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 제251강 : 동서 분당 (1)

◎ 선조의 즉위와 사림의 집권

○ 훈구 척신의 몰락

조선 13대 임금 명종 치세는 문정왕후를 위시한 여인천하, 그리고 외척들의 척신 정치 시대로서 척신들이 정국 운영을 주도하는 가운데, 방납의 폐단 및 군적의 문란 등 각종 폐단이 나타났습니다. 임꺽정의 난도 이 시기에 발생하였죠. 훈구파에 대항하여 등장한 정치 세력인 사림파는 성종 때부터 본격적으로 등용되기 시작하였으나 네 차례 사화(士禍)를 거치면서 끊임없이 정치적 타격을 입어 주류로 성장하지 못하였습니다. 그러나 사림의 정계 진출은 끊임없이 이어져 1567년 조선 14대 임금 선조가 즉위한 이후에는 비로소 사림의 시대에 돌입합니다. 그 과정에서 문정왕후의 동생인 윤원형 같은 척신들은 몰락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사림의 시대가 시작되는데 그것은 곧 붕당 정치의 시작이기도 하였습니다.


◎ 기성 사림과 신진 사림

○ 심의겸(1535~1587)
- 기성 사림의 대표주자

심의겸은 명종의 정비 인순왕후 심씨의 남동생으로 외척이었습니다. 인순왕후의 외삼촌인 이량이라는 자가 있었습니다. 당연히 심의겸의 외삼촌이기도 합니다. 이량이 척신으로서 전횡을 일삼자 심의겸은 이를 부당하게 여기고 탄핵하여 퇴출시키는 활약을 합니다. 심의겸은 그 자신이 척신 신분임에도 불구하고 사림들과 어울려 명망을 얻게 됩니다. 심의겸의 예를 보면 당시 신하들을 사림과 훈구, 이분법적 잣대로 구분하는 것이 옳지는 않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정파적 성격으로 볼 때 심의겸이 사림에 가까운 인물이기에 사림으로 구분되는 것입니다. 심의겸과 같이 명종 대에 이미 조정에 진출해 있었던 사림들을 전배(前輩) 또는 선배라고 하였습니다. 즉, 기성 사림입니다.


○ 김효원(1542~1590)
- 신진 사림의 대표주자

김효원은 척신들의 몰락과 함께 새롭게 등용되던 사림들의 대표주자로 1565년 알성 문과에 장원으로 급제하여 병조좌랑, 정원, 지평 등을 역임하였습니다. 임명된 관직들이 하나같이 청요직입니다. 김효원은 이황과 조식의 문인으로 장래가 촉망받던 선비였습니다. 김효원처럼 새롭게 등용되던 사림을 후배라고 하였습니다. 이들은 신진 사림이죠. 어느 시대나 기성세대와 신세대 간의 갈등이 존재하듯 기성 사림과 신진 사림 간에도 화합하지 못하는 부분들이 있었을 겁니다. 이것이 동서 분당이 일어나기 이전의 배경입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동서 분당을 촉진하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그 사건에 대해서는 다음 시간에 알아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