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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욱
[강의] 제217강 : 임화론 – ‘조선의 발렌티노’에 대한 연구 (2)
- 평론가로서의 면모 임화는 시인과 더불어 평론가로서도 활약하였다. 그의 평론은 크게 시론뿐만이 아니라 소설, 그리고 문학사 연구,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특히 시론의 경우에, 팔봉 김기진과의 논쟁을 꼽을 수 있다. 김기진은 ‘카프’라는 문학단체를 조직하는데 크게 기여한 바가 있었던 사람으로, 앞에서 제시했다시피 임화의 시를 두고, ‘단편서사시’라는 새로운 형식의 용어를 만들어냈다. 하지만 이 형식을 두고 임화에게만 독자적인 존재로 머물게 한 단점을 여실히 드러내었고, 시를 통해서 혁명성을 드러내기 어려운 점을 보여주고 있었다. 결국 김기진은 카프의 제1차 방향전환의 취지를 완전히 무시한 채 ‘카프문학’을 통속화하고자 하는 의도를 보이는 오류를 범한다. 이를 계기로 카프에서는 심한 갈등을 겪게 된다. 이에 임화는 회월 박영희와 함께 김기진의 논리를 반대함과 동시에, 이에 대한 보완으로 당대의 소설론으로 범위를 넓혀 나간다. 그가 카프가 해산된 지 4년 뒤인 1938년 4월 1일부터 6일까지 <동아일보>에 기고한 <세태소설론>을 시작으로, 5월 24일부터 28일까지 <조선일보>에 <최근 조선 소설계 전망(본격소설론)>, 그리고 11월 17일부터 27일까지 <통속소설의 대두와 예술 문학의 비극>을 <동아일보>에 기고하였다. 그리고 이 세 개의 논문에서 당대의 소설들을 두고, “헤겔주의적인 마르크스주의 전통에 입각하여 정치적인 실천이 부재하고 역사가 거꾸로 돌아가고 있는 시기”에도 “국가의 형태가 없이 적어도 한 사회가 지속되는 한, 자연적인 요소는 계속될 수밖에 없고, 결국 주체성과 행위를 강조시켜 이를 포착시켜 형상화해나가는 것이 진정한 소설 장르로서의 나아가야 하는 방안이다”고 역설하였다. 이로서 시에서 나오는 한계성을 소설을 통해서나마 프롤레타리아 문학이 스스로 극복될 수 있는 힘을 제시해주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었다. 그는 이에 힘입어 문학사 연구에서도 박차를 가하게 된다. 그의 문학사 연구는 비록 미완이 되었지만, 네 차례에 걸쳐 신문과 잡지에 기고하기에 이른다.
그는 이들 문학사론에서 큰 맥락으로 이인직을 기준으로 하여 최서해에 이르는 소설사를 가지고 오늘날 현대문학사의 기틀을 제시한다. 그의 문학사 연구는 현대문학사에서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치고 있지만 자신의 구심점이 되었던 카프의 해체와 관련하여, 순문학과 역사문학만이 가능한 창작방법을 보이고 있는 문단에 브레이크를 거는 차원으로 문학사를 정리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문학사연구에 있어서 그는 대상과 사회적 혹은 경제적인 풍토, 그리고 환경과 전통, 양식과 정신 등을 구분해놓음으로써 마르크스의 유물변증법을 기초로 삼았다는 데에 의의를 부여하고 있다. 하지만 그는 “이식문학론”을 근거로 하여 ‘전통’에 대한 의미를 부여하게 되는 오점을 남긴다. 결국 그의 문학사 연구가 이광수 이래로 우리 민족이 그 동안 남겨놓은 문학적인 발자취를 다시금 부정하는 계기를 부여하게 되고, 결국 그의 문학사 연구는 서구의 근대정신을 토대로 삼아 서구문물에 영향을 끼친 오늘날 우리 문학과의 연관성을 고려하는 것으로 치부하게 되는 결과를 낳는다. 이에 더 나아가 우리의 전통적인 문학정신을 부정함으로써, 곧 ‘역사가 승자의 기록’이라는 부분에 초점을 맞추지 않을 수 없다는 오류를 범하게 된다. - 사회주의체제로의 문학 활동 일제 말기에 그는 직접 ‘학예사’라는 출판사를 운영하며 일제의 ‘신체제’에 협력하게 되나, 해방 직후에 ‘조선문학건설본부’를 조직하여 주도적인 역할을 하였다. 그는 일제말기에 행했던 자신의 행위에 대한 반성을 통해, “일제강점기의 올바른 청산과 그를 통해 광복 후에 새롭게 전개되어야 할 민족문학은 상대방에 대한 지나친 감정적 비난과 어설픈 자기 합리화나 기만의 태도로서가 아닌 스스로의 양심에 입각한 자기비판”으로 드러나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이는 아래에 있는 시의 경우가 그러하다.
- 나가며 위의 세 가지 본론을 통하여 임화라는 인물을 통해, 비록 해방 직후 월북을 했지만 식민지 지식인의 전형적인 콤플렉스로 인해 북한 당국으로부터 죽임을 당하게 되는 결정적인 계기를 간접적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이는 곧 북한과 남한에서 등한시되는 인물로 각인이 되었고 오늘날까지 뿌리 깊은 상처로서 지울 수 없는 굴욕으로 남게 되었다. 하지만 임화 한 사람의 역사를 통해서 남과 북으로 갈라진 우리들에게 무엇보다 반성을 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해주고 있다. 사회주의와 자본주의라는 개념은 사실 외세의 침입으로 말미암아 유입되었고, 이것이 문학계에서도 적지 않은 영항을 받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오로지 생존을 위해서 나라를 팔아먹고, 또 일신을 보존한다는 이유로 제 민족에게 핍박하고 죽이는 골육상잔은 그 당시나 오늘날에 이르러 문제시되어 있다는 점을 문학계에서 자각해야 함을 시사해주기도 한다. 이는 곧 우리가 일본을 통해서 얻은 왜곡된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렇지만 이를 우리 스스로가 저지른 부정적인 태도의 하나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점에 있어서 더욱 깨달아야 한다는 점을 암시해주고 있다. 더구나 서구의 문물을, 우리에게 지난 삼십 여년의 식민지 지배로 일삼은 일본에게 간헐적으로나마 영향을 받은 사상인 사회주의와 자본주의로 병들어가고 있는 우리가 육십 여년이 지난 오늘날까지도 그대로 왜곡하여 이용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어야 할 것이다. ‘임화’라는 존재에 대해서 이데올로기로서의 시각으로 보았을 적에 ‘자가당착’으로서의 존재가 있다고는 본다. 하지만 식민지 조선의 전형적인 지식인으로서 어쩔 수 없이 일본에서 영향을 받은 사회주의문학을, 마치 북한의 문학인양 왜곡하고 있는 우리의 인식에서 벗어본다면 과연 진실로 오늘날에 이르러 독자적인 문학으로 진보할 기반이 마련되었느냐에 의문과 우려를 제기하며 이상 마친다. - 참고자료 김윤식, <임화와 김팔봉>, 외국문학 17호, 1988. 김정훈, <광복 직후의 임화 시 연구>, 국어교육 97호, 1998. 조현일, <임화 소설론 연구>, 한국현대문학연구 3호, 1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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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1392.org/bbs?laed4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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