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 제372강 : 훈장님, 도쿄에 다녀오다 (7)

메뉴는 전형적인 일본 스타일로 나왔습니다. 호텔에 따라서 아침 식당 스타일은 조금씩 다른 편이기도 합니다. 음료 서비스도 잘 제공되어 훈장님은 포도주스를 대단히 좋아했다는 후문입니다.

유일하게 이해하지 못한 것은 반숙 계란 뿐이었습니다. 식사법을 전혀 몰랐던게지요!

식사를 마친 뒤 방으로 돌아가 양치를 마친 뒤, 오늘 일정을 위한 짐을 꾸리고 가방을 메는 등의 일을 거쳐 숙소를 출발하여 일정을 시작했습니다.

야마노테센을 타고 첫 일정 시작!

숙소가 있는 인근 역인 하마마쓰초역과 첫번째 일정이 벌어질 곳인 도쿄역까지는 일본 전철 야마노테센(山手線)을 타고 이동했습니다. 이 야마노테센 전철은 유명한 전철로, 서울 2호선 본선과 비슷하게 순환선 노선으로 한국인 여행자들에게도 유명한 노선입니다. 그리고 일본 도쿄의 주요 지점인 시부야, 우에노, 신주쿠 등지를 모두 지나가는 노선이기도 합니다.

첫번째 일정은 도쿄역 인근의 마루노우치를 지난 뒤 바로 앞에 있는 일본 왕궁 앞으로 가는 일정이었습니다. 흔히 '고쿄', 즉 황거라고 불리는 장소 그 곳입니다. (과거 일제 치하에서 일제는 한국인들에게 동쪽을 향해 절하라는, 이른바 '궁성요배'를 강요한 적이 있었습니다. 조선의 망궐례와 비슷한 의식이었지만 그 본의는 좀 달랐죠.)

그렇게 도착한 첫번째 일정은 도쿄역이었습니다. 도쿄역은 일제가 아시아 제1의 기차역을 목표로 거대한 기차역을 건설하였는데, 태평양 전쟁 당시 미국의 도쿄 공습 과정에서 일부분이 파괴된 것을 전후 땜질했다가 최근에야 전쟁 이전 모습으로 복원 공사를 마쳤던 곳입니다. 이렇게 나온 뒤, 행행통(行幸通)인 도쿄역에서 왕궁 앞으로 가는 길을 지나 왕궁 앞 해자(과거 일본 도쿄 왕궁은 에도 성이었기 때문입니다)를 건너 고쿄가이엔, 즉 황거외원(皇居外苑)이라 부르는 왕궁 앞 공원을 지나 첫 일정인 왕궁 앞 정문석교에 도착하였습니다.

왕궁 앞 정문석교 인근에는 독립운동가 김지섭 의사가 투탄한 이른바 니주바시(二重橋) 의거의 현장인 실제 니주바시가 있습니다. 앞의 다리는 정문석교(正門石橋, 眼鏡橋)라고 불리고, 그 안에 철제 다리인 실제 니주바시가 있는 것입니다. 즉, 니주바시는 정문철교인 셈입니다.

다시 앞길을 걸어 일본 국회의사당 방면으로 이동하게 되어 사쿠라다 문(田門)을 지나게 되었는데, 이곳은 이른바 사쿠라다 문 밖의 변(1860년)이라고 부르는 일본 메이지 유신 직전의 일종의 정치적 암살 사건이 있었던 현장이기도 했습니다. 이 사건의 앙금은 후대에 가서야 그 지역 세력들이 친선 협약을 맺을 때까지 해당 파벌간 갈등이 심했을 정도이고 결국 일본 정치사가 바뀌게 될 정도였습니다.

훗날 1932년, 이곳에서 또 다른 사건이 터졌는데, 바로 사쿠라다몬 의거, 즉 이봉창 의사의 투탄 사건이 벌어진 곳도 바로 이곳이었습니다. 이 사건의 여파는 엄청났는데, 자칫 진짜로 당시 일본 국왕인 히로히토가 암살당했다면 일본에서는 대난리가 났을 지도 모릅니다. 실제 이봉창 의사의 목표는 히로히토의 목이었기 때문입니다. (이 사건을 중국 민국일보가 "불행히도 맞지 않았다"라고 보도하는 바람에 결과적으로 윤봉길[본조 충의공 자헌대부 의정부좌참찬 추증]의 훙커우 공원 의거까지 이어졌습니다.)

이 궁성 앞 공원 앞에서 달리기 연습 등을 하는 일본 현지인들이 많이 있어서, 일본에서도 그런 사람들이 많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훈장님이 갔던 그 날에도 달리기 연습 등을 하기 위해 궁성 앞 공원을 달리는 이들이 약간 있었다 합니다.

그렇게 일정이 시작되었지만, 문제는 비는 더 세차게 내리게 되었고 훈장님과 이성필님은 중대한 결정을 했습니다. 바로 계획된 일정 전면 취소 후 최대한 실내 일정 위주로 재편이었습니다.

=================================
이번 이야기는 여행 첫 날 시작할 때의 이야기였습니다.
갑자기 일정 자체가 뒤바뀌게 된 상황, 무슨 이야기로 대신하게 되었을까요?
다음 강의에사 공개됩니다!

이성필

632('23)-12-10 15: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