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조선왕조

ㆍ작성자	박찬
ㆍ작성일	개국627(2018)년 5월 16일 (수) 21:05 [해시(亥時):이경(二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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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송] 아저씨와 삼촌 사이

오늘 재활용 쓰레기를 버리러 잠시 나갔다 오다 엘리베이터에서 겪은 사연을 하나 올립니다.

쓰레기를 버리고 털레털레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습니다.

엘리베이터 앞에 꼬아아이 두명, 형제로 보였습니다.

동생으로 보이는 아이가 병설유치원 가방을 메고 있는걸로보아 동생은 6~7살 형은 8~9살정도이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저를 보더니 형이 먼저 안녕하세요 라며 인사하고 곧바로 동생도 똑같이 인사하더군요

속으로 '교육을 참 잘 받은 아니로구나.' 하며 흐뭇해하며 인사를 받아주었습니다.

이윽고 엘리베이터가 도착하고 같이 탄후 아이들이 먼저 10층을 눌렀고 곧이어 저도 제가 사는 층인 15층을 눌렀습니다.

제가 사는 아파트는 15층이 꼭대기 층이라 아이들눈에는 뭔가 신기해보였나봅니다

동생인 아이가 "우와 15층이다." 이러더군요.

그러고서는 저를보면서 하는 말이 "아저씨 15층 살아요?"

머쓱 했지만 20살 넘게 차이나는 이 아이에게 당연하겠구나 싶기도 하더군요 ㅠ

"으응.... 그래..." 씁쓸한 마음을 뒤로한채 애써 웃어보이며 대답해줬습니다.

그.런.데 예상치 못했던 일이....

그 말을 들은 형인 아이가 힘을 주어 동생을 나무라듯 "아저씨 아니거든! 삼촌이야!"

아아.... 솔직히 정말 고마웠습니다 ㅠ

동생은 그 어린나이에도 뭔가 무안했던지 형과 저를 번갈아보더니 이내 시선을 돌렸습니다.

저 역시 뭐라 할 말이 딱히 떠오르지 않은채 짧은 시간은 흘렀고 10층에 도착하여 그렇게 그 귀여운 형제는 내렸습니다.

잘가라는 인사와 함께 보내주며 나머지 5층을 올라오면서 아저씨와 삼촌사이에 애매하게 끼어버린 제 자신을 한번 돌아왔습니다.

결혼도 안했는데.... 아저씨소리듣는게 참 뭣하네요.

빨리 참한 처자를 잡아 결혼해야겠습니다. ㅎ



		경송 박찬(朴燦)
		배우고 때때로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
		자택 충청당 방문

http://www.1392.org/bbs?land82:7051

정예림 627('18)-05-16 21:14		아줌마. 이모. 이미 예삿일이 되어버려서..그러려니...

이운 627('18)-05-16 21:16		저는 아직 그런 일은 없었지만 이 글을 보니 먼 얘기가 아닌 나이라는 걸 새삼 깨닫습니다..

최준 627('18)-05-16 21:35		저도 아직까지 아이들한테 아저씨라는 말은 들어보지 못했지만 그래도 뭐 언젠가는 듣게되겠지요. ^^

곽달호 627('18)-05-16 21:41		예전엔 간혹 혹시 어쩌다가 상대방이 실수(?)로 그런 말씀을 하시거든 "아저씨 아니에요. 학생입니다." 하고 정정하곤 했던 게 새록새록 떠오르네요. :) 물론... 요즘에도 그런 소리 안 듣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