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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습
[화광] 독백 - 말과 글
분명히 뱉은 말은 주워 담을 수 없고, 실린 글은 고칠 수 없지. 세상을 살다보면 가끔은 사람을 평가할 때가 있기도 한데 그 사람과 친하지 않거나 오래된 사이가 아닐 때는, 혹은 그 사람을 잘 모를 때면 그 사람의 말과 글을 냉정한 평가의 잣대로 삼기도 하지. 하지만 그 사람을 잘 알거나 친하거나 혹은 오래된 사이이거나 좋은 사이일 때는 그 사람의 말이나 글로써 그 사람을 평가하려고 하기 보다는 따뜻한 마음으로 평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 '쟤가 하는 짓이나 말은 뽄새없이 해도 마음은 안그래' 라든지 '쟤가 저 짓을 여기, 우리 앞이 아니면 어디서 하겠니?' '저건 쟤 성격이야' 등 등 말버릇이나 글버릇은 잘 안고쳐지더라구. 어디 말과 글만 그런가, 모든 버릇이라는 것이 잘 안고쳐지더라구. 나이가 많든 적든 간에 말 실수, 글 실수 안 해 본 사람이 몇이나 될까? 특히 친한 사람들 사이에서의 실수조차도 없는 사람은 아마 거의 없을 걸. 그래서 난, 친구나 동료들을 대할 때는 그들의 마음을 들여다 볼려고 노력을 하지. 친구나 동료는 편하게 지내야 하는 사이이기에 그래. 하지만 공인이나 지도층 인사의 경우, 그들의 말이나 글은 무지 깐깐하게 듣거나 보는 편이지. 현재의 말과 글만 보는 것이 아니라 이전의 것과 비교하여 그 말과 글이 일관성을 유지하는 지도 보지. 말과 글에서의 일관성은 그의 양심과 양식을 나타내기에 그래. 학창 시절이었을 거야. <술 권하는 사회> 라는 글을 읽으면서 '생뚱맞게' 혼자서 생각하길 '우리 나라엔 실수를 용납하는 사회를 원하는 사람이 많구나. 보듬기고 보듬어 주고, 주거니 받거니 한 잔 술로 마음을 열어, 서로를 위로하고 격려하는 그맛에 세상살이가 견딜만한 건지도 모르겠구나.' 세상은 연일 시끄럽고 업무로 바빠 죽겠는데 몸까지 아픈 요즘. <사이다> 같은 시원한 소식이 진짜 그립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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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광
김시습(金時習)
텅 비어 있으면 아름답고 고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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