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의(義)를 들어 여기에 이르렀음은 그 본의가 결코 다른 데 있지 아니하고, 창생을 도탄 중에서 건지고 국가를 반석 위에다 두자 함이라. 안으로는 탐학한 관리의 머리를 베고반봉건, 밖으로는 횡포한 강적의 무리를 쫓아 내몰고자 함이라반외세. 양반과 부호의 앞에서 고통을 받고 있는 민중들과 방백과 수령 밑에 굴욕을 받는 소리(小吏)들은 우리와 같이 원한이 깊은 자이라. 조금도 주저하지 말고 이 시각으로 일어서라. 만일, 기회를 잃으면 후회하여도 미치지 못하리라.
- 백산 봉기 격문, 1894.3. -
위 사료를 보신 적이 있으십니까? 1894년 1월 고부 군수 조병갑나쁜놈1의 학정에 농민들이 들고 일어난 고부 민란이 있었습니다. 이를 진압하고 안정시키기 위해 신임군수 박원명을 보내 안정을 꾀하지만 이어 내려온 안핵사 이용태나쁜놈2의 동학교도 탄압 때문에 다시 봉기가 일어납니다. 이를 백산 봉기(1894년 3월)라고 합니다. 위 격문은 동학 농민 운동의 지도자 전봉준이 지은 격문으로 동학 농민 운동의 성격을 잘 보여주는 내용입니다.
여섯 글자로 요약하면 '반봉건, 반외세'입니다. 반봉건이라 함은 조선의 적폐인 신분 차별, 탐관오리의 폭정 등을 의미하며 반외세라 함은 일본을 지칭하는 것입니다. 사실 우리가 이 역사적 사건을 동학 농민 운동이라고 부르고 있지만 격문에도 동학에 대한 언급이 없듯이 이는 반봉건, 반외세를 주장하고 일어난 농민 운동이었으며 지도부가 동학 교도였지만 이에 참가만 농민 모두가 동학 교도였던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동학이라는 타이틀은 이 사건의 성격을 나타내는 것이 아닙니다. 핵심은 아래로부터의 개혁을 시도한 농민 운동, 농민 전쟁이었습니다. 그 성격은 다음의 강령에서도 드러납니다.
1. 사람을 죽이지 말고 가축을 죽이지 마라. 2. 충효를 다하여 세상을 구하고 백성을 평안하게 하라. 3. 일본 오랑캐를 몰아내고 나라의 정치를 깨끗이 하라.반외세 4. 군대를 몰고 서울로 들어가 권세가와 귀족을 모두 없애라.반봉건
- 농민군 4대 강령
우리가 가슴에 새겨야 할 것은 잘못된 사회를 바로잡고 외세로부터 나라를 지키겠다는 농민들의 의지입니다. 그것이 동학 농민 운동에서 반드시 기억해야 할 핵심입니다. 동학 농민 운동의 개혁 정신의 핵심을 보여주는 폐정 개혁안 12조는 다음 시간에 강의하도록 하겠습니다.
- 천손서당
http://www.1392.org/bbs?laed81:1191
서긍
626('17)-08-11 11:37
2004년 3월 5일 동학 농민 혁명참여자등의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되어 정부에서 사용하는 공식명칭은 '동학 농민 혁명' 이 되었습니다. 다만 아직 교과서 등에 기재된 명칭은 '동학 농민 운동'으로 두 명칭이 혼용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서긍
[강의] 제222강 : 동학 농민 혁명(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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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