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정제두
[강의] 제256강 : 경신환국
환국이란 국면이 전환되었다는 뜻으로, 숙종 시기 이후에 자주 일어났던 정치 변화를
일컫는 용어입니다. 쉽게 말해서 집권 붕당이 교체되는 것을 말합니다. 환국 정치의 이면에는 철의 군주 숙종이 있었습니다.
드라마에서 주로 장희빈 또는 인현왕후의 남자로 등장하는 숙종이지만 실제로는 태종에 버금갈 정도로 강력한 왕권을 휘두른
임금이었습니다. ○ 숙종의 즉위 - 갑인예송의 연장선 : 서인 실각 → 남인 집권 1674년 숙종은 14세의 어린 나이로 즉위합니다. 지금으로 따지면 중학교 1학년의 나이인데요. 어린 나이에 즉위했던 임금들이 이전에도 있었죠. 단종은 12세로 즉위했다가 숙부에게 왕위를 빼앗겼고, 성종은 13세로 즉위하여 수렴청정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숙종은 수렴청정을 받지 않고 바로 친정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갑인예송 때 아버지 현종의 심기를 거슬렀던 송시열을 유배 보내 버리는데요. 예송 문제는 아버지 현종뿐만 아니라 자신의 정통성에도 관련이 있기 때문에 숙종도 이처럼 강경하게 나온 것 같습니다. 사실 숙종은 고려 광종이 연상될 정도로 강력한 왕권을 바탕으로 공포의 환국 정치를 펼쳤던 왕입니다. 즉위 당시에는 아직 나이가 어렸지만 그러한 자질을 충분히 보여줬습니다. - 남인 숙청 → 서인의 재집권 및 분파(소론, 노론) - 정사보다 유명한 야사 1680년(숙종 6) 남인의 실세인 영의정 하적이 잔치를 여는데, 이날 묘하게도 비가 내리자 숙종이 왕실에서 쓰는 기름 천막(?油膜:유막)을 가져다주라며 명령을 내렸는데, 확인해 보니 이미 하적이 가져갔다는 보고를 받습니다. 소식을 들은 숙종은 "이는 한명회도 하지 못한 행동이다."라며 진노합니다. 일명 유막 사건이라 불리는 이 사건은 실록에는 기록이 없고 야사인 《연려실기술》에 기록되어 있는데, 경신환국의 발단이 된 사건으로 많이 언급됩니다. 유막 사건의 진위는 알지 못하더라도 당시에 이러한 풍문이 돌았다는 것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확실한 것은 남인의 어떠한 행동들이 숙종에게 괘씸하게 보였다는 것입니다. 남인은 왜 숙종에게 밉보였을까요? * 남인의 분파 남인이 정권을 주도하게 된 것은 인조반정 이후에 처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랫동안 서인을 견제하던 입장에서 이제 자신들이 집권하게 되었는데요. 서인 정권에서 남인 정권으로 물갈이되었으니 '이제 새로운 정치를 하겠구나'라는 기대감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실상은 서인이나 남인이나 별다를 것이 없었다는 겁니다. 집권한 남인은 또 자기들끼리 파가 갈립니다. 청남(淸南)과 탁남(濁南)인데요. 청남은 갑인예송 문제로 실각한 서인의 영수인 송시열에 대하여 강력한 처벌을 주장한 강경파입니다. 허목과 윤휴 등이 청남에 속하는 인물입니다. 탁남은 그 반대인 온건파로 유막 사건의 장본인인 하적이 여기에 속합니다. 서인과 남인의 당쟁도 골치 아픈데 자기들끼리 또 분파하니 한심해 보이지 않았겠습니까. * 도체찰사부 효종의 대표적인 정책이 바로 북벌이었는데, 진심으로 북벌을 하려던 사람들도 있었겠지만, 나중에는 붕당의 권력 강화를 위한 수단과 명분으로 전락합니다. 효종 때는 서인들이 북벌을 주장하면서 어영청을 강화하여 어영대장을 자신들의 사람으로 채워 넣었습니다. 북벌은 명분에 불과하고 병권 장악이 진짜 목적이었습니다. 숙종 때 남인들도 똑같은 수법을 씁니다. 남인들은 이제는 정말 북벌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북벌을 하기 위한 기구를 만들 것을 주장합니다. 그래서 도체찰사부라는 것을 만들자고 주장하는데요. 남인의 지나친 독주는 숙종의 환국 본능을 자극하였던 결정적인 계기였을 것입니다. 결국은 남인들의 뜻대로 도체찰사부가 설치되고 남인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인사가 이루어집니다만, 숙종은 외척인 김석주를 부체찰사로 임명하여 남인을 견제합니다. ○ 대대적 물갈이 1680년 경신년에 남인을 못마땅하게 여기던 숙종은 마침내 환국을 단행합니다. 훈련대장 및 정승, 승지, 대간 등 남인이 장악하고 있던 관직을 물갈이하여 서인이 다시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됩니다. 남인의 실세 영의정 허적도 모든 관직에서 물러나게 되죠. 이른바 경신환국입니다. 그런데 경신환국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죠. 이후 대대적인 숙청이 뒤따릅니다. ○ 삼복의 옥 남인에게는 설상가상으로 역모 고변이 나옵니다. 허적의 서자인 허견이 인평대군의 아들 복선군과 결탁하여 역모를 꾸미고 있다는 진술이었습니다. 인평대군은 인조의 셋째 아들로 효종의 동생입니다. 왕족의 역모는 대단히 큰 사건이죠. 이 사건은 점차 확대되어 인평대군의 다른 아들인 복창군, 복평군, 그리고 허적, 허목, 윤휴 등 남인의 핵심 인물들이 줄줄이 연루되어 처형당합니다. 이 사건을 '복'자가 들어가는 세 왕자와 관련된 옥사라 하여 삼복의 옥이라고 합니다. ○ 결말 예송논쟁 시기의 당쟁은 피를 부르지 않는 온건한 당쟁이었다면 경신환국 시기의 당쟁은 엄청난 피를 부른 살벌한 당쟁이었습니다. 이때부터는 당쟁이 본격적으로 격화되어 상대 당을 역적으로 모는 상황이 이어집니다. |
http://www.1392.org/bbs?laed51:372  
|
| 
|
![[1]](./skin_board/a_standard/b_img/face/a4.gif "[1]")
박찬 627('18)-05-16 13:08
|
 문서작성자 정제두님이 채택하신 글입니다붕당정치라 하는게 너무 나쁜인식만 박혀서 그렇지 현대에서 대부분의 국가에서 시행되고 있는 정치형태와 거의 흡사합니다. 물론 예나 지금이나 욕먹는건 매한가지지만 이런 형태를 쓰게되는건 그 나름대로의 장점이 분명히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다만 이렇게 서로들 싸우며 시간낭비하고 숙청당하여 아까운 인재를 잃는 일이 없이 그 힘을 그대로 국력을 증진시키는데 사용하였다면 어땟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네요. 그런데 정작 조선이 가장 암울하고 막장으로 들어선 시기는 이런 붕당정치를 할 때가 아닌 붕당정치가 끝나고 세도정치로 들어선 시기란것도 아이러니한 부분입니다.
|
|||||||
|
||||||||
정제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