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동학당(大同學堂)

ㆍ작성자	장지용
ㆍ작성일	개국632(2023)년 5월 26일 (금) 18:48 [유시(酉時)]
ㆍ문서분류	강당

ㆍ추천: 0 ㆍ열람: 87

[강의] 제349강 : 긴급강의 - 위기의 대한항공X아시아나항공 합병

대동학당 해외여행 강의 제214강

긴급강의 : 위기의 대한항공X아시아나항공 합병 : 외국이 싫어하는 합병이다?

요즘 의외로 시끄러운 일이 바로 대한항공X아시아나항공 합병이 순조롭지 않다는 사실입니다. 왜 그런지에 대해서 설명해드리겠습니다. 사실 이 문제가 자칫하면 불발될 수도 있는 사안입니다. 그 불발될 가능성에 대한 것이 오늘 강의의 주제입니다.

=========================
아니, 그냥 합병만 하면 되는거 아닌가요?

사실 일반적인 기업은 합병이나 인수를 할 때 양사간 주주총회나 이사회 등을 통해 최종 합의를 마치고 고용관계 등에 대한 정리정돈 정도 몇가지만 하면 사실 그 정도에서는 끝나는 문제입니다. 그렇지만 대기업의 경우 독점 문제때문에 합병이나 인수 문제는 의외의 암초를 만납니다. 바로 정부의 기업결합승인 문제가 걸립니다. (이를 위해 대한민국정부는 공정거래위원회를 통하여 이를 관할합니다.)

대기업의 기업결합승인은 결국 승인나는 경우도 있지만, 의외로 거절되어 무산되는 사례도 있습니다. 그 중 가장 거대한 것은 글로벌 기업급 수준의 인수합병 문제에서는 대한민국 정부 승인만으로는 이것을 완벽히 끝낼 수 없다는 것입니다. 바로 해외 주요국가에서의 기업결합승인을 다시 받아야 하는 긴 여정이 있을 뿐입니다. 이때의 절대 판단요소는 경쟁 구도를 해치느냐 안 해치느냐 이 문제입니다.

그래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은 세계 항공업계를 뒤바꿀 수도 있는 거대한 합병이기 때문에 해외 주요국가에서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수준의 이슈입니다.

의외의 복병을 만났습니다!

사실 몇몇 국가는 이 기업결합 승인을 외국기업이 그런다고 해도 요구하는 경우가 있고, 외국기업의 기업결합에서도 대한민국 공정거래위원회가 승인을 해야 정리될 수 있는 문제가 있습니다. 이는 국제 상법 문제인데, '외국에서 했다고 해도 자기나라에 영향이 있다면, 자기나라 법을 들먹여서 뭐라고 할 수 있다'라는 원칙인 이른바 '역외 적용 규정' 문제때문입니다.

바로 이 규정 문제에 대한항공X아시아나항공 합병이 문제가 된 것입니다. 둘 다 해당 국가의 항공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어서 그런 것입니다.

그 중 가장 복병이 되는 양대 산맥이 유럽연합(EU)와 미국의 승인 문제가 가장 변수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게다가 이 두 상대는 한쪽이라도 거절 통보를 하면 자동으로 이 합병 계획 자체가 무효가 되는 수준의 문제가 됩니다.

이들은 이번 합병이 결국 유럽과 미국의 경쟁구도를 깨버린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몇몇 방법을 동원하여 합병을 저지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히 미국은 이미 대한항공을 미국 델타항공과 조인트벤처 방식으로 합작한 것을 근거로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델타항공 이 3개사가 합병하는 셈으로 인식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이 두곳은 거의 분위기가 대단히 부정적인 평가가 대세가 되가면서, 거의 합병 무산 초읽기에 들어간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옵니다.

그런데 승인된 국가도 있나요?

사실 승인된 국가도 있습니다.

튀르키예 - 2021년 2월
중화민국(대만), 태국, 필리핀 - 2021년 5월
말레이시아 - 2021년 9월
베트남 - 2021년 11월
대한민국, 싱가포르 2022년 2월
오스트레일리아 - 2022년 9월
중화인민공화국 - 2022년 12월
영국 - 2023년 3월

순으로 합병이 승인된 상태입니다. 그러나 EU, 미국, 일본 이 세 국가는 의무 승인에 아직 결론이 안 나와서, 모르는 상태입니다. (나머지 승인 의무가 있는 국가는 튀르키예, 중화민국(대만), 베트남, 태국, 중화인민공화국, 대한민국입니다.)

유럽, 미국 이 둘은 결국 견제를 할 가능성이 있는가?

결론을 요약하면 견제 가능성 높음에 걸고 싶습니다. 미국은 법적 소송 준비를 하겠다는 소문이 돌고 있고, 유럽연합은 실질적으로 '거부'를 예상할 수 있다는 의미인 제2단계 심사(Phase 2)를 진행했지만, 유럽연합은 이에 대해서 조금 회의적인 반응을 내보이면서 사실상 거절 준비를 하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옵니다.

대한항공은 유럽측에 중복노선에 대한 권리를 상당수 포기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이것이 승낙될 가능성은 낮습니다. 이미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측도 회의적인 몇몇 문제를 제기했기 때문입니다.

미국은 더 복잡해서, 엄청난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요구를 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일본은 관망세로 지켜보면서, 결국 미국의 결정을 추인하는 정도로 결정할 가능성이 큽니다.

결국 이 운명의 시계는 오는 8월 3일, 유럽연합의 승인 여부가 첫 고비가 될 전망입니다.

대한항공은 무슨 카드를 생각하고 있을까?

대한항공도 반격의 카드를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다른 국내항공사를 구원투수로 이용하여 대형 비행기를 다른 항공사에 넘겨줘서 그쪽으로 운항 대행을 시킬 수 있다는 이야기가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입니다. 특히 대한항공이 주목하는 구원투수가 될 국내항공사는 에어 프레미야가 될 전망이 큽니다. 그러나 제3 FSC가 없다보니 실질적으로 이것이 가능할 것이냐 안 그럴 것이냐는 조금 회의적입니다.

아니면 현지 항공사에 비행 권리 몇개를 주겠다고도 할 수 있는데, 실제로 영국의 승인 조건이 대한항공이 보유하게 될 권리 일부를 영국 제2민항이자 스카이팀 신입멤버인 버진애틀랜틱에 줘야 한다는 것이 바로 그 조건이었습니다. 이를 거꾸로 생각하면 현지 항공사에 권한을 양보하겠다는 의미일 수 있습니다.

이러다 합병 불발되는것 아닌가요?

사실 유럽연합, 일본, 미국 셋 중 하나가 거절 딱지를 붙인 순간 이 합병 프로젝트는 불발됩니다. 그럴 경우 산업은행도 난처해지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아시아나항공의 새 주인을 다시 찾아줘야 하는 난감한 사태도 발생할 수 있는 것입니다. 불발될 시 비용 문제와 함께 산업은행이 다시 아시아나항공의 새 주인을 찾아주기 위한 여정에 들어가야 합니다. 일단 회사는 유지되어야하기 때문에, 대우조선해양처럼 일종의 채권단 관리체제라는 임시 운영 체제를 거쳤다가 다른 인수 희망 업체에 넘겨줘야 하는 시나리오가 나올 수 있습니다.

실제로 대우조선해양이 가장 비슷한 케이스로, 대우그룹 해체 과정에서 채권단 관리체제에 들어갔다가 처음에는 HD현대중공업에 주려고 했다가 EU에서 합병 거절 통지를 받아서 결국 처음부터 의사가 있었는데 노리고 있었던 한화그룹에 매각되어 최근 대우조선해양은 '한화오션'이라는 명칭으로 새출발 했다고 합니다.

그러면 여행자는 좋은것일까요, 나쁜것일까요?

앞에서의 문제는 일단 회사 경영 문제에 대한 이야기이고, 이제 본격적으로 여행자 관점의 이야기를 짚고 넘어가야겠습니다.

여행자의 경우 항공여행 선택권의 구조가 변경될 것입니다. 국내 FSC 2 + 외국항공사 n의 선택권 구조가 통합 대한항공 + 외국항공사 n으로 바뀌기 때문에 국내 FSC를 선호하는 여행자 관점에서는 그야말로 날벼락 같은 사태가 됩니다.

외항사의 경우, 반대로 선택지가 늘어나면서 한국인 여행자 중 외국항공사를 선호한다면 선택지가 대폭 늘어나는 효과가 발생합니다. 이미 여러 국가의 합병 조건이 자국 업체로의 일부 권한 이양을 조건으로 내걸었기 때문에 가장 큰 문제가 바로 국내 FSC 선호 여행자의 이익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마일리지 관점에서 보면 대한항공은 스카이팀 설립사, 아시아나항공은 스타얼라이언스 가맹사이기 때문에 항공동맹 체계 특성상 아시아나항공이 스타얼라이언스에서 탈퇴해야하는 수순으로 직결됩니다. 이럴 경우, 아시아나항공을 통해 스타얼라이언스 회원권을 가진 여행자는 대단히 불리해지는 효과인 동시에 스타얼라이언스 회원권을 위해서 타 외항사 회원권, 특히 한국인의 경우 일본 전일본공수의 회원권을 생성해야 하는 문제가 생깁니다. 결국 국부 유출 문제가 되는 셈일 수도 있게 됩니다. 이미 항공 운항권한을 외국에 넘기는 것 자체에 대해서 일각에서는 국부 유출로 해석하는 경향이 있다고도 합니다.

그 외에도 인천국제공항의 지위 하락등의 논란도 있는데, 이는 스타얼라이언스가 든든한 아시아 친구인 아시아나항공이 사라지면서 인천국제공항 환승의 매력이 줄어든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인천국제공항의 영업전략상 유럽-북미와 동아시아간의 항공 교통로의 허브를 이용한 영업전략을 쓰는 이상, 복잡한 문제가 생길 것입니다. 물론 그만큼 스카이팀은 확실한 아시아 친구를 더 단단히 하는 효과가 될 수도 있습니다. 특히 실질적인 제2여객터미널의 건설 명분인 대한항공과 스카이팀을 위한 터미널 건설 자체가 결과적으로 의미가 없어지는 효과가 생기기도 합니다.

다만 편해지는 문제도 있습니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이 모두 운항하는 김포-일본 도쿄 하네다 노선이나 인천-동남아시아권 노선은 그야말로 거의 복잡한 수준이었는데, 이들이 졸지에 교통정리가 되면서 효율적인 항공여행이 가능해질 것입니다.

어쨌든 복잡한 일에 말려들었다는 것입니다

결국 이 합병은 성사되나 안 되나 결국 이렇게든 저렇게든 문제가 생길 것이 뻔한 상황입니다. 자칫 진퇴양난의 문제가 될 전망이라는 것입니다. 합병되면 국제 관계등의 문제가, 불발되면 한국 항공업계의 위기가 발생하는 등의 복잡한 방정식이 세워진 것입니다.

과연 이 문제의 결말은 어떻게 나올까요? 일단 8월 3일에 두고봐야 합니다.

=========================
원래 항공권 예매라는 가장 중요한 이야기를 하려고 했었는데, 긴급 이슈가 너무 시끌시끌해서 짚고 넘어갈 수 밖에 없었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드디어 항공권을 예매해보겠습니다!
(이미 훈장님은 2023년 해외여행을 위한 항공권을 마련했다고 합니다.)

http://www.1392.org/bbs?laed71:580

김시습

632('23)-05-27 00:51

복수의 항공사로 남아있는 것이 국익에는 도움이 될거라는 생각인 바, 굳이 합병을 하려는 것에 대해 의문을 갖고 있답니다.


장지용	이러한 논쟁은 사실 관련 업계에서도 말이 많은 이야기라고 하더군요. 정답이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06/03 21:46

박현철

632('23)-05-28 12:34

강의 내용과는 좀 다른 질문인데..

얼마전 비행기 착륙전 상공에서 비상문을 열어 이슈가 된 사안이 있는데 그렇게 돌발 행동?을 할 경우 어떠한 처벌을 받게 되는지요? 혹 비행기에 같이 탑승했던 사람들은 별도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지요?


장지용	간단히 말하면 10년 이하의 징역 처분에 처해집니다. (항공보안법 위반 문제에 따른) 민사소송 규정에 따라 피해자들은 해당 가해자에게 민사상 손해배상을 청구할 권리가 있습니다. 또, 해당 항공사는 도의적으로 몇몇 비용을 지원하기도 했습니다. 자세한 설명은 다음주에 예정된 제351강에서 전해드리겠습니다!	06/03 21: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