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石仙] 논파(論破) 성공
제가 차자로 관직 진출에 뜻이 있다는 뜻을 아뢰고, 뒤이어 관직신청을 한 것은 전하께서 둘 다 무시하거나 거절을 하게 되면 상께서 내리신 말씀이 서로 꼬이게 되어 반드시 오류가 발생할 것이라 여겼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 오류를 지적하고 정신승리로 끝내려 했습니다.
오늘 비답을 듣고 가히 그 화법의 신묘함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였으나 마침내 논파를 해내고야 말았습니다.
비답을 합체해봤습니다. 생략되었던 주어도 넣어보았습니다.
"조종조에 나이가 많아 영의정 등으로 치사하여 봉조하가 된 후에 다시 관직에 임명된 사례가 여럿 있었다. 한 번 치사한 자의 출사는 쉽게 명할 수 있는 일이 아니지만, 봉조하는 그에 비하여 한결 형편이 나은 상황이라고 하겠으니, 만약 (과인이) 종사(宗社)를 위해 특별한 결단을 내린다면(단, '종사를 위해 특별한 결단을 내린다'는 것은 작년의 종묘 전알(展謁) 이후의 하교보다 더 나아갔을 때나 가능한 것이다.) 잠시나마 중임을 감당할 것으로 믿는다. 단, '잠시나마'에 방점이 있으므로 설령 임명하더라도 극히 제한적인 소임이 주어지게 될 것이다."
문장 호응이 어색한 건 둘째 치더라도, '잠시나마'라는 말씀에 방점까지 찍으셨는데 이거 어떡하죠?
'잠시나마'는 부사어로서 부사어인 잠시나마가 수식하는 단어는 '감당하다'입니다. 부사어는 주로 용언을 꾸며주거나 문장 전체를 수식하는 문장 성분으로 '목적어'인 '중임'을 수식하지 못하지요. 부사어인 '잠시나마'에 방점을 천만 개를 찍든 '중임'이라는 단어가 '극히 제한적인 소임'으로 치환될 명분이 없으며 전하께서 일구이언(一口二言)하신 명백한 증거입니다.
저는 국어 문법 '통사론'에 따라 논리적으로 오류를 집어낸 것입니다. 사조에 국문학과를 다니신 분도 있으니 보증이 가능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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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석선(石仙)
서긍(徐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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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콘텐츠 부자 |
 자택 담헌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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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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