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조선왕조

ㆍ작성자	서긍
ㆍ작성일	개국626(2017)년 8월 20일 (일) 14:41 [미시(未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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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石仙] 영명하십니다.

일주일 전,

"만약 종사(宗社)를 위해 특별한 결단을 내린다면 잠시나마 중임을 감당할 것으로 믿는다. 이만 퇴궐토록 하라."

오늘

"종사를 위해 특별한 결단을 내린다'는 것은 작년의 종묘 전알(展謁) 이후의 하교보다 더 나아갔을 때나 가능한 것이며, '잠시나마'에 방점이 있으므로 설령 임명하더라도 극히 제한적인 소임이 주어지게 될 것이다.

바둑에서 고수는 한 수 한 수 의미없는 수를 두지 않는데, "만약 종사(宗社)를 위해 특별한 결단을 내린다면" 이란 전제를 깔아놓음으로써 중임을 맡길 수도 있고 극히 제한적인 소임을 맡길 수도 있도록 미리 장치해 놓으신 것이니, 우매한 신은 전하의 신묘한 솜씨에 탄복할 뿐입니다. 신은 결단을 '네가' 내리라는 말씀인 줄 알았는데, 전하께서 내리시는 결단을 말씀하신 거로군요 주어를 생략하신 것도 참으로 영명하셨습니다.

이제 신은 진정한 야인(野人)이 되었으니 '재야의 인사'로 마음대로 즐기며 살겠습니다.

내일 지구가 멸망한다 해도 한편의 역사기행을 남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