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 제261강 : KBO리그 출범

1981년, 당시 청와대에서는 3S(sex, screen, sports)정책의 일환으로, 프로 스포츠 창설을 논의하고 있었습니다. 후보는 축구와 야구였습니다.

사실 1904년 미국인 선교사 '필립 질레트'에 의해 YMCA 야구단이 만들어진 이후, 아마아구는 인기를 끌고 있는 상태였습니다. 경북고·광주제일고·경남고·군산상고등 야구로 이름을 알린 고등학교들과, 동대문야구장·무등야구장·한밭야구장·구덕야구장·대구시민야구장 등 경기를 하기 위한 최소한의 인프라와, 봉황대기·청룡기·황금사자기·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 현재까지도 4대 고교야구대회라고 불리는 대회들이 성행하고 있었습니다.

당시 실무를 담당하고 있던 이상주 교육문화수석에게, 우병규 정무제1수석이 동향(마산) 출신의 이호헌 MBC 야구해설위원을 이상주 교육문화수석에게 소개했고, 이호헌씨가 다시 이용주 해설위원에게 창립계획서 작성을 부탁했고, 이용주 위원은 아마추어 야구에서의 경험과 해외 사례를 면밀히 연구해서 한국프로야구 육성 9개년 계획 및 운영기구조직, 구단 선정에서부터 선수 및 감독의 급여, 경기일정에 이르는 모든 분야를 망라한 계획서를 만들었습니다.([출처: 중앙일보] [白球와 함께한 60年] (2) 프로야구 창립계획서)

많은 사람들은, 전두환이 직접 나서서 프로야구를 출범 시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두환 대통령은 야구가 아닌 축구를 좋아했고, 청와대 비서실과 MBC(MBC는 당시 KBS랑 경쟁을 하고 있었습니다)가 주도로 야구를 출범시켰습니다. 이호헌·이용주위원이 모두 MBC 야구 해설위원이라는 점이 이 사실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이 계획서가 나오기 전에, 인기 있는 축구협회 측에 제안했더니 축구는 정부 지원금 130억 원을 지급하면 야간 조명 설치에 시일이 걸린다고 답변했습니다. 야구 측에서는 정부 지원금 36억 원이 필요하다고 했는데, 이호헌 위원은 지원금은 없어도 되니 대기업이 하나씩 맡아 구단을 만들고 지역연고제를 실시하면 성공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정부에서는 지역연고제를 하면 국민들의 지역감정을 조장한다고 우려했지만,’한국프로야구 창립계획서‘는 청와대에 제출되었고 대기업 설득에 나선 끝에 1981년 가을에 6개 구단을 만드는데 성공했습니다.

서울특별시	MBC	대구/경북	삼성그룹
인천/경기/강원	현대그룹	광주/전남/전북	삼양사
부산/경남	롯데그룹	대전/충청	동아건설

(청와대에 올라간 연고지-기업 기획안)

우선 청와대에 올라간 문서에는 연고지-기업안이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

자, 그러면 실제로 창단한 대기업은 어디였을까요??

우선 실업야구의 최강팀을 보유하고 있던 롯데, 프로야구 출범의 1등공신인 기업 MBC, 경북고·대구상고 등 고교야구 상위권 팀을 보유한 대구지역을 연고지로 삼는 삼성은 확실시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이외의 기업은 사업에 진출한다는 부담감과 불안감 때문에 모두 고사를 했습니다. 그래서 신군부가 정치권에 모든 인맥을 동원, 광주지역에 해태그룹을, 두산이 3년후 서울 진입을 약속받고, 충청권에 들어왔습니다. 이 서울진입은 현재까지도 한국 프로야구 팬들에게 큰 토론을 제공하는 계기가 됩니다. 그리고 KBO 창립 직전 극적으로 삼미가 인천지역에 들어오면서 6개 구단이 만들어 졌습니다.

이렇게 삼성 라이온즈, 롯데 자이언츠, 삼미 슈퍼스타즈, 해태 타이거즈, MBC 청룡, OB 베어스 6개 구단이 만들어지고, 1982년 3월 27일, 동대문 야구장. 삼성 vs MBC와의 경기에서 전두환 대통령의 시구로 한국 프로야구는 시작이 됩니다.

(1982년 프로야구 출범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