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정제두
[강의] 제252강 : 동서 분당 (2)
○ 심의겸, 김효원의 이조 전랑 임명을 반대하다. 동서분당을 촉진시키는 결정적인 사건은 이조 전랑을 둘러싼 갈등이었습니다. 앞서 김효원이 병조좌랑, 정원, 지평 등을 역임하였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엄청난 출세 가도를 달리고 있었죠. 그런 김효원이 이조 전랑으로 추천됩니다. 그런데 바로 이때 심의겸이 김효원의 이조전랑 임명에 대하여 문제를 제기합니다. 심의겸이 김효원이 윤원형의 문객이었다고 지적합니다. 전에 윤원형의 사위인 이조민이라는 사람이 윤원형의 집에서 처가 살이를 하고 있었습니다. 김효원은 이조민과 친분이 두터워 과거를 준비하기 위해 한양에 왔을 때 그의 도움으로 윤원형의 집에서 숙식을 해결한 적이 있습니다. 심의겸이 당시 김효원이 윤원형의 집에 드나든 사실을 목격한 뒤로 못마땅히 여기고 있었는데 김효원이 이조전랑으로 추천되자 이의를 제기하고 나선 것입니다. ○ 김효원, 심의겸의 동생 심충겸의 이조 전랑 임명을 반대하다. 심의겸의 반대로 이조 전랑 임명이 무산되었지만 그 후에 결국 김효원은 이조전랑의 자리에 오르게 됩니다. 이때 심의겸의 동생인 심충겸이 이조 전랑으로 추천되었습니다. 이번에는 김효원이 반대하고 나섭니다. 김효원은 이조의 관직이 외척의 전유물이 아니라고 말하며 심충겸의 임명을 반대합니다. 이렇게 심의겸과 김효원 두 사람의 갈등은 극으로 치닫게 됩니다. ○ 결국 동인과 서인으로 갈라지다. 김효원과 심의겸의 갈등 양상 속에 김효원을 지지하는 신진 사림과 심의겸을 지지하는 기성 사림으로 무리가 나뉘게 됩니다. 신진 사림들은 기존의 척신 정치를 철처히 청산하자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반면 기성 사림들은 척신이라 하더라도 믿을만한 인물과는 협력할 수 있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김효원의 집이 동쪽인 건천동에 있었기 때문에 김효원과 그 무리들을 동인이라 하였고, 심의겸의 집은 서쪽인 정릉동에 있었기 때문에 심의겸과 그 무리들을 서인이라고 하였습니다. ○ 조선통신사와 동서 당쟁 조선에서 동서 갈등이 고조되던 무렵에 일본에서는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전국을 통일하고 간파쿠(關伯)에 취임한 뒤 대륙 정벌의 야욕을 키우고 있었습니다. 심상치 않은 기운을 느낀 조선은 조선통신사를 파견하여 정세를 살펴보고자 하였습니다. 1590년에 일본에 간 통신사 일행은 이듬해에 돌아와 선조에게 보고를 하였는데, 정사 황윤길은 왜군의 침입이 있을 것이라 보고하였고, 부사 김성일은 왜군이 조선을 침입할 것이라는 정황은 발견하지 못하였다고 보고였습니다. 황윤길은 서인이었고 김성일은 동인이었기에 이 사안 역시 동서 당쟁으로 번졌습니다. 당시 종사관이었던 허성은 동인임에도 황윤길의 주장에 동의하였는데, 결국 당론에 파묻혀 제 목소리를 내기 힘들었습니다. 선조는 결국 김성일의 보고를 채택하였습니다. 전쟁 대비를 하자면 백성이 불안에 떨 것이라는 안일한 생각이었죠. 개인의 객관적인 판단은 묻히고 당론에 따라 의견이 갈리는 형국이 임진왜란이 발발하기 불과 1년 전에 조정에서 벌어지고 있었던 것입니다. ○ 동인과 서인의 학파적 성격 당시 영남에는 걸출한 성리학자인 퇴계 이황과 남명 조식이 있었습니다. 두 학자는 본인이 직접 조정에 진출하여 정국 운영에 참여하지는 않았으나 후학을 많이 양성하였고 우수한 제자들을 배출하였습니다. 이들이 선조 때 중앙 정계에 진출한 신진 사림의 대다수를 구축하였고 자연스럽게 동인이 되었습니다. 반면 서인은 기존의 기성 사림에 더하여 율곡 이이와 우계 성혼, 그리고 그들의 학맥을 이은 자들이 합류하게 됩니다. ※ 이조 전랑 -《사조 백과사전》표제어 '전랑' 항목 : 링크 이조 전랑에게는 상당히 많은 특혜가 주어졌기 때문에 낭관들이 선망하는 요직이었습니다. 이조 전랑 자리를 두고 벌인 다툼이 동서 분당의 원인이 되기도 하였고 붕당이 발생한 이후에는 이조 전랑이 특정 붕당의 인사만 천거하는 등 폐단이 발생하게 됩니다. 다음 시간에는 동서 당쟁이 낳은 비극인 기축옥사와 동인의 남북 분당에 대하여 알아보겠습니다. |
http://www.1392.org/bbs?laed51:367  
|
| 
|
김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