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조선왕조

ㆍ작성자	최유경
ㆍ작성일	개국628(2019)년 9월 12일 (목) 15:31 [신시(申時)]

ㆍ추천: 0 ㆍ열람: 164

[佳山] 영화 <봉오동 전투>를 봤습니다.

영화는 1920년 6월 중국 길림성 봉오동에서 조선 독립군과 일본군의 벌인 '봉오동 전투'를 다루고 있습니다.
과거엔 이 사건을 대첩(大捷)이라 불렀으나 요즘엔 전과 논쟁 탓에 '전투'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봉오동 전투의 성과가 그간 알려진 것과 달리 대대적이지 않다는 설명입니다.
이런 평가에 근거한다면, 영화에서 그려진 독립군의 업적과 일본군의 피해는 다소 과장됐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이 사건의 성과가 작다고 해서 당시 독립군의 노력과 용기, 희생, 애국심을 잊어선 안 될 일입니다.

2011년 개봉한 [고지전]이라는 영화를 보면 인민군 중대장을 연기한 류승룡이 국군 포로들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너들이 와 전쟁에서 지는 줄 아네? 너들이 와 도망치기 바쁜 줄 알아? 그건, 와 싸우는지 모르기 때문이야".
이 영화를 보는 내내 그 대사가 떠올랐습니다. 류승룡의 대사는 봉오동 전투, 나아가 일본 제국주의에 항거한
독립운동이 왜 결국엔 승리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가르쳐주는 듯 합니다.
봉오동 전투와 독립운동은 '누구를 대상으로, 왜 싸워야 하는지'를 분명히 인식하고 목적을 실천하고자 노력했기 때문입니다.

영화에선 독립군의 모습이 몇가지 인상적인 장면으로 묘사됩니다.
감자 한 알을 십여명이 나눠 먹는 장면, 황해철 역을 맡은 유해진이 "독립군은 일본군보다 강하다"고 주장하고자
"어제는 농사짓던 인물이 (총만 잡으면) 오늘은 독립군이 될 수 있다"라고 연설하는 부분,
병력과 무기 등에서 우위인 일본군과 정면에서 맞붙기보다 도박적 전투를 할 수밖에 없다는 전술적 판단 등이 대표적입니다.

다만 영화에서 한가지 불편한 점은 지나치게 "일본 나쁜 놈들"이라고 강조한다는 겁니다.
항일 독립운동을 다룬 영화라는 점을 인정한다 해도 독립군은 '절대선', 일본군은 '절대악'이라는 대립구도만 강조됩니다.
당대 동아시아 최대 전력인 일본 거듭 패퇴하는 부분은 이런 구도를 강조하는 과정의 클리셰라고 보입니다.
특히 영화에서 독립군이 내뱉는 대사(특히 유해진)는 마치 '한풀이'를 보는 듯 너무 감정이 지나쳐서 때론 몰입을 방해합니다.

개국 628년 9월 12일
佳山崔有慶



		佳山 최유경(崔有慶)
		博學而篤志切問而近思仁在其中矣
		자택 방문

http://www.1392.org/bbs?land71:16262

장지용

628('19)-09-12 22:26

항일 독립운동 서사를 쓰다보면 일단 일제에 대해 엄청 부정적인 시선을 알다모르게 주입하는게 단점이죠.


최유경	일본군의 캐릭터가 더 다채로웠다면 영화가 더 드라마틱 했을 텐데요.	09/14 20:54

김시습

628('19)-09-13 00:35

봉오동대첩이나 청산리대첩 등을 보면 일제의 전력이 동양 최고의 전력이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조선이나 청나라가 일제에 패배한 것은 두나라의 정규군은 싸워야 할 이유가 없었거나 약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조선의 경우 제대로 싸워보지도 못했지만)아울러 침략자인 일제에 대해서 절대악으로 규정하는 것에 대해서는 당연하다는 입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