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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병욱
작성일 개국629(2020)년 6월 17일 (수) 14:59  [미시(未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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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 제227강 : 현대문학이론 (8) 국문학의 율격
국문학의 율격

율격은 말 그대로 음률의 격식을 나타내며 우리말이 율격적인 전형으로 시의 내부에 자연스레 장착하고 시의 외부에서 덧씌워진 어감의 틀이 없다.

때문에 자수율(시각의 영혼, 가시적)과 음수율(청각의 영혼, 가청적)이 동일시 하지 않고, 그렇다고 외재율과 내재율의 잣대로 보지도 않다. (우리 시 율격은 외재가 없으되 항상 내재할 뿐이다.)

나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드리오리다 <김소월, 진달래꽃 일부>

위 구절에서 알 수 있듯이 특정하게 글자수나 규격 등에 구애받지 않고 오직 군더더기 없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졌음을 알 수 있다. 이는 중국시인 한시(평반 배열상 한 법칙일 뿐이다)과는 다른 독자적인 양식인 것이다.

그런데 우리 시 형식을 한시처럼 두음 ㆍ 요음(허리) ㆍ 각음(다리)로 나누고 운에 맞추려고 하지만 ㄹ과 ㅁ 등이 특정 위치 아래서 불규칙한 반복을 보이는데도 외부에 덧씌어진 억압의 틀을 맞추도록 강요하기도 하다.

이로 인해 글자수의 변화에 구애받고 있는 것이다. 우리 시는 글자수를 헤아려 조정하게 되면 문법ㆍ의미론적으로 자연스러운 완결로의 매듭을 짓지 못하게 된다.

우리 시 형식은, 하나하나의 개별 작품을 항상 자연스러운 율격으로 창조함으로써 자연스러우면서 항상 율격적 정형의 틀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오늘날 우리 시를 읽을 때 거부감 없이 음미하며 읽는 것도 이와 같은 원리다.)

시 형식은 율격으로서 시구의 수, 배열 순서, 운율에 의해 좌우되며, 이에 따라 형식의 틀이 크게 세 가지로 분류된다. 시구 수와 배열, 운율의 규칙을 그대로 따른 것을 '정형시', 율격에서 자유로운 '자유시', 그리고 형식을 산문화한 '산문시'가 있다.

참고로 산문은 시와 다르게 한국어의 조어법상 특징에 따라 2음절이나 3음절어의 조사나 어미를 방식을 취한다.

율격형식의 원리는 고정성 ㆍ 규칙성 ㆍ 반복성 이 세 가지가 동시에 실현되어야만 정형시가 되며, 언어가 다르면 시 짓는 방식이 달라지고 시 짓는 방식이 달라지면 율격방식도 달라진다.

하지만 단 하나 오류를 범하게 된다. 그건 시조가 정형시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이 주장은 터무니 없다.

바로 '3장 6구 45자 내외' 라는 형식적 특징을 두고 정형시라고 규정하는데 시행을 장으로 구분하는 것은 한국 뿐이며, 6구 시행을 임의로 분절하는 나라 역시 한국 뿐이다. 45자 내외는 자수율로 파악하고 수시로 변하는 비정형을 인정하고 있다.

특히 종장 첫 구는 삼 구절로 고정되어 있음을 주장하지만 고정되어 있지 않았다. (심재완은 <정본 역대시조대전>에서, 임선욱은 <근대시조대전>에서 일관 있게 주장했다.)

3(4) 4 3(4) 4
3(4) 4 3(4) 4
3 5 4 3

위 시 형식대로라면 고정되어 있지 않은 부분 4곳을 인정하면 결론적으로는 자수율에 고정되어 있지 않음을 알 수 있는 것이다.

나를 버리고 가시는 님은 <'아리랑'의 일부 구절>

결국 시를 자수로 조정하게 된다면 마디 내에서 글자수 조정을 구애받게 된다면 호흡상 한번에 발음하기 어러울 뿐만 아니라 더 형식이 부자연스럽게 되는 점을 시사해주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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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장지용
629('20)-07-12 19:25
문서작성자 정병욱님이 채택하신 글입니다
결국 시조는 한국 고전문학에서 몇 안되는 자유시에 가까운 느낌이 든다는 것이군요. 게다가 조선 후기의 사설시조는 그렇게 되면 어떻게 되나를 시조가 정형시다라는 주장은 해명할 수 없습니다.
정병욱 시조는 조선 후기 이전까지만해도 양반 계급의 전유물이 되어왔습니다. 그러나 조선후기에 오면서 상업이 성행함에 따라 일부 중인들이 자신들만의 특색으로 짓기 시작한 게 바로 사설시조지요.
그러나 시조가 자유시라는 점으로 단정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음을 유의해야 합니다.
7/13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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