은 생몰년 미상에 살수 대첩 이외에는 기록을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인물이다. 요동 성주는 이름조차 알려지지 않았다. 그들의 상세한 기록과 이름이 전해지지 않으니 더욱더 그들이 속했던 고구려라는 나라의 기상을 찬양하지 않을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