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 제128강 : 경제성장 저해?

적을 알고 나를 알아야 백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는 옛 말을 떠올려보면서 복지국가를 비판하는 논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살펴봅시다. 복지에 대한 지출을 늘리면 산업부문에 대한 지출이 상대적으로 줄어들어 경제성장이 저해된다는 논리는 결국, 산업부문의 성장에 의해서만 그 나라의 경제가 성장될 수 있다고 보는 관점입니다. 하지만 과연 그런가요? 이와 같은 시각은 매우 좁은 시야라고 할 것입니다. 사회복지의 확대가 비록 제조업 등과 같이 가시적으로 보이는 생산적인 분야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것 같지 않아보이는 교육과 같은 부문에 투자된다면, 이는 산업 부문의 위축을 불러오는걸까요? 오히려 장차 산업부문에서 일하게 될 노동자들의 질적 향상에 기여하고 경제성장에도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실제로도 사회복지가 확대되면 산업부문이 위축된다고 주장하기 어렵습니다. 1970~1980년대 스웨덴과 영국을 비교해보면 스웨덴이 영국보다 사회복지에 대한 지출, 공공부문에 대한 지출이 훨씬 더 많았지만 실업률은 영국보다 훨씬 더 낮게 유지되었습니다. 스웨덴은 1~2%대를 유지한 반면 영국은 2~11% 대였죠. 항상 스웨덴은 영국보다 실업률이 낮게 유지가 되었고 특히 1980년대의 경우는 스웨덴은 2%대인 것에 반해 영국은 10%대였습니다. 결국 산업부문의 위축은 사회복지분야에 대한 지출과는 거의 무관하다고 볼 수 있고 그러므로 경제성장을 저해시킨다는 것은 너무나도 멀리 나간 주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 근로 의욕 약화로 노동력 공급이 원활해지지 못해 경제성장을 저해한다는 논리에 대한 재반박

다음으로 근로 의욕 약화로 노동력 공급이 원활해지지 못한다는 논리입니다. 먼저 납세자 측면에서 봅시다. 사회복지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재원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아무래도 세금을 올려야 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증세 없는 복지를 실현하겠다고 주장하는 일부 정치인도 있고, 증세 없는 복지가 아예 불가능 한 것은 아니지만, 복지를 정말 눈에 띄게 확! 늘린다고 생각을 해봅시다. 마치 북유럽처럼요. 그러면 이전보다 실질소득이 감소되어 근로 의욕이 약화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소득 외에 다른 이유들로 열심히 일을 할 수도 있고 일 자체가 좋아서 일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근로 의욕이 약화된다고 하여 이것이 노동 공급이 원활해지지 못하는 것으로 이어지지는 못합니다. 근로 시간을 스스로 결정할 수 없고, 이미 고용될 때부터 정해져버린 것이니까요. 무엇보다 세금이 증가하면 근로 의욕이 약화되는가는 실제로 확실하게 증명된 바가 없습니다. 어떤 연구는 근로 의욕이 약화된다고 하기도 하고 어떤 연구는 무관하다고도 하고, 심지어 어떤 경우는 오히려 근로 의욕이 강화된다고도 합니다. 종합적으로 보면 세금의 증가가 납세자들의 근로 의욕에 주는 영향은 무시해도 좋을 만큼이라는 것입니다. 복지 수혜자 측면에서 봅시다. 일을 해서 일정 소득 이상이 되면 복지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근로 의욕이 약화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를 막기 위해 대부분 근로와 복지를 연계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진행하여 근로 의욕 약화를 막고자 합니다. 

3) 저축과 투자가 저하되어 경제성장을 저해한다는 논리에 대한 재반박

마지막으로 저축과 투자의 저하가 발생한다는 논리입니다. 복지가 확대되면 개인의 저축 동기가 약해져 개인의 저축액이 줄어들고 결국 국가 전체의 자본 축적(저축액)이 저하되고 그러면 자본이 줄어드니 투자가 어려워지고 그러면 생산성이 낮아져 경제 성장의 저해를 초래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어떤 학자는 서구의 복지국가들이 80년대 이후 경제성장률이 낮아진 것을 사회복지의 확대때문에 투자를 못해서라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특히 '국민연금제도' 같은 것이 저축 동기를 저하시키는데 큰 영향을 끼친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사람들이 저축하는 이유는 은퇴 후 생활을 대비하기 위해서인데 국민연금제도가 잘 되어 있으면 굳이 사람들이 저축할 필요가 없어서 안하게 된다는 것이죠. 하지만 사람들의 저축 동기가 오직 은퇴 후 상황만을 대비해서 하는건가요? 그렇지 않지요. 여러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그리고 설령 자본 축적이 저하된다고 할 지라도 이는 정부의 재정정책으로도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상 강의를 마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