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 제259강 : 경종 즉위부터 탕평책까지

◎ 신임옥사
- 신축년과 임인년의 옥사

숙종이 절대 왕권을 휘두른 강력한 군주였다면 승하 이후 즉위한 경종은 나약한 임금이라는 이미지가 강합니다. 과연 경종이 처한 어려움은 무엇이었고 어떤 결과로 이어졌을까요.


○ 회니시비

노론의 영수 송시열과 소론의 영수 윤증은 서로 사제 관계였는데 이들은 견해 차로 서로 갈라섰고 결국 서인이 노론과 서론으로 분당된 원인었음을 지난 시간에 설명하였습니다. 송시열과 윤증의 불화 때문에 두 학파와 제자들 사이에 논쟁이 벌어졌는데, 송시열이 충청도 회덕(懷德)에 살았고 윤증이 이산(尼山)에 살았기 때문에 이 논쟁을 회니시비라고 하였습니다.


○ 병신처분(1716)

1716년 병신년에 숙종이 회니시비의 논쟁에 대하여 중재에 나선 사건을 병신처분이라고 합니다. 숙종은 강력한 카리스마의 군주 답게 이 문제에 대해서도 쿨하게 결론을 내립니다. 숙종은 노론의 편을 들어 송시열은 잘못이 없고 윤증이 잘못한 것이라고 결론을 내려버림으로써 소론은 점차 세력을 잃고 노론이 더욱 득세하게 됩니다.


○ 정유독대(1717)

1717년 정유년에 노론 대신인 이이명이 숙종과 독대한 사건을 말합니다. 독대에는 사관도 대동하지 않았기 때문에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 알 수는 없으나, 독대 이후에 세자였던 경종이 대리청정을 맡았기 때문에 대리청정에 대한 논의를 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노론은 경종을 세자 자리에서 끌어내리려고 하였던 점을 생각하면 노론 측에서 세자의 대리청정을 주장한 것은 대리청정 기간 중에 세자가 잘못을 저리른다면 이를 트집 잡아 세자의 자리에서 끌어내리려던 계략이었다는 추측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경종은 세자 시절 대리청절을 훌륭하게 수행해 냅니다. 노론의 계략은 실패하고 숙종의 병환이 악화되면서 결국 경종이 숙종의 뒤를 이어 즉위하게 됩니다.


○ 신축환국(1721)

경종이 즉위를 하였지만 이미 조정을 장악한 노론은 경종을 제대로된 임금으로 취급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경종이 즉위할 당시의 나이가 33세인데, 이때까지 후사가 없었다는 점을 명분으로 하여 노론은 동생인 연잉군(훗날의 영조)을 세제로 책봉하라고 압력을 가합니다. 연잉군이 세제로 책봉되자 노론은 이에 그치지 않고 이번에는 세제에게 대리청정을 맡기라고 합니다. 어찌된 일인지 경종은 이런 요구를 순순히 다 받아들입니다. 그러나 소론은 이런 처분에 대하여 격렬히 반대하였고 노론의 불충을 탄핵합니다. 경종은 대리청정 처분을 취소한 뒤, 노론계 인사들을 축출해 내고 소론을 기용합니다.


○ 임인옥사(1722)

이때 남인 서자 출신의 목호룡이라는 사람이 소론의 편에 가담하여 역모 고변을 합니다. 목호룡은 왕을 시해하려고 한 역적들이 있다고 고변하면서 그들은 칼, 독약, 폐출(반정)의 삼급수(三急手:세 가지 수단)를 사용하여 임금을 시해하려고 하였다는 것입니다. 이 고변으로 노론측 인사들이 그 배후로 지목되어 김창집, 이이명, 이건명, 조태체 등 노론 4대신이 모두 사형을 당하는 등 노론은 막대한 피해를 입습니다. 노론이 입었던 화는 임금에게 불충한 대가였으니 자업자득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대 이때  연잉군도 역모 고변에 연루되어 역적으로 지목이 되었으나 경종은 동생인 연잉군을 끝내 죽이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경종은 2년 뒤인 1724년에 병사합니다. 노론이 지지하였던 연잉군이 즉위하여 영조가 됩니다.

◎ 영조의 즉위

신임옥사를 겪는 등 소란이 있었지만 우여곡절 끝에 연잉군이 경종의 뒤를 이어 즉위하니 그 유명한 영조입니다.


○ 탕평교서(1725)

1724년에 즉위한 영조는 이듬해인 1725년에 탕평교서를 발표합니다. 탕평 교서의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붕당의 폐해가 요즈음 보다 심각한 적이 없었다. 처음에는 예절 문제로 분쟁이 일어나더니, 이제는 한쪽이 다른 쪽을 역적으로 몰아붙이고 있다. …… 우리 나라는 땅이 좁고 인재도 그리 많은 것이 아닌데, 근래에 들어 인재를 등용할 때 같은 붕당의 인사들만 등용하고자 하며, 조정의 대신들이 서로 상대 당을 공격하면서 반역인가 아닌가로 문제를 집중하니 모두가 동의할 수 있는 정책이 나오지 못하고, 정책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기 어렵다.  …… 귀양간 사람들은 그 경중을 참작하여 풀어 주고 관리의 임용을 담당하는 관리들은 탕평의 정신을 잘 받들어 직무를 수행하도록 하라."

붕당의 폐해가 얼마나 극심했으면 즉위하자마자 이러한 교서를 반포하였겠습니까.


○ 을사처분(1725)

탕평교서를 반포하긴 하였지만 영조는 자신을 지지해 준 노론에 대한 명예 회복은 시켜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목호룡 고변 사건 때 본인도 역모에 연루된 혐의가 있었기에 더욱 그러했습니다. 영조는 신임옥사를 소론의 무고로 인한 것으로 규정하고 고변자 목호룡과 옥사를 담당한 소론 대신 김일경을 참수하고 노론 대신 김창집, 이이명, 이건명 조태채 등의 명예를 회복시켜 주었습니다. 이 처분으로 다시 노론이 정권을 잡고 소론은 밀려나게 됩니다.


○ 정미환국(1727)

정국의 혼란함이 진정되지 않고 노론이 소론에 대하여 여전히 강경하게 대응하자, 영조는 다시 노론을 축출하고 소론을 재등용하는 정미환국을 단행합니다. 탕평책의 추진을 위해 탕평 정책을 지지하는 탕평파를 육성하는 데 주력하였습니다.


○ 이인좌의 난(1728)

영조가 정미환국을 단행하여 소론의 편을 들어줬지만 소론, 남인계 강경파들은 노론에 대한 불만이 많았고 영조에 대해서도 경종을 독살한 혐의가 있고 숙종의 친자식이 아니라는 식의 의혹을 제기하였습니다. 반란군은 충청도 청주성을 점령하는 등 기세를 높였으나 결국 반란이 진압되고 소론 세력은 큰 타격을 입어 사실상 노론의 일당 체제가 공고화되는 결말을 맞이합니다. 영조는 여러 사건들을 겪은 뒤 기유대처분(1729)을 발표합니다. 붕당 자체를 부정해버리고 본격적으로 탕평파를 중심으로 탕평책을 실시할 것은 선언한 것입니다.


○ 서원 정리와 탕평비 건립

영조는 붕당의 본거지이자 소굴이라고 할 수 있는 산림의 존재를 부정해버리고, 170여 개의 서원을 철폐해 버립니다. 조선 시대에 서원 철폐 조치를 내린 대표적인 두 사람이 있는데 영조와 흥성대원군입니다. 한편 인사권을 둘러싼 당쟁을 막고자 이조 전랑의 권한을 대폭 축소합니다. 성균관 앞에는 탕평비를 건립하여 유생들이 보도록 하였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남과 두루 친하되 편당 짓지 않는 것은 군자의 공정한 마음이요, 편당 짓고 남과 두루 친하지 못하는 것은 소인의 사사로운 생각이다."
  "周而不比 乃君子之公心, 比而弗周 寔小人之私意."


◎ 정조의 탕평책

영조의 탕평책은 붕당 정치의 폐단을 근본적으로 해결하지는 못하였습니다. 그저 강력한 왕권으로 붕당 사이의 치열한 다툼을 일시적으로 억누른 것에 불과하였습니다. 영조의 탕평책을 붕당에 대하여 너그럽게 논한다 하여 완론 탕평이라고 합니다.

영조의 뒤를 이어 즉위한 정조는 아버지 사도세자가 죽임을 당한 사건이 있었기 때문에 좀 더 강력한 정책을 펼쳐야 했습니다. 당시 조정은 사도세자의 죽음에 대하여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벽파와 안타깝다고 생각하는 시파로 나뉘어 있었는데 정조는 시파를 중심으로 하여 소론 남인 계열을 고르게 등용하면서 옳고 그름을 명명백백히 밝히는 준론 탕평을 실시하였습니다. 이는 정조 자신이 매우 똑똑한 군주였기 때문에 가능하였고, 정적들에 맞서 강력한 왕권을 확보하기 위한 정책이었습니다.

이처럼 영정조 시대는 탕평책으로 붕당 정치의 폐단을 억누르기 위해 노력한 시대였습니다. 하지만 정조가 승하한 이후 탕평책으로 근근이 유지되던 균형은 무너져 버립니다. 이른바 세도정치 시기로 접어들면서 조선은 멸망이 가속화됩니다.


◎ 붕당사 총평

마지막으로 한 강의를 더하여 붕당사를 총정리하며 총평을 하는 시간을 갖고 마무리를 하려고 하였으나, 저보다 더 뛰어난 총평을 해주시는 분이 있어서 링크로 남깁니다. 서울시립대 국사학과 이익주 교수님의 붕당에 대한 총평입니다.

당쟁에 대한 오해는 어디서부터 시작됐을까? ＜역사저널 그날＞: https://tv.naver.com/v/3252037
[뒷담화] 붕당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다! ＜역사저널 그날＞: https://tv.naver.com/v/3252035

박찬

627('18)-05-26 23:38

최준

627('18)-05-27 1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