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조선왕조

ㆍ작성자	어유도
ㆍ작성일	개국628(2019)년 9월 13일 (금) 22:38 [해시(亥時):이경(二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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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의 추억

옛날하고 아주 멀지 않은 그 옛날..
호랑이 솔담배피다가 88담배로 바꿔 피면서 상모돌리던 시절..
추석명절의 고향정경은 역동적이면서도 정겨운 일면이 있었다.
"가일띠이(풍천면 가일댁)요~저~짜~서울에서요 우리 아~가 왔니더~"
"풍산띠이요~우리아~들도 온다 그디더~"
동네 할매, 아지매들은 서로 자식들과 손주들이 오기를 목빠지게 기다렸고 음식도 마침맞게 잘 마련해 놓았다.
우리 집만 하더라도 우리할매 운호띠기와 할배는 분주히 집청소를 하였거니와 음식들도 푸짐하게 마련하였다.
하물며 음식 뿐이겠는가?
감주며 식혜이며 없는 음식이 없었다.
여느때보다 음식의 수가 지극히 성대하였다.
원래 하회에는 추석이 없고 음력 9월 9일 중양절이 명절이었다.
세상이 산업경제 시대로 바뀌어 가면서 이농하여 도시로 가는 사람들이 많아지자 자연스레 추석을 보내는 이들이 많아졌다.
그래도 고집스레 중양절의 전통을 지키는 이들도 있었다.
추석명절이 되면 온 가족은 물론 가까운 친척들이 모여 제초기와 낫을 손에 들고 산소에 벌초도 하고 성묘도 하였다.
나같은 꼬꼬마들은 집에 가만히 들어앉아 있으면 동네에서 항렬낮은 죽마고우놈이 꼭 잡으러 와 서열이 높은 아재가 보냈다 하며 헌병대가 잡아가듯 붙잡고 가곤 했다.
그래서 동네의 중심되는 집에 모여서 딱지놀이는 물론 좀 더 커서는 화약놀이도 즐기고 축구를 하기도 했다.
남여가 유별하다 하여도 다같은 일가이기에 너나 할것없이 어울려 놀았다.
그러다가 고향 하회마을 인근 산으로 나이 몇살많은 아재의 지도아래 나름의 오와 열을 맞추어 토끼같은 산짐승도 잡으러 뛰어다니기도 하였다.
실제 잡았는동 못잡았는동 기억은 점점 희미해져 가지만 가끔 명절에 관한 생각을 하자면 옛 명절의 정경이 그리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