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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제두
[강의] 제202강 : 띄어쓰기 '지, 만'
우리말의 띄어쓰기는 《한글 맞춤법》 총칙 2항에 '문장의 각 단어는 띄어 씀을 원칙으로 한다'라고 규정되어 있습니다. 매우 간단한 규칙입니다. 단어는 띄어씀이 원칙입니다. 의존 명사도 단어이므로 띄어 씁니다. 의존 명사 『언어』의미가 형식적이어서 다른 말 아래에 기대어 쓰이는 명사.‘것,‘따름,‘뿐,‘데’따위가 있다. 단 예외가 있는데 조사, 어미, 접사는 붙여 씁니다. 이 정도까지만 알아두고 오늘의 주제인 '지, 만'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띄어쓰기를 배울 때 '지, 만'을 함께 배우는 것은 두 단어의 띄어쓰기 용례가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경과한 시간을 나타내는 '지, 만' 은 의존 명사입니다. 그가 떠난 지 보름이 지났다. 그를 만난 지 한 달이 지났다. 집 떠난 지 3년 만에 돌아왔다. 이게 얼마 만인가? 위 예문에서처럼 경과한 시간을 나타내는 뜻으로 쓰일 때 '지', '만'은 띄어 씁니다. 단, '오랜만에, 오랫동안'은 붙여 씁니다. 사전에 '오랜만, 오랫동안'은 하나의 단어로 등재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만'은 띄어쓰는 경우가 더 있는데 다음과 같이 쓰일 때입니다. 그런데 이 경우는 따로 학습하지 않아도 한국 사람이라면 붙여 쓰는 것이 어색하다고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나는 세 번 만에 그 시험에 합격했다. 그와 결혼을 결심한 것은 만난 지 다섯 번 만이다. 그가 그러는 것도 이해할 만은 하다. 그가 화를 낼 만도 하다. 붙여 쓰는 경우의 '-지, -만'은 어미나 조사로 쓰이는 경우입니다. 집이 큰지 작은지 모르겠다. 그가 오는지 모르겠다. 철수만 왔다. 형만 한 아우 없다. 짐승만도 못하다 간단히 생각해서 경과한 시간을 나타내는 뜻일 때만 띄어쓰고 나머지 경우는 대부분 붙여 쓴다고 이해하시면 될 것입니다. 우리 정사인 장종대왕실록에 띄어쓰기가 잘못된 부분이 많더군요. 저번 강의에서 '부치다'를 '붙이다'로 잘못 쓴 경우에 이어 이번에도 제법 많이 발견되었습니다. 아래의 기록에서 의존 명사 '지, 만'을 띄어써야 하는데 붙여 썼습니다. 9월 16일 정축(丁丑) 광해군의 또 다른 업적은 허준(許浚)의《동의보감(東醫寶鑑)》편찬을 도운 것입니다. 이로 인해 도탄에 빠진 민생을 구하고자 하였기 때문입니다. 이제 광해군에 대한 평가는 어떻게 시작해야 하겠습니까. 당시 가장 시급한 과제는 전란 복구였습니다. 그 과정에서 친인척들을 희생시켰지만 당시 상황으로 봐서는 이것만으로 폭군이라 할 수 없습니다. 오히려 그는 전후 복구에 힘을 쏟았고 청나라의 침략위기에서 조선을 구해낸 임금인 것입니다. 광해군을 몰아낸 서인(西人) 정권 아래에서 1년만에 이괄(李适)의 난이 일어나고 조선이 청나라의 속국으로 전락해버린 것을 보면 더욱더 광해군의 가치를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거짓은 한 세대(世代)를 속일지라도 진실은 후대에 변함이 없다고 하였습니다. 이제 광해군의 허물은 능히 그의 공으로 덮을 수 있을 것이라 사료됩니다. 신라는 그 많은 왕위찬탈 과정에서도 전왕의 과오를 덮어 승리자로서의 아량을 베풀었다고 합니다. 400여년이 지난 오늘날에 이르러 역사의 준엄함을 보이시어 후대에 귀감이 되게 하소서." 《장종대왕실록 권3》 10월 3일 갑오(甲午) 오도암행어사 박희웅(朴熙雄)이 복명(復命)하니, 상이 인견(引見)하였다. 박희웅이 아뢰기를, "소신이 경기도 땅에 이르러 보니, 수경기찰방 이이(李珥)가 관찰사 대행을 맡고 있는 바, 아직 관찰사직을 대행한지 얼마 되지 않았으나 전하의 '면학교서(勉學敎書)'를 받자와 직무에 충실하였기에 경기도 호구수가 눈에 띄게 늘었습니다. 이는 찰방 이이의 공로라 할 수 있습니다. 또 유례없는 '민관평회의(民官評議會)'라는 것을 개최한다고 하니, 이에 상대평가로 상상(上上), 절대평가로 상하(上下)라 매겼습니다. 경상도 땅에 이르니, 행경상검률 허생(許生)이 관찰사직을 대행하고 있사온데, 특별한 치적은 보이지 않으나 무난하게 집무를 수행하고 있었기에 상대평가로 상하, 절대평가로 중중(中中)의 점수를 주었습니다. 《장종대왕실록 권5》 3월 20일 임오 이완은 개국 610년 1월 28일 본조에 처음 입조하였으며 2월 4일 종9품 종사랑으로 조정에 출사하여 의정부사록직을 수행하였사옵니다. 이후 김도민의 계와 같이 동년 3월 7일 천거사 임명, 천거사 수행으로 동년 3월 14일 근무일수 14일 가산, 어명으로 동년 3월 15일 2계를 가계하여 정8품 통사랑으로 승품, 3월 17일 정기 승품으로 종7품 계공랑에 봉작되었으니 날짜로 계산하면 처음 9품 종사랑에 봉작한지 불과 42일만에 종7품 계공랑에 봉작된 것입니다. 이에 반하여 11월 16일 입조하여 12월 4일 종사랑에 봉작된 노사신의 경우는 개국 610년 1월 07일 승품하여 종8품 승사랑이 되었으며 동년 2월 4일에 다시 승품하여 정8품 통사랑이 되고 동년 3월 3일 정기평정으로 승품하여 종7품 계공랑에 봉작되었습니다. 12월 4일 정9품 종사랑에 봉작한지 104일만에야 종7품 계공랑에 봉작된 것입니다. 《장종대왕실록 권21》 4월 27일 경신 본조가 창국 한지 1년이 안된 초창기라 승진이 늦어질 수 있다지만, 오히려 이럴 때 더울 그리하셔야 할 것으로 여겨지옵니다. 게다가 본조의 초창기 신료 중엔 호조정랑 양지원 뿐이고, 신을 포함한 그 외의 신료들은 대부분 낙향 및 사망신고를 하는 등, 본조 활동 기간이 짧은 점도 헤아리셔야 할 듯 하옵니다. 《장종대왕실록 권25》 5월 8일 신미 [사신은 말한다(史臣曰). 경술국치(庚戌國恥) 이후 90년만에 조선의 기업을 이어 본조(本朝)가 창설되었기에, 나라의 기틀을 다지고 많은 인재를 등용함에 어려움이 많았다. 천거제가 활성화되지 아니하였기에, 과거는 인재 등용의 가장 중요한 수단이었으나 적지 않은 병폐(病弊)가 있어 그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과거에 응시하는 유생들의 수에 비해 유품 관리들의 수가 점점 더 많아지니, 인재를 등용하기 위한 과거가 유품자들의 승품 잔치로 전락하게 되어 그 의미를 퇴색시킬 수밖에 없었고, 재야에서 최고의 문재(文材)로 추앙받던 이들이 대과(大科)에서 겨우 병과(丙科)로 급제하는 일이 일어나면서 시관들의 자질 또한 의심받게 되었다. 또한 과거에 급제하고 품계를 받고서도 조정에 출사하려는 의지를 보이는 자가 드물었으니, 조정은 점점 인재난에 빠지게 되었다. 만약 조정에 인재가 많아 관리의 인사에 여유가 있었더라면, 의정부와 공신도감의 운영이 중지되었겠는가. 이런 어려움 속에 군신(君臣)간의 불화 또한 있어 어전 분위기가 어수선하였으니, 조야(朝野)의 큰 근심거리가 되었다.] 《장종대왕실록 권26》 6월 4일 무술 신이 평안도와 황해도를 당도하여 살펴 보니 이 두 곳의 관찰사 대행으로 부임한 황해도검률 강유(姜維)와 평안도검률 신용호(辛庸浩), 두 관찰사 대행이 부임한지 얼마 되지는 않았사오나 두 사람 모두 자기가 맡은 바 소임을 다하려 노력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으며 본조의 다른 지역보다 활기찬 곳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는 있으나 이북 3도의 문제점인 백성의 수가 적다는 점이 이들 두 관찰사 대행의 고민이었사옵니다. 하루 속히 이북3도의 호구수를 늘릴 수 있는 방안을 세워 침체되어가는 본조를 살리시옵소서." 《장종대왕실록 권29》 참고 자료 : 국립국어원 - 우리말샘(opendict.korean.go.kr) |
http://www.1392.org/bbs?laed5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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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