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손서당(天孫書堂)

ㆍ작성자	서긍
ㆍ작성일	개국626(2017)년 8월 16일 (수) 12:01 [오시(午時)]
ㆍ문서분류	강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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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 제224강 : 동학 농민 혁명(2)

집강소 설치 후 동학농민혁명군 폐정개혁안 12조

1. 도인(道人)과 정부와의 사이에는 숙혐(宿嫌)을 탕척(蕩滌)하고 서정(庶政)을 협력할 것

'도인'은 동학교도를 말하고 '숙혐을 탕척'한다는 것은 묵은 감정을 씼는다는 말입니다. 감정을 풀고 관민이 서로 돕자는 것입니다.

2. 탐관오리는 그 죄목을 사득(査得)해 일일이 엄징할 것
3. 횡포한 부호배(富豪輩)를 엄징할 것
4. 불량한 유림(儒林)과 양반배(兩班輩)는 못된 버릇을 징계할 것

농민군은 탐관오리, 횡포한 부호배, 불량한 유림과 양반배 등 농민들을 집요하게 괴롭혀 온 사회악(社會惡)들에 대한 엄징을 요구합니다. 구시대 악습과 악행을 자행하는 봉건 지배층의 타파를 주장한 것입니다.

5. 노비 문서는 불태워버릴 것
6. 칠반천인(七班賤人)의 대우는 개선하고 백정(白丁) 머리에 쓰는 평양립(平壤笠)은 벗어 버릴 것

봉건적 신분 제도의 폐지를 주장한 내용입니다. '칠반천인'이란 '조례, 나장, 일수, 조군, 수군, 봉군, 역보' 7가지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말하는데, 이들은 신량역천(身良役賤)이라 하여 신분은 양인이지만 하는 일이 고되고 힘들어 사회적으로 천인과 비슷한 대우를 받았습니다. 이들에 대한 대우를 개선하고 백성이 머리에 쓰는 평양립을 벗자고 하는 것은 신분제를 허물어 버리자는 농민군의 뜻이 담겨 있습니다.

7. 청춘과부(靑春寡婦)의 개가를 허락할 것

'청춘과부'란 젊어서 과부가 된 여성을 말하는데, 조선시대에는 1477년(성종 8)에 과부재가금지법(寡婦再嫁禁止法) 재정되고, 경국대전에 명시하기를 재가한 여인의 자손은 문과에 응시를 금지하는 등 성리학을 국풍으로 숭상하면서 이렇게 이상한 차별이 나타나게 됩니다. 심지어 어릴 때 약혼한 남자가 결혼 전에 죽으면 미망인으로 간주하여 재가금지의 틀을 씌웠습니다. 7항은 이런 폐단을 없애자고 주장한 것입니다.

8. 무명잡세(無名雜稅)는 일체 거두어들이지 말 것

조선 후기에 대동법, 영정법, 균역법 등 세법이 계속 바뀌었던 것은 아실 것입니다. 하지만 소작농들은 양반 지주들로부터 엄청난 수탈을 피할 수 없었죠. 대동법의 토지 1결당 12두는 분명히 지주에게 부과되는 것이었는데 이런 부담을 나중에는 소작농한테 전가시켜 버리니까 결국 이전보다 나은게 없는 것입니다. 8항은 국법에도 없는 각종 무명잡세를 명목으로 농민 수탈이 자행되는 폐단을 없애달라는 말입니다.

9. 관리 채용은 지벌(地閥)을 타파하고 인재를 등용할 것

농민군은 능력 위주의 관리 채용을 주장합니다.

10. 왜(倭)와 간통(奸通)하는 자는 엄징할 것

외세의 침탈을 반대하는 주장입니다.

11. 공사채(公私債)를 막론하고 기왕의 것은 모두 무효로 할 것

공채, 사채등 농민 수탈로 인해 농민들은 대다수 빚을 지고 살아야 했습니다. 농민의 부채를 없던 것으로 돌려 생활이 안정되도록 해달라는 조항입니다.

12. 토지는 평균으로 분작(分作)하게 할 것

토지 소유 불균등을 해소하기 위해 토지 평균 분작을 주장했습니다. 이 주장은 나중에 1949년 이승만 정부에서 농지개혁법을 실시함으로써 실현됩니다.

위 12개조는 그 당시 농민들이 어떤 사회를 바라고 있었는지를 아주 잘 보여줍니다. 안타깝게도 당시 고종과 민씨정권은 대단히 무능하여 외세를 불러서 농민군을 진압하려고 했습니다. 결국 동학농민운동은 1894년 11월 공주 우금치전투에서 수만 명 이상의 농민군이 일본군+조선관군 부대에 의해 전사당합니다. 동학농민군이 주장했던 폐정개혁안 12조 중의 일부는 갑오개혁에 반영되는데 이는 일본에 의해 세워진 군국기무처의 김홍집 내각에 의해 진행된 것이었고 고종-민씨정권은 한게 없습니다. 이 사건이 동학난 혹은 동학민란으로 불렸다가 오늘날에는 '동학농민혁명'으로 불리게 되었으니 무능한 지도자로 인해 외세에 의해 무수히 참살당헤야 헸던 그들의 넋이 조금이라도 위로받았으면 합니다.

- 천손서당

http://www.1392.org/bbs?laed81:1193

고무열

626('17)-08-16 12:40

약간 공산주의 경제모델이 보이는군요. 대단한 발전입니다.


서긍	12번 토지의 평균 분작에 대한 말씀이신 것 같은데, 이승만 정부에서 시행한 농지개혁법은 유상몰수 유상분배의 원칙으로 소작농에게 땅을 나눠주고, 지주는 산업 자본가로 전환을 시도한 정책으로 이 때 땅을 가지게 된 농민들이 국가에 충성심을 갖게 됨으로써 6.25전쟁 때 남한의 공산화를 막는데 막대한 기여를 했던 것으로 평가되는 정책입니다. 자본주의에는 맞지 않는 정책이지만, 농장을 협동농장화하여 공동으로 경작하고 생산물을 균등하게 나눠갖는 공산주의의 방식도 아닙니다. 농민들이 자기 땅을 소유하게 하고 생산량은 자기가 농사 지은만큼 가져가는 거죠	08/16 18: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