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학당(嶺南學堂)

ㆍ작성자	정예림
ㆍ작성일	개국624(2015)년 11월 2일 (월) 07:10 [진시(辰時)]
ㆍ문서분류	강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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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 제260강 : 재량권 수축

행정학개론 제21강 : 일선공무원 재량권 수축

지지난 강의에서 우리는 일선공무원에 대해 배웠습니다. 그리고 일선공무원은 상당한 재량권을 갖고 있으며 이를 자신에게 유리하게 적절히 행사하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이론적으로는 그러합니다만 과연 실제로도 그럴까요? 이에 대해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이와 관련하여 재미있는 논문이 있어서 이번 강의도 그 논문을 일부 인용하고자 합니다. 김영민님의 '일선관료의 재량권 사용에 대한 연구 : 사회복지 전담 공무원의 재량행사 수축경향을 중심으로'라는 논문을 일부 요약·인용하였음을 밝힙니다. 이 연구는 일선공무원이 실제로 재량권을 어떻게 인식하고 어떻게 사용하는지에 대해 질적 연구한 논문입니다. 결론을 먼저 말씀드리자면, 일선공무원들은 자신들에게 주어진 재량을 행사하지 않거나 또는 스스로 재량을 축소하고 또 그렇게 인식하고 있다는, 널리 알려진 이론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내용입니다.

립스키는 사회복지사를 일선공무원 중 하나로 보았습니다. 민국(民國)의 학계에서도 한국의 사회복지 전담 공무원(사회복지직렬 공무원)을 일선공무원의 하나로 보고 연구를 해왔습니다. 이론에 따라 자의적인 재량 행사를 통제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연구가 있는 한편 학계 일각에서는 사회복지 전담 공무원이 오히려 지나칠 정도로 재량을 사용하지 않기에 문제가 있다는 립스키의 연구와는 상반되는 주장도 나오고 있는 상태였습니다. 이에 따라 이 논문은 한국적 상황을 보다 면밀히 분석하고자 하였습니다. 하여 이 연구에서는 예비조사를 거쳐 적절한 면담자 10명을 대상으로 면접 및 전화인터뷰를 하는 등 질적 연구 방법을 사용하였습니다.

연구 결과, 일선공무원들은 재량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가령 면담자들의 대답을 들어보면 "재량이 좋은 것이라 생각하기는 하지만 실제 업무를 수행할 때는 절대 재량을 안부리고자 한다."라고 합니다. 왜냐하면 업무 수행 후 부정적인 결과를 얻게 될 수도 있고 그 책임이 본인의 재량 행사 때문으로 지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심지어는 "재량이 없는게 낫다. 오히려 재량이 있으면 부담스럽다."라고 대답하기도 하고, 또 "지침에서 좀 더 구체화되고 명확화 되기를 바란다."라고 답변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심지어는 재량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으로 스스로 재량을 이미 행사하면서도 재량으로 인식조차 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합니다.

일선공무원이 재량권을 행사하고자 함에 위협(압력)을 느끼도 합니다. "자신들끼리 얘기할 때는 웃기도 잘 하고 농담도 잘하는데, (민원인의 강한 항의로 인해) 민원인이 오면 경직된다."라는 답변도 있었습니다. 실제로 면접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고압적인 말투와 높은 언성으로 다소 일선공무원에게 정신적 스트레스를 줄 정도의 항의가 있었는데 이것이 비일비재한 일이라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민원으로 인해 발생하는 위협도 있고 이 외에도 조직 내부의 위협(압력)이 있기도 합니다. 이와 같은 민원이 자칫 언론에 노출되거나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사회이슈가 될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은 압력들로 인해 재량권에 의지하기 보다는 사회복지 전담 공무원들은 재량권을 발휘하지 않거나 축소하고 합법성에 기대게 됩니다.

결국 민국(民國)의 사회복지 전담 공무원들은 립스키가 주장했던 것처럼 스스로 규칙을 창조하기 보다는, 상급기관에 규정을 더욱 구체화 시켜달라고 요구합니다. 요구대로 지침이 구체화된다면 굳이 그들 스스로 자신에게 유리하게 재량권을 행사할 필요가 전혀 없게 됩니다. 지침을 구체화시켜 아예 자신들이 판단을 내려야 하는 부담도 최소화하고 그 부담을 상급기관에 떠넘길 수 있게 됩니다. 뿐만 아니라 철저히 지침에 의해 집행을 하면 되기 때문에 혹시 모를 문제에 대해서도 면피할 수 있게 되는 것이죠. 때로는 사회복지 전담 공무원들이 사안 그 자체를 중앙정부에 보고하고 해석해달라고 요구하기도 한답니다.

이렇듯 민국의 사정은 립스키의 이론과는 많이 다름을 알 수 있습니다. 이상 오늘의 강의를 마치겠습니다.

* 생각해보기

이와 같은 재량권 수축 현상에 대한 본인의 생각은? 자유롭게 말씀해주세요.

http://www.1392.org/bbs?laed31:492